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7화 〉자기 차례(5)
"쿠훟, 아-."
이런 연유에 작게 내뱉는 감탄. 어느 때보다 잔뜩 하고픈 기색이 느껴졌다.
"쿻-! 잠깐만 자기."
하지만 각자 옷을 다 벗지도 않은 상태라서 넣을 수가 없는 현실. 상명이야 자지가 우뚝 솟게끔 노출했지만, 나는 고작 가슴만 조금 풀어헤쳤을 뿐이었다.
"하…! 아…."
금세 달려들 것처럼 다가왔다가 그렇게 노골적으로 마려운 표정이면 귀여워서 또 쓰다듬고 싶어지는 정수리.
"너무…조바심낼 필요 없으니까."
포옥하고 다시 끌어안으려는 대신에, 간단하게 머리 옆면을 한 번 쓰다듬는 거로 만족해야 했다.
그토록 조교 해도 반항했었던 상명이를 이토록 쉽게….
'지이이이익'
"학…, 하아."
트레이닝복 상의의 내리다 만 지퍼를 끝까지 하여 벗은 후, 차지 않은 브래지어 탓에 고스란히 가슴을 내보였다.
방금 그 표정, 나쁘지 않네….
인내를 가지고 기다리지만, 안달 난 얼굴로 이리 반응하면 좀 더 놀리고 싶어진다.
"가슴…웋-."
만질래 라고 말하려다 말았는데, 못 참겠다는 듯이 다가오는 손길. 함부로 허락해서 구태여 희진이랑 비교할 구실을 주면 안 됐는데, 나도 여자다운 행복감에 젖고 싶어서 본능을 억누르지 못했다.
"앟, 핳…!"
거칠게 변모한 분위기에 비해 우악스럽지 않도록 찔끔찔끔 주무르는 손. 빈약한 가슴이라 그런 걸지는 몰라도, 쏟아지는 관심에 아프지 않도록 조심하려는 배려가 있었다.
"…쯉-."
"핯-!? 웇…!"
탈의하다 말고 이어진 애무에 눈을 감아서 만져지는 감촉을 만끽하다가, 갑작스러운 물림에 놀라 확인하니까 어느 틈에 오른쪽 젖꼭지를 빠는 상명이.
"아앙-, 앟."
이로 인해서 별수 없이 다리가 쭉 펴졌다 접혀야 했다.
"하-앗! 앗, 앙…."
이빨을 사용하지 않은 채 다정하니 짜릿한 감각. 두 가슴 모두 상명이에게 희롱당해서 이리저리 몸을 비비 꼬았다.
"하앙."
기분이 좋아 저절로 부여잡은 상명이의 머리채. 그러나 거부하지 않았다.
"잠깐…."
상명이에게 해줬던 펠라처럼 나 역시 수음 받고 싶었으나, 이거로 만족할 수밖에.
"…?"
살짝이라면 슬슬 깨물어도 좋을 즈음에 손은 이상하게도 상명이를 밀어냈다.
"쿠훟, 자기야. 나 엄청 젖었어…."
아무리 기분 좋았어도 이걸로 절정까진 갈 수 없어서 제지. 한 가지에 집중하면 몰입해버려 정작 본론을 까먹을까 봐 꾀어냈다. 사실 전희가 길어져도 좋지 않았지만.
"어읗, 응…."
이쯤 되면 차분히 리드할 거 같은데, 횟수가 많아져도 보이는 앳된 티…그건 나도 다름없어서 지적하지 않기로 했다.
"쿠훟-."
뭔가 주도하는 느낌을 주려고 말을 하려다가, 그럴듯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아서 올리는 허리. 이어서 바지를 벗었다.
"아…."
다시 봐도 자기주장이 강한 자지를 넣고 싶어 하는 기색.
"잠깐, 자기도 먼저 할 게 있지 않아?"
말하기가 무섭게 다가와서 만류했다.
"-, 응…."
'퍼스럭스럭'
얼마나 고대했는지, 급히도 벗어버린 알몸. 상명이의 발가벗겨진 나체를 구경하는 것이 나쁘진 않았어도, 내가 말하려던 건 이게 아니었다.
