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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에 넘어가자 시간정지 능력이 생겼다-14화 (14/154)

14화 메이드 맛보기(5)

어디까지나 상냥하고 부드러운 어조는 유지하며 잔인한 말을 내뱉는휘진의 말투에 슈슈는 혼란에 빠졌다.

처음에는 잘못 들었다고 생각했다. 이 귀족 이방인이 아직 대륙어에 정통하지 못해 실수를 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까까지만 해도자신의 이해자가 된 것처럼 열심히 호응하고 달래주며 듣던 사람이 아닌가?

하지만 그의 모습을 살핀 슈슈는 절망 했다. 그는 어느새 시건방진 자세로 다리를 꼰 채 컵 안에 거의 마시지 않은 밀크 티를 슬슬 흔들고 있었다.

“죄…죄송합니다…”

갑작스러운 감정선의 선회에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르고 허둥대는 슈슈. 화를 내거나 분노하는 기색이 조금이라도 보여야 정상이건만 소녀에게선 그런 모습이 없다.

너무도 쉽고 빠르게… 분노라는 감정을 거세당한 듯한 모습이다.

슈슈는 외압과 비아냥에 적의로 맞서는 것이 아닌, 묵묵히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으로 받아내고 있다.

누구에게도 무해하다는 사람의 표본은 이런 모습일 것이다.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한 정신적 혼란에 빠진 슈슈의 눈앞이 마치 일렁이는 것처럼 흔들린다. 어느새 눈물이 잔뜩 고여 버린 것이다.

“오늘 내가 벌을 주려고 했던 이유에 대해 스스로 말해 볼래?”

저 상냥한 톤의 목소리로 조금의 자비도 없이 상대방의 마음을 난도질하는 말을 내뱉는다니. 생각지도 못했던 부조화가 어쩐지 슈슈를 두렵게 만들었다.

어찌되었건 상대는 자신과 동생의 생사여탈권을 손에 쥔 ‘귀족’인 것이다.

아침의 잘못!

나체의 가슴으로 몸을 씻길 것을 요구받았다가 그만 주인께 못 볼꼴을 보였다. 마치 발정 난 암캐처럼 바닥에 누워 다리를 벌리고 헥헥 거리는 모습을…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도, 떠올리기도 싫었던 모습에 대해 지금 스스로 말할 것을 요구 당한다.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거부감을 억지로 삼켜내며 슈슈는 간신히 말문을 텄다.

“슈슈는 오늘, 휘진님의 목욕 시중을 들다가… 멋대로 기분이 좋아져 버렸습니다.”

“아니야, 다시 말해봐. 슈슈는 오늘 휘진님의 목욕 시중을 들다가 발정 난 암고양이처럼 젖꼭지로 느껴버렸습니다, 라고. 무릎을 꿇고 고개를 조아린 채로.”

“아니에요, 저는…!!!”

무언가 반론하려던 슈슈의 다급함이 빙그레 웃으며 이쪽을 바라보는 휘진의 시선에 단단히 가로막혀 버린다.

눈웃음을 짓고 있는 눈동자가 어쩐지 굉장히 악마와도 같이 여겨졌다.

두렵다. 분노의 대상으로 삼기조차, 원망할 대상으로 삼는 것조차 두렵다.

슈슈는 어깨를 움찔 움찔 떨며 휘진이 주문한 바를 애써 말했다.

“슈슈는… 오늘 휘진님의 목욕 시중을 들다가… 발정난 …암고양이처럼… 젖꼭지로 느껴버렸습니다…”

사정없이 소녀의 순정을 짓밟는 수치에 의해 슈슈의 드러난 맨살들이 온통 새빨갛게 물들었다.

융단이 깔린 바닥에 이마를 문지르며 더 없이 자기 자신을 매도하는 형편없는 말을 내뱉어야만 한다.

휘진은 의자에서 찻잔을 들고 일어나 슈슈의 머리 앞에 쪼그려 앉았다.

“착한 아이구나. 그건 싸구려 신파극 같은 이야기로 차 맛을 떨어뜨린 벌이야.”

그리고는 주르륵 찻잔을 기울여 미지근하게 식은 밀크티를 고개를 조아린 슈슈의 머리에 그대로 부어버렸다. 그리고 찻잔을 휑하고 테이블에 내던진다.

슈슈는 머리를 적시고 관자노리를 거쳐 뚝뚝 떨어지는 액체의 감촉을 느끼며 서러움에 흐느끼기 시작했다.

비록 모자란 견습 메이드라고는 하나, 그동안 열심히 연습하였다.

이번 손님이 자신과 남동생의 마지막 희망임을 알기에 밤잠을 줄여가며 홍차를 수백 잔이나 따르는 연습을 했다.

그런 소중한 결과가 쓰레기처럼 취급받았다.

엎드려 고개를 조아린 채로 머리에 부어졌다.

