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화 사랑의 메이드(1)
“뭐?”
“니… 니 꼬추가 너무 작아서 힘 안주면 느껴지지도 않는다고.”
여전히 뒤치기 자세이기에 뒤를 보는 것은 불가능.
얼굴을 볼 수 없다는 것이 이 정도로 불안한 일일 줄은 몰랐다.
갑자기 움직임을 멈춘 휘진과 그의 화 난 듯한 목소리에 아나스타샤는 힐끗힐끗 눈을 흘겨 휘진의 안색을 살폈다.
“틀렸어…”
“뭐라…고? 흐읏… 안 들려.”
“넌 지금, 내 휘진 주니어에게 사과를 했어야 해.”
되 물을 겨를도 없이 휘진은 물건을 빼더니 아나스타샤에게 명령권을 사용했다.
동시에 심상에 전해진 휘진의 강제권을 이해하자마자 아나스타샤의 얼굴은 경악으로 물들었다.
“설마… 진짜로? 농담이지?”
도대체 하루 몇 번이나 이 사람이 정신병자인지 아닌지를 의심해야 할까.
백보 양보해 지금까지의 행동이 아나스타샤의 이해 범위 안에 들었다고 해도, 지금 휘진의 명령은 명백히 정상에서 벗어나 있었다.
“잠깐…잠깐만… 고추 작다고 해서 미안해! 거짓말인 거 알잖아? 그렇게나 배에 가득가득 찼는 걸?”
“늦었다 이년아.”
“으으윽…”
헝클어진 머리를 정리할 새도 없이 몸이 멋대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아까도 몇 번이나 느꼈었던 명령권에 의한 강제력이 작용하는 중이다.
새하얀 나신을 침대에 누인다.
바로 옆에 있는 미카엘에게 침대의 진동이 고스란히 전해질 정도로 가까운 거리였다.
의사에게 진찰을 받는 것처럼 똑바로 천장을 보고 누운 그녀의 알몸을 휘진은 잠깐 동안 감상했다.
“저기 있잖아… 내가 잘못했어. 말실수야 ”
앞으로 할 변태적인 행위에 잔뜩 고양되어 있던 휘진에게 아나스타샤는 여전히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로, 그러나 간절하게 사과해왔다.
“걱정하지 마 완전 깨끗하게 씻고 왔으니까.”
마찬가지로 침대에 오른 휘진은 천장을 보고 똑바로 누워있는 아나스타샤의 얼굴 옆에 발을 놓고 섰다.
“진짜아아…제발… 다른 건 괜찮아도 이건 아니잖아…”
“너의 경박한 말버릇을 탓 하거라.”
“씨바알…”
“귀족 아가씨가 그런 나쁜 말 쓰면 안 되지.”
휘진의 머릿속에서 지금껏 겪어왔던 여러 가지 일들이 스쳐지나가지 시작했다.
고등학교 시절 요가학원에 갔다.
다른 이유가 있어서는 아니었다.
야동에서 보았었던 여배우가 열심히 고추를 빨아주는 장면.
그 장면은 막 사춘기가 시작한 그의 마음속에 이상향으로서 자리 잡았다.
‘어떤 기분일까?’
여자 친구가 없었던 휘진은 그 황홀경을 맛보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했다.
‘선생님 더는 못하겠어요!’
‘자, 괜찮아요. 천천히 허리를 숙이면서 골반은 안쪽으로 조여주고~ 숨을 내쉬면서 하나~ 둘~’
역경이 있었다.
고난도 있었다.
전신을 짜내는 듯한 근육통에 몸부림도 쳐보았다.
‘이제 할 수 있겠구나.’
도저히 불가능했었던 자세를 하나 둘씩 성공해가고, 3초도 버티지 못했던 고난도 동작도 이제는 어렵지 않았다.
어느 여름날 밤.
휘진은 자신의 계획을 위해 욕조에서 몸을 둥글게 말았다.
‘닿았다.’
그날 혀끝에 느껴진 자신의 물건의 미끈미끈한 감촉, 그 감각은 예상보다 훨씬 훌륭했다.
봄날의 막 깨어난 떡잎을 간질이는 햇살보다 푸근했으며, 빨려 들어갈 듯이 황홀했다.
‘어라… 왜 눈물이…’
그토록 바라던 염원을 이루었을 진데,
휘진은 떨어지는 물을 받으며 숨죽여 울었다.
그 날의 부로 휘진은 요가를 그만 두었다.
당초의 계획은 ‘완전한 자기발전이 가능한 유연성’이었지만, 그날 이후 마음의 꽃이 꺾여 사라진 듯이 휘진은 이루었던 모든 것을 등지고 뒤돌아섰다.
