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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에 넘어가자 시간정지 능력이 생겼다-95화 (95/154)

95화 대공님과 첫날밤(7)

떨어지는 한 방울의 물방울은, 언젠가 바위를 뚫는다.

미력한 그 움직임도 그 횟수에 횟수를 더해가다 보면 백년이 지나도 불변일 것 같은 돌덩이를 깎아낸다.

하물며 인간의 몸이어서야.

물방울이 아니라 격동적인 고기의 창이, 바위가 아닌 흐물거리는 여성의 약점을 집중 공격했을 때.

그 여파는 언제나 휘진의 상상을 초월했다.

“아윽! 아아아악!! 히이이익…!!”

위에서 허리를 기조로 위에서 아래로 깊숙하게 찔러 넣는 일격.

만약 이세계에 RPG 알림창이 떴더라면 ‘치명상’이라는 문구가 수십 번은 떠올랐을 것이다.

처음 만났을 때의 고귀한 모습, 절벽 위의 얼음 꽃을 연상시키던 그녀의 모습은 없다.

몸 구석구석을 태우는 관능의 불길이 아슌푸틀 안에 깊숙이 잠겨있던 여성의 기쁨에 사정없이 불 지피고 있었다.

키스만으로 온 몸을 떨던 순진한 입술에 터져 나오는 것은 진정한 남성의 성감을 자극하는 달콤한 교성.

방금 전까지만 해도 처녀이던 그녀의 것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애달픈 태내의 움찔거림이 정액을 쥐어짜려는 듯 요동친다.

“무서워… 무섭네… 그만… 그마아안…!!!”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조차 없게 된 아슌푸틀은 연거푸 파도처럼 왕복하는 쾌락에 전신을 바르르 떨었다.

머리가 하얗다.

머리 가득 향긋한 차원(茶園)이 된 것처럼 만개한 절정의 꽃잎에 아슌푸틀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언제나 추상적인 것을 위에, 피상적인 현상을 아래로 놓았던 그녀이다. 이런 식으로 이성을 날려버리는 말초적인 감각에 대해 본능적인 거부감을 품게 마련.

하지만 그것을 상회하는 그저 달콤하고 달콤한 행복감.

잘 익은 파이에 몇 번이나 꿀물을 덧바르듯 겹쳐오는 그의 움직임은 그러한 불안감마저 천천히 감미로움으로 승화시켜갔다.

“히이이이익♡♡♡♡”

마침내 급격한 상승 곡선을 이루던 아슌푸틀의 절정도가 그 정점을 찍는다.

자궁이 찌릿거릴 정도로 강렬한 극치(極値)의 환희가 소리보다 빠르게 온 몸에 펼쳐진다.

묵묵하게 아슌푸틀의 섬세한 육체를 음미하며 아슌푸틀을 찍어 누르던 휘진은 갑자기 시작된 내벽의 꿈틀거림에 당황했다.

좁은 입구를 지나면 또다시 좁은 질 벽.

그 끝자락에서부터 강렬한 압박감이 전신을 조이듯 휘진 주니어를 조여 오는 것이다.

“크윽!”

아까부터 살짝 살짝, 아니 이실직고하자면 매우 빈번히 의지를 벗어난 사정감을 느끼긴 했다. 그렇더라도 이 정도의 느낌은 예상하지 못했다.

귀두 전체를 빨아들이는 내벽의 움찔거림, 잔뜩 굶주려있던 대공의 육체의 매달리는 착즙에 그만 호흡조절 할 타이밍을 놓치고 만 것이다.

아직 완벽하게 마음의 준비를 하기도 전인데, 새하얀 물줄기가 대공의 질 내부를 두드린다.

“하아악…!!! 뜨거….♡”

손톱을 세운 채 상체가 낮아진 휘진의 등을 꽉 붙잡는 아슌푸틀의 교접부에서 몇 번이나 움찔거린 자지는 끝내 막힌 숨을 토해내었다.

“하아… 좋았다 너도 좋았지?”

그간 야설이나 미연시에서 많이 보긴 했지만 사정의 쾌감이 극에 달하면 눈앞이 하얗게 변하는 걸 실감하기는 처음이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머리를 진정시키며 휘진은 아슌푸틀에게 상냥한 목소리로 물었다.

