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이세계에 넘어가자 시간정지 능력이 생겼다-111화 (111/154)

111화 다시 만난 귀족영애(6)

몰트케가 제공한 방은 귀족 포로를 잡았을 때 연금해 두는 객실이었다.

창문엔 쇠창살이 박혀있고, 방 문 역시 이쪽에서 열 수 없다. 방 밖에서는 호위 무사를 대동한 시녀 두 명이 이쪽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베아트레아 대공은 한숨을 쉬며 씻고 나온 머리를 빗으로 천천히 빗어 내렸다.

그녀는 가슴께에 있던 원격편지를 꺼내 들었다.

아까 보안검색을 하던 몰트케가 아슌푸틀의 기세에 눌려 차마 검색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세계에서 원격 통신으로 애용되는 원격 편지는 두 장이 한 세트이다.

한쪽에 글씨를 쓰면 짝이 되는 다른 종이에 그 글씨가 드러나는, 쉽게 말해 손으로 쓰는 팩스 같은 것이다.

반나절 만에 확인한 편지에는 끔찍한 내용들이 줄줄이 나열되어 있었다.

루블 왕국의 특무대로 추정되는 일개 기사단과 성 안으로 잠입한 적월의 암살대에 의해 수많은 가신들과 고위직 귀족들이 죽어나갔다는 내용이다.

상정 내의 일이다.

지독한 피로감에 눈앞이 깜깜해진다. 오늘 같은 날을 술 없이 보내야 한다는 것이 가장 괴로웠다.

“그대는 어디서 뭘 하고 있을꼬…”

문득 휘진의 얼굴이 생각났다.

떨어져 자신을 걱정하며 전전긍긍하고 있을 그가 걱정됐다.

행여 걱정이 앞서 무리하다가 더 큰 혼선을 빚지는 않을지 걱정이었다.

아슌푸틀은 펜대를 잡고 북해 남부에 있는 펠릭스에게 연락을 보낸 뒤, 마음을 다잡고 편지를 다시 접어 배게 아래 두었다.

반쯤 기운 달이 유달리 반짝거렸다.

◈          ◈          ◈

아나스타샤와 휘진은 같은 침실에 누워있었다. 당연하게도 평소에 미카엘과 함께 잠을 자는 부부 침실이다.

샤워를 끝낸 뒤 한참동안이나 절정 없는 애무를 지속하던 휘진은 이번에도 얼굴에 한 번 사정을 한 뒤 그대로 침소로 향한 것이다.

원한다면 네가 매달려라, 라는 잔혹한 의도가 생생히 보이는 태도였다.

몇 시간에 걸쳐 절정의 문고리만 두들기다 온 아나스타샤는 극심한 스트레스가 누적된 상태였다.

가고 싶다는 원초적인 본능과 이대로 가버린다면 소중한 것을 잃게 되리라는 예감에서 오는 저항심.

그 첨예한 대립이 마음을 마모시킨다.

“조금 더 가까이 붙지 그래?”

“싫어, 잘 거야.”

엉덩이를 툭툭 건드리며 말하는 휘진. 아나스타샤는 싫은 듯이 그에게 등을 돌리고 베개에 얼굴을 묻었다.

안 그래도 알몸으로 있어 신경 쓰여 죽겠는데 별 이상한 것까지 요구하니 화가 뻗친다.

그때 휘진이 몸을 바짝 밀착해왔다.

널따란 남자의 가슴팍과 우둘투둘한 손바닥, 엉덩이 사이에서 느껴지는 단단한 물건의 감촉.

“으으…”

아나스타샤는 저도 모르게 열띤 콧소리를 내었다.

드디어 안아주려는 것일까? 라는 속마음과 그것을 기대하고 있는 자신에 대한 환멸감이 굽이쳤다.

“어차피 이런 식으로 외도를 하게 되었으면 기분이라도 좋은 게 좋지 않아? 참 솔직하지 못하네.”

“당신 따위로 기분 좋아지느니 혀 깨물고 죽겠어.”

