소설리스트

〈 37화 〉브로즈 승급전 (3) (37/84)



〈 37화 〉브로즈 승급전 (3)

‘아주 그냥 미치려고 하는 구나.’

딱 봐도 흥분했다는  눈에 보였다. 애써 티를 내지 않으려 했지만, 애액이 다리를 타고 흐르는데 모를 수가 없었다. 신체는 정직하니까.

‘장난이나   쳐볼까.’

릴리가 안대를 벗는 게 보였다. 난, 일부러 옷을 입지 않은 채, 그녀에게 등을 보였다.

“어어!?”

뒤를 돌아봤는지, 당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왜요?”

고개만 뒤로 돌려 보니, 그녀가  등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아, 아니. 옷을! 왜!”

나와 눈이 마주치자, 그제야 다시 눈을 가렸다.

“다 씻었다고 했지, 옷을 입었다고는  했잖아요! 그것보다 남자의 등을 마음대로 보다니….”

“아, 아니. 그게….”

그녀의 뒤로 가, 귀에다가 입술을 가까이했다.

“변태….”

낮은 목소리로 말하자, 그녀가 몸을 부르르 떨었다.

“흐읏….”

주륵-

가랑이 사이에서 애액이 나와, 다시 다리를 타고 흘러내렸다. 방금 걸로, 절정에 오른 걸까?

‘재밌네.’

이렇게 민감한 여자는 처음 만나 본다. 짧은 시간이지만, 갖고  만한 재미가 있을  같다.

나는 재빠르게 옷을 입고는 그녀에게 대야를 내밀어줬다.

“땀도 많이 흘리신 거 같은데. 빨리 씻으세요.”

“가, 감사합니다….”

“저도 씻으실 때, 안대 쓸까요?”

“안대까지는 안 하셔도 되고, 그냥 뒤만 돌아계셔 주세요.”

“넹.”

침대에 앉아, 정면을 쳐다봤다. 뒤에서는 옷 벗는 소리가 들려왔다.곧, 모두 벗었는지 물소리가 났다.

찌극-

그렇게 멍 때리며 가만히 앉아 있을 때, 뒤에서 심상치 않은 소리가 났다.

‘뭐야?’

찌걱-

잘못 들은 건가 싶었는데, 다시 한  끈적한 물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조심스레 뒤를 돌아봤다.

“흐읏….”

그녀가 눈을 감은 채 손으로 아래를 어루만지고 있었다. 소심한 움직임이었으나, 물은 계속해서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건, 결코 대야에 담긴 물이 아니었다.

‘재밌네.’

이미 달아오를 대로 달아오른 여자였다.

남자의 성욕보다 여자의 성욕이 훨씬 높다는 걸 생각해봤을 때, 일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을 듯했다.

길고 길었던 샤워가 끝나고, 나는 침대에 누웠다. 릴리가 옆에 눕기를 기다렸으나, 그녀는 눕지 않았다.

“응?”

몸을 일으켰는데, 모습이 보이질 않았다. 시선을 내리니, 그녀가 바닥에 누워있었다.

“거기 누워서 뭐하세요?”

“침대는 하나 뿐이니까, 제가 바닥에 눕는 게 당연하잖아요. 또 같이 누우시면 불편하실 테니까….”

‘아니지, 이게 제일 중요한 건데.’

그렇게 넘어가게 둘 생각, 이쪽은 없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의 손목을 잡아 일으켰다. 갑작스러운 접촉에 릴리가 몸을 움찔거렸다.

“내일 같이 일해야 하는데, 바닥에 누워서 자면 피곤하잖아요. 그러면, 우리 둘 다 위험하니까. 그냥 같이 자요.”

내가 침대에 강제로 눕히자, 그녀가 급히 말했다.

“저, 저는 정말로 괜찮아요! 남자친구랑  때도 이렇게 잤거든요.”

‘실화냐?’

같이 자는 게  어떻다고.  너무하긴 했다. 침대에서 일어나려는 그녀의 팔을 잡아당겼다.

“꺅!”

그녀가 중심을 잃더니, 자연스레 내게 안겼다. 부드러운 육체가 피부를 통해 느껴졌다.

꿀꺽-

릴리는 내 얼굴을 멍하니 바라봤다. 조금만 더 고개를 올리면, 입술이 닿을 거리.

“죄, 죄송해요!”

나는 그녀를 안은  놓아주지 않았다.

“같이 잔다고 할 때까지,  놓아줄 거에요.”

“아, 알겠으니까! 빨리 풀어주세요!”

대답을 듣고 나서야, 나는 손을 놓아주었다. 릴리는 얼굴을 시뻘겋게 물들이고 있었다.

“자, 빨리 누워요.”

“네, 네….”

내가 살며시 웃으며 말하자, 홀린 듯 옆에 누웠다. 침대가 그리 크지 않아서 그런지, 서로의 어깨와 팔이 닿았다.

“후우, 후우….”

거친숨소리. 같이 누운 것만으로 이렇게 반응할 줄은 몰랐다.

