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화 대작(3)
그녀의 엉덩이가 파이즈리처럼 부드럽게 자지를 감쌀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마찰감 때문인지 충분히 쾌감이 전해져 오지 않는다.
물론 눈으로 들어오는 정보는 황홀 그 자체다. 잘록한 허리부터 발끝까지 나체인 상태로 새하얀 엉덩이를 노출한 아리스가 아래 깔려 있는 것이다.
시간 정지 능력을 손에 넣고도 전혀 이상한 수단으로 쾌감을 탐하고 있는 자신을 보고 있자니 헛웃음이 나온다. 앞으로도 기회만 있다면 앞뒤 가리지 않고 이런 식으로 육욕에 허덕이지 않았을까 싶다. 문자 그대로 ‘앞 뒤 가리지 않고’말이다.
“아리스 경, 너무 나쁘게는 생각하지 않아. 네가 아니었다면 나의 능욕 대상 1호는 곧바로 대공님이니까. 그러니까 넌 지금 온 몸으로 대공님을 지키는 거야. 몸을 바쳐 주군을 수호하는 것이 기사의 명예 맞지?”
가슴 속에 떠오르는 추악한 성욕에 몸을 맡기며 휘진은 기대감에 부풀었다.
그 청백(淸白)하고 명경지수(明鏡止水)처럼 맑은 마음을 가진 아리스의 첫 키스를 자지로 빼앗고 그 입술부터 입안까지 정액으로 더럽힌다.
지금부터 처녀를 유지한 채 애널만으로 쾌락을 느끼는 ‘변태 중의 변태로 만드는 대서사시’의 개막인 것이다.
그 고고하고 올곧은 아리스의 육체가 천천히 타락해 결국 애널로 쾌감을 탐하는 자신의 모습을 깨닫게 되었을 때 지을 표정과 고뇌의 눈빛이 너무나도 기대된다.
“조교형 야겜도 처녀는 유지한 채로 애널 전용 육변기를 만드는 재미가 있는 법이지.”
그 어떤 남자 경험도 없는 여자가 항문으로 쾌감을 느끼며 절망하는 모습은 굉장히 훌륭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부분이다.
더불어 항문의 쾌락만으로 만족하지 못 한 채 스스로 다리를 벌려오는 여자 히로인의 처녀를 관통하는 것은 진미 중 대미라고 할 수 있다.
당연하지만 그저 살덩이에 불과한 애널이 자지에 커다란 자극과 만족감을 주는 것은 아니다.
우선 휘진은 아리스의 애널을 부드럽게 풀어내고 아직은 제대로 느끼지 못할 애널의 쾌락감각을 개방시키기로 했다.
방법은 간단하다.
휘진은 곧게 뻗은 아리스의 다리 사이로 얼굴을 바싹 붙여 애널을 혀로 깊숙이 핥았다.
아까 타타라에게도 했던 것이지만 턱이 굉장히 아프다. 특히 엉덩이가 솟아 있는 아리스이기에 탄력을 억누르며 얼굴을 깊이 묻는 것 만해도 상당한 부담이 갔다.
동시에 아리스의 클리토리스를 엄지손가락으로 비비듯이 애무한다.
엉덩이 골을 타고 흘러내린 흥건한 휘진의 침, 엄지손가락을 살짝만 위로 올려 애널을 자극할 때마다 뻐끔거리는 아리스의 보지에 한 마디 정도 삽입하고 빼내니 충분한 윤활유가 확보 되었다.
아직은 애액이 밖으로 새어나오는 정도까지는 아니었지만 가볍게 손가락 끝을 보지 안에 담구는 것만으로도 뜨겁게 예열이 완료되었다. 이제 아리스의 암컷기관은 기꺼이 환희의 꿀물을 뽐뽐 뿜어내는 것이었다.
“으으음…”
암컷의 신체는 정직하다. 아무리 무의식 상태로 제멋대로 농락당할 뿐일지라도 성적인 자극에는 교배를 위한 준비를 착실하게 해나간다.
아직 속삭이는 정도의 신음을 내고는 있지만 바짝 발기해 표피 밖으로 존재감을 과시하는 클리토리스라던가 벌렁거리며 자지를 원해오는 보지를 보고 있자면 이 녀석도 어쩔 수 없는 여자애구나 싶다.
원래는 꽉 다물려 있는 아리스의 보지이지만, 휘진은 능욕의 편의를 위해서 개구리가 바짝 엎드린 형편없는 모양새로 다리를 벌려놓았다. 그 누구에도 드러내 보인 적 없을 핑크색의 점막을 고스란히 드러났다.
그녀처럼 단아한 미인을 그렇게 꼴사나운 모습으로 눕힌 것만으로도 믿을 수 없을 정복욕에 휩싸인다.
지금 휘진이 하는 작업은 간단했다.
아직 충분히 개화하지 않았을 후장의 성감을 개발하는 것.
무턱대고 애널만 애무하지 않는다. 여성 쾌감회로의 집적체인 클리토리스를 자극함과 동시에 후장을 혀로 후벼 팜으로서 두 개의 성감을 연동시키는 것이다.