말은 그렇게 해도 갑자기 빨리 뛰기 시작한 심장만큼은 부정할 수 없다. 이 두근거림이 고스란히 그에게 전달된다는 것만 생각해도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아까 몇 번이나 직전에 못 갔지? 20번? 21번?”

“….”

“지금 가게 된다면 진짜 최고로 기분 좋을 텐데. 그렇지 않아?”

그의 말마따나 지금 아나스타샤의 아랫배엔 최고급 증류주처럼 쾌감이 정제되어있다.

당장 조금이라도 손을 대면 몇 초안에 화려한 절정을 선보일 자신이 있을 정도로.

“앞에만 넣어줘?”

아나스타샤의 뒤통수가 흠칫 떨리는 모습이 보였다. 대답은 없지만 갈등하는 모습이다.

휘진은 아나스타샤의 손을 끌어 자신의 물건을 쥐게 했다.

은어처럼 곱게 뻗은 차가운 손이 뜨거운 심볼을 감싸 쥐는 것이 느껴진다.

“아직도 안까지 푹 젖어 있잖아. 조금만 솔직해지면 되는 거야. 잠깐만 잊어버리면 되는 거야. 나는 네가 얼마나 음탕한 여자인지 잘 알고 있어. 이대로 푹푹 긁어내다가 네가 좋아 죽을 때까지 쑤컹쑤컹 해 줄게.”

악마의 속삭임처럼 달콤한 그의 목소리가 뒷머리의 잔털을 훑을 때마다 온몸에 쭈뼛쭈뼛 소름이 돋는다.

하지만 그의 의도대로 놀아나는 것은…

“하아아앙…!!!!”

기아 상태로 굶주려있던 아나스타샤의 틈새, 애액으로 안까지 모두 불어있는 점막을 휘진의 자지가 굽이굽이 침투했다.

볼륨, 온도, 두께 감 그 무엇을 봐도 손가락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두꺼운 살덩이에 아나스타샤는 꼬리뼈가 저릿저릿 아려오는 것을 느꼈다.

고작 부드럽게 물건을 밀어 넣은 것만으로 갈 것 같다. 절정 해버릴 것만 같았다.

“넣기만 해도 이 정도인데 움직이면 어떻겠어?”

“하우우욱…♡”

손톱을 잔뜩 세운 아나스타샤의 손이 허리를 잡은 휘진의 팔뚝을 파고든다.

더 움직여 주었으면 좋겠다. 더 격렬하게 이 답답한 성욕을 불태워줬으면 좋겠다.

“싫으면 말고.”

“잠깐만…”

대답할 시간도 없이 다시 물건을 빼내는 휘진.

뱃속을 가득 채웠던 그의 것이 사라지자 아랫배가 두려울 정도로 허전하다.

3일을 굶은 상태에서 진수성찬의 냄새만 맡은 기분이다.

“왜?”

“…넣어줘.”

귀족의 자존심과 미카엘을 향한 절개. 그것을 뛰어넘은 것은 안타깝게 허덕이는 암컷의 본능이었다.

마지못해 입술을 달싹이는 아나스타샤는 애가 타는 듯이 교태를 부렸다.

“네가 넣고 싶으면 스스로 움직여봐.”

벌러덩 천장을 향해 누운 휘진.

달빛이 주는 어스름한 조명 속에서도 유독 그 존재감을 우뚝 드러낸다.

상체를 일으킨 아나스타샤는 주춤주춤 휘진의 다리께로 내려갔다.

다른 자세한 것은 생각할 수 없다.

아니 의도적으로 그녀가 떠올리지 않으려는 것이다.

지금 당장은 기분 좋아지는 것으로 만족한다, 그 외의 모든 불순물을 아나스타샤는 억지로 밀어냈다.

“하읏….”

말을 타듯이 그의 허리 위에 올라탄다.

이 외도에 철저하게 호응하는 듯한 태도가 그녀의 죄악감과 동시에 흥분을 가속시켰다.

“아직도 제법 능숙하네?”

“하읏… 전부 당신 탓이야…”

벌거벗은 휘진의 알몸에 포개지듯이 올라탄 아나스타샤는 그녀의 성격처럼 섬세하게 허리를 털었다.