“저, 그, 역시 같이 자면 불편하지 않을까요?”

“괜찮아요.  잠들면 진짜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깊게 잠들거든요. 그러니까, 제가 불편하지 않을까, 걱정은  하셔도 돼요.”

“지, 진짜요?”

“네.”

“진짜로 누가 업어가도 몰라요?”

옆으로 몸을 돌려, 릴리를 바라봤다. 뭔가 기대하는 듯한 얼굴.

“힉!”

검지로 그녀의 볼을 찌르자, 소스라치게 놀랐다. 고개가 돌아가더니, 놀란 눈빛으로 바라봤다.

“가, 갑자기 왜요?”

나는 짓궂게웃으며 말했다.

“무슨 상상을 했길래, 그런 표정이에요? 응?”

“그, 그게….”

“변태.”

“아, 아니그게 아니라!”

내가 반대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그녀가 몸을 일으켜 막 팔을 허우적댔다.

“정말로 그런 뜻으로 말한 게 아니에요!”

“그러면요?”

“그, 그러니까. 어….”

역시, 그런 뜻으로 말한 게 맞았다.

“풋, 농담이에요. 농담. 남자친구도 있는 릴리씨가 저를 건드릴 리가 없잖아요. 그쵸?”

“하하, 그, 그렇죠.”

양심에 찔렸는지, 그녀의 표정이 안 좋아졌다.

“시간도 늦었으니, 빨리 자요.”

촛불의 불을 후 불어 껐다. 방이 금세 어두워졌다.

“그럼, 잘자요.”

“미, 민석 님도.  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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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오오….”

불을 끈지,  30분. 불규칙적인 숨소리가 점차 안정되자, 릴리는 조심스레 몸을 일으켰다.

“미, 민석 님. 자요?”

손을 들어, 민석의 눈 앞에다가 슬쩍슬쩍 손을 갖다댔다. 아무런 반응도 없는 걸 보아, 정말로 자는 듯했다.

[괜찮아요. 저 잠들면 진짜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깊게 잠들거든요. 그러니까, 제가 불편하지 않을까, 걱정은 안 하셔도 돼요]

꿀꺽-

아까 전에 했던 말이 머릿속에서 계속 맴돌아, 도저히 잠들 수가 없었다.

릴리는 민석의 얼굴을 조용히 바라봤다.

새하얀 피부에 가늘고 긴 눈썹 거기에, 날렵한 턱선까지. 이때까지 봐왔던  어떤얼굴보다도 잘 생겼으며, 아름다웠다.

은은한 달빛이 그의 외모에 고급스러움을 더해주고 있었다.

‘이렇게 잘 생긴 남자가  옆에서 자고 있다니….’

남자 친구에겐 미안하지만, 정말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잘생긴 얼굴이었다. 행동이 조금 거칠긴 했으나, 그마저도 반전 매력으로 보였다.

찌걱-

“흐응….”

릴리는 민석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며, 손가락을 아래로 움직였다.둔덕 위를 어루만지자, 신음 소리가 입밖으로 조금씩 새어 나왔다.

찌극- 찌극-

“읏…으응….”

최대한 참아보려고 했지만, 이미 달아오를 대로 달아오른 몸이었다. 게다가, 이런 얼굴을 보고 어떻게 참으란 말인가? 그냥 생긴 거 자체가 흥분제, 그 자체였다.

“으으응… 흐아아앙♥”

찌걱찌걱-

손길이 점점 거칠어지자, 신음 소리도 점차 커졌다.

이렇게 크게 내면 안 되는데. 이러다가 깨어나면 진짜 바로 감옥으로 끌려가는데. 지금 당장이라도손을 멈춰야 하는데.

찌그찌극-

“응… 아… 하앗, 읏, 으읏… 으응…♥”

그녀도 그걸 알고 있었지만, 도저히 손을 멈출 수가 없었다.

아니, 오히려 들키는 순간, 인생이 끝난다는, 그 스릴감이 되려 그녀를 더욱더 흥분하게 만들었다.

찌거억-

“으음….”

이때까지 보지 근처만 만지던 손가락이 안으로 천천히 들어가는 찰나, 민석의 눈이 천천히 떠지더니, 릴리와 눈을 마주쳤다.

찌걱찌걱찌걱-

“힉!?”

뇌가 멈춘듯 사고가 정지됐지만, 오히려 손은 본능적으로 더욱더 거칠게 움직였다. 그리고 곧.

푸슛- 푸슈슛-

“흐읏!? 히으응… 흐아아아아앙!”

그리고 그 순간, 그녀는 곧바로 절정에 올랐다.

‘보고 있어! 오늘 처음 만난 남자가 내가 자위하는걸 보고 있어어어! ♥♥♥’

릴리는 허리를 마구 비틀어대며 고개를 뒤로 젖혔다.

삐걱삐걱-

엉덩이와 등이 침대에 부딪히며, 계속해서 흔들렸다.

“헤엑… 헤으응….”

그렇게 시원하게 조수를 뿜고 나자, 그제야 여관 천장이 다시 눈에 들어왔다.

