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화 정의(1)
아리스가 정신을 차린 아침 이후 슈렐리아의 성고문을 계속되었다.
각종기구와 도구를 사용해 아리스를 구석으로 몰아넣던 슈렐리아는 그녀의 약점이 애널이라는 것을 파악하고 그 쪽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었다.
같은 여성으로서 약점을 잘 알아 낼 수 있다는 어드벤티지.
뾰족한 삼각 목마위에서 신체의 하중을 오로지 비부로 받아내야 하는 고통스러운 형벌도, 자신이 절정에 다다르는 비참한 관경을 거울로 지켜봐야 하는 형벌도, 음부에 삽입되어 강제로 그 넓이를 넓혀가는 수치스러운 형벌도 있었다.
차라리 남성이었다면 아리스의 신체에 욕정을 품어 끝을 내겠지만, 슈렐리아의 성고문은 오로지 강제된 의무감에 의한 것.
기계처럼 고문을 반복하는 슈렐리아 앞에서는 제 아무리 강건한 정신을 가진 아리스라도 몇 번이나 기절 할 수밖에 없었다.
정신을 잃은 아리스를 깨운 것은 정맥을 타고 흐르는 차가운 약물이었다.
하얀 살결 위로 돋아있는 푸른 정맥에 주입된 것은 각성제.
식염수와 반반의 비율로 섞여있는 메스암페타민이다.
순식간에 뇌에 작용해 아리스의 신체를 무의식의 수면 밖으로 건져낸 각성제는 온갖 신경을 건들며 아리스의 몸을 강제로 일으켰다.
“카학…하아앗…!!”
평상시라면 느낄 수 없는 섬세하고 예민한 감각들, 전신에 오도도 돋은 솜털까지 하나하나 개수를 헤아릴 수 있을 정도.
말초신경의 오버 클럭이 아리스의 몸을 감싼다.
그 뒤에는 스트랩온 딜도(strap-on dildo)를 장착한 슈렐리아가 잠깐 동작을 멈춘 채 아리스를 살피고 있었다.
흔히 페니스 밴드라고도 불리는 스트랩온 딜도는 레즈비언들의 삽입 성교를 위한 것으로 2개의 머리를 가진 딜도를 한쪽을 여성의 음부에 꽂고 벨트를 착용해 삽입행위를 가능하게 하는 물건이다.
토프키센의 변태적인 발상에 의해 만들어진 이 물건으로 슈렐리아는 무수히 많은 엘프 여성들을 굴복 시켜왔다.
이번에 그 피해자가 된 것은 아리스.
윗 계곡에서 흘러내린 애액과 윤활제로 민달팽이처럼 번들거리는 딜도는 쓰윽 아리스의 부어오른 후장에서 빠져나왔다.
어느 정도 늘어나버린 괄약근의 테두리가 음란하게 튀어나온다.
“흐이이이잇…!!!”
빼는 것만으로 절정에 도달하는 것은 마약과 딜도의 합작이었다.
슈렐리아 쪽에 삽입된 부분은 그저 격렬한 운동에도 쉽게 빠지지 않도록 밋밋하게 휜 모양이지만, 아리스의 애널 점막을 강제로 헤집고 있는 쪽은 마치 말미잘처럼 특수한 연금으로 만든 말랑말랑한 고무가 잔뜩 튀어나와있다.
주름 하나하나를 맛보겠다는 듯이 악랄하게 설계된 이 딜도의 구조는 별다른 테크닉 없이 단순한 왕복운동만으로 허리가 휠 정도로 무거운 쾌감을 안겨주었다.
꼬박하루 동안 범해진 아리스는 온몸이 진땀으로 끈적거린다.
대사 작용을 촉진시키는 메스암페타민의 효과와 몇 번이나 전신을 경련시키며 절정에 도달한 탓에 온몸의 수분이 빠져나가는 기분이었다.
-짤랑 짤랑
엑스터시의 여운을 이기지 못해 가늘게 진동하는 아리스의 움직임이 여성의 급소에 달린 방울을 울려댄다.
무척이나 청아하고도 안타까운 소리.
“아직도 엘프 반란 세력의 은둔지를 밝힐 생각이 없나요?”
“당신 자신도… 엘프이면서…!!”
톡 건드리는 것만으로도 터져버리는 봉숭아 씨 같은 육신이지만 그 마음은 아직 굴하지 않았다.
아리스는 눈을 치켜뜨고 슈렐리아를 노려본다.
처음에 그녀를 향했던 동정심도 몇 번이나 무자비하게 거듭되는 성고문 끝에 옅은 분노로 그 색을 바꾸고 있었으니까.
