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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에 넘어가자 시간정지 능력이 생겼다-119화 (119/154)

119화 피학 속에 피는 꽃(2)

아나스타샤와 휘진이 도착한 곳은 ‘데 알체도니아’(de alcedon?a), 평온이라는 이름의 뜻과는 대조적으로 슐레스비에서 가장 이름 높은 최고급 호텔이었다.

“내리시죠.”

휘진의 빈정거림 섞인 에스코트를 받으며 아나스타샤는 조심조심 마차에서 내렸다.

자칫하다가는 치마가 말려 올라가 고스란히 부끄러운 곳이 보일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으리으리하네. 전 귀족 영애라면 이 정도는 익숙하지?”

휘진의 놀림에도 아나스타샤는 재빨리 고개를 숙였다.

마차에서 내리는 것과 동시에 주변 무수한 시선이 그녀에게 꽂혔기 때문이다.

데 알체도니아 급의 호텔은 단순히 숙박시설이 아니라 상류사회 주민들이 모여들어 친목을 도모하는 곳이다.

그런 곳에 몸 파는 계집차림의 여인이 마차에서 내리니 이목이 집중되는 것이리라.

“왜 이렇게 하는 건데…”

“내가 말했잖아? 널 창녀로 만들겠다고. 그 옷은 방금 전까지 몸 팔던 아가씨가 벗어준 드레스야. 그러니까 네게 딱 어울리는 복장이지. 누가 널 귀족출신으로 생각하겠어? 저 아저씨 돈주머니 짤랑이는 거 보면 널 창녀로 생각하는 모양인데?”

휘진의 말에 조심스레 시선을 돌리자 그곳엔 머리가 벗겨진 배 나온 아재 한명이 입맛을 다시며 가슴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그뿐 아니다.

남자들이라면 누구든지 군침을 흘리며 아나스타샤의 몸을 훑고 있다.

주위에서 날아오는 탐욕어린 시선, 수치심에 피부가 찌르르하게 떨려오는 것을 느낀다.

“어이쿠, 유두 보이는데?”

황급히 가슴을 확인하는 아나스타샤.

으레 이런 옷차림을 할 때 필수적인 니플 커버가 없어서인지 천위로 삐죽 나온 돌기가 도드라지긴 했지만 젖꼭지가 보이는 것은 아니었다.

“농담~”

“개새끼…”

부족한 옷감 사이로 당장이라도 흘러넘치려는 가슴을 추스린 아나스타샤는 분한 표정으로 옷매무새를 추스르며 조심스럽게 휘진의 뒤를 따랐다.

호텔의 로비를 들어서서도 아까와 별 다를 바 없었다.

도리어 화려한 조명 탓에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몸매. 그리고 더더욱 끈덕지게 달라붙는 관심들.

아나스타샤는 당장이라도 쥐구멍에 숨고 싶었다.

휘진에게 알몸을 보이는 것이 익숙하다고는 해도, 이렇게 외부 장소에서 반쯤 헐벗은 모습으로 활보하는 자신의 모습이 믿기지 않았다.

한 걸음 내딛을 때마다 수치심으로 죽어버릴 것 같다.

“가장 좋은 방으로.”

가격도 묻지 않고 가진 돈의 절반을 내민 휘진.

휘진 옆 아나스타샤에게 정신이 팔려있던 카운터의 남직원은 정신을 차리고 열쇠를 건네주었다. 그 모습에 씨익 웃은 휘진은 아나스타샤의 가슴을 위에서 아래로 가볍게 흔들어보였다.

소리 없이 기겁하는 아나스타샤.

“멋진 가슴이지?”

“예…? 네…네…”

풍만한 볼륨감으로 출렁이는 모습에 입을 떡 벌린 남직원을 우월감 가득 찬 심정으로 바라본 휘진은 아나스타샤의 허리를 끌어안고 객실로 향했다.

평상시에는 앙칼지게 손을 뿌리칠 아나스타샤이지만 지금은 휘진의 스킨십 덕에 가슴의 옆트임이 조금이라도 가려진다는 사실에 안도하는 듯 했다.

두 걸음도 채 걷기 전에 제복을 갖춰 입은 벨보이가 달려들었다.

“객실은 제가 안내해 우왓…”

깜빡 졸았는지 벨보이는 비몽사몽간에 안내하려다 아나스타샤를 보며 기겁했다.

“보시다시피 짐은 없어서. 먼저 라운지를 들리고 싶은데 그 전에 으슥한 곳을 안내해 줄 수 있나?”

“으…으슥한 곳이요?”

벨보이는 침을 꼴깍 삼키고는 자신이 아는 가장 조용한 곳으로 향했다.

음흉하게 부풀어 오른 기대감에 머리를 필사적으로 굴리지만 앞에서 좌우로 살랑거리는 아나스타샤의 엉덩이가 자꾸 생각을 방해했다.

