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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에 넘어가자 시간정지 능력이 생겼다-58화 (58/154)

58화 기사님과 마사지로 놀아보자(4)

“대공님이 좋다고 노래를 부를 땐 언제고, 제게 이런 파렴치한 행동을 해도 괜찮은 겁니까?”

“잊지 말아줘, 이건 내 조그마한 복수라고! 사심 따윈 담기지 않았어.”

“아까부터 말이 계속 바뀌고 있는데요.”

“일단 타월을 풀게?”

아리스는 조그맣게 고개를 끄덕이고는 침대의 머리 받침 쪽에 고개를 묻었다.

지금까지 남자에게 이 정도의 흐트러진 모습을 보인적은 없었다.

당연하게도 이런 쪽의 내성은 전혀 없었지만 기사로서 수신(修身)의 경지가 높은 만큼 간신히 동요를 감추고 있을 뿐이었다.

물론 휘진이 보기엔 가늘게 떨리는 몸부터 시작해서 전부 허점투성이지만.

“그럼 벗긴다?”

“잠깐 뒤돌아 계세요. 제가 벗겠습니다.”

“엑, 아깝네.”

“만일 엿보기라도 한다면 그걸로 끝입니다.”

당연히 타월이라는 낮은 방어력의 복장을 완전히 벗으려면 엉덩이가 드러남과 동시에 절대로 보이고 싶지 않은 부위를 보이게 된다.

아리스는 스스로 둘둘 말려있던 타월을 풀고 엉덩이에 곱게 접어 얹었다.

생각보다 가려지는 면적이 넓어 엉밑살까지 얼추 가려지는 것이 그나마 안정감을 준다.

“준비 끝냈습니다.”

입맛을 다시며 뒤를 돌아서 있던 휘진은 아리스의 콜에 반 나신 쪽을 향해 섰다.

그리고는 저도 모르게 기립 박수를 쳤다. 물론 정확히 말하자면, 그는 아까부터 쭉 선 자세였고, 서게 된 곳은 하반신이었지만 말이다. 허리춤의 둘렀던 수건을 들어 올릴 정도로 그의 신체는 화가 나버렸다.

딱 봐도 부드러워 보이는 와중에 과연 기사답게 군살 없이 매끈한 라인과 곁들어진 근육들.

울룩볼룩한 보기 싫은 근육이 아니다.

척추를 확실하게 받쳐주는 기립근과 수렵민족 특유의 사슴처럼 길게 뻗은 다리.

탄력과 조임을 보장하는 건강미 넘치는 근육이다.

부드러움과 탄력의 절묘한 경계.

거기에 둥근 곡선을 그리는 엉덩이를 덮고 있는 타월은 수분을 머금고 착 달라붙어 상상력을 자극한다.

마사지 침대와 맞닿아있는 부분의 가슴이 눌려 옆으로 튀어나와 있는 것이 현실감이 떨어질 정도로 아름다운 아리스의 몸에 현실성을 부여하고 있었다.

“너무 뚫어지게 보진 말아 주시겠습니까?”

“아 미안, 너무 예뻐서 말이야.”

“기왕 이렇게 된 거. 제대로 부탁드립니다.”

“좋은 마음가짐이야, 아리스.”

휘진은 목욕 용품 사이에 있던 정체모를 오일을 손에 묻히고는 아리스의 등에 펴 발랐다.

어쩐지 최고급의 식재료를 조리하는 기분이다.

깨끗한 피부 아래로 느껴지는 탱글탱글한 근육과 적당히 따뜻한 체온.

일단은 등부터 시작했지만 허리를 거치며 오일을 도포함에 따라 아리스의 호흡과 심장 박동이 손을 통해 전해져왔다.

아리스는 아리스대로 우둘투둘한 휘진의 손이 등 위를 미끄러질 때마다 숨을 들이켜야 했다.

일단 타인에게 멋대로 주물러진 경험이라면 있다.

다름 아닌 Dr.타타라가 치료를 대가로 요구한 ‘뜨거운 하룻밤’ 때문이다.

경험은 그뿐. 남자와의 경험은 전혀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렇게 노출이 높은(이라기보단 알몸에 가까운) 차림으로 마사지를 받는 것이 굉장히 낯설었지만 의외로 적응은 빨랐다.

예상과는 다르게 휘진은 반질반질해진 아리스의 신체를 신사적으로 마사지 할 뿐 가슴으로 손을 뻗어 온다거나 하지 않았다.

몸의 긴장이 풀리고 릴렉스되는 그때.

바로 이 순간이 휘진이 노리던 순간이었다.

여성의 성감은 신체의 이완된 정도에 비례해 항진된다.

분위기를 타고 편안함을 느낀 여성의 신체는 전신이 성감대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예민해지는 것이다.

“아흥…”

아리스의 입에서 저도 모르게 달콤한 탄식이 흘러나왔다.

