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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에 넘어가자 시간정지 능력이 생겼다-94화 (94/154)

94화 대공님과 첫날밤(6)

졸지에 침대 위에서 분만대에 놓인 자세가 되어버린 아슌푸틀.

그녀가 우려한 이상으로 질척거리게 변한 팬티는 사실상 그 의미를 잃어버렸다.

팬티는 수영복과 다르다. 습기와 닿으면 안이 고스란히 비치게 되는 것이다.

“…전부 비치지 않나…”

어느새 재빨리 주어온 베개를 꼬옥 껴안으며 불만을 토로하는 아슌푸틀.

얼굴의 위쪽만 빼꼼 내민 채 수줍어하는, 그러면서도 고분고분하게 자세를 유지하는 대공님의 모습.

휘진의 이성의 끈은 여기까지였다.

손가락 끝을 팬티 안으로 건다.

새벽이슬을 맞은 듯이 흥건히 젖어있는 아슌푸틀의 꽃잎이 손가락 뒷면으로 느껴졌다.

황급하게 숨을 삼키는 소리가 베개의 너머로 들려온다.

“흐음…”

“음….”

마침내 개장된 아슌푸틀의 비밀스러운 장소.

이게 그 베아트레아 아슌푸틀 대공의 보지다! 보지!

휘진은 난생 처음으로 여성의 음부를 보고 경건한 마음을 품었다.

솜털조차 없는 하얀 피부 위로 툭 튀어나오는 음순이 무척 두툼하게 꽉 다물려 있다.

가운데로 갈수록 그러데이션을 그리며 연분홍빛을 띠는 야한 틈새는 반쯤만 얼굴을 빼꼼 내밀고 있는 첨단의 새싹으로 화룡점정을 찍는다.

열화의 불길에 순식간에 목이 말라지는 것을 느끼며 휘진은 그 틈을 살짝 벌려 보였다.

무척이나 뜨겁다.

안쪽부터 피어오르는 습기가 겉면까지 머금는다.

최고급 디저트 위에 달콤한 시럽처럼 그 위를 장식하는 늘어진 정액 덩어리가 색욕을 더더욱 부추겼다.

좁다.

남성기의 크기가 남자에 따라 다르듯이 여자의 안쪽도 그 넓이와 모양이 천차만별이다.

아슌푸틀의 보지는 그 누구보다도 입구가 좁아 보였다.

심지어 슈슈와 비교해도 작게 느껴질 정도이니까.

이거 들어가긴 하려나?

“흐읍…”

휘진은 휘진 주니어의 끝 부분을 잡은 채 아슌푸틀의 입구에 머리를 들이밀었다.

갈라진 균열 사이로 드문드문 보이는 새빨간 이빨이 유혹하듯이 꿀물을 떨어뜨린다.

“아슌푸틀, 마음의 준비는 됐어?”

“그런 것, 이미 그대의 손에 맡긴 뒤라네.”

“한 번 더 하는 게 좋을 거야.”

충분히 공을 들인 결과 천연 윤활제가 도포되긴 했지만 슈슈의 경우에도 처음엔 무척 힘들어했다.

그녀조차 꽤나 아파했으니 아슌푸틀은 그 정도가 심하리라.

휘진의 엄포에 살짝 겁을 먹은 아슌푸틀은 쉼 호흡을 한 번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내 처음은 그대에게 바치게 되었군. 잘 이끌어주게나.”

“걱정 말아줘.”

태연한 말투이지만 끝부터 가냘프게 떨려오는 목소리는 어딜 보아도 미경험자의 것이다.

아슌푸틀의 양 허리 옆에 손을 짚은 휘진은 덮치는 듯한 자세로 천천히 허리를 밀어 넣는다.

끈적이는 점막을 헤치는 감각과 함께 귀두 끝 부분에 물컹하게 두 장의 입술이 얽혀온다.

“그… 천천히 해주게나… 역시 무섭구나.”

남녀가 할 수 있는 최고의 근접거리에서 아슌푸틀은 허리를 비비적거리며 온몸을 경직시켰다.

젖은 듯한 목소리는 그녀의 의도에 상관없이 아찔할 정도의 색기를 품고 있다. 휘진은 저도 모르게 휘진 주니어를 급발진 시켰다.

순식간에 좁아진 내부의 공간.

단 한 번도 이물의 침입을 허용하지 않았던 견고한 처녀지의 육벽을 휘진의 자지가 억지로 넓히듯이 벌려간다.

맞닿았던 살이 벌어지는 느낌과 소중히 지켜왔던 박막(薄膜)이 찢겨나가는 감각과 함께 아슌푸틀의 몸이 퍼뜩 경련했다.

오오 이게 뭐지.

아슌푸틀의 아랫배가 희미하게 부풀어 오른 것이 느껴진다.