울음을 참아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가슴을 쑤시는 듯한 수치심과 모멸감이 소녀의 흰 눈과도 같은 마음을 더럽히고 더럽혔다.

“흑…흐윽-- 흑흑…!!!”

일어날 힘조차 없는지 슈슈는 그대로 땅에 고개를 묻고 울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휘진은 할 말을 이어간다.

“모셔야 할 주인님 앞에서 절제도 모르고 절정에 허리를 흔드는 모습은 꼴불견 이었어. 차라리 창녀 쪽이 적성에 맞지 않으려나?”

“너무해요… 흐흑--- 이런 거 너무 심해요…”

하지만 모든 자극과 차단되어 자신만의 슬픔에 잠겨갔을 슈슈를 억지로 끌어낼 정도로 파격적인 제안이 이어졌다.

“이제 일어나. 벌은 끝나지 않았어. 내 벌을 끝까지 받는다면 네 일자리는 보장해 줄게. 내 전속 메이드로서.”

이제 마음의 심지가 거의 마모되어 서있을 힘도 없는 슈슈였지만 여기서 무너져 버릴 순 없다. 마음을 다잡은 슈슈는 몇 번이나 스스로를 다독이고 울음을 삼키며 천천히 일어났다.

단정하게 정돈되어 있던 얼굴과 머리는 밀크티와 눈물에 의해 엉망진창이 되고 호흡 곤란이 올 것처럼 흐느끼는 몸은 거칠게 떨리고 있었다.

“하…하겠습니다. 휘진님. 제발… 제발… 슈슈를 버리지 말아주세요.”

“당연하지, 내가 왜 귀여운 슈슈를 버리겠어.”

밀크티로 엉망이 되었던 머리를 상냥하게 어루만져준다. 너무나도 가파른 상황전개에 슈슈의 마음은 하나의 감정에 놓이지 못하고 고장 난 나침반처럼 정신없이 돌고 있었다.

지금도 상냥한 목소리로 머리를 어루만진 것뿐인데, 자신을 이렇게 만든 장본인이 눈앞에 휘진이라는 걸 알면서도 위로 받는 느낌이 든다. 따뜻한 마음이 피어나려한다.

물론 그것은 슈슈가 절대적으로 휘진의 온정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상황과 그녀의 남을 미워할 줄 모르는 선한 본성이 만들어 낸 합작품 같은 것이었다.

슈슈는 힘겹게 몸을 일으키고 휘진의 앞에 섰다. 머리를 타고 내린 밀크티는 형편없이 머리카락을 흩어버렸을 뿐 아니라 메이드 복에도 상당히 튀어 차가웠다.

본인의 수치조차 가까스로 참아내며 소녀가 몸을 일으킨 이유는 오로지 남동생을 지켜야겠다는 선한 마음 하나뿐이었다.

“우선 드로워즈를 벗도록 해, 드로워즈만!”

슈슈는 휘진의 명령대로 메이드 복의 치마 뒤쪽으로 드로워즈를 내렸다. 그리고 무게 중심을 잡아가며 차례대로 다리를 빼어 연한 녹색을 띠는 속옷을 벗어 땅에 곱게 접어 내려놓았다.

당연하지만 오늘 능욕을 당할 때 입었던 옷은 갈아입은 모양이다.

소녀가 비소가 들어날 까 치맛자락을 조심하며, 가녀린 다리의 라인을 따라 천천히 속옷을 미끄러져 내려가게 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도 예술적인 가치가 있었다.

“해…했습니다.”

그저 드로워즈를 벗은 것뿐인데도 치마라는 의복이 얼마나 방어도가 낮은 옷인지가 확연하게 느껴진다. 아랫도리에 직접 찬 공기가 닿는 감각과 함께 영문 모를 소름이 돋는 것이 느껴졌다.

“그럼 치맛자락을 스스로 들어 올려줄래?”

엄격한 목소리로 터무니없는 것을 요구해오는 휘진이었지만 그걸 거절할 방법은 없다. 지금의 자신은 사실상 이 남자의 소유물이나 다름이 없는 것이다.

슈슈는 잠시 망설였지만 침을 꿀꺽 삼키고는 그의 요구에 따르기 시작했다.

북해의 스커트는 기본적으로 크루아상처럼 여러 겹의 레이스로 안감을 대고 있다.

만에 하나 속옷의 노출을 막는 것과 심미적인 측면에서의 이유도 있었지만 중요한 것은 추위를 막기 위함이다.

슈슈는 비척비척 자신의 스커트의 안감부터 끝부분까지 천천히 들어올렸다.

고스란히 스스로 성기를 노출하는 부끄럽기 짝이 없는 모습이 되지만 이외의 다른 방법은 없다.

무릎까지 올라온 하얀 레깅스에 쌓인 가녀린 허벅지부터 한 올의 체모도 보이지 않는 부드러운 모양의 보지가 드러난다.