휘진의 손이 옆 가슴을 살짝 스치며 더듬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스스로 그런 소리를 내었는지도 자각하지 못할 정도로 몰두해 있는 모양이다.

거기에 허리 근처를 어루만지는 은근한 손길이 피로를 풀어줌과 동시에 어쩐지 뱃속을 근질거리게 하고 있다.

아리스는 저도 모르게 몸을 뒤척이며 휘진에게 살짝쿵 분홍빛의 유두를 보여주었다.

“괴…굉장히 능숙하시군요…”

“이제부터가 시작인데 뭘.”

아리스는 휘진이 마사지를 거듭해가면서 은근 슬쩍 엉덩이를 가리고 있던 타월을 조금씩 내린 것을 눈치 채지 못하고 있었다.

처음엔 엉덩이를 완전히 덮었던 타월이 어느새 복숭아처럼 탱글한 엉덩이 골을 노출하고 있다.

휘진은 아리스의 허리를 만지며 자연스럽게 엉덩이 골 사이의 꼬리뼈까지 그 손길을 뻗었다.

“웃? 무슨 짓을…!!!”

그리고 오일로 번들거리는 약지 손가락을 아리스의 조그마한 엉덩이 구멍에 쏘옥 넣었다.

그와 동시에 아리스가 경기를 일으키며 뒤를 돌아보았다. 물음표가 잔뜩 떠오른 표정을 짓는 휘진의 얼굴이 보였다.

“뭐가?”

“다…다…다…다…당신… 지금 어디에 손가락을… 흐읏…!!!”

엄청 엄청 당황한 모습이다.

그러면서도 차마 손길을 뿌리칠 생각조차 못하고 말을 더듬기만 하는 것은 휘진과의 최소한의 의리일까?

“내 고향에선 마사지를 할 때 최상의 서비스야. 그 사람의 가장 지저분한 부위까지 시원하게 해 줄 정도로 경애한다는 표현이지.”

“지…지저분하지 않습니다!!!”

즉석에서 만든 변명을 태연하게 지껄이는 휘진과 그에 반발하는 아리스. 영문은 알 수 없지만 아리스 역시 타타라처럼 청결 후장의 소유자다.

“자 어때? 기분 나쁘면 말하라구. 난 성의를 무시당한 셈이 되지만 네 기분이 나쁘다면 어쩔 수 없지.”

“쿠우우우…”

한 마디 정도의 손가락을 빙글 빙글 돌려가며 아리스의 양심을 푹푹 찌르는 말을 하는 휘진.

아리스가 가장 놀란 것은 휘진의 손가락이 자신의 엉덩이 구멍에 들어오고, 미끌미끌한 오일과 함께 마사지를 시작하자마자 정체를 알 수 없는 고양감과 성적 흥분에 휩싸였다는 것이다.

게다가 마사지 중반쯤에서 천천히 달아오르던 질 내부가 기다렸다는 듯이 왈칵 애액을 쏟아 내었다.

남자 경험 하나 없는 자신이 항문에 손가락을 넣어지는 것만으로도 애액을 질질 흘리는 치녀(恥女)였다니.

절대로, 절대로 들키고 싶지 않다.

“딱히 흥분하거나 한 건 아니지? 난 어디까지나 마사지를 하고 있으니까 말이야. 별로 부끄러운 부위도 아니고, 타월 때문에 전부 가리니까 걱정 마.”

“그럴 리… 없어요…!!!”

숨을 헐떡이며 평정을 가장해봐야 아리스의 몸이 정직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것을 휘진이 모를 리가 없다.

움찔 움찔 조여 오는 쫀득한 장벽은 손가락을 아예 잘라버리기라도 할 기세로 거칠게 꿈틀 댔으니 말이다.

“자자, 그럼 다시 편하게 누워. 이제 곧 끝나니까 말이야.”

“하으으으으우우…”

휘진이 더 깊게 손가락을 쑤시고 빙빙 돌리자 아리스는 저도 모르게 한심한 신음소리를 내고 말았다.

당혹, 초조, 불안 그리고 그 세 감정을 아득히 뛰어넘는 쾌감이 몸속에서 물감처럼 번져온다.

휘진은 단단하게 사과처럼 뭉치는 아리스의 엉덩이를 눈요기 삼아 분홍빛 국화 속에 손가락을 더 거칠게 피스톤했다.

그 고결한 여기사가 후장을 쑤셔지며 그걸 감추려 어쩔 주 몰라 하는 모습은 머꼴이었다.

부끄러워하는 정도가 타타라랑은 차원이 다른데다가, 그걸 감추려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귀엽기 그지없다.

“하앗… 하앗… 후웃…!!!”

찔걱거리는 소리를 반복하며 왕복하던 휘진의 손가락이 멎었다.

“자, 오늘은 여기까지. 수고했어.”

그리고 휘진은 곧바로 자신의 옷을 챙기고, 절정 직전의 아리스를 남겨둔 채 미련 없이 욕탕을 나갔다.

◈          ◈          ◈

북해의 겨울바람은 차디찼다.

