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화 〉이게 진짜 판타지지! (1)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요?”
창고 내부를 대충 정리하고는 밖으로 나왔다.
“누군가 우리 마차를 약탈한 거 같구나. 이 늦은 밤에 제대로 된 가림막 하나 없이, 외곽에 있는 창고까지 대놓고 왔으니. 무리도 아니다.”
“대체, 누가 한 짓일까요?”
“글쎄다. 이런 경우에는 누가 했다고 특정하기는 힘들다. 특히나, 이런 외곽 창고에서 마차를 터는 일이야, 꽤 빈번하니까.”
“경비대가 이런 건 단속 안 해요?”
“정찰은 하겠지만, 그들도 늦은 밤에 이곳에는 오지 않는다.”
그만큼 밤의 외곽은 위험하다는 소리였다.
“그래도, 어느 정도 보니, 어떤 놈들이 한 짓인지 대충은 짐작이 된다.”
“누군데요?”
“이교도 놈들이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 본다.”
“이교도요?”
생각해보니, 저번주에도 이교도 때문에 도시가 많이 흉흉하다고 했었다.
“이교도는 사람을 잔혹하게 죽이는 걸로 유명하지. 그들이 단시간에 이름을 떨칠 수 있었던 이유도, 저렇게 시체를 완전히 토막내버리기 때문이다.”
“대체, 그 이교도라는 애들은 뭐하는 놈들인데요?”
“나도잘 모른다. 다만, 암흑 신과 마물의 왕을 믿는다고 들었다.”
“암흑 신과 마물의 왕?”
이건 좀 판타지 같은 내용이었다.
“암흑 신과 마물의 왕이 언젠가 이세상에 도래해, 인간들을 멸망시키고 마물들의 세상을 열 것이다. 그런 내용이다.”
“조금 섬뜩하네요.”
“터무니 없는 이야기지. 여신 님께서 우리를 굽어살피고 계신데 말이야.”
‘그 분 지금 삐져서 채팅도 안 치고 계신데요?’
어제, 자기 전에 심한 말을 한 것에 대해 여신에게 사과했다.
[여신 : 흥]
하지만, 여신은 저 채팅 하나만 치고는 사라져버렸다. 아마, 단단히 삐진 거겠지.
‘아니, 근데. 이렇게 구하러 오는 거 알았으면, 미리 언질이라도 줬으면 얼마나 좋아?’
사람 서운하게, ‘내가 왜’ 이 지랄하면 그 상황에서 누가 안 빡치고 베기겠나?
“그러면, 저희 이제 어떡해요? 와이반 시체도 전부 사라졌고. 퀘스트도 완료 못하게 생겼는데.”
“일단 길드에 보고해야겠다. 내가 이때까지 쌓아 온 신뢰가 있으니, 실패로 처리하진 않겠지. 아마, 다른 퀘스트를 주지 않을까 싶다.”
“음, 그러면 이번 건은 저희 손에서 끝?”
“글쎄다. 그건 경비대가 파견되고, 일이 어떻게 흘러가느냐에 따라 다르겠지. 일단은 이곳에서 벗어나자.”
그녀가 주변을 슥 둘러보더니 말했다.
“여기 더 있다가는 좋은 꼴은 못 볼 거 같으니까.”
“예?”
나도 똑같이 주변을 둘러봤다. 이때까지는 느끼지 못했는데,여자들이 벽 뒤에나 집 뒤에 숨어서 꼼지락거리고 있었다.
“흐읏, 흐응….”
찌걱찌걱-
딱 봐도 자위를 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남의 얼굴만 보고 자위가 가능하다니. 진짜 엄청난 능력이었다.
“오우 쉣. 빨리 벗어나요.”
“그래.”
우린 외곽을 빠져 나와, 바로 길드로 향했다. 접수원은 어제와 같은 사람이었다.
“음, 그런 일이 있었군요. 일단 진위를 파악해야 하니, 리오테르님은 안으로 들어와주시겠어요?”
“알겠다. 그럼, 잠시 기다리고 있어라. 콰앙.”
“넵.”
의자에 다소곳이 앉아 기다렸다. 몇몇 여자 모험가들이 말을 걸어오긴 했는데, 전부 거절했다.
“이래서, 인기 많은 것도 힘들다니까.”
그렇게 농담 삼아 말했는데.
“무슨 소리냐, 콰앙?”
“어? 예예?”
리오테르가 마침 딱 와있었다.
“아니, 방금 인기가 많은 것도 힘들다고….”
“아, 아니에요! 그것보다 어떻게 됐어요?”
“당연히 전부 진실로 나왔다. 이 일은 길드 상부에 보고하고 경비대 쪽으로 일이 넘어갈 거라고 한다.”
“음. 누나가 말했던 대로네요.”
“이게 정석적인 절차니까. 그리고, 만약 경비대가 조사해, 이교도 짓이라는 게 밝혀진다면, 교단 기사들이 파견될지도 모른다.”