"…뭐 좋아."
굳이 상명이가 준비할 필요 없이 내가 가져오면 될 일이니까. 벌써 젖어서 벗고 싶은 팬티를 그대로 한 채 콘돔을 가져왔다.
"자기-이."
콘돔을 뜯어 부르니까 자지만 덩그러니 내버린 채로 성큼성큼. 태도가 상냥해지니까 내가 하라는 대로 움직여서 이러한 위력 자체가 상당했다.
상명이를 다루는 법, 이제 좀 알 것 같아….
남자를 내가 원하는 대로 조종했단 실감이 대단해서, 상당히 흡족하여 자지에 콘돔을 찬찬히 씌워주었다.
"쿻, 기특해."
시간이 흘렀어도 기세를 잃지 않는 자지가 좋아 손끝으로 툭툭 토닥토닥.
"자기히…."
'부스럭'
그런 다음 다시 한번 어디 덤벼보라는 듯이 누워서, 최대한 가냘프게 쓰러졌다.
"…꿀꺽."
이렇게까지 자극했으면 본능이 이성을 짓누르는 단계. 어쩔 줄 몰라 하던 손 모양을 앞세워 다시 상명이가 내 위로 올라탔다.
"에?"
그러나 마지막에 가로막힌 건 고작 팬티 한 장 때문에.
"읗…."
"쿠후훟."
여기까지 와서 못 벗길 멍청이는 아니겠지만, 여태 떠먹여 주다가 스스로 벗지 않은 까닭에 망설이는 걸지도 몰랐다.
"자기가 벗기고…따먹어줘."
하지만 내가 젖어서 축축한 팬티를 일부러 벗지 않은 건, 야한 말투로 진짜 유혹을 시전하기 위함이었다.
"웃…!!"
그렇게 이성의 끈이 뚝 하고 끊겼다는 표현을 몸소.
"…킿-."
팬티를 벗기려는 손길을 받아들여 또다시 허리를 들어주자 무릎 밑으로 내려가다 이내 발까지 벗어났다.
"쿠-훟, 응큼해…."
팬티를 벗으려고 발까지 들어 올리니까 그대로 잡혀버린 발목. 부끄럽게도 보지가 훤히 드러나 버린 자세가 됐지만, 흥분감에 이끌려 괜찮았다.
"끄흠. 꿀꺽."
상식적으로 창피한 부분을 애액과 함께 여실히 보여져서 뭐라도 말해줬으면 하는 심경. 성적 흥분에 도취하여 언어 기능을 잃어버린 건 아닐까 할 만큼 몰입하고 있었다.
"자지…넣고 싶지?"
그래도 완전히 상실한 건 아닌지 알아듣기는 해서 끄덕이는 고개. 인내력이 바닥까지 치진 않은 모양이었다.
"쿱…조하."
비웃는 듯이 허락하면서도, 속마음은 수치심이 어느 정도. 잡아버린 발목을 놓지 않아서 볼기가 전부 드러났는데, 이윽고 보지 아래의 부근까지 들켜버렸음을 모르진 않았다.
"아-……."
간단했으나 생각지도 못했던 체위의 변경. 두 손에 잡힌 두 발을 떨어뜨릴 수 없어서 보여지는 수줍음이란 상상 이상이었다.
"자기히, 읗…!"
스스로 양손을 제한한 채 제대로 넣을 수 있을까 걱정이 들었지만, 너무나 쉽게 입구에다 귀두를 들이밀어서 천천히 쑤욱.
"하앟…항-."
처음은 깊숙이…밀착하여 상명이의 허벅지가 궁둥이에 스스럼없이 맞닿았다.
"아-, 조하…."
여전히 고무의 질감이 살짝 거슬렸지만, 굴기에 비해 단단해서 가장 좋은 것 같은 자지의 강직도.
"자지…자기 자지."
발이 위로 떠 올라 허리 밑의 빈 곳이 어색했지만, 금세 자지로 채워주고 피부가 닿으니까 괜찮아졌다.
"우훙…웇."
자지로 질 안을 채운 여운을 만끽하다 잡혀버린 발목이 흔들려서, 이내 뒤로 물러나는 상명이.