마치 녹아내린 듯이 질척거리는, 이미 신체 기관의 일부라기보다는 쾌락을 위해 존재하는 장치로 전락해버린 아리스의 보지는 질척하고 음란하게 휘진의 엄지손가락에 얽힌다. 클리토리스를 손가락으로 퉁길 때마다 아리스의 몸 전체가 움찔 거린다.
작은 돌기 하나만을 멋대로 움직인 것만으로 수백 배의 질량에 달할 아리스의 신체 전체가 미세하게 경련한다.
시간 정지 능력을 가지고도 이렇게 번거로움을 고수하는 것은 이런 미세한 반응 하나하나가 휘진을 즐겁게 만들기 때문이다.
아리스의 표정이 복잡하게 일그러지고 마치 악몽이라도 꾸는 듯 몸을 비척인다. 그래봤자 단단히 허벅지를 벌려 누르고 있는 휘진의 앞에선 무방비하게 앞과 뒷구멍을 벌리고 있을 수밖에 없다.
“하앗…”
물 안에서 오랫동안 숨을 참다 나온 사람처럼 아리스가 헐떡인다.
차이가 있다면 갈구하는 것이 산소가 아닌 쾌감이라는 것. 잔뜩 젖어 있는 부분이 보지와 후장뿐이라는 점이다.
잠을 자고 있는 소녀를 인형처럼 마구잡이로 다루는 것이 수면간의 멋짐 아닐까.
더불어 본인이 어떤 일을 당했는지 알아차리지도 못한 채 내일도 평소와 같은 얼굴과 태도로 휘진을 대할 것을 생각해본다. 상상만으로도 휘진은 고추가 0.2cm는 더 커지는 기분이 들었다.
자신을 믿어준 사람의 신뢰를 최악의 방법으로 한 휘진을 향해 치를 떨 그 표정도 언젠가 보고 싶다.
자고 있기 때문인지 훨씬 쉽게 애널 쪽의 긴장이 풀렸다.
하지만 지금 당장 삽입을 하거나 할 생각은 없다. 모토는 어디까지나 천천히 그녀를 쾌락의 구렁텅이로 몰아넣는 것이니까.
“쿠우우웃…!!!”
신음소리로 절정의 예측이 가능한 각성 시와는 다르게 잠을 자는 무의식중의 절정은 갑작스럽고 빠르게 찾아왔다.
침대에 배를 대고 있음이 분명함에도 아리스의 몸은 상하로 요동치며 침대 시트위로 꿀물을 흩뿌렸다.
학질이라도 걸린 것처럼 바들바들 떠는 육체가 진정하기를 기다렸다가 휘진은 자지를 붙잡았다.
타타라에게 수면향이 발동하면 절대 깨지 않는다는 말은 들었지만, 이렇게까지 격렬하게 움직이는 것을 보면 조금은 불안한 마음이 들기 마련이다.
언제든 시간을 멈추고 튈 준비를 하던 휘진은 아리스의 숨이 천천히 진정되자 한 숨을 놓았다.
생각보다 훨씬 빠른 절정이었다. 이것이 클리 자극에 의한 것인지 애널 자극에 의한 것인지 제대로 판단하는 건 어렵다. 어쨌든 처음 깔끔했던 아리스의 보지는 거품이 잔뜩 일은 침과, 여린 속살의 첨단을 후벼 판 휘진의 손가락 탓에 애액이 펌핑되어 굉장히 지저분하게 젖어 있었다.
만약 깨어 있었다면 어떤 울음소리로 울었을까? 슈슈처럼 눈물이 맺혔을까?
“저항도 하지 못하는 상태로 더럽혀지는 기분은 어떤 걸까?”
누구도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을 혼잣말처럼 뱉어낸 휘진은 드디어 휘진 주니어를 아리스의 엉덩이 골 사이에 파묻었다.
아까와는 다르게 확실히 뜨거운 열기가 전해진다.
잔뜩 달아올라 정액을 주입 받기 위해 준비완료 된 암컷의 신체가 착상의 편의를 돕기 위해 신체의 온도를 끌어 올렸기 때문이다.
물론 휘진이 괴롭힐 곳은 임신과는 영영 거리가 있는 곳이었지만 말이다.
휘진은 아리스의 엉덩이를 모은 뒤 자신의 자지에 골고루 아리스의 애액을 묻혔다.
그리고 미끄러지듯이 부드러운 살덩이의 협곡 속으로 자지를 비비듯 움직였다.
일명 스마타라는 유사 성행위이다.
직접적인 삽입이 아닌 음부나 엉덩이 골 등에 자지를 비비는, 어찌 보면 가장 섹스와 유사한 모습을 갖고 있는 동작이다.
아리스의 탱글거리는 엉덩이를 양 손으로 단단히 붙잡고 엉덩이 골 쪽엔 엄지손가락으로 누른 자지를 왕복시킨다.
