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7화 결락(6)
“힉…!! 힛…!! 히익…♡”
한 번만하고 깔끔하게 끝낼 작정이었는데 뭐든지 계획대로 흘러가지는 않는다.
평소와는 달리 솔직하게 자신의 성적매력을 어필하는 리리엘의 적극 공세에 휘진은 두 번의 사정 이후에도 열심히 리리엘과 침대 위에서 뒹굴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앞으로는 피임약도 타타라가 없이는 공급받을 수 없는 걸까?
이 세계에 피임약이라는 것이 존재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타타라의 것만큼 효과가 탁월한 것은 없다고 단언할 수 있었다.
아쉬운 마음에 입맛을 다신다.
노콘질싸라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의 행위를 당연하다는 듯이 저지를 수 있었던 것은 전부 그녀 덕택이었는데 말이다.
“하앙… 하앙…♡”
토끼가 뜀뛰기를 하는 자세로 깡충깡충 요분질을 하는 리리엘.
흔하디흔한 여성상위 체위이지만 바니걸 코스프레가 아니라 실제로 바니걸이 해주니 감회가 또 새롭다.
토인족에게 가장 어울리는 체위가 아닐까?
쾌감에 바짝 조여진 허벅지가 자궁구에 귀두가 부딪힐 때마다 파르르 잔 경련을 일으킨다.
무게 중심을 잃고 비틀거리려는 그녀의 작은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단단히 고정시킨다.
“처음 너랑 했을 때도 이 자세였는데.”
정확히는 리리엘의 처녀를 받아갔던 자세이다.
그때는 기마자세로 오래 버티기 하다가 꿰뚫어버렸는데 상당히 꼴렸었다.
물론 그때는 지금처럼 적극적으로 위에서 움직이진 않았었지만.
대답도 잊은 채 쾌감에 열중한 리리엘.
총명하게 빛나던 눈동자가 약에 취한 것처럼 멍하니 풀려있다.
살짝 장난기가 발동해 허리를 쳐올리자 리리엘의 귀가 깜짝 놀란 듯이 하늘로 솟구친다.
“힉…♡ 뭐…뭐라고 하셨죠?”
“대답도 잊고 자지에 몰두하다니. 리리엘은 참 꼬추를 좋아하는 토깽이구나.”
“하우우우… 허리가 저릿거려서… 너무 좋아요…”
달콤하게 늘어지는 목소리로 답하던 리리엘의 상체가 끝끝내 무너졌다.
가슴에 손을 얹고 반쯤 누워버린 자세가 된 리리엘의 말랑말랑한 둔부를 꽉 움켜쥐었다.
가랑이로 물건이 왔다 갔다 할 때마다 출렁거리는 반동이 손아귀 사이로 느껴졌다.
“거칠게 해주세요… 리리엘은 음탕한 토끼여서… 당신에게 거칠게 다뤄지는 게 세상에서 제일 좋아요♡”
사냥당하는 초식동물처럼 넘어갈 듯한 숨을 헐떡이며 애원하는 리리엘의 모습은 예전이라면 상상하기도 힘들 정도의 것이다.
그 새침하고 자존심 강했던 수인 아가씨였던 것이다.
러브러브한 섹스도 이 정도면 됐겠지 슬슬 발동을 걸기로 했다.
휘진은 물건을 쑥 빼고 리리엘의 두 귀를 움켜쥐었다.
민감한 감각기능을 가진 두 귀가 거칠게 다뤄지는 것은 참기 어려운 위기감을 준다.
아니 예전이라면 그랬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에게 약점을 쥐어주는 것만으로도 심지를 뜨겁게 녹여버릴 것 같은 복종심이 피어오른다.
순식간에 바닥으로 내팽겨 쳐진 리리엘은 기대감 어린 눈동자로 휘진을 올려보았다.
이번엔 또 어떤 모멸어린 취급을 받게 될까?
질내사정을 두 번이나 허락해버린 리리엘에게 이미 브레이크는 없었다.
태생이 마조히스트로 태어난 토끼 아가씨의 슬픈 숙명이었다.
“겨우 두 번 싸줬다고 헐렁해지는 보지에 박고 있으니까 따분해 죽겠어 리리엘.”
냉혹함을 연기하는 그의 목소리가 예민한 토끼의 귀에 닿자 오소소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토인족의 배란은 자발적이지도 주기적이지도 않다.
실제 토끼에 비하면 발정기가 상당히 규칙적이기는 하다만 결국 배란은 성적 자극에 의해 반사적으로 이루어진다.
한편 뱃속이 움찔거리는 이 느낌.
섹스를 하고 마구잡이로 다뤄지는 와중에 난소가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그의 아이라면 갖고 싶다.
흥분 상태에서 달아오른 암토끼의 본능은 인간보다 훨씬 적나라하게 욕구를 불쑥 들이 밀었다.