‘끄, 끝났어….’

차마, 옆으로 시선을 돌릴 수 없었다. 민석이 경악한 표정으로 보고 있을  뻔했으니까.

“그, 저, 저기….”

어떻게 말해야 할까. 머릿속이 복잡했다. 이 상황을 넘길 수 있는 말이 있을까?

“으음….”

그런데, 옆에서 입맛을 다시는 소리가 났다. 릴리는 조심스레 고개를 돌려, 민석의 얼굴을 바라봤다.

“어?”

자고 있었다. 눈을 감은 채 조용히 자고 있었다.

‘아까 분명히, 눈이 마주쳤는데?’

자신이 착각한 걸까?

“미, 민석 님?”

이름을 조심스레 불러보지만, 그는 대답이 없었다.

“차, 착각이었어?”

너무 흥분한 나머지, 착각을 했던 것이다.

“하….”

자신의 인생은 끝나지 않았다는 안도감에, 몸에 긴장이 확 풀렸다.

찌걱-

그리고, 다시 흥분감이 차올랐다. 들키지 않았다는 건, 다시 자위를 할  있다는 소리였으니까.

“히읏, 흐으응….”

좁은 여관 방, 음탕한 물소리가 다시 번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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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피곤해보이시는데, 정말 괜찮으시겠어요?”

릴리와 나는 여관 1층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있었다. 허름한 여관답게, 식사 수준은 형편 없었다.

“네… 제가 어제 잠을  설쳐가지고….”

릴리는 거의 거지 꼴과 다름이 없었다. 머리도 산발이었고, 눈도 흐리멍텅했다.

‘잠을 설친  아니라, 밤 내내 자위만 했으니까 피곤하지.’

어젯밤, 자는 척하고는 그녀를 지켜봤는데. 역시나, 자위를 할  알았다. 애초부터, 그걸 노리고 잠든 척한 거였으니까.

‘중간에 눈 마주쳐주니, 아주 좋아 죽던데.’

나는 솔직히, 거기서 멈출 줄 알았다. 근데, 오히려 손을 더 격렬하게 움직일 줄이야.

절정이 5번을 넘는 순간, 나도 그냥 구경을 멈추고는 자버렸다. 언제 끝날지 몰랐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덮치지 않은  양반이지.’

아마, 자신이 아는 여자들이었다면 바로 덮쳤을 것이다. 리오테르는 잘 모르겠지만.

“빨리 가요. 오늘 안에 해결해야 하니까.”

식사를 빠르게 마치고는 마을로 나왔다. 늪지대를 찾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래도, 가까워서 다행이네요. 마을에서 30분 정도 걸으면 나온다니.”

“그러게요….”

늪지대 근처로 들어서자, 갑자기 공기가 변하는 게 느껴졌다. 뭐라고 해야 할까? 중압감? 좀 더 몸을 짓누르는 듯한 느낌이었다.

크와아악-!

주변에서는 악어의 울음소리가 끊임없이 났다.

‘원래, 악어가 이렇게 울음 소리를 내고 다니나?’

아니, 애초부터 악어가 우는 소리가 맞는지부터가 헷갈렸다. 현실에선 들어본 적이 없으니까.

그렇게 질퍽질퍽한 땅을 밟으며, 늪지대를 나아가고 있을 때였다.

와아악!

늪지대 근처에  작은 웅덩이에서 갑자기 악어가 튀어 나왔다.

“우와아악!”

“제 뒤로 오세요!”

갑작스러운 등장에 몸이 굳었는데, 릴리가 곧바로 검을 뽑으며 내 앞에 섰다. 놈은 아가리를 쩍 벌리며 우리를 향해 다가왔다.

와아악!

악어가 이빨을 들이미는 순간.

쾅-!

릴리가 발로 주둥이를  밟은 다음, 검으로 머리를 내리찍었다. 악어는 잠시 발버둥치더니 그대로 사망했다.

“대처하시는 게 굉장히 능숙하시네요.”

“어제, 늪지 악어에 대한 정보를 샀거든요. 쓸모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사길 잘했네요.”

“남자 친구랑 같이요?”

“혼자서요… 남자 친구는 다리 아프다면서 여관에 먼저 갔거든요.”

“아….”

역시, 대단한 남자였다.

“늪지 악어는 치악력은 엄청난데, 의외로 아가리를 벌리는 힘은 약해요. 그래서, 그냥 밟아버리면 아무것도 못하고 죽어요.”

확실히, 아까 전에 악어가 무력하게 죽긴 했다.

“어, 근데요.”

“네.”

“만약에 여러 마리의 악어가 한꺼번에 달려들면은 어떻게 해요? 그때는 주둥이를 밟을 다리가 부족하잖아요.”


“그러면, 도망쳐야겠죠. 대처법이 쉬워서 브론즈 하위인 거지, 공격력만큼은 엄청나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요?”

“네.”

“그러면요….”

나는 주변을 둘러봤다. 주변에 수많은 웅덩이. 거기에는 노란빛의 세로동공이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와아아악-!

“어?”

“도망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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