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화 비밀작전(3)
아무리 발정기라 눈에 뵈는 게 없어도 그렇지 평소대로 당하는 짓을 남들이 보게된다면 진지하게 자살을 고려할 용의가 있다.
“요즘엔 괴롭히지 않으니까 네 처지를 잊은 모양인데. 넌 어디까지나 내 전용 오나홀에 불과하거든? 오랜 만에 첫 만남의 기억을 되살려줄까?”
“….너무해요.”
힉, 하고 숨을 들이켰다가 떨리는 주홍색 눈동자로 휘진을 바라보는 리리엘.
무슨 이별선고라도 받은 여자의 표정이라 조금 양심이 찔렸지만 휘진의 생각은 변치 않는다.
리리엘은 그가 좋을 대로 주무르고 편하게 성욕을 푸는 비관통형 생체 오나홀일 뿐.
그 이상의 지위를 허락할 생각은 없었다.
이미 저항할 의사조차 잃어버린 듯한 리리엘의 망토를 강제로 벗겨내자, 봉긋하게 솟아오른 모양 좋은 가슴이 출렁였다.
휘진은 더 생각할 여지도 없이 한 손으로 리리엘의 젖꼭지를 강하게 비튼다.
“하앙…읍…!!!”
배려라고는 전혀 없는 휘진의 손놀림에 깜짝 놀란 리리엘이 자신의 입을 틀어막았다.
신음소리를 내기라도 한다면 누군가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취한 반사적인 행동.
휘진은 가슴이 원뿔형이 될 때까지 젖꼭지를 잡아당기며 리리엘의 귓가에 속삭였다.
“알고 있겠지만. 너는 내 말에 절대 복종이야. 타타라에게 마법을 배울 수 있는 게 누구 덕인지 알지? 네 목숨을 두 번이나 살려준 이유도 알고?”
“아으으… 아파요… 저…젖꼭지 늘어나버려…”
“요즘에 너무 받아주니까 주제를 모르고 기어오르는 거지. 그렇지?”
“그런 거…아니에욧…!!”
-찰싹!!!
호를 그리며 휘둘러진 쓰레기(휘진)의 손이 리리엘의 뺨을 강타했다.
충격이 생기는 정도는 아니지만 충분히 큰 소리가 날 정도로.
엉덩이를 스팽킹하는 정도의 감각이다.
“어랏…”
“뭐가 아니야? 맞잖아?”
휘진에게 뺨을 맞게 된 것은 첫 만남 이후 처음이었다.
리리엘은 충격을 받은 표정으로 휘진을 올려다보았지만 그 뒤에 가해진 것은 두 번째 따귀였다. 주홍색 머리카락이 그 겨를에 흩날린다.
“아흑…!!”
“정말로 아닌 것 같아?”
술에 취하고 따귀까지 맞게 된 리리엘은 경황이 없었다.
최근 그에게 별다른 괴롭힘을 당하지 않다보니 조금 잊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쾌락을 위해서라면 다른 사람을 짓밟는 것 정도는 개의치 않는 사람이었다.
당돌하기만 하던 그 눈동자에도 이제는 공포가 깃들었다.
하지만 처음과 차이점이라면 리리엘은 전혀 눈치 채지 못했지만 그 눈동자에 조그만 열락이 아른거린다는 점이다.
“맞아요… 죄송해요… 리리엘이 기어올랐어요…”
“옳지, 옳지. 자기 잘못을 인정하는 태도가 중요한 거야.”
탁하고 귀를 놓아준 휘진은 알몸인 채로 부들부들 떨고 있는 리리엘의 앞에 섰다.
보기 좋게 부풀어 오른 가슴.
말랑말랑함과 탄력의 절묘한 조화가 토끼 귀, 꼬리와 합쳐져 귀여움을 표현해낸다.
특히 아래 눈 흰자를 보이며 혼나는 강아지의 눈빛으로 이쪽을 바라볼 때는 쓰윽하고 괴롭혀주고 싶은 마음이 솟아오른다.
변명을 하자면 이건 이쪽이 무작정 쓰레기 같은 성적 취향을 갖고 있는 게 아니라.
이런 마음을 들게 하는 리리엘의 반응 쪽이 압도적으로 나쁜 거다.
아까부터 힐끗힐끗 열려 있는 방문과 눈치를 살피는 리리엘을 침대에 눕힌 휘진.
“추억을 떠올릴 겸 스스로 젖꼭지를 잡아당기며 애원해볼래?”
“네?”
“잘못을 했으면 맨 입으로 넘어갈 수 없다는 정도는 슈슈도 알고 있는 일이야. 설마 명문 귀족가문의 차기 당주가 모르려고.”
“며…명문 귀족가 여식은 이런 거 안 하는데…”
“쓰읍!!”
최후의 저항은 휘진의 엄포에 촛불보다 덧없이 사그라졌다.
