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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에 넘어가자 시간정지 능력이 생겼다-110화 (110/154)

110화 다시 만난 귀족영애(5)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나스타샤는 결코 휘진을 이길 수 없을 것이다.

휘진에게 아나스타샤는 공략이 이미 끝난 대상이다.

어디가 약점이며, 어떤 타이밍에 절정을 맞이하고, 어느 곳을 쑤셔주었을 때 가장 달콤한 목소리를 자아내는지.

그간 무수한 섹스를 통해 그녀를 알아왔다.

“항…하아앗…”

“가볍게 쑤컹쑤컹 하자마자 가버리려고 하면 내가 주니어를 쓸 수가 없잖아.”

침대 시트를 쥐어뜯으며 몸부림치는 아나스타샤의 빨간 엉덩이엔 휘진의 발이 얹어져있다.

이미 정복을 끝냈다라고 단언하는 듯 그의 발가락은 무례하게도 아나스타샤의 질 구멍 앞쪽을 쑤셔대고 있었다.

손가락과는 다른 굵기, 이제껏 당해왔던 애무 중 가장 모욕적인 그의 행동은 아나스타샤를 안절부절못하게 만들었다.

엄지발가락이 그녀의 틈새에 파고들어 조금씩 움직일 때마다 아나스타샤는 엉덩이를 들썩이며 가벼운 탄성을 내뱉는다.

처음엔 삽입 한 상태로 탬포 조절을 해 절정을 컨트롤할 예정이었지만, 아나스타샤의 몸은 상상이상으로 굶주려 있었고 민감해져 있었다.

넣자마자 허리를 굽히며 보지를 꽉 조여 오는 통에 하마터면 그대로 그녀를 해방시켜줄 뻔한 것이다.

질 안쪽은커녕 G스팟도 원활히 자극하지 못하는 발가락 정도라면 충분히 아나스타샤를 애태울 수 있다.

덤으로 채워지는 가학심은 덤이다.

엎드려서 엉덩이를 내밀고 누운 여자의 흐물흐물한 구멍을 더러운 물건을 취급하듯이 발로 애무한다.

이 사용법은 아나스타샤에게도 굉장한 굴욕을 선사했다.

“머리카락가지고 뭐라 했으면서, 그렇게 애액으로 시트를 더럽히는 건 괜찮나?”

“시…시끄러워…”

“앞으로 이 침대에서 미카엘이랑 할 때마다 내가 생각날 정도로 철저하게 더럽혀줄게.”

“나…나는 아무렇지도 않아!!”

아직까지도 이런 당찬 모습이 대단하기도 하여 휘진은 꾸욱 아나스타샤의 엉덩이를 밟아주었다.

지방으로 채워진 말캉한 물 풍선을 밟는 느낌, 더불어 아나스타샤의 버둥거림이 더욱 거칠어진다.

이제 슬슬 항복해줬으면 싶겠는데, 아까부터 거시기가 터질 것 같다.

그래, 니가 언제까지 그렇게 버티나 보자.

아무래도 조금은 계획을 수정해야 할 필요를 느꼈다.

주도권을 잡고 있는 것은 어디까지나 이쪽이다.

“야, 얼굴 이리로 돌려.”

휘진은 아나스타샤를 바로 앉게 하고 그녀의 앞에 섰다.

곱고 단아했던 얼굴이 안타까움과의 싸움으로 인해 엉망이다.

입매는 녹아서 흐물거려 칠칠치 못하고, 눈물로 화장이 번져있고, 잔뜩 상기된 두 뺨에는 눈물자국이 선연하다.

“가고 싶어?”

그 모습을 사랑스럽다는 듯이 쓰다듬으며 휘진은 자지를 휘둘러 아나스타샤의 뺨을 툭툭 쳤다.

흡사 소변기에 소변을 보고 오줌을 터는 행동이다.

하지만 아나스타샤는 비분하며 소리를 지르는 대신, 자신의 얼굴을 스치고 지나가는 그의 물건에 시선을 고정했다.

애써 다른 곳을 보려하는 듯하지만 이래서야 시간문제이긴 하다.

“절대로…”

이내 정신을 차린 듯이 입술을 단단하게 굳히고 본능에 저항하는 아나스타샤.

이쯤이면 오기가 생긴다.

“많이 해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알지? 가슴으로 해.”

아나스타샤는 대답하지 않은 채로 에이프런을 벗었다.

중력에 의해 둔중하게 흔들거리는 유방을 두 손으로 조심스럽게 받쳐 든 아나스타샤는 상체를 기울여 휘진의 물건을 감쌌다.

민감한 맨살에 울퉁불퉁한 핏줄이 돋은 그의 물건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자신의 심박만큼이나 고동하고 있는 맥박도, 그의 사타구니에 비벼지는 젖꼭지에서의 쾌감도, 부정하기 힘들 만큼 익숙한 것들.

새삼스럽게 정신없이 파들거리는 뱃속의 욕화를 느낀다.

지금 이걸 안에 넣는다면 어떻게 될까?