“교단에서 기사를요?”
“이교도를 잡기 위해 교회에서 만든 무력 집단이다.”
“교회가 그런 행동을 해도 돼요?”
“뭐, 교리에 대해선 나도 잘 모른다. 그저, 여신님이 존재한다는 걸 믿을 뿐이니까.”
“오래 기다리셨어요.”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곧 접수원이 다시 돌아왔다.
“상부에는 보고했고, 바로 경비대에 보고한다네요.”
“대체(代替) 퀘스트는 어떻게 되는 것이냐?”
“음. 방법이 두 가지가 있어요. 첫 번째는 비슷한 수준의 퀘스트를 받아, 딱 그 수준의 공적와 보상만 얻는 것. 이 경우 베테랑 와이반을 잡은 상금과 공적치는 제공해드릴 수 없어요.”
“상금이 있어요?”
“베테랑 괴물들이 경우, 추가 상금과 추가 공적치를제공한다. 그만큼 베테랑들은 위험하니까. 두 번째 경우는 뭐냐?”
“두 번째는 음, 이건 확률이 절반 정도이긴 한데. 만약, 이교도 짓이라는 게 밝혀지면, 교단 측에서 이교도 소탕에 나설 지도 몰라요.”
“이교도 소탕이라… 하긴, 슬슬 할 때가 되긴 했지. 최근 도시 치안도 흉흉하니까.”
“네. 그래서, 아마 그때 이교도 소탕과 관련해서 모험가를 모집할 거 같은데. 그때, 그걸 참가하면 베테랑 와이반과 맞먹는 보상까지 모두 드린다고 하네요.”
한쪽은 손해였고, 다른 한쪽도 손해였다. 어쨌든, 일을 더 해야한다는 건 다름이 없었으니까.
“추가 보상은 없나?”
“아, 당연히. 저희 측에서 추가 제공을 해드린다는 거고. 교단 측에서는 또 따로 보상을 제공해드릴 거예요.”
“흠, 교단에서퀘스트를 발행하는 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 거 같나?”
“이교도라면 교단에서 눈에 불을 키고 찾고 다니고 있으니, 이틀이면 될 거 같아요. 아마, 모든 인원들이 마력 철도를 타고 올 테니까요.”
“마력 철도요?”
“거대한 마력으로 운행되는, 거대한 마차라고 보면 된다. 각종 마법이 모두 섞여서, 엄청난 속도를 자랑하지.”
“그게 리벨룸에도 있어요?”
“그래. 상업 구역의 끝자락에 보면 있을 터인데?”
“거기까지 가본 적이 없어서요….”
“뭐, 어차피 우리 같은 모험가들은 꿈도 못 꿀 정도로 비싸니,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게다가, 도시와 도시를 잇고 있을 뿐이라서, 관광 혹은 저렇게 큰 파견용이니까.”
그래도, 조금 궁금하긴 했다. 나중에기회가 된다면 한 번 타봐야겠다.“
“어떻게 하시겠어요?”
“이틀 정도 기다려보고, 이교도 소탕 퀘스트가 발행되지 않으면, 그때 전자를 선택하도록 하겠다. 마침, 고된 싸움으로 지쳤는데, 잠시 쉬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검도 수리해야하고, 갑옷도 다시 구해야 하니….”
“아, 그건 죄송해요….”
“내 신경은 쓸 거 없다. 그럼, 이틀 뒤에 다시 길드로 오도록 하겠다.”
“알겠습니다.”
길드 밖으로 나왔다.
“콰앙, 이틀 동안 무엇을 할 생각이냐?”
“푹 쉬면서 장비나 다시 점검해야겠어요. 정령의 힘도 다시 확인해보고요.”
“음. 자신의 발전에 힘 쓰는 건 좋은 일이지. 알겠다. 그럼, 난 바빠서 이만 가보겠다. 나중에 여관에서 보던가 하지.”
“안녕히 가세요.”
리오테르와 데이트라도 할 생각이었는데, 그녀는 전혀 그럴 생각이 없어 보였다.
“아, 뭐지. 모르겠네.”
리오테르는 참 알다가도 모르겠다.
‘그래서, 난 이제 뭘 해야 하나.’
실바나야 돈이 없으니, 방문하기 좀 그랬고. 레이나는 여관 운영으로 바쁠 거다.
‘루시한테 가볼까.’
제일 바쁠 거 같긴 한데. 근데, 뭔가 가면 만나줄 거 같은 그런느낌이다.
상업 구역으로 가, 금빛 상회에 들렸다.
“어서 오십시오, 콰앙 민슥님.”
이미 내 얼굴이 알려졌는지, 직원이 내게 고개를 꾸벅 숙였다.
“루시 회장님 만나러 왔는데, 위에 계신가요?”
