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화 인간왕(1)
강제로 억누르려고 해도 억누를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이미 상하좌우로 움직이며 휘진의 자지에 충만한 쾌감의 꽃다발을 안겨준다.
“잠시만이라고… 했는데에…♡”
“후우…후우… 너도 힘 빼라고 했는데 안 빼잖아.”
“하여간… 하아…♡ 귀축이야…♡”
이마에 땀이 송글 송글 맺은 채 타타라는 조금씩 풀려가는 뒷구멍에 삽입된 자지의 감촉을 음미했다.
지금 귀두를 매몰시킨 딱 이 엉덩이 구멍의 링 부분. 즉 괄약근 부분만 돌파하면 다음엔 그렇게 힘들지 않다고 말해준 친구가 있었다. 이를 기억하며 휘진은 일단 타타라의 후장 링이 삽입에 적응을 할 수 있도록 잠시 기다려 주었다.
“470 년을 살아온 아신이 일개 인간한테 이런 짓을 당할 줄이야…”
“일개 인간이라고 하지 말아줄래? 이래 뵈도 신과 가장 가까운 능력을 가진 사람이거든?”
타타라의 볼멘소리에 거만하게 말하며 휘진 역시 타타라의 뒷구멍 맛을 즐겼다.
그러면 470년이나 지켜온 아신의 후장을 딴 건가.
거의 역사책에 쓰일 정도로 위대한 업적이 아닌가 싶다.
칭호와 함께 능력치 상승이 곁들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위업이다.
“지금 어느 정도… 넣은 거야?”
1분 정도의 시간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타타라의 말투나 호흡 같은 것이 훨씬 침착해졌다.
아까처럼 오돌오돌 몸을 떨지도 않고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긴 것 같다.
“아직 귀두 밖에 넣지 않았어.”
“…에?”
휘진의 말에 타타라는 경악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제 별거 아닌걸 알았으니 적당히 휘진을 놀리는 포지션을 다시 가져갈 생각이었건만 겨우 맛보기가 끝났다고 선고받은 것이다.
과연 저 물건을 전부 후장으로 받아들였을 때 자신이 침착성을 유지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타타라는 스스로도 의문을 품었다.
“그럼 다시 간다.”
“아흑!!!”
타타라의 표정을 만족스러운 눈으로 지켜보며 휘진은 나머지 자지 부분을 거침없이 항문점막으로 돌입시켰다.
처음의 막대한 저항이 거짓말 같이 타타라의 충분히 풀어진 항문은 마치 환영이라도 하듯 휘진의 자지를 게걸스럽게 삼켰다.
이미 애널의 링부분이 넓어져 버린 타타라의 배설기관이 자지의 맹공을 막아낼 방법은 없었다.
그저 무력하게 더럽혀 지는 것만이 허락된 뒷구멍은 이미 휘진의 자위기구나 다름이 없다.
“아으으윽!!! 잠시만…!!! 기다려줘 제발…!!!”
눈이 튀어 나오는 것 같은 충격이다.
다른 말로는 표현할 길이 없었다.
고통도 쾌감도 아닌 시냅스를 강타하는 감각 이상의 무언가.
타타라의 유고한 지혜와 지식으로도 충분히 말로 풀어 낼 수 없는 충격이 몸을 관통한다.
새하얀 지체가 휘진의 허리놀림에 맞춰 속절없이 경련한다. 타타라는 애절한 신음소리를 간신히 삼켰다.
“하아…항…, 으응, 하으으응으으윽!!!”
놀랍게도 후장 깊숙하게 자지가 꽂히며 받았던 충격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천천히 분홍색을 띠는 쾌락이 되었던 것이다.
호흡을 갈구하듯 절박하게 헐떡이는 숨결에도 이젠 짙은 향수처럼 관능이 깃들어있다.
휘진의 자지에서 느껴지는 혈관의 맥동이 항문 점막을 통해 심장까지 그대로 퍼지는 느낌이다.
“아신도 별거 없구먼… 후장에 좆이 박히면서 쾌감이나 느끼는 걸 보면.”
겉멋 든 댄스 크루가 비트를 들으면 저절로 어깨가 들썩이는 딱 그 모양새다. 만족할만한 성적 쾌감을 얻은 휘진의 입에선 에로 망가체, 다른 말로 hitomi.la 체가 튀어나왔다.
타타라의 출렁출렁 움직이는 엉덩이 골 사이의 구멍으로 자신의 페니스가 왕복하고 있다.
이 시각적인 쾌락은 정말 무엇에도 비할 바 없이 오싹하다.
뒷치기와는 미묘하게 다른 각도로 움직이는 이 기분과 누구도 정복하지 못했던 순결한 부분을 탐한다는 정신적인 충족.
