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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에 넘어가자 시간정지 능력이 생겼다-59화 (59/154)

59화 기사님과 마사지로 놀아보자(5)

기기긱 소리가 날 정도로 녹이 쓴 태엽인형처럼 아리스의 창백한 시선이 천천히 옆을 향했다.

“왜 멈췄어? 방해는 안할 테니까. 계속 하세요. 아리스 경.”

휘진은 마치 처음부터 거기에 있었던 것처럼 침대에 턱을 괜 채 싱글벙글 미소를 띠우고 있었다.

하지만 아리스는 뱀 앞에 개구리처럼 꼼짝도 하지 못 한 채.

심지어 자신의 손가락조차 빼지 못하고 굳어있었다.

이 남자가, 지금, 왜, 여기에?

“이야… 좋은 관경이었어. 그 덕망 높으신 아리스 기사님이 사실은 애널자위로 흥분하는 여자라고는 누구도 생각 못했겠지.”

“어…어째서… 당신이 여기에…”

“참고로 말해 두는데 전부 잘 찍혔어.”

휘진이 내놓은 것은 그가 종종 들고 다니던 이세계의 이기(異機).

그 디스플레이에는 그의 말대로 애널을 어루만지며 쾌락에 허덕이는 자신의 모습이 찍혀있었다.

아리스는 황급히 그것을 뺏기 위해 손을 뻗었다.

무언가 생각이 있어서라기보다는 위기감이 앞서 몸이 먼저 움직였다.

하지만 휘진은 사라지고 어느새 침대에 걸터앉은 채 아리스의 발등을 쓰다듬고 있었다.

“그렇게 간절하게 원한다면 태도가 잘못된 것 같은데?”

“당신… 도대체 어쩔 생각인 거죠?”

배신감에 의한 분노일까? 아리스의 눈에는 어느덧 살기라고 밖엔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귀기가 서렸다.

휘진이 마음먹고 싸운다면 이길 자신이 있지만 완전히 관계가 붕괴되는 것은 사절이다.

“미안 미안, 장난이야. 하지만 여기서 내 소원 하나를 마저 들어줘야겠는데.”

“일단은 나가 계세요. 옷을 입고 말을 하도록…”

“난 지금 당장 얘기하고 싶은데?”

한숨을 쉬고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을 애써 감춘 채 가운으로 몸을 가리려던 아리스.

그 손을 휘진이 낚아챈다.

“개수작하지 마세요.”

감정표현이 극히 드물며 평소 절도 있고 교양 있는 언행을 하는 아리스로서는 거의 최대치의 적대행위였다.

“야심한 밤에 그렇게까지 외롭다면, 성인 남녀가 하룻밤을 지새는 것은 이상한 일도 아니잖아?”

“당신네 땅에선 그랬을지 모르지만, 북해는 혼약한 사이가 아니라면 몸을 섞지 않습니다.”

“누가 몸을 섞겠데? 마사지라니까? 마사지.”

아리스의 손목을 놓아주면서 휘진은 능글능글하게 말을 이었다.

“너는 성욕을 해소해서 좋고. 나는 그런 너를 도와서 좋고. 완전 일석이조잖아.”

정말로 악의도 뭣도 없는 순진무구한 휘진의 연기에 아리스는 흔들리고 말았다.

단순히 멍청해서가 아니라 휘진이 그녀에게 지금껏 많이 접어주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배신이라면 이쪽이 먼저다.

이제 와서 그의 음행을 탓할 자격은 없는지도 모른다.

“영상은 물론 지워줄 거야. 어디까지나 장난이었으니까. 대신 내 소원은 하나. 요 한 시간동안 내 마사지에 어울려주면 끝.”

“어쩔 수 없네요.”

체념하고 고개를 흔들면서도 아리스는 자신이 묘한 기대감을 품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무척이나 기분이 좋았던 마사지.

직접적인 성관계가 아니라면 어차피 타타라에게 당했던 것과 별 다를 바가 없다…라고 자기합리화를 한다.

이번에는 자신의 침대에 엎드린 아리스는 하반신이 쿡쿡 쑤셔오는 것을 느꼈다.

바늘로 찌르는 듯 노골적인 휘진의 시선이 어른거렸기 때문이다.

무심한 듯 집요한 시선이 끈적거리며 달라붙는다.

아까와는 달리 음부를 가려주던 타월도 없는 전라.

거기에 이슬처럼 맺혀있는 애액만이 유독 신경 쓰였다.

“이렇게 노 모자이크로 보니. 확실히 아름다워 네 신체는.”

“노 모자이크가 뭐죠?”

“진실된 아름다움을 의미하는 내 고향의 말이야.”

휘진은 미리 챙겨왔던 것인지 오일을 손에 듬뿍 바른 채 능숙하게 다리 근육을 더듬기 시작했다.

