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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에 넘어가자 시간정지 능력이 생겼다-93화 (93/154)

93화 대공님과 첫날밤(5)

아슌푸틀은 쭈뼛쭈뼛 뒷걸음질을 치려했지만 휘진의 단단한 가드는 그녀를 풀어줄 생각이 없다.

가랑이 사이에서 느껴지는 뜨뜨미지근한 감촉.

섬유의 위로도 전해지는 축축한 구강의 감촉이 소름끼치도록 선명하게 아슌푸틀의 틈을 꼼꼼히 핥아내고 있었다.

안 그래도 흘러넘친 애액 탓에 찰싹 달라붙은 팬티는 이미 의복으로서의 의미를 상실했다.

세세한 올 사이로 느껴지는 그의 거친 호흡과 혀의 움직임이 둔탁하게 클리토리스를 자극하고 있었다.

“그대는 뭐든 입에 넣고 보려하나?”

“그럴 리가. 키스하고 있는 거야.”

“거…거…거기는 키스하는 곳이 아니네!”

“거기가 어딘데?”

“그건…!”

나름대로 일리 있는 말을 들어가며 반박하려는 아슌푸틀이지만 휘진의 질문에는 입이 턱 막혔다.

그녀로서는 그런 상스러운 단어를 입에 올릴 수 없었다.

그 틈새를 타 휘진은 아슌푸틀의 후들거리는 다리를 부축하며 더욱 진득하게 볼록 팬티 위로 튀어나온 아슌푸틀의 새싹을 핥아간다.

“히익…!!!”

조금 더 적극적으로 변한 휘진의 공세의 아슌푸틀이 잠깐 까치발을 들었다.

저도 모르게 가해진 자극에 육체 쪽에서 먼저 반응을 한 것이지만 휘진은 의미심장한 눈으로 그녀의 반응을 보았다.

어찌할 줄 모르고 발만 동동 구르는 대공님이라…

이건 희소성이 있다.

“앗…”

휘진은 아슌푸틀을 그대로 침대 위로 자빠뜨렸다.

간단한 작업이었다. 이미 그녀는 땅을 딛고 있을 뿐인 상태였고 오금을 가볍게 당겨주자 그대로 풀썩 주저 앉아버렸으니까.

“여기에도 키스 마크를 남겨야 할 것 아니야.”

“변태! 그대는 진성 변태네!”

얼굴을 새빨갛게 붉히며 민망함에 큰 목소리를 내며 바둥거리는 대공님. 하지만 그건 휘진에게는 최고의 찬사일 뿐이다.

아무리 거부감을 표해도 휘진의 독니는 천천히 아슌푸틀에게 박혀들고 있었다.

낯선 것에 대한 당혹감을 표현하는 아슌푸틀의 목소리도 그 끝이 뜨겁게 가열되고 있다.

달콤하게 녹아드는 것도 머지않았을 것이다.

휘진은 아슌푸틀의 허리 뒤쪽으로 손을 넘겨 베이비 돌을 힘껏 찢어내었다.

직물이 뜯겨나가는 소리와 함께 아슌푸틀을 감싸고 있던 천조각이 팬티를 제외하고는 전부 사라졌다.

갑작스러운 행동에 대공님의 하늘색 눈동자가 크게 치켜떠졌다.

설마 이렇게까지 거칠게 나올 거라고는 생각을 하지 못한 것일까?

하지만 이쪽도 이미 한계다.

이렇게 야한 상황에서 제 정신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눈이 돌아가 버릴 것 같았거든.

“팬티도 벗어줘.”

“…그대가 직접 벗기면 되지 않는가…?”

“아슌푸틀이 벗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 그래.”

“그냥 그대가 해 주면 안 되겠는가? 너무 부끄러워서…”

아무런 대답도 없이 한 팔로 가슴을 가리고 있는 아슌푸틀을 내려 보았다.

침대에서 꼼지락거리는 모습, 당장이라도 불을 끄고 싶은 것인지 시선의 끝에는 촛대가 걸려있지만 어림없다.

오늘 영상 촬영까지는 무리더라도 저 수줍어하는 자태를 망막에 새길 예정이니 말이다.

“그대는…비겁하네.”

울상인 채로 아랫입술을 삐죽 내미는 아슌푸틀.

부끄러움을 견디기 위한 것인지 술병을 달라더니 벌컥벌컥 들이키고는 나지막하게 한숨을 쉬었다.

“그대가 그렇게 부탁하면 내가 거절할 수 있을 리 없지 않는가?”

“세상에나, 귀여워 죽겠네. 진짜.”

“이 몸은 하나도 귀엽지 않느니라.”

그러면서도 아슌푸틀은 양 엄지를 팬티의 고무줄에 넣고 비척비척 벗기 시작했다.