아리스의 깨끗한 애널 주름에 비벼지는 간질간질한 감촉이 자지와 귀두의 아래쪽에서 생생히 전해져왔다.
벌써부터 성감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아리스의 뒷구멍은 자지와 바짝 밀착되어 부드럽게 비벼진다. 벌써부터 쾌감을 느낀 것인지, 어느덧 아리스는 달콤한 한숨을 흘리고 있었다.
엎어진 개구리의 자세.
필연적으로 보지가 벌어지는 꼴사나운 자세를 한 채로 타타라의 몸이 상하로 천천히 들썩인다.
휘진의 자지 뿌리가 아리스의 아름다운 엉덩이와 부딪힐 때마다 휘진의 불알이 보지를 철썩 철썩 치며 음란한 소리를 자아냈다.
“아리스 경, 엎어져 있는 꼴이 정말 안타까울 정도인걸. 그래도 기사님인데 보지가 훤히 보이는 허벌허벌 한 자세는 좀 아닌 거 같지 않아?”
“아우….윽…!!!”
자지의 윗부분은 교차되어 엉덩이골에서 빠져나가지 않도록 자지를 눌러주는 손가락의 감촉이 느껴진다. 양 사이드에서는 사정없이 압박감을 주는 엉덩이 골의 감촉이, 밑 부분에서는 애액과 침으로 질척해진 와중에 애널 주름을 사정없이 당기고 비비는 감촉이 전해져온다.
잠결인데도 벌써 붉어져 버린 아리스의 얼굴, 미간을 찌푸린 채 어딘가 집중한 듯한 표정이다. 휘진은 재빨리 자지를 빼고 빠르게 스트로크 하며 아리스의 입 양쪽을 잡아 억지로 벌렸다.
흥분 상태에 약간 힘 조절이 부족했을 텐데도 아리스는 깨는 기색 없다.
“크으윽!!!”
“우웁…!!!”
휘진은 절정의 쾌감을 느끼며 기어이 남아있던 10퍼센트의 HP가 모두 소진되는 것을 느꼈다.
‘퓨웃 퓨웃’하는 소리가 들릴 정도의 기세로 휘진의 정자가 힘차게 벌려진 아리스의 입으로 날아간다. 눈꺼풀과 머리카락에도 일부 튈 정도로 튀어나갔다.
“으으, 앞으로 아리스의 매일 밤 야식은 휘진 님의 정자로 결정되었으니까 영광으로 알라고.”
눈꺼풀에 방울 방울 맺힌 정액과 입 안으로 잔뜩 흘러들어가 무의식중에 정액을 삼키는 아리스.
화려한 금발위로 얹어진 백탁을 바라보며 휘진은 만족스럽게 셔터를 눌렀다.
◈ ◈ ◈
현대에 있을 때 휘진은 소위 말하는 ‘대체 가능한 일반인’ 자체였다.
말하자면 사회의 톱니바퀴, 말하자면 소시민.
시간이 지나고 경험을 쌓더라도 중간에서 간부 역할도 하지 못해, 나이가 차도 중소기업의 부장급 이상은 쳐다보지 못할 것이라고 스스로 단정 지은 평범 오브 평범이였다.
왜냐면 특별한 재능이 있는 것이 아니니까.
특별히 집이 잘 사는 것도, 금전 운이 따라주는 것도, 특출 나게 잘생기거나 호감 있는 성격을 가진 것도 아니었으니까.
회사에서 쫓겨 난다고해도 그 빈자리를 메워줄 청년들은 많았으리라.
그런 휘진에게 북해 무역의 7할을 담당한다는 휫센 북해 상단 총 협회주를 만나는 일은 도리어 현실감이 없어 긴장이 되지 않았다.
드모라 휫센.
40대 중반을 바라보고 있는 미중년.
절제된 품위와 잘 훈련된 친절.
갈색의 머리카락은 잘 정돈되어 구렛나루에서 깔끔하게 마감되어있고 검은 눈동자는 순박하면서도 지적인 번뜩임을 품고 있었다.
몸에 딱 맞게 제작된 아이보리색의 양복은 한 치의 더러움도 주름도 없이 깔끔해 성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듯하다.
“인사가 늦어 실례했습니다. 북해 상단 협회주를 맡고 있는 드모라 휫센이라 합니다.”
귀족적인 말투로 휫센은 모자를 벗으며 정중하지만 비굴하지 않게 휘진에게 인사했다.
오늘 아침도 시중 들러 오지 않는 슈슈가 걱정이 되어 병문안을 다시 했는데 거기서 안내책을 만나 단순하고도 충동적으로 독대를 하게 된 것이다.
뭔가 갑작스러운 이벤트라 어정쩡하게 서 있는 휘진에게 웃으며 자리를 권했다.
“아뇨, 사실 이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는데요.”
이계에서는 마음껏 막나가기로 결심한 휘진이다. 그러나 상대 쪽에서 정중하게 나오는데다가 어제 대공님에게 휫센 상단의 공헌을 들은 터다.
함부로 대할 상대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대한 정중한 존댓말로 상대를 살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