“말하세요.”
망가진 인형처럼 감정이 남아있지 않은 그 모습은, 동족을 배신하는 자의 것이 아니다.
이미 이 여성에겐 자신의 행동에 죄악감을 가질만한 정신이 남아있지 않는 것이다.
공포에 굴복하고 무기력함에 절여진 슈렐리아는 토프키센의 꼭두각시나 다를 바가 없었다.
아리스의 비난어린 표정에도 무뚝뚝한 얼굴로 다음 고문 방법을 찾아가고 있을 뿐인.
최대한 여성에게 수치를 가할 수 있도록 개조된 분만대.
허벅지와 발목을 위주로 철저하게 이루어진 가죽 제 밴딩은 아리스의 땀을 빨아들여 더욱 단단히 몸을 죄고 있었다.
-끼이이익
두터운 철문이 열리는 소리.
농염한 공기가 흐르는 살벌한 방안에 들어온 자는 토렌스였다.
“잠깐 물러나라.”
조용히 고개를 조아리고 벽에 가서 서있는 슈렐리아.
토프키센과는 다르게 토렌스는 그다지 이 행위에 관심이 없었다.
그는 이 세상 그 어떤 것으로부터도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는 남자였으니까.
“그렇게 저항한다 한들 무엇이 남나? 네 자신을 희생하면서 종족도 다른 엘프를 감싸다니 이해할 수 없군.”
“….”
아리스는 그의 말에 대꾸도 않고 꾹 입술을 닫았다.
슈렐리아에게 엉망진창으로 농락당한데다 다리까지 활짝 벌리고 있었지만 그것을 부끄러워할 여유 따윈 가지고 있지 않았다.
체력적으로는 이미 한계다.
“이것은 토프키센의 명령이 아니다. 너에게 호의로 베푸는 제안이다. 엘프들의 주둔지를 말해라. 무사히 돌아갈 수 있도록 약조하지.”
“당신의 무엇을 믿고?”
“이름을 걸지.”
토렌스가 이런 제안을 하는 것은 순전한 변덕이었다.
자신에게 맞서 30초 이상을 버텼던 인간은 지난 몇 세기를 통틀어도 손가락에 꼽는다.
그런 자가 토프키센의 농락에 비참하게 져버리는 것은 토렌스도 그다지 원하지 않았다.
어쩌면 노프키센과 너무 오래 지낸 탓에 그의 변덕스럽고 대책 없는 성격이 옮겨져 버린 것일 수도 있겠지.
한동안 떨리는 눈으로 토렌스를 바라보던 아리스는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토프키센에게 붙잡혀 있는 것까지가 ‘계획’의 일부이다.
지금까지 루블 왕국에 대해 갖은 정보를 수집해온 아리스는, 자신이 그의 손아귀에 떨어질 경우 겪게 될 끔찍한 지옥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기꺼이 아슌푸틀의 계획에 동의한 것은, 이 비틀린 세상을 그녀가 바로잡아 줄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그녀의 숭고한 이상에 디딤돌이자 순교자가 되는 것.
그것이 아리스가 이 세상을 살아온 이유였으니까.
“그런가.”
조그맣게 중얼거린 토렌스는 엄중한 선고를 내리는 판사처럼 입을 열었다.
“지금 도망가지 않는다면 어떤 일을 당할지 모른다. 인간의 존엄성을 뿌리 끝까지 짓밟힌 채 가축이하의 대접을 받다가 정액 범벅이 되어 싸늘한 시신이나 되겠지. 팔다리가 잘려나간 채 죄수들에게 돌려지거나, 가축의 성욕처리를 도맡게 될지도 모른다. 그런 이상을 꿈꾸고 기사가 된 것은 아니겠지?”
토렌스로서는 드물게 두 번째의 제안이자 설득이었다.
아리스의 눈에서 흐르는 깨끗한 신념은 토렌스에게 적발적안의 오랜 벗을 떠올리게 했다.
어쩌면 이것은 보이지 않는 속죄일지도 모른다.
“내가 처음 검을 든 것은 나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서였다.”
고고한 아리스의 선언이 이 답답한 공간에 청량한 바람을 일으킨다.
“하지만 지금 내가 싸우는 것은 베아트레아 아슌푸틀 대공, 내 자랑스러운 주군을 위해서다.”
자신의 엄포에도 눈 하나 까딱하지 않는 아리스를 본 토렌스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유감이군.”
철문이 닫히자 슈렐리아는 조그마한 물건을 들고 아리스에게로 다가왔다.
애널 비즈의 축소판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작은 고무 조각.