결국 벨보이가 선택한 곳은 유사시 숙박 객들의 방공호로 사용되는 지하실, 그 층계참이었다.

이곳에서 묶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부르주아 이상이다 보니 만약의 사태를 대비한 안전시설도 곳곳에 마련되어있었다.

그 중에서 이 방공호는 가끔 스릴을 즐기는 연인들 외엔 거의 찾지 않기에 최적의 장소였다.

“여깁니다.”

“오, 고마워.”

생각보다 훨씬 마음에 드는 구조에 흡족한 표정을 짓는 휘진. 이곳이라면 우연히 다른 사람과 마주칠 가능성도 적고, 무엇보다 조용하다.

반 지하 창으로 나있는 달빛이 딱 좋은 조명이 되어주었다.

“그럼 저는 이제…”

“아, 잠깐 기다려봐.”

갓 성년이 되었을 것 같은 벨보이가 아나스타샤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아무리 중앙의 풍토가 북해에 비해 성적으로 자유롭다고 해도 아나스타샤 정도로 고귀해 보이는 여성이 이런 차림을 하고 있는 것은 처음 보았을 것이다.

아쉬워하던 그는 휘진이 기다리라는 말에 반색을 하며 돌아선다.

“뭐 하려고?”

아나스타샤는 불안한 표정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제 사방에서 자신에게 꽂히는 시선은 없어 환숨 돌리기는 했지만 휘진이 이런 곳으로 데려온 저의를 완전히 파악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넌 지금부터 입 다물고 있어. 한 마디라도 했다간 옷을 몽땅 벗겨서 로비 조각상 옆에 하루 종일 세워줄 테니까.”

휘진의 섬뜩한 협박에 아나스타샤는 몸을 떨었다.

휘진이 저런 식으로 하는 말들을 이전에는 그저 위험 가능성을 내포한 협박이라고만 여겼지만, 최근 완전히 생각이 바뀌었다.

이 남자는 기꺼이 말한 약속을 지킬 것이고 자신은 아까보다 더한 수치 속에서 방치될 것이다.

“가까이 와 봐.”

“넵.”

“맘 놓고 천천히 봐도 돼. 얘는 내 전용 창녀거든.”

휘진은 벨보이 앞에게 아나스타샤를 스스럼없이 창녀라고 지칭했다. 그럼에도 아나스타샤는 새침하게 고개를 돌린 채 침묵을 고수했다.

그 말에 벨보이는 상기된 표정으로 아나스타샤에게 달려가 그녀의 모습을 찬찬히 살폈다.

새빨간 장미를 연상시키는 붉은 드레스.

복부까지 가로지르는 슬릿의 끝에는 얄상한 배꼽이 섹시하게 덧보인다.

터질 듯한 가슴을 제대로 커버 하고 있지 못하는 앞섶으로 부드러워 보이는 젖가슴이 탐스럽다.

이 남자는 그녀를 창녀라고 소개했지만 벨보이는 그 말을 당최 믿을 수 없었다.

세상에 이렇게 기품 있는 창녀가 어디 있다는 말인가?

“정말 창녀 맞아요?”

“그럼, 이런 상황에서도 이렇게 젖꼭지가 빨딱 서 있잖아.”

휘진이 툭 건드린, 옷 아래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는 유두. 벨보이의 입에서 침이 뚝 떨어졌다.

얘는 뭔데 정이 가는지 모르겠다.

마치 성욕에 눈이 멀었던 자신의 고등학교 시절을 보고 있다고 해야 하나.

“저도 만져 봐도 되나요?”

“그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주춤주춤 아나스타샤에게 손을 뻗는 벨보이.

손 전체를 집어 삼키는 흉악한 감촉과 함께 부드러운 반발력이 느껴진다. 손바닥 한 가운데에서 느껴지는 젖꼭지는 보이는 이상으로 살짝 단단하게 뭉쳐있었다.

옷이 워낙 면적이 작아서인지 가슴의 한 가운데는 천이었지만 손끝 군데군데가 생살에 닿는다.

찹살떡처럼 쫀듯하고 물 풍선처럼 탱탱한 느낌. 이대로 코박죽 하고 싶음을 느꼈다.

“아…”

홀린 듯이 그 감촉을 탐닉하던 벨보이는 아나스타샤의 얼굴을 보았다.

어쩔 줄 모르는 표정으로 시선을 내리깔고 입술을 살짝 깨문 모습은 미치도록 고혹적이었다.

“어때?”

“죽여요. 엄청 부럽네요.”

“그렇긴 한데 나는 하도 맛봐서 질리니까 말이야. 좀 참신한 게 없을까 해서 부탁 좀 한 거야.”

“바지 벗을까요?”

“아니, 기다려봐.”

아직 자세한 언급도 없었는데 벨보이는 벨트를 풀려했다.

이것이 서비스 직종을 가진 자의 눈치인가?

이 완벽한 티키타카는 뭐지? 마치 자신의 분신과 이야기하는 기분이 든 휘진은 묘한 감정에 사로잡혔다.