누워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훌륭한 각선미를 자랑하는 다리를 하늘 높이 치솟게 해야 가능하다.

다리를 반쯤 웅크려 종아리 부근에 걸려 있는 팬티를 느릿하게 벗어내는 아슌푸틀.

도저히 맨 정신으로 하기는 힘든 것인지 주신(酒神)의 힘까지 빌린 아슌푸틀의 손에 마침내 팬티가 쥐어졌다.

그리고는 황급하게 다리를 꼬고 무릎을 꿇고 앉아 자신의 가랑이를 가렸다.

어차피 다 보게 될 거지만 이런 풋풋한 태도도 좋지 아니한가?

“됐나?”

부끄러우면 부끄러울수록 아니꼬운 말투로 말하시지만, 저 표정을 보면 그녀가 악감정 하나 없이 말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세상 부끄러워 죽겠다는 듯이 눈도 제대로 못 마주친 채 툴툴 거려봐야 귀여움만 배가 될 뿐이다.

“자, 그럼 이제 팬티를 펼쳐서 보여줄래?”

“…”

태어나서 얼마 안 될 컬쳐 쇼크를 몇 번이나 경험한 아슌푸틀의 눈동자가 부르르 떨렸다.

사실 이런 쪽에 대해서는 아예 무경험자인 아슌푸틀로서는 이 행위의 변태성을 상세히 따질 지식이 없었다.

팬티를 펼쳐서 보여 달라는 요구가 과연 섹스의 어떤 과정에 필요한 것인지 그녀는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오늘은 어떤 부탁이든 들어준다고 했잖아, 아슌푸틀.”

이미 포기했던 것인지 그녀는 생각보다 순순히 팬티의 고무줄 부분에 손을 넣어 휘진에게 팬티를 보여주었다.

이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겠지만 저렇게 부끄러워하는 표정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

활짝 펼쳐진 백합같이 뽀얀 팬티의 한가운데는 당연하지만 흠뻑 젖어있다.

“이렇게까지 젖은 거야? 벗어서 보니까 또 위압감이 다른데?”

“그대이니까…라네.”

침대 바닥만 바라보던 아슌푸틀이 무언가 다짐한 것인지 똑바로 하늘색 눈동자를 마주쳐 온다.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압도당하는 취색(翠色)의 향연에 이번엔 휘진이 말을 삼켰다.

“그대이기에 이렇게 부끄러운 모습을 보일 수 있는 걸세.”

비록 양손으로 팬티를 펼치고 있는 상태에서 한 말이지만 휘진은 그녀의 말 속에서 에스프레소 트리플 샷보다 진한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후후, 그대도 안색이 붉어졌구나. 이제 조금 공평하겠구나.”

휘진은 옷을 벗었다.

모처럼 잘 차려입은 양복이 전부 벗겨지고 오늘 참 자주 얼굴을 마주하는 휘진 주니어가 드러날 때까지 불과 3초도 걸리지 않았다고 장담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대의 말에 중대한 어폐가 있네. 이건 절반 이상 아니 7할 정도는 그대의 타액 이라네.”

“아니… 내 침은 이 정도로 끈적거리진 않는데.”

“아….아무튼 다음 주문은 무엇인가? 오늘은 심신을 기울여 그대의 기대에 응대하도록 하지.”

“어…음…”

요구한 것은 간단했다.

대공님의 애액이 가득한 팬티로 대딸을 받는 것.

팬티 잡이라는 말이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지만 이 변태적인 행위에 대공이 응해준다는 것만으로 기대 만반이다.

부탁을 듣자마자 대공은 몹시 싫은 것을 보는 듯한 표정으로 휘진을 노려보았지만 아무렴 어떠하랴 어차피 거부하지 않는 다는 것은 명백하거늘.

아슌푸틀은 자신이 벗은 팬티를 돌돌 말아 휘진의 페니스에 감았다.

문헌으로만 보았지 실제로는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남성기.

생각보다 위협적인 모양새를 하고 끝에서 투명한 물기를 물고 있는 고기 막대는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본능적인 흥분을 일으켰다.

“무척 무섭게 생겼구나…”

본인이 하는 행동이 이상하다는 생각은 하지 못하고 팬티에 감아진 페니스를 쥔 아슌푸틀.

워낙 천 면적이 좁은 물건이다 보니 이렇게 칭칭 감았음에도 군데군데 노출된 맨살이 보인다.

“남성의 것은 이렇게까지 단단하게 변하는 겐가?”

“대공님의 지극어린 정성 덕이지.”

호기심 어린 시선을 고스란히 받으며 팬티와 그 너머의 대공님의 손 모양을 느끼는 휘진.

아직까지도 온기를 간직한 대공의 팬티와 끈적끈적한 애액이 적당한 러브젤 느낌을 완연하게 전달해준다.