“…”

하지만 대답은 들려오지 않는다.

생전 처음 느껴보는 방대한 쾌감의 물류는 아슌푸틀의 쾌감 신경을 모조리 부하시키는 것도 모자라 정신까지 잃게 만들어버린 것이다.

휘진은 조용히 그녀의 내부를 꽉 채우던 물건을 빼냈다.

너무 빡시게 굴린 탓에 한 번의 사정으로 꼬물꼬물해진 휘진 주니어는 힘없이 보지의 틈새에서 기어 나온다.

보통 들려오던 욕실 배수구를 뽑는 듯한 경쾌한 소리도 나지 않았다.

빨갛게 충혈 되어 번들거리는 아슌푸틀의 틈새로 소리 없이 백탁이 흘러내린다.

평소라면 그저 정복욕으로 가득 찼을 휘진의 마음에 이상한 바람이 불었다.

먼 훗날 그녀가 아이를 갖게 되고 따뜻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게 되는 환상.

평생 미혼주의의 신봉자이던 휘진이 결코 할 수 없는 생각이다.

“별 생각이 다 드네.”

훌훌 고개를 털어 상념을 떨쳐낸 휘진은 아슌푸틀을 찬찬히 바라보았다.

다행히 호흡은 고르다.

아직까지도 빳빳하게 굳어있는 유두. 그 아래의 가슴이 호흡을 따라 희미하게 부풀어 오르는 것을 봐선 당장 죽거나 한 것 같진 않다.

무슨 섹스 병기도 아니고 절정만으로 심정지를 이끌어 낸다면, 그건 그것대로 무서울 것 같다.

여기서 사라져버리는 것은 남자로서의 도리가 아니다.

그 전까지 열심히 구애를 해 놓고 본 게임이 끝나자마자 사라져버린다면 무슨 원망을 듣게 될지 모른다.

따라서 곧바로 2차전이다.

휘진은 만족스럽게 애액과 정액이 섞여 번들거리는 휘진 주니어를 슬슬 문질렀다.

일어나라.

최고급 호텔 뷔페에 왔으면 토해서라도 뽕을 뽑아야지.

아슌푸틀의 가녀린 발목을 잡고 침대의 가장자리까지 끌어내린 휘진은 그대로 그녀의 몸을 뒤집었다.

둥글게 솟아있는 귀여운 엉덩이와 등줄기를 타고 일직선으로 곱게 뻗은 기립근.

하얀 달덩이처럼 유려하게 솟아 있는 엉덩이는 아슌푸틀 역시 뒤치기의 승차감이 좋을 것을 예견해 오는 듯했다.

“모처럼 정리해준 머린데 아깝구먼.”

단지 포니테일이었던 머리가 이불과 부벼지는 바람에 잔뜩 흐트러진 게 유일한 흠이다.

“그럼 정리를 해줘야지.”

있으나마나한 머리끈은 풀어버린 채 두 갈래로 머리를 길게 나눈 휘진은 양쪽을 잡았다.

그리고 불현 듯 떠오른 굿 아이디어.

휘진은 재빨리 그녀의 방 한 구석의 화장거울을 가져와 아슌푸틀의 앞에 세워두었다.

이렇게 한다면 뒤치기 상태여도 표정을 고스란히 볼 수 있으니까.

이게 바로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라는 것이다.

“아슌푸틀 환자. 의식이 없네요?”

러브러브한 섹스도 물론 그 나름의 가치가 있다고는 하지만 역시 휘진은 휘진이다.

한 발 빼고 나자마자 좀 전에 자신이 했던 오글거리는 말투의 반동으로 평소로 돌아온 그는 의사를 흉내 내며 아슌푸틀의 다리 사이로 비척비척 내려갔다.

즉 아슌푸틀은 도마 위의 생선처럼 침대에 엎어져 있고 무릎은 바닥에 닿아있다.

반대로 휘진은 아슌푸틀의 머리카락을 마치 고삐처럼 잡은 채 땅을 딛고 서있다.