“앗…아앗…”
무릎을 꿇고 위를 올려다보는 리리엘의 얼굴을 애액과 정액으로 엉망이 된 자지로 두드린다.
수려한 얼굴이 더러운 점액들로 점칠 되어가는 것을 보면 정복감이 넘쳐흐른다.
무릎 꿇은 상태에서 남성기로 얼굴을 두드려 맞는다.
통상적인 연인 관계에서라면 터무니없는 행위이지만 리리엘에게는 극상의 포상이었다.
“죄송합니다…♡ 제가 어떻게 하면 될까요?”
단전부터 시작된 저릿거림이 질 내부를 찡하게 울린다. 양 허벅지를 비척이며 리리엘은 여우에 홀린 표정으로 간드러지게 물었다.
처음에는 상황극으로 시작했을지 몰라도 지금의 그녀는 더없이 진심이었다.
“무릎 꿇고 네가 바닥에 질질 흘린 정액이나 핥아먹어. 모처럼 소중한 아기씨를 싸질러줬는데 다 흘리고 말이야. 네 보지가 얼마나 쓰레기 같은 조임인지 알겠지?”
“네에… 죄송해요♡”
물론 휘진도 이 상황이 더없이 반가웠다.
귓가에 ‘사랑해요, 사랑해요’ 하며 하는 섹스도 좋지만 ‘엎드려 썅년아’라는 찰진 대사를 치며하는 섹스는 매운 음식처럼 자극적이니까.
리리엘은 곧장 바닥에 넙죽 엎드려 그녀가 침대에서 떨궈지는 과정에 흘린 정액들을 핥아먹었다.
맨바닥에 떨어진 정액을 핥아먹는 과정 그 자체가 지독한 수치심을 느껴야 정상이다.
“우욱…♡”
마치 발 깔개를 밟는 것처럼 리리엘의 뒤통수를 짓밟는 휘진.
물론 절대 아프지 않도록 아주 살살이지만 그 행위 자체가 리리엘의 음심(淫心)을 채찍질했다.눈앞에 엎드린 새하얀 여체.
화려하고 고운 등과 하트 모양의 엉덩이 라인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거기에 정액을 핥아 먹게 하고 머리에 발을 얹는다는 것은 휘진의 정복욕을 고양시켰다.
어느새 전부 정액을 핥아 먹은 리리엘은 칭찬 받고 싶은 강아지의 표정을 지으며 휘진을 올려보았다.
“다 먹었습니다. 이제 상으로 자지주세요…”
“이 정도로 되겠어? 더 아양 떨어봐.”
잠깐 고민하던 리리엘은 주춤주춤 일어나더니 쪼그려 앉아 자위를 시작했다.
고운 그녀의 손가락이 이미 잘 풀어져있는 보지에 꾸역꾸역 들어간다.
새하얀 정액이 거품을 일으키며 음란한 소리를 냈다.
“리리엘은 남자의 자지를 엄청 좋아하는 음탕한 토끼입니다아♡ 아기방에 씨뿌리기 해주세요… 보지 조이기 위해서 매일 매일 특훈 할게요♡ ”
자신의 치태를 자각도 못한 채로 거칠게 손가락을 움직이는 리리엘의 앞에 쑥 휘진의 핸드폰이 들이 밀어졌다.
[이…이게 뭐야… 미…미칠 것 같아아아요오오!!!!]
거기엔 그와 처음 만났을 때 처녀를 잃어버리던 자신의 모습이 찍혀 있었다.
말 타는 자세로 그의 위에서 자지러지던 자신의 모습.
피부 곳곳에 피어오른 홍조, 쾌감에 절어 비명을 지르며 행복해하던 과거의 리리엘이.
기억수정 따위로는 따라올 수도 없는 선명한 화질로 찍힌 섹스 테이프가 리리엘의 흥분을 독촉했다.
“어때? 예전에 네가 나한테 따먹히던 영상인데. 네가 멋지게 절정하고 나면서 이거 같이 보면서 섹스해줄 예정이야. 추억도 되새길 겸 말이지.”
변태처럼 자신이 억지로 당하던 모습을 보며 자위하고 있다.
휘진이 그녀에게 준 것은 가벼운 자각의 실마리였다.
그저 쾌감에 젖어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게 된 상태에서 주어진 단초.
그녀는 자신의 육벽이 아까보다 훨씬 강렬하게 손가락을 물어오는 것을 느꼈다.
톡 건드리는 것만으로 터져버릴 듯한 절정 보지가 결국엔 극상의 쾌감에 흠뻑 젖는다.
“우욱…!!! 리리엘을 강간해주셔서 감사합니다앗…!! 리리엘은 자기가 강간당하는 영상을 보며 자위하는 변태에요… 변태 토끼에요…♡ 빨리 넣어주세요… 빨리…”
손 전체를 질 내에 넣어버릴 기세로 자위하며 엉덩이를 흔들어 보이는 리리엘.