이성의 필터링을 뚫으며 분출되는 순수한 욕망의 사념.

“입 벌려.”

“엣…!!”

하지만 더 이상은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아까부터 사정을 꾹 참고 있던 휘진은 벨벳보다 부드러운 맨 가슴의 감촉에 그대로 사정을 시작한 것이다.

왕에게 진귀한 물품을 진상하듯이 자신의 젖가슴을 올려 받친 아나스타샤의 입 안으로 거세게 정액이 튀어나가기 시작한다.

그 기세가 워낙 강했기 때문에 입술이나 코끝, 양 뺨에까지 정액이 튀어나갔다.

바로 눈앞에서 껄떡거리며 욕정의 씨앗을 토해내는 자지를 아나스타샤는 얼떨떨하게 바라보았다.

입안에 탁하게 번지는 씁쓸한 남성의 향기가 돌연 그녀의 여성성을 자극한다.

“자, 이제 볼일 끝났어. 밥이나 해줘.”

청아한 그녀의 얼굴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었다는 것에 어느 정도 만족감을 느낀 휘진은 휘파람을 불며 옷을 챙겨 입는다.

아나스타샤는 무슨 말을 하면 좋을지 알 수 없는 심정이 되었다.

그의 씨앗을 자궁 깊이까지 받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그녀에겐 다행인 일이다.

하지만 마음속에 데굴데굴 굴러다닌 허망함과 상실감은 보상 받을 길이 없는 것일까?

그녀의 복잡한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아나스타샤를 바라보는 휘진.

“그거 닦지 마.”

“뭐?”

“모처럼 얼굴에 단백질 팩해줬는데 아깝잖아.”

“싫어 찝찝해.”

아나스타샤는 주섬주섬 다시 앞치마를 두르고 시큰둥한 표정으로 휘진을 따랐다.

◈          ◈          ◈

식탁의 분위기는 굉장히 어색했다.

일단 완벽한 양복을 갖춰 입은 남자와 알몸에 에이프런만 걸친 여배우 뺨치는 여자가 한 식탁에서 밥을 먹고 있다는 것.

이 아스트랄한 광경부터 무언가 잘못된 것이다.

“생각보다 엄청 맛있네? 너 요리도 할 줄 알아?”

“간단한 것만. 숨어사는 주제에 요리사를 고용할 수는 없잖아.”

“미카엘이 좋아하겠네.”

“자꾸 그 사람 이름 들먹이지 말라고.”

입맛이 떨어졌다는 듯이 포크를 탁하고 내려놓은 아나스타샤는 식탁에서 일어났다.

이렇게 마주보고 밥을 먹는 것 만해도 당장이라도 체할 것 같다. 불쾌감에 목구멍으로 넘어간 생선들이 경련을 일으키는 기분이었다.

계단을 통해 욕실로 들어간 아나스타샤.

그에게 더럽혀졌던 몸을 당장이라도 씻을 요량이었다.

엉덩이를 닦으려 손을 내리자 그의 손자국 그대로 울긋불긋 부어오른 상처들이 느껴진다.

조금만 참으면 되는 거다.

이렇게 스스로를 다잡은 아나스타샤가 한숨을 내쉴 때 욕실의 문이 열렸다.

“날 씻겨주려고 미리 들어와 있다니, 제법 학습이 잘 되어있네.”

“썩 꺼져.”

“왜 이러시나? 무섭게.”

“방금 전에 쌌잖아?”

“정력제 2개 더 먹고 왔어.”

휘진의 얼굴을 보자마자 정색하는 아나스타샤.

그러나 휘진은 오늘도 개의치 않고 아나스타샤의 젖가슴을 주물럭거렸다.

진짜 이 감촉만큼은 일품이다. 당장이라도 달라붙어서 빨아재끼고 싶다.

제대로 가릴 생각도 하지 않는 아나스타샤, 그만큼 그의 행동에 익숙해 져 있는 것이다.

“사실 딱히 뭘 할 생각은 아니고 예전 첫 만남 때 했던 것처럼 진실 게임이라도 하려고.”

“당신 일부러 날 애태우려는 거지? 내가 스스로 당신에게 다리를 벌리며 애원할 때까지.”

“당연한 일을 대단한 걸 발견했다는 듯이 말하네?”

“단언할게, 절대로 그럴 일 없어.”

이 말은 휘진에게 내미는 선전포고이기도 했지만 자기 자신을 다잡는 말이기도 했다.

그걸 얼추 알고 있는 휘진은 더는 유예를 두지 않고 아나스타샤에게 명령했다.

“세면대에 올라가서 다리 벌리고 앉아.”

서양답게 건식욕실은 널찍한 세면대가 있었다. 아나스타샤는 별 다른 말대꾸 없이 세면대에 올라가서 다리를 벌린다.

아직까지 이렇게 밝은 곳에서 부끄러운 곳을 보여주는 것에 저항감이 있는지 마지막에 조금 망설이긴 했지만 말이다.