날렵한 형태의 종아리와 탄탄한 허벅지를 거쳐 재빠르게 애널을 만지작거린다.

“흐힛!!!”

“아까는 조금 아쉬웠지? 잠깐 볼일이 생겨서 말이야. 이제는 시간을 들여서 마사지 해줄게.”

“너무 멋대로… 날뛰지는 마시길…”

저런 멋진 대사도 애널에 손가락이 꽂힌 채하면 멋이 없어진다니까.

휘진으로서는 이렇게까지 일이 잘 풀리는 점이 의외였다.

만약 적극적으로 협조해 주지 않는다면 불가피하게 시간 정지 능력을 사용해야 했을 테니 말이다.

그녀가 자신에게 가지고 있던 부채의식과 발정상태에 들어선 육체의 콜라보려니 하고 있다.

휘진은 아까처럼 공들이지 않고 단숨에 중지를 애널의 끝까지 박아 넣었다.

애초에 두 손가락이나 들어가 벌어져 있던 구멍.

구불구불한 장벽의 저항이, 애액의 윤활작용에 의해 거의 저항 없이 깊숙이 삽입된다.

가뜩이나 반복된 자극에 의해 민감해 져있는 아리스에게 있어서 그것은 인내의 사형선고나 다를 바가 없었다.

“히익!!!”

꿈틀하고 아리스의 상반신이 들리며 모양 좋은 애플힙이 단단하게 뭉쳤다.

신음은 최대한 억제하고 있는 모양인지 어쩐지 이상한 목소리만 나왔지만 아까처럼 거부반응은 보이지 않는다.

이 완고한 여기사가 드디어 애널 역시 쾌락기관이라는 것을 인정한 것만 같아서 휘진은 흥이 났다.

좀 전과는 상황이 다르다.

이미 충분히 전희가 끝나고 애태우기까지 더해진 뒷구멍의 성감(性感).

옷을 전부 걸치고 있는 휘진에게 나체를 전부 보이고 있다는 아리스의 수치심.

무엇보다 휘진의 고묘했던 손동작이 보다 적극적으로 음란하게 변했다는 점.

-쯔즈…쯔즈…

“후우우우…”

애액과 오일로 번들거리는 손가락을 쭉쭉 빨아들이는 애널.

아리스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채 입을 틀어막는 것으로 신음을 삼키고 있었다.

이미 이것이 통상적인 ‘마사지’가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다.

대놓고 성적인 자극에 전념하는 휘진의 행위를 눈치 못 챌 정도로 무디지 않다.

하지만 그의 행위를 제지하기에 그녀는 너무 쾌락에 심취해 있었다.

북해의 그 어떤 미주도 이토록 감미롭게 혀 위를 굴러다니지 않았다.

탁상 위에 놓인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은 평소의 도도한 얼굴은 간데없고 불그스름하게 홍조를 띠운 채 쾌감에 헐떡이는 암컷의 모습 그대로이다.

역설적으로 그것이 아리스의 흥분을 가속시켰다.

손에서 천천히 흘러내린 것은 움켜쥐고 있는 것보다 아예 놓아버리는 것이 쉬운 법이다.

평소에 입방정을 떠는 휘진조차도 그 갭에 열중한 나머지 전혀 다른 소리를 할 여유가 없었다.

조용한 방 안에서 들려오는 것은.

짐승이 흐느끼는 것 같은 아리스의 신음소리.

향락에 몸을 비트는 아리스의 나신이 새하얀 천 위에서 비벼지는 소리.

천박하기 그지없는 선율을 연주하는 애액의 거품소리 뿐이다.

“이 이상은…그만둬… 주십시오…”

쾌감 탓인지 턱이 덜덜 떨리는 상태로 아리스는 간절한 시선으로 휘진을 올려보았다.

이제껏 들어온 적 없던 약한 목소리다.

아리스도 본능적으로 직감하고 있는 것 같았다.

지금 이 이상의 행위를 했다가는 돌아올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단정했던 얼굴이 홍조로, 그렁그렁한 눈물로, 식은땀과 어우러져 헝클어진 금발로 장식되었다.

“제발…제발… 다른 것이라면 뭐든 좋습니다…”

그 부탁에 휘진의 대답은 단 하나였다.

타타라와 베아트레아 대공에게 구해진 이후.

아리스는 사랑을 버렸다.

여성을 버렸다.

평생을 섬기기로 한 주군을 정한 이상 사랑은 사치라고 생각했기에 주변의 남자들을 연애의 대상으로 생각한 적 없었다.

가끔씩 자위를 할 때조차 가벼운 절정이후라면 만족했다. 어떤 상상을 하거나 음란 서적을 본 적도 없었고 그저 성감대 자극에 의한 쾌락이 오는 것에 만족했다.