두 손은 그의 목을 끌어안은 채 대면좌위로 부드럽게 움직이는 아나스타샤는 이미 처녀적의 모습이 생각나지도 않을 만큼 요염하기 그지없었다.

상하로 꺾이듯이 자궁 경부에 문질러지는 고기의 창.

꾸욱꾸욱 눌러지며 온몸이 저릴 정도로 난무하는 쾌감의 폭주.

“전부…!! 전부!! 당신이 잘못한 거야!! 하윽… 난 아무 잘못도 없어…!!”

깔끔하게 제모 되어 가림막이 없어진 맨들맨들한 보지는 더욱 예민하게 그의 모든 것을 느꼈다.

한 번 움직일 때마다 가벼운 엑스터시를 느끼며 아나스타샤는 허리를 돌려갔다.

“히이이이익…♡♡♡♡”

“옳지, 이제야 좀 솔직해지네.”

“나는…나는… 잘못 없어엇…♡♡♡”

억류되어있던 쾌감의 응축이, 댐이 무너지듯이 콸콸 쏟아 들어온다.

온몸의 모공 하나하나의 털이 모두 쭈뼛 서버리는 것 같다.

강박적으로 스스로의 무고함을 중얼거리면서도 아나스타샤는 그 어떤 창녀보다 음란하게 말을 타고 있었다.

잘 숙성된 아나스타샤의 안쪽은 찌를 때마다 파르르 경련하며 휘진의 자지를 맞이했다.

누덕누덕 녹아내린 점막이 애액과 얽혀 음란한 소리를 자아낸다.

무수한 절정과 정액을 갈구하는 움찔거림은 덤이다.

한참을 허리 위에서 자지러지는 아나스타샤의 모습을 보며, 휘진 역시 알 주머니가 뿌듯해짐을 느꼈다.

그렇게 싫다 싫다 노래를 부르더니 결국 허리 위에서 춤을 추는 아나스타샤.

육중한 가슴이 중력을 거스르며 출렁거리는 모습은 그리웠던 풍경이기도 했다.

연 분홍빛의 유두를 가볍게 쥐어 짜주자 고개를 뒤로 젖히며 또 한 번 절정을 맞이한다.

“안에 싸도 돼?”

“하응…안 돼 오늘은… 위험한 날이야… 밖에 내 줘…!”

허리가 활처럼 휜다는 표현이 무엇인지를 몸소 보여주던 아나스타샤는 휘진의 말에 황급하게 정신을 되찾았다.

마약을 하다 일어난 사람처럼 풀려버린 눈, 말을 저렇게 하면서도 여전히 허리의 움직임을 멈추지 않는다.

아마 본인도 눈치 채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

한계까지 억눌렸던 암코양이 같은 육신이 무의식에 움직이며 정액을 갈구하고 있다는 것을.

거기서 휘진은 아나스타샤의 두툼한 허벅지를 단단히 붙잡았다.

적당한 근육과 지방으로 훌륭한 떡감을 선사하는 아나스타샤의 신체 중에서도, 당연 이 허벅지는 일품이었다.

손자국이 남을 정도로 그녀를 단단히 붙잡은 휘진은 허리를 쳐올린다.

“하앙…!!!!”

아마 옆집까지 들릴 정도의 커다란 목소리로 자지러지는 아나스타샤.

아까 와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격렬하게 위에서 아래로 올려치는 그의 맹공에 아나스타샤는 상체를 휘진에게 바짝 붙인 채 허물어졌다.

이제 슬슬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 휘진은 본격적으로 아나스타샤를 음어로 농락하기 시작했다.

“뭐야? 그렇게 정조를 지킨다고 뻐팅기더니 결국 좋다고 자지 위에서 춤을 추잖아?”

“하윽… 하지 마… 그런 말 하지 말아줘…♡♡”

“무슨 빵을 굽는다고 설치는 거야? 그냥 창관에 들어가면 슐레스비 최고의 창녀가 될 수 있었을 텐데. 넌 진짜 소질이 있어.”