하지만 이젠 아니다.
혼자서는 절대로 닿을 수 없는 깊은 곳까지 핥아주고 빨아줄 여자가 있다.
“뭐…뭐야? 왜 울어? 울고 싶은 건 나야…!!”
“고맙다.”
천천히 앉는다.
아나스타샤의 입장에선 그의 거대한 물건의 아래 부분이 천천히 내려오는 기요틴으로 보였다만…
“우우웁…”
“오예에에!!”
그가 아무리 유연해졌어도 결코 닿을 수 없었던 휘진의 구멍에 아나스타샤의 입술이 닿는다.
물론 말했던 대로 안까지 구석구석 비누로 씻어두었으니 딱히 냄새가 나진 않을 거다.
타타라가 이걸 그렇게 좋아하니까, 한 번쯤은 이쪽이 더 기분 좋아 지는 것도 괜찮잖아?
어디까지나 휘진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아나스타샤보다 예쁜 여배우는 적어도 한국엔 없다.
그런 그녀의 얼굴을 깔고 앉아 똥까시를 시킨다.
일명 안면의자 플레이.
여자의 얼굴을 깔고 앉아있는 것만으로 정복욕이 엄청 상승하는데 게다가 그 여자가 더러운 구멍까지 핥아주고 있었다면 이만한 기쁨이 없을 것이다.
“아아…”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열심히 혀를 움직이는 아나스타샤의 애무에 휘진은 상상을 초월하는 쾌감을 느꼈다.
이래서 타타라가 그렇게 몸이 비틀어댔구나 이해될 정도의 쾌락이다.
부드러운 젤리가 엉덩이를 간질이는 느낌.
훅훅 엉덩이 골을 간질이는 그녀의 콧김이 더욱 매혹적으로 다가왔다.
게다가 눈앞에는 산해진미처럼 차려진 밥상, 아니 아나스타샤의 알몸이 전부 보인다.
어떻게 관리를 하는 것인지 잡티하나 없이 깔끔한 피부 위로 울록볼록한 굴곡.
싫은 듯이 버둥거리는 두 다리는 너무 마르지도 너무 살이 붙지도 않아 무척이나 보기 좋다.
길기도 엄청 길고.
“우웁…우우우웁…”
“으어어…”
저절로 이상한 신음소리가 나올 정도로 전례 없는 쾌락이다.
도대체 이런 걸 왜 지금까지 안하고 있었던 걸까 싶을 정도로 맛들일 것 같다.
“엄청 기분 좋은데? 앞으로 매일 해야겠는 걸?”
“푸우…미친…개 같아…”
그의 말대로 엄청 잘 씻고 온 것이긴 한지 겉에서는 약간의 비누맛과 살을 핥는 정도의 냄새밖에 나지 않는다.
하지만 남자의 엉덩이에 깔린 채 혀를 날름거려야하는 본인의 추태에 눈물이 날 정도로 분하다.
그때 휘진의 손이 아나스타샤의 뻐끔 열린 틈으로 파고들었다.
갈고리처럼 구부러진 손은 정확하게 지스팟에 걸리듯이 위치해 두 손가락을 고리처럼 만들었다.
“무슨…짓이야? 츄르릅…!!”
“쭈그려 앉아 있으려니까 힘들어서. 손잡이야 손잡이~ 걱정 말고 하던 거 해.”
이세계로 넘어와 몇 번이나 험난한 섹스를 거치며 단련된 그의 테크닉은, 사실 오늘이 첫경험인 아나스타샤가 오롯이 받아내기엔 무리가 있다.
-찔꺽 찔꺽…!!
“하으읍…♡♡”
클리토리스는 왼손 엄지로 지그시 누른 채.
오른손으로 만든 갈고리만 위 아래로 움직이며 지스팟을 공략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너무 강하지도 약하지도 않게 클리를 잘 눌러주는 것이다.
이렇게만 해도 쾌락에 천천히 움직이는 여성기에 의해 알아서 클리토리스가 자극된다.
“흐읏…흐읏…♡♡”
능숙한 동작에 허리를 흠칫거리며 떠는 아나스타샤 당연히 봐줄 것도 없이 집중적으로 공략을 시작한 휘진의 손놀림에 그녀의 허리가 점점 떠올랐다.
“우으으으으으♡♡♡♡…”
제 딴엔 참으려 애쓰는 중인 것 같지만 흘러나오는 신음만으로 지금이 절호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가…간다아앗…♡♡♡♡”
아나스타샤가 흩뿌리는 성대한 애액의 물보라와 함께 휘진도 탁한 정액을 고스란히 그녀의 가슴에 쏟아내었다.