“구아아아…으으…”

길게 뻗은 아리스의 정갈한 나신, 그 위를 포개듯이 덮어가고 있는 휘진의 몸이 거울에 비친다.

자위를 할 때도 손조차 대지 않았던 불결한 구멍이 단단한 살덩이에 의해 깊게 깊게 벌어지고 있다.

“드…들어갔어…”

직접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뱃속 깊은 곳을 후벼 파는 듯한 고통, 몸의 내부에서 피부 쪽으로 가해지는 기묘한 압박에 아리스는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리고 그 감각은 잔인할 정도로 생생한 쾌락을 동반하고 있다.

“하으흐으으응…♡”

외마디 비명처럼 터져 나온 달콤한 목소리에 누구보다 아리스 자신이 가장 놀랐다.

의지를 벗어난 것처럼 목이 저절로 움직였다.

등과 맞닿은 가슴, 허리와 맞닿은 배, 뱀처럼 꼬아진 다리.

짓누르듯이 자신을 구속하는 그에게서 달콤한 향기가 품어져 나온다.

“떨어져…주십시오…”

“하지만 이렇게 꽉 잡고 있는데?”

“무슨… 소릴…!!”

“아리스 경의 쫀득쫀득한 애널이 내 존슨을 잡고 놓아주지 않는다고.”

천천히 체중에 실려 어느새 뿌리 끝까지 매몰된 휘진의 물건은 마술처럼 깔끔하게 아리스의 체내로 삽입되어 있었다.

격렬한 조임이 전해져 온다.

아무리 풀어두었다고는 하지만 애널로의 첫 경험.

쾌감을 느끼는 인간의 몸은 반사적으로 수축한다.

지금 한참 절정과 의식의 아슬아슬한 경계에 있는 아리스의 몸이야 말 할 것도 없다.

결코 놓치고 싶지 않다는 듯이, 아리스의 입과는 반대로 움켜쥐듯이 조여 오는 후장의 점막이 극상의 쾌감을 선물해주고 있다.

“농담은… 쿠훅… 여기까지입니다…”

드문드문 말을 이어가고는 있지만 아무리 정신력이 강한 그녀라 해도 예외상황은 있는 법이다.

저항해 보려 해도 생전 처음 느끼는 깊은 쾌감의 늪에서 허우적거릴 뿐.

침대 위에서의 그녀는 당당한 여기사가 아니라 휘진의 농간에 놀아나는 가련한 소녀였다.

“이제 슬슬 적응 된 것 같은데. 움직일게?”

“잠깐…!! 하아아앗!!!”

다급한 목소리로 휘진을 막아 세우려던 아리스는 눈앞에서 섬광이 번쩍이는 쾌감을 느꼈다.

애널의 자극이란 삽입할 때보다 빼낼 때 훨씬 커지는 법.

끈적거리는 소리와 함께 천천히 뽑아지는 휘진의 명도에 맞춰 늘어나듯 아리스의 점막이 딸려 나온다.

“이거 봐 빼려고 해도 금방 붙잡아 버린다니까.”

“하흐흐흐흐….♡”

덜덜 떨리는 목소리와 한숨이 섞여 야릇한 탄성이 되었다.

입가에 침까지 흘려대며 상체를 일으킨 아리스는 이내 털썩 침대보에 고개를 묻었다.

휘진이 물건을 뽑아냄과 동시에 반쯤 들린 엉덩이는, 마치 자지를 쫓아 움직이는 창부의 음란한 몸짓 같았다.

휘진은 침대 시트를 움켜쥔 아리스의 손목을 겹쳐 쥐었다.

쾌감에 몸부림칠 그녀가 벗어나지 못하게 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

“아리스의 엉덩이는 모양이 정말 좋은 걸? 게다가 이런 명품 애널까지 가지고 있다니 그야말로 기사의 귀감이야.”

“히욱!!! 쓰…쓸데없는 말을…!!”

“아~ 아쉬워라. 나한테 먼저 충성을 다했다면 밤낮으로 귀여워 해 줬을 텐데 말이야.”

아리스의 치골이 사타구니를 쿡쿡 찌르는 것 빼고는 모든 것이 완벽하다.

아나콘다가 먹이를 칭칭 감아 통째로 삼키는 것처럼 그녀를 구속한 휘진은 허리를 천천히 튕기며 아리스를 농락하기 시작했다.

-찌걱… 찌걱!!!

침대에서 들려오는 삐걱이는 소리, 점막이 늘어지는 탁음과 함께 신음을 한계까지 삼킨 아리스의 거친 숨소리가 들렸다.

여기까지 와서도 유열에 빠진 자신의 모습을 감추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하지만 반대로 휘진의 장난기를 부추기는 행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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