주춤주춤 자신의 유두를 잡아당기는 리리엘을 바라보며 휘진의 입가에도 미소가 서렸다.
이제야 ‘좋은 관계’라는 것을 되찾아가는 느낌이다.
침대에 푹 파묻혀 다리를 벌려 보인 리리엘은 마지못해 자신의 유두를 길게 당겨 잡았다.
말랑해 보이는 봉긋한 가슴이 괴로워 보일 정도로 늘어난다.
하지만 리리엘을 가장 괴롭게 하는 것은 자신이 치태를 벌려 보인 상태에서 스스로의 젖꼭지를 잡아 당겨야하는 수치심이었다.
심지어 두 손이 가슴에 고정되어야 하기 때문에 활짝 개장된 가랑이를 가리는 것이나 얼굴을 가리는 것도 불가능했다.
“정말… 면목 없습니다. 죄송해요…”
풀이 죽어 사과하는 리리엘의 목소리와 남성을 유혹하는 암컷의 자태로 놓인 자세의 부조화가 음심을 자극한다.
세상에 권력을 가진 남자들이 많다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런 경험을 해 봤을까?
모델과 비교해도 꿀리지 않을 외모의 귀족 아가씨가 억지에 불과한 힐책에도 스스로 젖꼭지를 당기며 사과해온다.
질려서 도망칠 법도 하지만 리리엘은 그렇지 않았다.
그 이유를 휘진은 이미 알고 있었다.
잔뜩 고고한 척하고 비싼 척 굴지만 리리엘은 괴롭힘을 당하는 것으로 발정해버리는 M이다.
다만 아직 스스로 깨닫지 못했을 뿐.
거기에 대한 증거라면 이미 눈앞에도 있다.
신체적인 접촉이라고 할 만한 것은 젖꼭지를 한 번 꼬집고 뺨을 때린 것 밖에 없음에도 활짝 벌려진 옅은 분홍색의 점막이 뻐끔거리며 애액을 흘려대고 있다.
“미안하다는 것치고는 진심이 느껴지지 않는데?”
“그건 억지에요!”
“하지만 이렇게 씹물을 질질 흘리면서 사과하는데?”
“우우웃…”
으어어, 입에 담으면 부끄러워지는 상스러운 대사다.
금발의 태닝한 양아치에게나 어울리는 대사다.
이쪽이 부끄럽다면 리리엘에겐 그 이상으로 얼굴이 화끈거리는 단어라는 소리다.
그런 자폭정신에 입각한 발언은 확실히 리리엘에게 크리티컬이었다.
리리엘이 자신도 자각하지 못한 사이인 것일까?
색소 침착도 없이 오밀조밀한 예쁜 국화꽃까지 흘러내릴 정도로 애액을 흘려대고 있음에서도 이제야 눈치 챈 모양이다.
욕화(慾火)로 한껏 달아오른 질속을 손가락으로 한껏 휘젓자.
리리엘의 가녀린 신체가 파르르 떨린다.
가까스로 신음은 참은 모양이지만 정신적 신체적으로 찾아오는 피학감과 수치심은 리리엘의 발정기와 더불어 그녀를 잠식해가고 있었다.
“웃차!”
거기서 리리엘의 진심을 이끌어 줄 것은 바로 이 엘프 산 화이트 와인.
생각보다 계획적인 사람인 휘진은 리리엘을 이곳에 데리고 오기 전에 오늘 진행할 모든 플레이를 머릿속에 구상, 준비 해 두었다.
덤으로 타타라에게 받은 선물도 있고.
-뽕!
코르크 마개를 따자마자 향긋한 포도의 향기, 오크통의 냄새, 말미에 느껴졌다 사라지는 향신료의 풍미가 두께 있게 전해져 온다.
…사실 그런 건 잘 모른다.
오늘 이 술은 마시기 위해서 준비된 게 아니었으니까.
“신사숙녀 여러분 오늘의 메인 디쉬는… 최고급 화이트 와인에 숙성한 토끼 보지입니다.”
“자…잠시만요!”
바로 이렇게 사용하기 위해 챙겨온 와인이다.
길게 뻗은 유리병을 리리엘의 좁디좁은 질구에 처박았다.
이미 질척질척하게 녹아내린 질의 점막은 기다렸다는 듯이 와인 병의 입구를 빨아들이고 그 내용물이 내부에 쏟아지기 시작했다.
모처럼 잘 만들어진 술 같다. 와인을 빚은 장인 분께는 죄송하지만, 그 분에게도 이 관경을 보여주면 충분히 흡족해 할지도 모른다.
“하으으….응♡♡♡”
리리엘이 만류할 틈도 없이 내용물은 질 내부의 점막을 통해서 흡수된 알코올이 그녀를 충격으로 몰아붙였다.
갑자기 들어온 차가운 감촉의 유리병과 그 안에서 구불 치며 쏟아져 들어오는 와인의 충격만으로 청량감과 묘한 기분 좋음이 그녀를 자극했다.