그리고 요염하게 헐떡이며 아신에서 한 마리의 암컷이 되어가고 있는 타타라의 모습까지.
그 도도하고 싸가지 없던 년이 그의 자지에 후장을 꿰뚫린 채 애절하게 신음하고 있다.
물론, 여러 도움도 받고 고마운 점도 있지만…
그렇더라도 휘진은 은혜는 자고나면 잊어버리고 원한은 뼈에 새기는 소인배였다.
“당신… 그런 말… 하아앙♡”
“어떤 느낌인지 말해봐. ”
“나…나는 와플… 당신은 달콤한 시럽…”
뭔가 묘사가 나왔지만 저어어언혀 꼴리지 않으니 아웃이다.
“그런 애둘러 말하는 거 말고 내가 어떤 거 좋아하는지 알잖아?”
“쿠우욱!!!”
“똥을 계속 싸는 느낌이지?”
우아, 엄청 째려본다.
하지만 후장구멍을 자지에 뚫린 상태로, 그렇게 잔뜩 풀린 눈으로 노려봐봤자 꼴리는 것 이상의 효과는 주지 못하는 법이다.
“어차피 똥도 안 싼다며? 그럼 이제부터 네 후장은 내 전용 오나홀이야.”
“오…나홀…? 하앙♡”
“자위기구라고. 타타라 씨 후장이 내 자지 모양에 딱 맞게 길이 들 때까지 헐렁헐렁해져도 상관없으니 마음껏 허벌 후장으로 만들어줄게.”
“자위… 기구라니이잇…!!!”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다.
평소보다 훨씬 일찍 사정감을 느낀 휘진은 허리를 바짝 붙이고 타타라의 후장에 새하얀 백탁을 토해 내었다.
“아윽, 아아아악!!!! 뜨거워…!!!”
세찬 맥동과 함께 그대로 자지를 끊어버릴 듯한 조임을 억지로 무시하고 바들바들 떨리는 타타라의 엉덩이를 부여잡은 채 정액을 모조리 쏟아 주었다.
◈ ◈ ◈
사정 직후 거친 호흡을 삼키며 휘진은 마지막으로 타타라의 항문점막의 작은 수축을 즐겼다.
움찔 움찔 거리며 절정 직후 특유의 미세한 경련을 반복하는 타타라의 후장은 그것만으로도 억만금의 가치가 있다.
쭈욱하고 자지를 빼자 타타라의 후장은 끝까지 자지를 물고 있으려는 듯 끈덕지게 따라 나오다가 입을 연채 좆물을 토해 내었다.
이윽고 엉덩이 구멍은 꼬옥 오므라들며 아까처럼 예쁜 모양으로 회복했다.
“엉덩이 구멍이 안 닫혀…”
침울한 표정을 짓는 타타라의 후장에서 거품이 잔뜩 난 정액이 방울방울 떨어졌다.
시각적으로 완벽하게 정액 변기이다.
침울한 목소리를 내는 타타라는 그래도 섹스 직후 이성을 완전히 되찾은 것인지 조금 거칠게 쉬는 숨 말고는 대체로 평정심을 유지한 모양이다.
“얼마 있으면 괜찮지 않을까?”
“당신 뒷구멍에도 비슷한 사이즈의 모형 성기를 박아주고 싶은데.”
무책임한 휘진의 말에 타타라는 무서운 내용으로 응수했다.
겨우 후장 섹스 한번으로 관계가 완전히 역전되길 기대하는 것은 무리였나 보다.
타타라는 침대에서 일어나 쭉 기지개를 펴고 알몸을 보이는 것에 한 점 부끄러움 없이 또각또각 힐 소리를 내며 헝클어진 머리를 다시 묶었다.
“처음이야 이런 감각은, 역시 내 안목은 옳아. 당신은 재밌어.”
“재밌게 봐줬다니 고맙지만, 그 말은 앞으로도 너 애널을 써도 된다는 거지?”
“당신 전용 오나홀로?”
키득키득 거리며 샐쭉한 표정으로 웃는 타타라는 오늘도 귀엽고 예뻤다.
◈ ◈ ◈
태어나 단 한 번도 인간을 완전히 믿었던 적은 없다
인간은 몸의 절반이 거짓으로 구성되어 있는 존재.
짧디 짧은 삶을 살아감에도 불구하고 무수히 많은 죽음을 낳고 그 죽음 속에서 다시 태어난다.
인간과 엘프 사이에 맺었던 평화 조약 역시 마찬가지.
반백년이 지나기도 전에 협정을 채결했던 인간 왕이 죽고 폭군이라고 불리는 또 다른 인간의 왕이 그 자리를 꿰어찼을 때 전쟁을 불사할 것이라고 어느 정도 각오 했던 바다.