◈ ◈ ◈
미카엘이 간과한 것이 있다면, 휘진이 중요 인질인 피닉스를 빼돌린 탓에 공선의 통관심사가 굉장히 까다로워졌다는 것이다.
따라서 휘진의 예정에도 없던 루블 왕국 체류시간은 무작정 길어져만 갔다.
“와, 나 진짜 죽은 줄로 알겠는데?”
창문 너머로 넘어오던 은은한 봄 내음도 어느덧 짙은 녹음의 향기에 덮어져갔다.
미카엘을 만난 뒤엔 별 생각 없이 금방 북해로 돌아가겠거니 했던 휘진도 슬슬 걱정이 됐다.
설마 벌써 완전히 까먹고 있는 건 아니겠지?
그래도 참 친구니 뭐니 운운했던 대공님이 고작 몇 개월 만에 잊을 리는 없겠지만.
반대로 너무 걱정시키는 것 같아서 걱정이 됐다.
“남겨두고 온 사람이 걱정 되는 거야?”
피닉스는 옆에서 하품을 늘어지게 하며 팔자 좋게 팔다리를 파닥였다.
피닉스의 힘을 회복시킬 방법이 요원한 지금.
휘진이 할 수 있는 건 고작해야 이 저택에 꽁꽁 숨어서 아나스타샤와 질펀한 비밀 성교를 즐기는 정도였다.
그러나 체력이 바닥인 피닉스는 하루 18시간 정도 잠을 자는 것으로 그 지루함을 대체했다.
이따금 기상 시간이 겹치는 낮에는 휘진과 노닥노닥 거리는 것이 일상의 전부.
“슈펜하우져 성의 식객? 이라고 했던가?”
“그렇지.”
“그럼 타타라도 알고 있어?”
알다마다.
아주 찐하게 섹스를 즐기는 화목한 사이다.
역시 아신끼리는 전부 알고 지내는 건가 싶어 신기하다.
“그럼~ 이 몸의 발이 얼마나 넓은지 알겠지? 받들어 모시도록 해. 그런 의미에서 오렌지 쥬스 좀 가져와.”
“게으름도 죄악이야. 정의의 사도라며 직접 좀 움직여라.”
“이 몸은 게으른 게 아니라 너를 부지런하게 만들어 갱생시키려는 거야!”
“하여간 말은 잘해요.”
지하 냉동고까지 친히 내려가 시원한 오렌지 주스를 꺼내왔다.
이 저택의 소유권을 이양 받을 예정이었던 카를 남작이 실종되면서 소유권 문제는 흐지부지 되었다고 한다.
그 덕에 지금은 압류 딱지가 붙은 물건들을 맘껏 사용하며 풍요로운 생활 중이다.
이것도 시한부이긴 하겠지만 아무렴 어때, 여차하면 도망가면 그만이다.
침대에 뒹굴거리며 꿈쩍도 않던 피닉스는 오렌지 주스를 보자마자 도도도 달려와서 주스가 든 얼음잔을 뺏어 들었다.
새빨간 머리카락이 찰랑찰랑 흔들린다.
이쪽은 시원한 흑맥주다.
“아신은 아무것도 안 먹어도 되는 거 아니야?”
“이 나이가 되면 남는 건 먹는 입뿐이야.”
“몇 살인데?”
“올해로…음….한 3000살… 정도?”
“우와…”
나이가 정확히 기억 안 날 법도 하다. 그렇다 쳐도 3000살 정도라니.
지구의 기원 후보다 1.5배 길잖아.
그 능글맞은 타타라도 400살 플러스 알파인데 적어도 7배나 되는 세월을 살았다니… 믿을 수가 없다.
어떤 부분이 믿을 수가 없냐면 그렇게 오래 살아오고도 이렇게 소녀 같은 외형에 딱 맞는 성격이라는 것이다.
적당히 발랄하고, 천진하고, 정의롭다.
그토록 오랜 세월동안 때 묻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니 경의마저 느껴진다.
“어쨌거나! 아까 이야기를 계속하자면 적어도 타타라는 걱정 안 할 거야.”
“왜?”
“탐구심이 많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바꿀 수 없는 일에 대해선 금방 포기하는 애거든. 마음이 약하지.”
타타라 마왕님을 저런 식으로 취급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또 한 번 기적을 느낀다.
사실 휘진이 걱정했던 건 그쪽이 아닌 만큼 살짝 지적해줄까 하다 관두었다.
어차피 피닉스가 베아트레아 대공을 알 것 같지도 않고.
오늘은 어떻게 시간을 떼울지 고민하고 있던 찰나 아나스타샤가 들어왔다.
“모두 준비해. 오늘 떠날 예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