방안에 벽난로를 배치한다고 해도 몸을 꽁꽁 싸맬 양털 가운과 슬리퍼가 없었더라면 감기에 걸려 버리고 말리라.

당장 이불을 뒤짚어 쓰고 있는 지금만 해도 새하얀 입김이 뿜어져 나올 정도이니 말이다.

그런데.

“알 수가… 없어요…”

정욕의 불길은 그 보다도 뜨겁다는 것일까.

아리스는 반질반질한 맨 다리를 비척거리며 몸을 틀었다.

아니, 인정할 수 없다.

그 몸과 마음을 주군에게 받쳤다는 기사가.

비단 검술에 있어서 뿐 아니라 수신(修身)에 있어서도 높은 경지에 이른 자신이 고작 사내에게 주물러 진 정도로 발정이 나버렸다니.

“그…그것도 뒤…뒤로…”

상식적으로 납득 불가능한 곳을 멋대로 주무른 그 남자가 나쁜 것이다.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도 뱃속에서 모닥불처럼 타오르는 흥분의 잔재가 뜨거운 숨을 자아낸다.

아리스는 이불을 걷어 자신의 나신을 내려다보았다.

목욕 뒤에는 가운만을 입고 자는 그녀이기에 요대를 푸는 것만으로도 새하얀 나신이 달빛에 드러났다.

“하지만… 기분은 좋았을지도 모르겠네요.”

기사라고는 하지만 아직 파릇파릇한 20대 초반의 나이.

다른 남자를 만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불가능한 여건 상 성욕은 자위로 해결해 왔다.

아리스는 능숙한 손놀림으로 눈을 지그시 감고 조용히 자신의 음핵을 손끝으로 건드렸다.

“아흣…”

흠칫하고 몸이 떨렸다.

휘진의 손놀림은 몹시 음흉했었다.

어떤 의미에서냐면 은근히 성감대를 훑어가는 와중에 정작 결정적인 쾌감은 전혀 주지 않았던 것이다.

물론 아쉽다거나 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늘은 그가 도망을 가버렸지만 내일 당장이라도 혼쭐을 내 줄 예정이니까.

하지만 작은 몸 안에 고스란히 농축되고 항진된 성감은 지금이라도 튀어나갈 것처럼 간질거리는 중이다.

남들보다 조금 커서 콤플렉스인 클리토리스가 그 증거이다.

평소에는 한참 어루만져 주어야 고개를 내미는 새싹이 지금은 팽팽하게 충혈되어 움찔 거리고 있었다.

“고약한 사람…”

단지 조금 만져준 것만으로도 허리가 멋대로 움직인다.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섬광이 스치듯이 원치 않을 만큼의 멋대로 허리를 튕겨대고 있었다.

“하앗…하앗…”

이제까지 성교라고는 해 본 적이 없었고 자위 역시 클리토리스를 애무하는 소프트한 선에서 그쳤다.

하지만 오늘따라 욕망에 비대해진 몸은 그 정도로 만족하지 못하는 듯하다.

안타까운 절정.

이미 몇 번이나 몸이 떨리는 절정을 맞이했음에도 성욕이 전혀 줄어들지 않는 기분이 들었다.

‘여기라면… 어떨까요?’

어느덧 아리스의 가느다란 손가락은 자신의 뒷구멍을 어루만지고 있었다.

아리스의 몸은 아신의 불완전한 복각체이다.

남들에게는 더러운 구멍일 수도 있지만 아리스에게 있어서 애널이란 아신과 같은 단순한 배설기관의 모습을 띤 살 구멍이다.

단지 고고한 여기사 특유의 감성이,‘뒷 구멍으로 쾌락을 느끼는 자신’을 인정하지 못하고 있었을 뿐.

애액은 이미 범람해 거품을 일으키며 이불을 적시고 있었다.

윤활유도 필요 없이 아리스의 조그마한 손가락은 쏘옥하고 애널에 매몰되었다.

“하아아악…!!!”

그저 그뿐일 터인데.

아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의 쾌감에 아리스는 몸을 흠칫 떨어야 했다.

여유롭게 손가락 한 마디를 집어 삼킨 애널은 아직은 부족하다는 듯이 추잡스럽게 벌름거린다.

‘이런 거… 부정한 짓인데도…’

-쯔뷰…쯔뷰…

손가락 끝이 애널을 왕복할 때마다 하반신이 가벼워 없어지는 정도의 쾌감이 등줄기를 샅샅이 훑는다.

조금 더 깊이.

조금 더 격렬하게.

자신도 모르는 사이.

한 마디로 시작했던 손가락은 두 마디가 되었고, 쾌감의 반동으로 빳빳하게 굳은 두 발은 덧없이 허공을 휘적였다.

“너무…기분 좋아앗…!!!”

“그렇게 기분이 좋아?”

아리스는 헛바람을 들이켰다.

들려오면 안 될 목소리가 들려왔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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