한결같은 태도로 슈렐리아는 천천히 자신이 시작할 고문을 설명하기 시작한다.
“지금부터 이것을 당신의 요도에 넣을 거예요. 그리고 나선 클리토리스를 격렬하게 자극해 억지로 성감을 연결할 겁니다. 당신이 앞으로 소변을 볼 때마다 절정에 도달할 정도로요.”
아리스의 움찔거리는 구멍의 위, 클리토리스에 달린 방울의 바로 아래.
온 몸의 구멍을 전부 범하겠다는 생각인지 슈렐리아는 천천히 고무 조형을 아리스의 꿈틀거리는 요도에 삽입해갔다.
오로지 배출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신체기관에 역으로 물건이 삽입되는 감각.
이토록 작은데도 빨갛게 달군 금속조각을 쑤셔 넣는 통증이 신체 하부에 강제된다.
“으그그그그극…!!!!”
그 고통을 감내하기 위해 꽉 문 아리스의 입에서 어쩔 수 없는 신음이 흘러나온다.
정신병자처럼 발버둥치는 아리스의 몸은 단단한 결박에 의해 움찔거리는 정도에 그쳤다.
짤랑거리는 소리가 정신없이 흐른다.
요도에 완전히 고무가 삽입되자마자 방울이 진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흐아아아앗….!!!”
연약한 새싹의 한가운데를 관통한 쇠심을 통해 전달되는 진동.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익숙해질 수 없는 그 쾌감에 약에 절여진 아리스의 신체가 덜커덕거린다.
슈렐리아는 요도에 삽입된 고무를 천천히 출납했다.
오돌토돌한 구슬을 연결해 놓은 듯한 요도 전용 딜도가 움직일 때마다 바닥에 고정된 분만대의 다리가 격렬하게 삐걱거렸다.
“최대한 빨리 익숙해지시는 게 나을 거예요.”
냉정하게 선언한 슈렐리아는 몇 차례나 절정을 맞이한 끝에 풀려있는 아리스의 애널에 천천히 말미잘 같은 페니스 밴드를 매몰시켰다.
촉수 같은 고무의 측면이 굽이굽이 애널에 삼켜질 때마다 아리스는 정신이 날아가 버릴 것 같았다.
각성제에 의해 극한까지 민감해진 말초신경은 고통은 물론 쾌감까지 배로 만든다.
그러나 아무리 지나친 쾌감에 기절해버릴 것 같아도 약물의 효과가 남아있는 한 절대로 기절할 수 없다.
“히이익!!! 히이익!!!”
두 개의 구멍과 하나의 약점을 동시에 공략당하며 몸서리치는 아리스.
본래 요도는 쾌락을 느낄 수 없다.
그러나 아리스의 성감대인 클리토리스와 애널을 집요하게 공격하며 요도를 쑤시자 곧 아리스는 어떤 것이 쾌감이고 어떤 것이 고통인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상냥함이라는 눈곱만큼도 찾아 볼 수 없는 강제된 쾌락.
인간의 인내로는 버텨낼 수 없는 가혹한 열락의 채찍이 사정없이 아리스의 신체를 두들긴다.
“하아아아앙…!!!!!”
쾌락에 의해 천천히 떠오르던 부유감은 이내 격렬한 추락감으로 뒤바뀌어 아리스를 뒤덮는다.
속박된 채 낼 수 있는 최대한의 꿈틀거림.
전기의자의 사형수처럼 몸을 경련하는 아리스의 쩍 벌어진 보지에서 탁한 애액이 질질 흘러나온다.
“그만!!!! 제발!!!”
아리스의 간언에도 슈렐리아는 무참히도 움직임을 계속했다.
이러다 심정지로 죽어버리는 것이 아닐까? 라는 심정이 들 정도로 비명을 내지르는 아리스는 폐병환자처럼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고개를 내저었다.
“그러고 보니 이쪽은 비었군요.”
“거기…거기는…하아앙!!!!”
벌렁거리며 무리를 호소하는 아리스의 보지 입구를 슈렐리아는 가볍게 문질렀다.
그것만으로 아리스의 고개가 뒤로 젖혀진다.
그리고 비어있던 구멍에 두터운 고무 딜도가 처박히는 순간 아리스는 전신을 바들바들 떨며 극한의 엑스터시를 맞이했다.
“대답할 때까지는 저도 어쩔 수 없습니다.”
도살 전 전기 충격에 맞아 바들거리는 암사슴처럼 처참한 몰골이 되어버린 아리스의 나신위로 슈렐리아는 거듭 몸을 덮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