후배위에서 약간 변형된 자세.

이 자세에 휘진과 아슌푸틀의 키 차이라면 제법 깊숙한 곳까지 침투가 가능하리라.

“히토크라테스 선서문을 낭독한 의사로서 간과할 수 없군요. 주사 넣겠습니다.”

어느새 신품처럼 꽉 다물려 백탁을 질질 흘리고 있는 아슌푸틀의 꽃잎에 귀두를 비비적거린다.

두 손을 사용하지 않은 채로 허리와 엉덩이의 높이만을 조절해 삽입하는 고난이도 컨트롤.

생각보다도 훨씬 견고한 아성인 탓에 몇 번이고 뱉어진 휘진의 자지는 그의 초인적인 집중력 끝에 원활한 삽입각을 찾아서는 매끄럽게 들어간다.

-쑤욱!

“흐으음…”

입구만 맞추자 처음보다 훨씬 매끄럽게 빨려 들어가는 휘진 주니어. 그러나 찰싹 달라 붙어오는 명품 보지는 여전하다.

작살에 맞은 은어처럼 퍼득 튀어 오르는 아슌푸틀의 몸.

그러나 의식이 있을 때에 비하면 훨씬 점잖은 반응이다.

그저 움찔거리며 콧소리를 흘리는 것에 그쳤으니까.

“환자 아직도 의식이 없습니다. 이럴 수가! 내 페니스 서렌지가 먹혀들지 않다니! 에라이 시벌…”

혼자서 가성으로 간호사와 의사의 역할을 하던 휘진은 이내 현자타임이 온 듯 묵묵히, 그러나 지금까지 닿아오지 않았던 아슌푸틀의 고결한 자궁경부까지 천천히 자지를 밀어 넣었다.

허벅지와 바짝 맞닿은 볼기살이 푸딩처럼 탱글거리는 것이 아주 식욕을 돋운다.

깨어 있을 때에 비해 현저히 적은 아슌푸틀의 생리반응은 휘진이 조금 더 느긋하게 그녀의 속살을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솔직히 아까는 그냥 싸지 않는 것만으로도 벅찼지만 의식이 없이 늘어진 그녀의 몸은 한결 수월하게 그의 물건을 받아들였으니 말이다.

“마침 손잡이도 있으니 알차게 써줄게.”

머리가 당겨지자 턱이 자동으로 들리며 아슌푸틀의 얼굴이 거울에 비친다.

살짝 찡그려진 미간, 아직까지 눈물이 맺힌 속눈썹, 오똑한 코와 얼굴의 절반은 차지하는 큼지막한 눈 태까지.

기절 상태인 탓에 살짝 벌어진 입에서는 달뜬 한숨이 촉촉하게 배어나오고 있다.

그 얼굴을 똑똑히 볼 수 있게, 그러면서도 아슌푸틀이 쉽게 깨어나지 않게 적당히 힘 조절을 한 휘진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

-턱

둔탁한 소리로 부딪히는 살덩이들.

감미로운 그녀의 내부가 이번엔 상냥하게 귀두 전체를 휘감는다.

날숨 도중에 갑자기 뱃속 깊은 곳에 자지를 찔려버린 아슌푸틀의 입에서‘학’하는 작은 숨소리가 새어나왔다.

“쿠후우우…”

점차 빠르게 속도를 올리는 메트로놈처럼 박자를 타는 휘진.

그 아슌푸틀 대공의 양갈래 머리를 마치 고삐처럼 잡은 채 좋을 대로 능욕하는 전능감이 가벼운 자아도취를 일으킬 정도이다.

무의식 상태에서도 미묘하게 변해가는 그녀의 표정.

눈가는 파르르 떨리고, 반쯤 벌려진 입의 새빨간 혀가 그녀의 거칠어지는 호흡에 맞춰 헐떡거린다.

당장이라도 최고 속도로 담금질을 하고 싶은 마음을 애써 억누르며 천천히 그녀의 반응을 살펴가는 휘진.

“으응으으읏…!!!”

칭얼거리는 정도의 소리에서 갑자기 성량을 높인 아슌푸틀의 단말마가 기분 좋게 귓가를 울린다.