“우우우우우우♡♡♡”

그의 잔혹한 매도가 귓가에 바싹 파고들 때마다 아나스타샤는 몸이 저릴 정도로 떨리는 것을 느꼈다.

후작가의 금지옥엽, 타고난 미모와 까탈스러운 성격 탓에 그 누구도 그녀에게 함부로 대하지 않았다.

남자들은 자신의 호의를 사기 위해 설설 기었으며, 얼굴을 찌푸리기만 해도 쓸개까지 내줄 양 아양을 떨어왔다.

남편이 된 미카엘 역시 그녀에겐 언제나 조심스러운 태도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이 남자는 어떠한가?

가장 비참한 방법으로 음행의 끝을 맛보게 해준다.

상대방을 가장 비참한 구렁텅이까지 몰고 가는 그의 언행이 아나스타샤에게는 일탈의 기폭제였다.

이젠 저항이 무의미해 질 정도로 헐겁게 변한 아나스타샤의 보지는 휘진의 침입에 속수무책이었다.

자궁 끝까지 정액을 쏟아 부을 기세로 파고드는 그의 물건을 애써 밀어내려던 아나스타샤의 몸은 저항의 기력을 잃었다.

“제대로 안 조일래? 1타 창녀의 길은 멀고 험난하다고 아샤. 이 정도로 늘어지면 내가 기분이 안 좋잖아?”

“아욱…!! 아욱…!!”

휘진의 매서운 손바닥이 아나스타샤의 엉덩이를 다시 두드린다.

기절 직전까지 내몰려 근육이 풀려있던 아나스타샤의 점막이 제 정신을 차린 듯이 다시 조여 온다.

더불어 그의 물건이 아나스타샤의 내부에서 더더욱 존재감을 드러냈다.

“커다래… 너무… 기분 조아아앗…!!”

“잘 기억해 둬. 네가 아무리 다른 남자의 여자가 되어도 네 몸은 내꺼야. 내가 제일 잘 알아. 나만이 널 가장 기쁘게 할 수 있어.”

“히이익…!! 맞아… 내 보지는 당신거얏…♡♡”

반쯤 정신을 잃은 아나스타샤는 몸이 붕 떠오르는 것을 느끼며 휘진의 농락에 적극적으로 동조하기 시작했다.

지금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제대로 알 도리도 없다.

그저 수용돌이 같은 쾌감에 휘말리며 조각도 남지 않는 난파선이 되는 것 같은 기분.

“3일 동안 철저하게 범해줄게. 미카엘이랑은 평생이 가도 못 겪을 진정한 어른의 섹스로 말이지.”

“조아…!! 좋아앗…! 그렇게 해줘…!!!”

“미카엘한테 사과해 두는 게 좋지 않겠어? 널 생각하면서 힘든 일도 마다 안 했던 남편인데. 넌 지금 내 위에서 이렇게 불륜섹스나 하고 있잖아?”

“미안해요…!! 미안해… 당신…!! 하지만… 나… 기분이 너무 좋아서엇…!!!”

백자 같은 아나스타샤의 몸이 뻣뻣하게 굳었다.

절정에 절정이 겹쳐서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쾌감의 폭포가 쏟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한 채 꺽꺽 거리는 소리를 내는 아나스타샤.

멍하게 허공을 더듬는 눈동자에는 새하얀 절정의 신천지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대로 임신시켜 줄 테니까. 자궁 바짝 내리라고.”

“싫어… 싫어… 다…당신의 아이… 따위… 갖고 싶지 않아…”

어마어마한 쾌락의 반동으로 멍하게 중얼거리는 아나스타샤의 뱃속 바짝 휘진은 귀두를 붙였다.

-푸슛!!!

무서운 기세로 하얀 씨앗을 방출하는 휘진의 자지.

매섭게 퍼진 백탁은 아나스타샤의 좁은 틈을 끝까지 꼼꼼히 매웠다.

“하아아아앙♡♡♡♡♡”

그 뜨거움에 다시 한 번 색기 어린 비명을 내지르는 아나스타샤는 그대로 휘진의 가슴팍에 엎어졌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