동시에 사방에서 쥐어짜는 격렬한 압박감이 세상 매끄러운 감각과 함께 휘진의 물건을 물어뜯기 시작했다.

갑작스럽게 중간부근까지 파고든 휘진의 강렬한 피스톤 탓에 아랫배에 어마어마한 통증을 느끼며 경직된 아슌푸틀.

하얗게 치켜뜬 눈이 놀란 듯이 허공을 더듬는다.

“아파…앗…”

그 표정을 보고 휘진의 머릿속에 잠시 이성이 돌아왔다.

처음부터 이렇게 격렬하게 할 생각은 없었는데, 조졌다.

하지만 처녀막을 천천히 찢어가는 것보다 차라리 이게 나을지도 모른다는 빠른 자기합리화와 함께 휘진은 천천히 진퇴운동을 시작했다.

“하읍…!!!”

베개의 끝자락을 꽉 문채 원망스러운 시선으로 무언의 항의를 보내는 아슌푸틀.

눈매에 금방이라도 또르르 흐를 것 같은 물방울이 서러워 보인다.

허리를 뺄 때 휘진은 그만 사정해버릴 것 같은 느낌을 느꼈다.

아슌푸틀의 질 입구 아래쪽에 두툼하게 솟아올라 있는 쫄깃한 돌기.

통상의 섹스라면 거의 의식도 못하는 그 부분이 귀두의 아랫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주듯이 움찔거리는 것이다.

이것은 좁은 구멍과 큰 물건을 가진 아슌푸틀과 휘진이 만들어낸 콜라보였다.

휘진은 아까보다 한 층 더 깊게 허리를 쳐올리듯이 밀어 넣는다.

등줄기를 선연하게 훑는 쾌감.

매끄러운 듯 오도토돌한 그녀의 감촉을 느끼며 휘진은 얇게 몸을 떨었다.

아까는 벌어지지 않았던 더 깊은 안쪽이 또 다른 쾌감을 선사하며 휘진의 물건을 빨아들인다.

“하앗…!!!”

고작 그 정도의 움직임에 아슌푸틀은 베개를 뱉어내며 야릇한 교성을 내뱉었다.

성욕이란 인간의 본성이다.

이성으로 그것을 한계까지 억눌러야 했던 아슌푸틀의 보지는 이미 낯선 침입자를 환대하며 군침을 뚝뚝 흘려대는 것이다.

“잠깐…이상해…!!!”

다른 말로 하자면 그것은 아슌푸틀의 입장에선 전혀 모르는 미지의 감각이었다.

언제나 방치되어왔던 육욕(肉慾)의 반란에 당황을 넘어 차라리 공포스러운 심정이 된 아슌푸틀은 휘진을 밀어내려했다.

하지만 본 플레이에 들어간 휘진은 말을 듣지 않는다.

하물며 기다리고 기다리던 아슌푸틀의 처녀 개통식에서 그녀의 사정을 맞춘다는 것은 지극히 본능에 충실한 휘진에겐 어려운 요구였다.

아슌푸틀의 만류를 한 귀로 흘리며 그녀의 질벽 주름 구석구석을 맛볼 요량으로 자지에 온 신경을 집중시킨 휘진.

쾌감과 반발심에 오므리려는 허벅지를 반쯤 억지로 밀어 젖히며 휘진은 재빨리 아슌푸틀의 민감한 곳을 찾기 시작했다.

좁디좁은 틈에서 찔걱이는 소리를 내며 미세한 회전 운동을 하는 휘진 주니어.

휘진에게 그것은 본게임 전의 공략과도 같은 행위였지만 아슌푸틀은 그것만으로 허리를 활처럼 휘며 자지러졌다.

“아파?”

“하으으으읏…”

대답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허나 탁한 신음만을 반복하는 성대는 그녀의 의지를 무시한 채 달콤한 음색을 쥐어짜낼 뿐이다.

공포, 공포, 공포.

낯선 것은 두렵다.

지금 자신을 깔아뭉개는 휘진이, 난생처음 느껴보는 기묘한 기분을 억지로 밀어 넣는 휘진이 방금 전의 사랑을 속삭이던 그의 모습과는 겹쳐지지 않았다.

역설적으로 그런 휘진의 낯선 모습에 더더욱 매달리고 싶었다.

아니, 역시나 밀쳐내고 싶다.

종잡을 수 없게 된 아슌푸틀의 심리는 무방비하게 방류된 쾌감의 진액에 의해 엉망진창으로 휘저어진다.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은 베개를 있는 힘껏 껴안으며 휘진의 성욕을 받아내는 것 뿐.

그의 허벅지가 엉덩이와 부딪힐 때, 꽉 찬 내부가 아주 잠깐 동안 비어갈 때 그의 것으로 되어간다는 미묘한 피 정복욕이 평생을 정복자로서만 살아왔던 아슌푸틀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손…”

애달프게 헐떡이는 대공이 손을 내밀어 왔다.