그러나 인간은 강하고 또 집요했으며 무엇보다 잔인했다.
많은 엘프들이 저항했지만 놀랍도록 발전한 그들의 기술은 바람처럼 달리는 엘프 기사를 수백발의 석궁과 그물망을 던져 잡고, 저항하는 정령들을 거대한 불길로 일소해버렸다.
엘프의 왕, 이렌데아는 과거 자신이 앉았던 옥좌에 다리를 꼬고 앉아있는 인간의 왕에게 끌려갔다.
"더러운 인간 놈들, 선대의 유지마저 저버릴 정도로 이 땅이 탐나더냐!"
비록 몸은 붙잡혀 있으나 그 마음만은 꺾이지 않는다.
실내가 쩌렁쩌렁하게 울릴 정도로 큰 목소리로 이렌데아는 일갈했다.
"인간은 더럽죠, 그렇기 때문에 이 전쟁에서 이긴 겁니다. 이렌데아 공."
"네 놈은 언젠가 내 손에 갈기갈기 찢어져 개 먹이가 될 것이다. 설령 내가 먼저 지옥에 떨어진데도 네 발목을 붙잡고 함께 겁화 속에서 영원히 불탈 것이야!"
"부디 바라시는 대로."
그의 위협에도 아랑곳 않고 인간의 왕은 앉은 자세를 약간 바꿨다.
"사실 공을 여기로 모셔온 것은 몇 가지 여쭤볼 것이 있어서 입니다. 엘프 특무대들의 은둔지와 엘프 마을들의 위치를 말이죠."
엘프들은 인간처럼 큼직한 무리를 짓지 않는다. 작은 부락으로 나뉘고 군대 역시 뿔뿔이 흩어 찢어 놓았다.
만약 어떤 부락이든 위협에 처한다면 곧바로 도움을 가기 위해서이다.
"할 테면 해봐라, 나에게 들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니."
격노에 찬 목소리로 자신을 노려보는 이렌데아의 표정에서 인간의 왕은 설렘을 느꼈다.
"그럼 저와 간단한 내기를 해보도록 하죠. 룰은 아주 간단합니다. 공께서 저에게 그만 해달라고 부탁하시는 순간, 저에게 모든 알고 있는 정보를 넘겨주셔야 합니다. 반대로 저에게 그만해달라는 부탁만 하지 않으신다면 모든 군대를 철수하고 그간의 피해를 2배로 보상하죠."
"…."
개인의 문제로서도, 엘프를 대표하는 왕의 입장으로서도 나쁘지 않은 제안이다.
왕관을 손에 든 채 빙빙 돌리며 미소짓는 인간 왕.
그 붉은 눈동자는 자신이 어떤 대답을 할 것이며 해야 할 것인지 알고 있었다.
"좋다."
"훌륭한 용단이십니다, 폐하."
"닥쳐라! 네놈은 여우보다 간사하며, 독사의 독보다 악하구나. 전장에 서서 단 한 번도 지휘하지 않았던 겁쟁아!"
"쉿!"
조용히 자신의 가늘고 긴 손가락을 입가에 가져다 댄 인간 왕은 이렌데아에게 살짝 윙크를 보냈다.
"저를 너무 자극하지 않으시는 게 좋습니다. 이렌데아공. 가끔 저 조차도 주체가 안 될 만큼 기뻐할 때가 있어서 말이죠. 대령해라!"
그의 말과 함께 이렌데아를 꿇어앉히던 두 명의 기사가 대회랑에 검은 색 포대를 가지고 들어왔다.
꿈틀거리는 모양새와 포대의 윤곽을 봤을 때 저건…
"설마…"
그럴 리가 없다. 그래선 안 된다.
상상하기도 싫은 결과물이 눈앞에 톡하고 떨어졌다.
"슈미야!!!"
"우으으으읍!!!"
사지가 결박당한 채 재갈이 물려져있는 자그마한 체구는 이렌데아의 딸 슈미였다.
"어떻게…? 분명 대피 시켰을 터인데."
"그게 그렇게나 중요하신 건가요?"
대회랑의 돌바닥에 대충 내던져진 슈미는 꿈틀거리며 자신의 아버지가 있는 쪽으로 조금씩이라도 기어가려고 애썼다.
눈앞에 펼쳐진 최악의 결말에 절망하는 가운데, 인간 왕이 말한다. 그리고 알려준다. 아직은 '최악'이 아니라고, 또한 결말마저 아니라며.
"이렌데아 님, 저는 이제부터 3가지 미래를 알려드릴 겁니다. 당신이 저와의 게임에서 지지 않는 이상 반드시 이행될 미래들이죠."
그는 흥겨운 왈츠라도 들리는 듯 왕좌에서 일어나 스텝을 밟으며 슈미의 옆에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