질 내부에는 점막과 미세한 혈관이 다수 포진해 있는 만큼 비교가 불허할 정도로 빠르게 알코올을 흡수하게 했다.
충분히 시간을 들여 자궁 경부까지 술에 충분히 절였다 판단한 휘진은 병에 조금 남은 와인을 한껏 들이켜고 내려놓았다.
“어때 눈이 핑핑 돌지? 예전에 나도 해봤는데 뒤질 뻔 했어.”
“아으우…”
“아, 이건 괜히 말했네. 좀 쪽팔리는데.”
인사불성이 된 리리엘은 이미 누가 업어가도 기억 못할 정도로 정신이 없는 상태였다.
애초에 술을 잘 못 마시는 리리엘이 이렇게나 급하게 알코올을 흡수했다.
-찔꺽!!찔꺽!!! 찔꺽!!!
“하으…하으…히아아앙♡♡♡”
휘진이 두 손가락을 굽혀 리리엘의 질 내부를 퍼내듯이 자극했다.
내부에 남아 있던 와인이 마치 시오후키를 하듯이 앞으로 발사된다.
이미 각종 자극에 대해서 무방비 상태가 되어버린 리리엘이 브릿지를 하듯이 허리를 치켜들고 휘진의 손가락을 꽉 물어왔다.
“목소리 낮추지? 누가 보면 어쩌려고 그래?”
“누가…누가…봐도요… 좋아…아니 싫은데… 좋을지도…?”
횡설수설하는 리리엘의 모습에 휘진은 만족했다.
이거 평소엔 쪽팔려서 제대로 보지도 못했던 리리엘의 모습을 지켜볼 수 있다는 기분이 든다.
“그럼 이것도 해볼래?”
◈ ◈ ◈
침대가 거칠게 흔들린다.
매트릭스는 아니라지만 침대 자체는 집과 완전 일체형의 구조물일 텐데 움직임이 어찌나 격하던지 삐걱거리며 비명을 토해낸다.
“좀 더 하앙… 안에 까지 깊게…!!!”
허우적거리면서도 확실하게 매끈한 다리로 허리를 휘감는 리리엘.
이미 목소리를 줄여야 한다는 생각은 남아있지도 않은 것인지, 파도처럼 휘몰아치는 열락에 온몸을 던진 상태이다.
적당히 술에 절고, 발정기에 의해 높아진 체온이 리리엘을 말도 안 될 정도로 맛있게 조리했다.
평소에도 쫀득쫀득하게 달라붙는 점막의 맛이 예술적이었지만, 오늘은 특별히 거기에 특제 소스가 첨가된 느낌이랄까?
작은 허리 움직임에도 미칠 듯이 경련하면 꽉 물어주는 감각은 지금껏 안아온 여자 중에서도 발군이다.
완성형이 된다면 가장 무서운 명기의 소유자가 될 사람은 다름 아닌 리리엘인지도 모른다.
“자칫하면 질릴 수도 있는 고깃덩어리 같은 끈적거림이 질 내부의 경련과 섞여 좋은 산미로 다가오는구먼.”
“하앙… 또…또 후벼져어엇!!”
모처럼 미식가 코스프레를 해봤다.
하지만 말한 대로다.
제 아무리 명기의 소유자라 한 들 그저 반복된 삽입에서 느껴지는 것은 뻔할 정도의 부드러움일 진데 시시각각 몸을 비틀며 몸서리치는 리리엘의 보지는 마치 5명의 구멍에 동시에 삽입하는 것 같은 변화가 느껴졌다.
이르자면 천변만화(千變萬化)의 보지 리리엘.
이름을 붙여주고 나니 뭔가 슈퍼레어 카드의 명칭 같다.
리리엘의 얼굴은 취기와 쾌락에 떨어져 더럽혀져가는 모습.
그 시각적인 쾌감을 장식하는 것은 다름 아닌 그녀의 얼굴 옆 두 손, 더블 피스를 하고 있는 자그마한 손이다.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는 제군들.
단언한다.
제군들의 생각은 압도적으로 틀렸다.
남성의 성적 쾌락의 촉각은 비단 감각적인 측면에만 있지 않다.
오히려 시각적인 쾌감이야 말로 진정한 쾌락의 첨병이자 증표.
마지못해 섹스에 응해오던 아가씨가 양 손을 V로 만들어 ‘기꺼이 씨를 받아 들이겠습니다’라는 사인을 해준다면 그 이상의 충족이 어디 있겠는가?
더불어 덜렁 덜렁 위 아래로 잔물 결치는 가슴도, 한 호흡 한 호흡이 소중하다는 듯이 숨을 헐떡이는 소리도 더 없이 좋은 조미료다.
고급 회집에 회가 그냥 접시에 담겨 나오지 않듯이 데코레이션이 맛의 깊이를 더 한다는 것은 진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