"핳-! 앙-."
다행히 허리만 빼서 허벅지로 허전한 아랫부분을 잘 받쳐주고 있었다. 실은 거의 급경사로 기댄 거나 마찬가지였지만.
"아읗? 앟!"
러브젤에 의지했던 예전과 비교하면 애액만으로 흠뻑여서 앞뒤로 운동한다.
"핫!? 앟…."
단연히 기대했던 몸놀림에 흐름을 맡기면서 계속 쳐다보는 상명이의 얼굴.
"쿠후-훙, 웋!? 응-…"
이리도 귀여워 없던 모성애를 자극하는 주제에, 끝내주진 않아도 충분해서 만족스러웠다.
"앛!? 흥…."
그러다 마치 가슴 대신 만지는 발꿈치라, 신기한 감촉에 부끄러워할지 좋아할지 어수선. 허리가 뜨고 머리가 파묻혀서 고개 드는 것이 힘들긴 했다.
"하-앟! 앟! 아앙-."
미세한 각도로 상명이를 쳐다봤지만, 끝내 포기하고서 털썩. 베개 없이 바라본다는 게 이토록 힘들 줄은 몰라서 그냥 눈을 감아버렸다.
"하-앙, 핳…아-."
그러자 편해지는 기분. 흥분의 궤도가 산통을 깨지 않는 이상 적당한 수준으로 올라서 상명이에게 전부 맡기기로 했다.
"응-…아앙, 앙."
그런 덕분에 연기인지 진심인지 모를 신음만 연신. 상명이의 허리 놀림이 빠르지 않아 느끼기에 최적이었다.
'찰벅찰벅찰벅'
"하-악! 자깃?"
이런 생각 무섭게 급해져서 놀라는 가슴. 더군다나 발목을 잡고 있던 손길이 이내 발바닥을 움켜서, 반발하듯 발끈하여 발가락 꿈틀거려도 소용없었다.
'철벅찰벅철벅철벅'
"핯?! 아-앟…!"
예고도 없이 빨라져서 제법 휘어진 허리에 오는 부담.
'찰팍찰팍찰팍'
"아읗! 흫! 응-흣!"
무리 없이 추진하는가 싶었더니, 땀내 나게 흔들어 황급하게 베개를 찾았다.
"앟!? 읗! 하-윽!"
박히는 도중에 손을 위로해 더듬더듬 찾는데, 보이지 않아 결국 올리는 고개.
'철벅철벅찰박'
"으급, 읓, …-."
내뱉어지는 교성과 가다듬으려는 호흡이 맞물려 간신히 침을 삼켰다.
"크-흡, 학…! 아-흑!"
혼자만 움직이게 하긴 그래서 나름대로 맞춰서 흔들어줬는데, 이런 노력이 갸륵해지게 상명이의 뜻대로 흘러가는 기미.
'철퍽철퍽'
"자깋!? 낫! 핳!"
급격해진 행위에 애타는 목소리로 부를수록 상명이가 점입가경으로 빠져드는 거 같았다.
"아앟! 앟, 하-앟…!"
헐떡임이 심해져 간절하게 불러도 늦추기는커녕 전속력으로.
"학! 하악! 앟! 아으읗…!"
발바닥을 잡았던 손이 발목으로 되돌아가 무자비하게 박아댔다.
"항-앟? 앗! 으읏, 흧!"
뒤늦게 베개를 가져왔으나, 중간에 놓쳐버려 망연히.
"갗, 자기! 자기!? 자기히이이이……!"
겨우 잡았던 베개를 놓치자마자 긴장도 같이 놓아버려서 그만 절정을 허락했다.
"아윽…읗! 으읗…."
이렇게 오르가슴을 만끽하며 느리게 가라앉고 싶은데, 아직인 듯 찔러오는 자지.
"흧! 읗, 아. 자기…."
이런 행동이 오래 이어질 리 없어서, 끝을 알리며 자지가 깊숙한 곳에서 멈춰버렸다.
"아아. 아, 아……."
그러나 사정의 조짐은 진행 중이라 뒤이어 느껴지는 허벅지의 떨림.
"으흫! 응…, 훙-."