“돼…됐나요?”

“그래, 놓치면 벌이야.”

스커트를 들어 올려 스스로 성기를 과시하듯 내미는, 마치 창녀의 호객행위처럼 상스럽기 그지없는 행동을 스스로하고 있다니. 슈슈를 일렁거리는 수치심이 나락에 몇 번이나 휘말리게 한다.

가냘픈 허벅지를 비비꼬듯이 최대한 성기가 노출 되는 것만은 막아보려 하지만 휘진은 그마저도 허락하지 않았다.

“다리를 벌려.”

‘하아~ 이 새로운 주인에게 안일한 타협이나 동정심을 사는 행동은 통하지 않는구나.’

슈슈는 자그마한 체념을 가슴에 품고 멈칫멈칫 허벅지를 열었다.

그리고 슈슈를 다시 한 번 절망에 몸서리치게 할 진실이 다시 한 번 닥쳐왔다.

무릎을 굽히고 쭈그려 앉아 슈슈의 성기 높이에 눈을 맞춘 휘진의 두툼한 손가락이 슈슈의 균열을 쓰다듬듯이 어루만진다.

“슈슈 보여?”

낯선 감촉에 몸서리치면서도 스커트 자락을 꽉 붙잡고 있는 슈슈의 눈앞에 휘진은 손가락을 가져다 대었다.

“난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벌써 젖어 있는 건 뭘까?”

“어…어째서?”

휘진은 시간을 멈추지도, 슈슈에게 성적인 자극을 가하지도 않았다.

“너는 나에게 모욕당하고 벌을 받는 것만으로도 애액에 흠뻑 젖는 암캐인거야.”

휘진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아연실색한 슈슈를 놀렸다.

이 사실은 슈슈에게도 충격 그 자체였다. 분명 절망만이 가득하다고 생각했다. 휘진의 폭거에 저항하는 마음 근간이 남동생을 위한 헌신에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자신의 몸은 이런 수치스러운 상황에서, 눈물 나도록 서럽고 모욕적이며 그저 이리저리 짓밟힘을 당하는 굴욕 속에서도 교접의 준비를 끝내고 있는 것이다.

“아… 아니에요, 슈슈는 그런 아이가…!!!”

슈슈가 무언가 말을 하기도 전에 휘진이 움직였다.

팔을 뻗어 아직까지 예쁜 모양으로 꽉 닫혀 있는 슈슈의 꽃잎을 젖히고 부드럽게 파고들어 손가락을 질벽 위에 걸 듯 놓았다.

스커트를 들고 다리를 벌린 채 상스럽게 서 있던 슈슈의 엉덩이가 반사적으로 뒤로 빠지며 엉거주춤한 자세가 된다. 그러나 발을 때지 않고, 스커트에 양 손이 묶여 있는 상태에서 휘진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 했다.

휘진의 손가락이 질 속으로 파고들자, 이미 잘 익은 과실처럼 젖어 있던 슈슈의 내부는 마치 그 쾌감의 전조를 열열이 환영하듯이 오밀조밀 손가락을 조인다.

“슈슈, 네 안에 있던 애액이 보지가 벌어지면서 흘러내리고 있다고!”

“그…그런 상스러운 말, 그만 둬 주세요…”

사실을 전달한다 해도 거부감을 느끼는 건가. 이미 입가는 조금씩 녹아가려는 것 같은데.

조금 더 현실을 보여주기로 했다. 휘진은 애액이 타고 흘러내려 흠뻑 젖은 집게손가락을 강제로 슈슈의 입에 쑤셔 넣었다.

“자, 맛을 잘 봐줄래? 이건 네 음란함의 증표나 마찬가지이니까 제대로 확인을 해줘야지.”

“우으으읍!!!”

이미 입에 들어온 이상 혀로 밀어내거나해서 달라지는 것이 있을 리 없다. 하지만 생리적인 거부감에 슈슈는 말랑한 혀를 움직여 휘진의 손가락을 피하며 밀어내려했다.

그래도 농후하게 퍼지는 달콤한 향기가 스스로의 애액이라는 것을 부정하는 것은 어려웠다.

거부하고 싶지만 거부할 수 없다, 저항하고 싶지만 저항할 수 없다.

오로지 지배당하고 좋을 대로 능욕당하는 것만이 허락되어 있을 뿐이다.

그 피학감이 슈슈의 맥박을 어쩐지 빠르게 만들어 버렸다.

그저 하얗기만 하던 피부가 요염할 정도로 붉은 홍조를 띠며 물들어간다.

“자 그럼 변태 메이드에게 다시 벌을 줘볼까?”

분위기에 휩쓸려 하고 싶었던 대사를 내뱉는 휘진.

그 앞에서 슈슈는 희롱에 쓰러질 안타까운 피해자일 수밖에 없었다.

거추장스러운 소매를 걷으며 휘진이 슈슈에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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