샤워하며 애액으로 질척거렸던 내부까지 씻어낸 아나스타샤는 입술을 꾹 다물고 허벅지 양쪽을 잡아 벌렸다.

아까보다 훨씬 더 벌어진 구멍과 거뭇거뭇한 음모가 물에 젖어 미역같이 하늘거린다.

“자, 그럼 가만히 있어.”

“잠깐만! 뭐하려는 거야?”

그새 어디서 챙겨왔는지 면도기를 꺼내는 휘진에 아나스타샤는 기겁을 하며 묻는다.

“박음직스럽게 맨들거리는 빽보지를 만들어 주려고. 미카엘에게 보내는 소소한 선물이지.”

“미친 새끼… 진짜, 어디까지 하려는 거야?”

이번에도 미카엘을 들먹이는 휘진.

아나스타샤가 경기에 가까운 거부감을 보이니 오히려 자꾸자꾸 말하고 싶어진다.

그녀가 죄책감을 갖고 있는 부분을 건드릴수록 그곳을 더럽히고 있다는 실감이 나니까.

왜 흰 눈이 오고 아무도 밟지 않는 설원은 반드시 밟아주고 싶어지잖아.

휘진은 미카엘의 것으로 보이는 쉐이빙 크림을 아나스타샤의 보지에 골고루 발라주었다.

단전 부근의 털부터, 다른 여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두툼한 둔덕의 사이사이까지. 원체 체모가 많지는 않기 때문에 그렇게 많은 양을 쓸 것도 없었다.

“가만히 있어야 된다? 나도 처음해서 삑 사리나면 큰일 나.”

“진짜, 진짜 조심해서 해야 돼?”

여성이란 역시 날붙이를 무서워하는 것일까? 외날 면도기의 차가운 면이 살에 닿자 아나스타샤는 작고 귀엽게 히익 하는 소리를 내었다.

매사에 이런 반응이면 더 괴롭힐 맛이 있을 것 같다.

하얀 거품에 묻어 흐물흐물해진 음모를 조심스럽게 깎아낸다. 워낙 날이 잘 드는 것인지 작게 사각 거리는 소리만 날뿐, 뻣뻣한 느낌이 전혀 없다.

이대로 뻘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아쉬워 아나스타샤에게 몇 가지 질문을 해보기로 했다.

질투심 같은 건 별로 없긴 한데 미카엘이 아나스타샤를 잘 간수하고 있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몇 번을 물어보는지 모르겠네. 아샤. 미카엘이랑은 일주일에 몇 번 정도 해?”

“그 질문 싫다고 했잖아.”

“예쁘장한 보지 다치기 싫으면 좋게 좋게 대답해.”

마음에도 없는 협박을 하자 아나스타샤는 마지못해 입을 연다.

그녀 역시 이 협박이 진심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어차피 집요하게 물어 볼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리라.

“…3번에서 4번.”

“그것 밖에 안 해?”

“그 사람은 날 아껴주니까.”

“기특하네. 누구는 이렇게 외간 남자 앞에서 빽보지 면도나 하고 있는데.”

“당신이 강제로 하고 있는 거잖아!!!”

성량이 좋은 아나스타샤의 목소리는 욕실을 쩌렁쩌렁 울린다. 뻔한 도발에게 그야말로 뻔하게 넘어오는 아나스타샤가 귀여울 따름이다.

“뭐 그렇다 치고, 나보다 잘하냐?”

“당신 따위랑은 비교도 안될 만큼 잘해.”

“오호, 오기가 좀 생기는데.”

이에 대한 반격이 겨우 뻔히 보이는 거짓말이라는 것도 귀여움에 가산점이다.

이렇게 까다로운 여자를 미카엘 같은 순둥이가 만족시킬 수 있을 리가 없지. 사실 섹스했을 때 리액션 받아내는 게 제일 어려운 것이 아나스타샤이니 말이다.

“좋아 이제 씻어내자.”

물을 한번 끼얹자 크림에 달라 붙어있던 잔털들이 깔끔하게 쓸려나갔다.

이에 모양 좋은 아나스타샤의 보지가 생생한 민낯을 드러낸다.

“네 보지도 이제 좀 솔직해 졌는걸.”

“난 당신 그런 점이 제일 싫어. 매일 이상한 말 하는 거.”

퉁명스럽게 답하지만 저렇게 샐쭉하게 입술을 내밀 때가 아나스타샤가 가장 부끄러울 때 짓는 표정이다.

“그런 것치곤 클리도 빼꼼 삐져나와서 인사하는데?”

아나스타샤는 얼굴을 붉히며 다리를 오므리고 가랑이를 가렸다.

그의 시선과 더 없이 조심스러운 손길을 맞이하며 아까 채 연소되지 못했던 정욕이 다시 들끓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 결과 완전히 훤해진 아나스타샤의 클리토리스는 표피를 비집고 휘진에게 살갑게 인사하고 있던 것이다.

“다리 다시 벌려.”

낮은 그의 목소리에 두근거리기 시작한 심장의 고동을 느끼며 아나스타샤는 조심스럽게 꽉 다물려있던 허벅지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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