상명이의 사정을 받아들이면서 어떻게 떨고 있는지 관람해야 하는데, 그럴 처지가 아니라서 여유 없이 베개를 꼬옥 끌어안았다.
"으읏, 하아…."
상명이는 어떤지 훔쳐보니까, 사정의 여운을 느끼는 듯 부들부들 떠는 몸.
"아. 하아…."
뒤이어 지쳤는지 맥없이 발을 놓아주자, 나 또한 기운 없어서 옆으로 다릴 떨어뜨렸다.
"앟, 흥-."
침대라서 경미한 부상 없이 털썩. 오히려 다리가 내려간 까닭에 들려버린 허리가 펴져 편안을 되찾았다.
"조하, 하…자기?"
어느 순간부터 홀연히 활동하느라 받아주지 않은 대답에 문득.
"하…응?"
걱정했던 것처럼 아예 빠져든 것이 아니라서, 그나마 제정신일 때 애교를 부리기로 했다.
"쿻, 안아조…."
안고 있던 베개를 얼른 머리맡에 치워서 쭉 펴는 팔.
"응-."
'부스럭'
평소라면 매몰차게 거절할 요구를 응답하며 거리낌 없이 파고들어 왔다.
"키힣."
좋아하는 남성의 품, 숨결, 애정을 갈취하여 느끼는 성취. 비록 땀으로 범벅이라 더웠어도 좋았다.
"좋아해, 자기야."
성적 흥분에 몰두하여 고분고분해졌을 때 노리는 애정행각.
"츕-, 훙…."
곧 정신 차려서 떨어지지 말라고 뒤통수랑 등쌀을 쓰다듬었다.
"헤릅, 읍-."
흥분의 여운을 지속하기 위해서 자극하는 다른 성감대. 기왕에 껴안는 거 살며시 머리라도 건드려줬으면 싶었지만, 괜히 더 말을 붙였다가 거부할까 봐 여전히 조심스러웠다.
"츕-, 츄읍. 훟…."
그런 연유로 은연중에 하고픈 욕망을 상명이에게. 엄지로 귓불 뒤의 피부를 건드리면서 나른 손끝은 세워 시원하게 머리를 긁어줬다.
"으릅, 쯉. 쯉."
계속 입술끼리 맞물려지는 가운데 자그마해진 자지가 아직 보지 안에서 머무느라 움찔움찔.
"웅. 츄-흡."
가벼운 키스가 이어지고, 손길이 서로를 탐닉하는 시간이 길어졌다.
"훕, 훙-웋."
아까처럼은 아니어도 자지가 커짐에 흡족하여진 기분. 그러나 점차 버티기 어렵도록 뜨거워져서, 뒤늦게 에어컨을 켜지 않았단 걸 깨달았다.
어쩐지….
포근하고 따뜻했던 게 심적으로 그랬던 것이 아니라 물리적으로도 똑같이 달아올랐다.
"하-아, 하…."
진한 키스가 아니라서 더 많이 할 수 있었지만, 육체적으로 더워짐은 참을 수 없었기에.
"좋았어 자기, 정말로…."
유감스럽게도 떨어져 버렸으나 칭찬은 아끼지 않았다.
"아, 나도호…."
칠칠찮게 타액을 늘어뜨리며 하는 대답. 그러나 이제서야 섹파라던가 연인다운 느낌이 물씬 들었다.
"쿠후훟. 웅-."
이게 희진이가 느꼈을 행복감일까? 남들이 왜 연애에 목매는지 얼핏 알 거 같았다.
"키힣-."
매혹적인 자태로 누워 보이는 가냘픔. 그 위로 올라타 간드러진 소리를 내게 했단 사실이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그렇기에 욕구를 못 이기고 해버린 건 어쩔 수 없는….
"자기?"
"어?"
벌어지고 난 다음 현타가 오려니까 그걸 막듯이 불러 대답했다.
"저기, 쿷-…."
무언가 말하고 싶은 표정이지만, 그러기가 곤란한 표정으로 가리는 입술.
"…아."
섹스를 하는 것도 좋은데, 사정해버리고 여운까지 즐겨서 이만 자지를 빼달라는 거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