“손을 잡아주게 꽉…. 하응…!!!”

손바닥을 쫙 펼쳐진 그 손에 천천히 깍지를 끼자 그것만으로도 배는 더해지는 하반신의 압박감.

더 이상은 숨기지 않기로 결심한 듯 대공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하아…하아… 하우욱… 힉…!!”

아까까지 잉크 냄새로 가득하던 침대 위는 두 남녀가 뿜어낸 체액의 향기로 뒤덮여져간다.

정액과 애액이 얽히며 나는 추접스런 교접음이 도저히 이 고상한 아슌푸틀의 것이라고 생각되지 않았기에 휘진은 더더욱 열심히 허리를 움직였다.

그저 조금 깊숙이 찔러 주는 것만으로도 내뱉어지는 뜨거운 숨소리와 사정없이 찡그려지는 암컷의 얼굴이 너무나도 매혹적이어서 휘진은 정신없이 허리놀림을 이어갔다.

“그대도… 하앙… 기분이 좋은….후욱…가…?”

어느 사이에 애원처럼 변해버린 아슌푸틀의 휘적거리는 발목을 한 손으로 단단히 고정한 채 등을 살짝 젖혀 피스톤을 계속하는 휘진.

아주 조그마한 움직임의 변화, 체위의 변화에도 아슌푸틀의 싱그러운 육체는 반사적으로 수축과 이완을 계속하며 촉촉한 속눈썹을 떤다.

아까까지 창백할 정도로 새하얗던 아슌푸틀의 맨살이 붉은 색으로 물들어간다.

귀엽게 길게 뻗은 배꼽과 매끈하게 뻗은 복근이 움찔거리는 것이 시각적인 충족감을 사정없이 선사한다.

“이제 이런 건 치우지!”

“아…안 돼!! 부끄럽네…히우욱…!!”

소중하게 품고 있던 최후의 가림막.

베개마저 뺏어 던져버린 탓에 아슌푸틀의 육체가 고스란히 휘진의 시야에 들어왔다.

절규와도 같은 신음을 간신히 억누른 아슌푸틀의 알몸을 낱낱이 들여다보는 휘진.

조각의 명장이 수십 년을 공들인 명작처럼 흠잡을 곳 하나 없는 매끈한 나체.

한 떨기의 수국처럼 청초하고도 화사한 그 육신이 자신의 밑에 깔려 있다.

이 고귀한 육신이 소녀처럼 순진한 반응을 하며 가녀린 어깨를 떨고 있다.

남성이라면 누구라도 넋을 잃은 그 요사스러운 잔물결 속에서도 휘진의 움직임은 천천히 가속하기 시작했다.

“아악…!! 거기…는…!!”

살짝씩 허리의 움직임을 조절하며 각도를 살피던 휘진은 팽팽히 긴장되는 아슌푸틀을 바라보았다.

“하아…항… 하아아아으윽… 왜…?”

줄을 따라 춤추는 마리오네트처럼 휘진의 손아귀 아래서 좋을 대로 범해지던 아슌푸틀은 그의 움직임이 멎자 의아한 눈빛으로 그를 올려보았다.

하지만 그것이 아슌푸틀의 안식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었다.

“여기가 좋은 거구나?”

“아앗….!!!!”

아슌푸틀의 반응이 극적으로 변했던 각도를 다시금 복구하여 희롱하는 휘진.

그녀의 쾌감신경이 밀집되어있는 G스팟에 고기의 창이 아슌푸틀의 미미한 저항을 조롱하듯이 꽂힌다.

쾌감의 항아리 속 가장 민감한 내부 점막에 직격탄을 허용한 아슌푸틀의 아랫배가 단단하게 뭉친다.

내부를 좋을 대로 희롱당하는 수치심에도, 갑작스럽게 움직임에 변화를 주던 휘진의 능숙한 테크닉에도 어느 정도는 이성을 챙기던 아슌푸틀의 몸이 발발 떨리기 시작했다.

천천히 몸을 도사리던 관능이 그 이빨을 목덜미에 박아온 것처럼 아슌푸틀은 의지와 상관없이 전신을 덮어가는 잔물결을 느꼈다.

“하악…하아아아앙♡♡♡”

농염한 목소리에 울음소리가 섞인 교성이 방 내부를 쩌렁쩌렁 울렸다.

전조도 없이 갑작스럽게 조여 오는 아슌푸틀의 육벽.

지금껏 자신을 괴롭힌 휘진 주니어를 그야말로 절단해버리겠다는 듯이 오르가즘을 표출하는 그녀의 육신을 휘진을 핥듯이 내려 보았다.

“그럼 여기를 한 100번 정도 쑤셔볼까?”

좋은 생각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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