이 꼴사나운 모습을 나중에 말해준다면 그것만으로 수치사 해버릴 게 틀림없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그녀는 섹스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며칠은 굶은 사람처럼 자지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는 리리엘을 뒤짚은 휘진은 뒤쪽에서부터 리리엘을 덮쳤다.
세 번째 사정은 귀를 쥐어 잡힌 채 이루어졌다.
마치 강제로 보여주듯이 휴대폰에 시선을 맞추어진 채 과거 그에게 모욕 받으며 강간당했던 영상을 들여다보고 오싹할 정도의 쾌감을 느껴야만했다.
허리가 몇 번이나 꺾이고 도망치려고 발버둥쳐도 체중을 이용한 남자의 힘에는 벗어나지 못한 상태로 몇 번이고 비참할 정도의 절정을 맞이했다.
네 번째 사정은 정상위에서 이루어졌다.
커튼을 묶는 리본에 두 눈을 가려진 채 휘진의 거친 손길이 목을 조여 왔다.
처음엔 숨을 쉬는 것이 괴로워 컥컥 거렸지만 얼마가지 않아 그것이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쾌감을 준다는 것을 깨달은 리리엘은 순순히 그의 행위에 동조했다.
절정의 보지 조임과 호흡곤란에 의해 따라오는 질벽의 수축은 그야말로 진미여서 휘진은 만족스럽게 사정을 끝냈다.
다섯 번째 사정은 무려 방문 앞에서 이루어졌다.
게다가 눈을 가려진 채로.
리리엘의 숙소는 기본적으로 본성에서 조금 떨어져있었기에 왕래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럼에도 누군가에게 보여질지 모른다는 생각에 리리엘은 귀를 쫑긋거리면서도 더욱 적극적으로 휘진에게 매달려왔다.
필사적으로 신음을 죽이려는 리리엘의 엉덩이를 마음껏 팡팡 두드리면서 울먹이는 리리엘의 보지에 힘껏 질내사정을 해주었다.
거기에 마지막으로 연이은 섹스로 잔뜩 마려운 오줌을 그녀의 안에 퍼부어주었다.
평소의 리리엘이라면 펄펄 날뛸 매니악한 플레이지만 마조 스위치가 완전히 켜져 버린 그녀에게 그딴 건 없었다.
이미 질내사정으로 민감해져있는 자궁구를 소변으로 때려 맞으며 또 다시 절정을 맞이한 리리엘은 달콤한 신음을 흘리며 자리에서 무너져 내렸다.
“아으… 뱃속이 얼얼해요…”
“그도 그렇지. 그렇게나 열심히 했는데.”
“도대체 무슨 생각이에요? 사람 안에 소변을 보다니…”
“뭐 어때 너도 좋았잖아?”
“짐승…”
섹스와 샤워. 그리고 함께 목욕까지 끝낸 리리엘과 휘진은 오붓한 티타임을 가지며 마지막 시간을 장식 중이었다.
확실히 변태 플레이에 대한 역치가 많이 낮아지긴 한 건지 리리엘은 궁시렁거리기는 해도 여전히 찰싹 달라붙어서 그의 체취를 들이마시고 있다.
“이제 갈 거죠?”
“그래야지. 너 목은 괜찮아? 너무 세게 조른 건 아닌지 모르겠네.”
“아파요. 손자국도 남았네. 이씨…”
하지만 휘진은 알고 있었다.
이 작은 툴툴거림조차도 전부 섹스 중 자신의 행동이 부끄러워서하는 짓이다.
자기의 변태성이 지적받을 까봐 괜히 화를 내서 주의를 돌린다.
너무 뻔히 보여서 귀엽지 않은가?
“돌아오면 이것보다 더한 것도 해줄 테니까… 꼭 무사히 돌아와야 해요?”
기특한 리리엘의 배웅을 받으며 휘진은 루블 왕국으로 향하는 공선에 발을 올렸다.
◈ ◈ ◈
포도를 사과 맛이 나도록 바꾸는 것은 어렵지 않다.
날이 선 검을 깃털 베게로 보이도록, 초라한 도마뱀을 용으로 보이게 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어지간한 규모의 환영 마법으로는 흉내 낼 수조차 없는, 인지의 부조화를 이끌어 내는‘왜곡’.
그것이 루블 토프키센이 이 세계에 선택받아 내려진 힘이었다.
다만 인간의 정신이라는 것은 섬세하게 쌓여진 유리 막대기와 같다.
섣불리 맨 아랫단에 놓여있는 것을 왜곡하려들면 순식간에 와르르 무너지는 것은 당연지사.
따라서 토프키센은 아리스와 친밀도를 쌓아나갔다.
그녀의 정신세계를 이해하면 할수록 정신적 왜곡을 가하는 것은 쉬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