“깼어?”

“하아아아앗…하아…자네… 뭐하는 겐가…!!”

지금의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은 듯이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아슌푸틀은 발정난 고양이처럼 교태어린 울음소리를 토해며 휘진에게 물었다.

“아슌푸틀이 잠깐 정신을 잃어서 나 혼자 깨우고 있었지.”

“이…거울은 또… 이건…!!!”

아슌푸틀은 놀란 토끼눈을 한 채로 시계(視界) 정면의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당혹스러운 상황에 놀란 듯한, 칠칠치 못하게 녹아내려있는 모습.

“하악…!!!”

본래라면 절대로 볼 일이 없을, 잔뜩 흐트러진 스스로의 모습에 아슌푸틀의 마음에 수치심이 솟았다.

당장이라도 얼굴을 가리고 도망하고 싶지만 자궁경부를 찔릴 때마다 눈앞에서 번뜩이는 섬전은 그마저도 불가능하게 만든다.

“이런 것…!!”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자신의 치태를 바라보던 아슌푸틀을 휘진은 더더욱 거세게 압박했다.

아까까지의 것이 그냥 커피라면 지금부터 시작된 움직임은 하와이 코나 커피이다.

강직된 휘진의 물건의 혈관까지 고스란히 느껴질 정도로 그는 억지로 쑤셔 벌리듯이 아슌푸틀의 육체를 한껏 탐하고 있었다.

“너무… 추잡하네…하앙♡”

거울에 비친 것은 달콤했던 분위기로 인해 왜곡된 낭만 따위가 아니다.

육욕에 미치고 움직일 수조차 없이…

말처럼 고삐가 쥐어진 채 그의 물건을 받아내면서도 환희에 요동치는 자신의 얼굴.

너무나도 눈 돌리고 싶은 본인의 치태(恥態)가 낙인처럼 망막에 새겨진다.

상스러울 정도로 남성의 물건을 원하는 자신의 표정이 천박해서 아슌푸틀은 도리어 감정이 녹아내리는 배덕감을 느꼈다.

남자를 모르던 여자를 쾌감의 수렁에 밀어 넣어 암컷으로 만들어간다.

복잡한 듯, 기쁜 듯, 원망스러운 듯 거울 속의 자신을 바라보는 아슌푸틀의 헝클어진 자태가 너무나도 매혹적이다.

“하…와….우….흐윽…♡”

아슌푸틀의 몸속에서 좋을 대로 날뛰던 휘진의 물건이 천천히 고조된다.

“처음에 만났을 때랑은 정 반대의 상황이네? 그때는 내가 잡혀 있었는데.”

“하읏… 그런 말…하지 말게!!”

“아슌푸틀의 머리카락 무척이나 부드러워서 손잡이로는 안성맞춤인데? 이렇게 쥐어 잡힌 채로 박히고 싶어서 길렀던 거구나?”

“그럴 리가… 없지 않나…!!히잇…!!”

의식이 하얗게 번지는 와중에 들려오는 휘진의 나지막한 음어(淫語)가 대공의 수치심을 가속한다.

얄궂게도 그와 동시에 거칠게 꿈틀거리던 육체가 점차 그에게 순종하게 되어간다.

울먹이는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휘진은 극한의 속도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꺄아아악…!!”

어떤 이물의 침입도 허용치 않았던 아슌푸틀의 처녀지.

그 여리고 쫄깃한 살에 몇 번이나 박치기를 하는 그의 자지.

허벅지 근육까지 경련시키며 강제된 절정에 몸서리치는 아슌푸틀의 머리채를 휘진은 더욱 강하게 끌어당겼다.

“똑같이 안에 싸는 건 재미없고. 그냥 평범하게 보내주는 것도 재미없으니까, 조금 복잡하게 가볼까?”

아슌푸틀은 그녀의 신체가 절벽 끝에 서 있는 것을 느꼈다.

이제 조금만 더 자극이 온다면 아까와 같은 쾌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일까?

그녀의 절제력을 무시한 채 발갛게 솟아오른 욕망이 아슌푸틀을 향해 속삭인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휘진은 거기서 움직임을 멈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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