“네. 아마, 업무실에서 일을 처리하고 계실 겁니다. 연락 한 번 드려볼까요?”
“네.”
직원이 수정구를 이용해 루시에게 연락했다. 그녀는 곧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올라오시랍니다.”
“감사합니다.”
고개를 꾸벅 숙이고는 윗층으로 올라갔다.
‘계단 더럽게 많네.’
마력 철도 같은 것도 있던데, 엘리베이터 같은 건 없나?
역시나, 집무실 앞에 있는 기사에게 고개를 꾸벅 숙이고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어, 왔어? 무슨 일이야?”
루시는 그때와 똑같은 자세로 앉아, 일을 하고 있었다.
“우리가 무슨 일이 있어야지만 만나는 사이에요?”
“뭐, 이때까지는 무슨 일이 있어야지만 만났으니까. 잠시만 기다려.”
그녀는 서류를 쓱쓱 넘겨보더니, 곧 덮었다.
“그렇게 대충 보셔도 돼요?”
“네가 왔는데, 저런 게 무슨 소용이겠어. 어차피, 딱히 받아들일 생각 없는 거래였어. 우리랑 장난치는 것도 아니고.”
루시가 자리에서 일어나, 그때와 같은 쿠키와 차를 내왔다.
“이거,그거죠? 그 왕실 상납품.”
“기억하나 보네?”
“누나는 저만 보면 섹스 생각밖에 안 해요?”
그녀가 내 볼을 매만지더니 말했다.
“이렇게 잘 생겼는데. 어떡해. 게다가, 저번보다 더 매력적으로 보이는 거 같아서, 더 못 참겠어.”
“더 매력적으로 보인다고요?”
“응. 뭔가 변한 거 같진 않은데, 그냥 모든 행동이 전부 사랑스럽게 보인다고 해야 하나?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내가 콩깍지가 씌인 건가?”
아마, 여신이 준 특성의 효과인 듯했다.
“그래서, 이번에도 저만 당하라고요?”
루시한테 한방 먹이는 정도는 아니어도, 그것과 비슷한 정도는 해보고 싶었다.
그녀가 잠시 생각하더니, 갑자기 씩 웃었다. 뭔가 불길한 웃음.
“그럼, 우리 내기할까?”
“무슨 내기요?”
“잠시만.”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열쇠 하나를 꺼냈다. 그걸로 구석에 있는 작은상자를 열어, 책상 위에 쏟아 부었다.
“미친.”
굉장히 다양한 기구, 그러니까 외설적인 것들이 책상 위에 널브러졌다.
“이건 내가 특별히 주문 제작한 것들인데, 이때까지 쓸 사람이 없었거든. 그래서 이번 기회에 한 번 써보려고.”
“대체 어떻게요?”
그녀는 기다란 딜도 하나와 오나홀과 흡사한 모양의 기구를 꺼냈다.
“자연인이라서 뭔지 모르겠지만. 이건 마력 딜도와 마력 오나홀이라고 해.”
‘잘 알고 있는데요?’
일단 내색하진 않았다.
“어디에 쓰는 건데요.”
“성욕을 푸는데 사용하는 거지. 근데, 이 기구들에는 특별한 기능이 있어.”
“뭔데요.”
“일단 한 번 써보면 알아.”
그녀가 내게 다가오더니, 바지를 확 벗겼다. 어떤 짓을 할까 궁금해, 나도 말리진 않았다.
루시의 따뜻한 손이 내 자지에 닿자, 곧바로 발기했다.
“건강하기도 해라, 후후.”
그녀는 오나홀에다가 젤을 짜 넣더니, 내 자지에다가 그걸 넣었다.
쯔붑-
약간 차가웠지만, 곧 내 자지에 열기 때문인지 곧 바로 따뜻해졌다.
“기분이 어때?”
“좋기는 한데. 그래도, 누나만큼이나 좋진않은데요.”
“기구의 한계라는 거지. 근데, 봐봐?”
그녀가 갑자기 치마를 들어올리더니, 팬티를 젖혀 딜도를 자신의 질에 넣었다.
쯔부붑-
“흐읍….”
“허억.”
갑작스러운 쾌감에 나는 얕은 신음을 터뜨렸다.
“뭐, 뭐에요?”
그녀가 손으로 딜도를 몇 번 움직이자, 오나홀도 같이 움직였다.
“딜도와 오나홀은 마력으로 연결되어 있어서, 한쪽이 움직이면, 다른 한쪽도 움직이는 거야. 그러니까.”
루시가 매혹적으로 입술을 핥더니 말했다.
“원격 섹스가 가능하다는 거지. 어때. 이걸로 한 번 특별한 플레이 해볼래?”
‘와, 시발.’
듣기만해도 가슴이 웅장해지는 내용이었다.
“아, 당근 빠따죠, 쉬바!”
그래, 이게 판타지지! 드디어내가 원하던 판타지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