“아샤, 젖 까봐.”

아나스타샤는 한 차례 거부감이 섞인 몸짓을 했지만 이내 순순히 목 뒤로 매듭진 리본을 풀고 어깨끈을 양 옆으로 미끄러뜨렸다.

그것만으로도 아나스타샤의 상체는 완전한 자유를 맞이했다.

옷감에 의해 살짝 위로 올라가있던 가슴이 해방되며 훌륭한 바스트 모핑을 선보였다.

효과음으로 ‘출렁 출렁’이라는 소리가 들려올 것 같다.

중력의 영향으로 늘어졌지만 젊음의 힘인지 유두가 있는 첨단만큼은 구두의 코끝처럼 봉긋하게 위로 향해있다.

크기, 모양, 색 어느 면에서도 뒤쳐짐 하나 없는 완벽한 가슴이다.

“흔들어 봐.”

주인의 말을 따르는 개처럼 아나스타샤는 눈을 질끈 감은 채 좌우로 상체를 흔들었다.

물결치듯이 출렁이는 젖가슴의 파도가 벨보이의 눈을 어지럽힌다.

생판 모르는 남 앞에서 창녀처럼 말을 고스란히 따르는 것은 아나스타샤의 자존심에 스크래치를 남겼다.

하지만 그와 더불어 뱃속에서 피어나는 욕화를 그녀는 더 이상 부정할 수 없었다.

그의 손에 자신의 육체는 완전히 떨어져 버린 것이다.

“아, 맞다 이거 자랑하려고 했는데.”

“뭡니까? 형님.”

어느새 형님이라는 호칭으로 살갑게 구는 벨보이. 씨익 벨보이와 웃음을 주고받은 휘진이 아나스타샤에게 다시 한 번 명령했다.

“오줌 싸는 개처럼 계단 난간에 다리 올려.”

아나스타샤의 몸이 부르르 떨렸다. 다른 건 몰라도 그것만큼은 하고 싶지 않다.

이 상태로 난간에 다리를 올린다면 이 짧은 원피스 자락은 음부를 전혀 방어하지 못할 거고, 노 팬티인 자신의 비소가 그대로 드러날 테니 말이다.

그것도 그의 정액에 절여져 아주 음란한 상태로.

“삼…이…”

빠르게 카운트다운을 하는 휘진의 채근에 마지못해 다리를 벌리고 다리를 올려놓는 아나스타샤.

힐을 신은 상태로는 불가능에 가까운 묘기이기에 쭉 뻗은 맨발로 땅을 밟았다.

동시에 그녀의 아름다운 꽃잎이 방긋 얼굴을 들이밀었다.

챔피언 복서에 버금가는 동체시력으로 그 관경을 쫓는 벨보이의 눈에 이상한 것이 들어왔다.

아름다운 여성의 보지 사이에서 달빛을 받아 빛나는 유리 장식이었다.

의지와 상관없이 입구 부분을 적시는 아나스타샤의 애액이 그 반짝거림에 빛을 더한다.

“이건 뭡니까?”

“이 녀석이 하도 임신하고 싶다고 졸라대서 말이야. 정액을 7번 정도 싸지르고 마개로 막아줬지.”

“와, 형님 완전 좋긴 한데. 이년 꽃뱀인 거 아닙니까?”

“아냐, 짜샤.”

사람을 앞에 두고 꽃뱀이라는 둥, 창녀라는 둥 모욕을 해대는 벨보이가 심히 못마땅한 아나스타샤였지만 어쩔 수 없었다.

평민에 불과한 소년에게 교양은 사치나 다름없다. 게다가 그 교양이라는 것이 있다는 귀족들조차 창녀 앞에서까지 몸가짐을 조심하는 법은 없으니 말이다.

“조금 가까이서 봐도 괜찮습니까?”

“그래, 불 빌려 줄까?”

기꺼이 스마트폰의 플래시 기능을 빌려준 휘진.

벨보이는 한 손으로는 아나스타샤의 보지에 불빛을 비추며 천막 같은 치맛자락 안에서 그녀의 음부를 찬찬히 응시했다.

“와, 존나게 따먹어서 허벌창일 줄 알았는데. 깨끗하네요. 클리토리스에 맺힌 거 이거 애액 아닙니까, 형님?”

“내가 말했잖아, 창녀라고. 남자면 사족을 못 쓰고 달려든다니까? 이렇게 보이기만 해도 질질 짜는 거야.”

“야설에서나 봤지 진짜 이런 여자가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자신의 치맛자락 아래서 흥분한 벨보이의 숨결이 보지에 고스란히 느껴진다.

바싹 긴장한 아나스타샤는 겨우 숨결이 클리토리스에 스치는 것만으로 뱃속이 찌르르 울리는 것을 느꼈다.이 남자들의 대화를 듣고 있자면 자신이 정말로 창녀가 된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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