“고작 이런 걸로 기분이 좋아진다니… 알다가도 모를 일인 것이야.”

서툴게 귀두에 얽혀드는 대공의 손가락과 팬티의 까슬까슬한 감촉이 적당한 윤활제와 함께 극상의 감각을 전해준다.

“이대로 움직이면 되는 것이겠지?”

“응. 그렇게까지 꽉 쥘 필요는 없이 아주 천천히. 위에 둥그런 부분 위주로 만져주면 돼.”

결의한 표정으로 비장하게 고개를 한 번 끄덕인 아슌푸틀이 천천히 스트로크를 시작한다.

슬쩍 슬쩍 흔들리는 가슴 위로 새파랗게 돋은 정맥이 훌륭한 딸감이 되어주고 있다.

하긴 저 정도로 하얀 피부는 되어야 저런 장관을 연출할 수 있을 것이다.

생각보다 훨씬 진지하게 임하는 아슌푸틀의 핸드 잡.

나름대로 훌륭한 정력을 자랑하는 휘진이지만 지금까지 꾹꾹 참고 있던 욕정은 생각보다 빠르게 도화선에 불을 붙였다.

가뜩이나 서투른 대공의 손놀림이지만 그 순수한 움직임이야 말로 휘진을 흥분시킨다.

“크윽…!! 쌀 것 같아!”

“뭐…뭣? 앗…!!!”

-꿀렁꿀렁…

대공님의 엄지와 검지가 만들어낸 동그라미, 그리고 팬티의 면이 합쳐져 주머니처럼 된 곳에 휘진의 하얀 아기씨가 푸슈슛 발사된다.

상상이상으로 어마어마한 기세에 부풀게 부풀어 오르는 팬티 콘돔.

그걸 아슌푸틀은 멍하게 입을 벌리고 바라보았다.

손으로부터 전해지는 뜨거운 맥동이, 지금 이 관경이… 문자로만 알고 있었던 ‘남성의 사정’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이제는 펠라와 뒤처리 모두 능숙해진 슈슈나 리리엘과는 다르게 그저 꽉 하물을 붙잡고만 있는 아슌푸틀.

그 둘이었더라면 능숙하게 남은 정액을 짜냈겠지만 아슌푸틀에게 그런 것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겠지.

“이게… 무슨 변고인고…”

“아슌푸틀 최고였어. 생각보다 재능이 있는데?”

“그러한가? 나는 잘 모르겠네.”

공치사에도 소소하게 기뻐하는 아슌푸틀.

다만 팬티 사이로 흘러나온 끈적한 정액들이 손에 닿자 싫은 듯한 표정을 짓는다.

‘나름 아끼는 것이었거늘…’하면서 씁쓸히 읊조리는 대공님.

하지만 눈을 마주치자 흰 이를 드러내며 미소 짓는다.

“그대가 기분이 좋았다면 나 역시 기쁘구나.”

하지만 여기서 만족하면 지금껏 참아왔던 보람이 없다.

지연의 만족이라는 말을 운운하며 버텨왔던 이상, 이제까지 하지 못했던 모든 페티쉬를 총 만족 시키는 것이 당연지사.

애초에 그 정도의 보상은 있어야 하는 법!

어딘지 처연하게 웃던 대공님의 표정이 그대로 굳어버렸다.

“이걸… 다시 입으란 말인가?”

정액 범벅이 된 팬티를 여성이 다시 입어주는 행위.

엄밀히 따지자면 휘진의 근본 없는 페티쉬이다.

그런 행동에 커다란 충동을 느낀다기보다는 시켜보지 않았던 행위에 대한 호기심이 앞선다.

통상 하지 않는 행위를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서 시킨다는 배덕감이야 말로 그의 행동 원천이었으니까.

정면에서 모습을 보이는 것이 부끄러웠던 모양이다.

아직 첫 날 밤을 완전히 보낸 것도 아니니, 그에게 적나라한 알몸을 보이는 것이 쑥스러웠는지도 모른다.

발목을 타고 백자 같은 종아리, 허벅지를 거쳐 삼각지에까지 안착한 천 조각.

축축하고 물컹거리는 감촉 때문인지 단숨에 뜨악한 표정을 짓는 대공님.

“마치 마법에 걸린 날 같군.”

“이렇게까지 해주다니 정말 기쁜 걸?”

“이것도 그대의 고향에서 유행하는 해괴한 풍습인 겐가?”

아무래도 대공은 이제껏 이 모든 기행을 그가 다른 문화권에서 자란 탓으로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다.

실상이야 어떻든지 술술 풀려가는 작업에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자아, 이제 여기 보고 다리를 살짝만 벌려 줄래?”

“잠시만! 이래서야…”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은, 살짝 억척스러운 휘진의 손길에 아슌푸틀의 허벅지가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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