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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2화 〉주최자 없는 2차전(4) (102/107)



〈 102화 〉주최자 없는 2차전(4)

대놓고 보여주는 것도 집이니까, 오빠라서 가능한 거였다.

"어 고마워."

다행히도 별다른 실랑이도 없이 넙죽.

"히힣-."

알몸으로 이불을 정리하던 오빠가 섹시했지만, 금방 컵을 받으려 무릎 꿇는 자세에 눈길은 자지를 향해 흘깃할 수밖에 없었다.

"아…."

내 시선이 오빠의 부끄러운 부근에 이끌렸던 사실을 알아챈 모양이지만, 오빠도 내 가슴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았기에 피차일반.

"여기 오빠."

서로가 음흉한  인제 와서 대수롭지도 않았다.

"…고마워."

미리 받을 준비를 하느라 팔 떨어지게 올리고 있는 오빠.

"히힣, 헿-."

컵에다 따르기도 전에 뻗고 있어서 괜히 장난기가 발동했다.

"…응?"

그렇다고 진짜로 팔이 떨어질 만큼 들게 할 생각은 없었지만, 다른 의미로 하여금 스스로가 떨어뜨리게 하는 팔.

"우움. 음음."

기껏 따라놓은 주스를 입에 머금고서 혀가 달곰하다고 기뻐했다.

"희진아…?"

여전히 내가 무슨 짓을 하려고 이러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망연히.

"음 음! 음음."

  모금 채워둔 컵을 비우고서 옆에다  채, 오빠가 알아들을 수 있도록 손짓했다.

"…설마?"
"으흐으음. 음!"

기왕 해보고 싶은  로망으로만 묻혀둘 수 없으니까.

"아음…큼."

곤란한 듯이 헛기침을 해도 가까워지는 나를 피하지 않아 들떠버린다.

"으-흠, 읍-."

처음엔 입술로만 부닥치도록 닿으니까, 더는 삼키지 않고 참을 수 없어져서 벌어져 버린 틈.

"흐릅-, 쯉! 흐릅."

기어코 입꼬리로 새어 나오는  방울과 함께, 입안에 가득했던 액체를 키스하며 전해주려던 망상 같은 걸 기어코 저질러버렸다.

"꿀꺽. 쯔-븝! 쯥! 쭙!"

흘리지 않았다면 좋았을 텐데, 무조건 좋을 거다란 확신과 달리 입 밖으로 넘쳐버리니까 조금 더럽게 느껴지는 기분.

"으-흥, 쯥! 흐르르릅."
"으흠. 흠흠흠…."

그러나 오랜만에 순진한 오빠의 부끄러운 반응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게다가 더럽다고 변색  흔적도 같이 핥으니까, 언제 거부감을 느꼈었냐는  야릇함이 새록새록. 이대로 전희를 해버리다가 섹스로 이어져도 이상하지 않았다.

"하-아."

각자가 액체 한가득 머금느라 잠깐 고르는 숨.

"하-읍! 쮸-흡!"

벌써 주스는 사라졌지만, 달곰했던 자취는 남았기에 한껏 들이마시면 오렌지의 향기가 났다. 또 주스 특유의 단맛도.



"후-웅! 쯥…."

키스가 저돌적인 모습은 어째 자매가 똑 닮았다.

"으릅, 흐르릅츄흡. 읍!"

성적인 기분에 돌입하면 맹목적으로 돼버리는 성향도.

"후웅, 핯-!"

몰아쉬다가 다시 키스하길래 제법 오랫동안 하는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짧아서 안심했다.

"…후."

약간 아쉬움도 없진 않았지만.

"에헤헤헤헿."

지나치게 해맑은 미소로 다가와서, 설마 다음을 하려는 걸까 싶었다.

"…꿀꺽."

마음의 준비를 하기도 전에 주저앉는 희진이.

"히히힣-."

아니나 다를까, 노골적으로 다리 사이를 노려보고 있었다.

"오빠아…."

더 하자는 듯한 애교에 싫은  아니지만, 살짝 어지러운 상태. 이거는 욕구를 너머서 욕심이었다.

"으, 응?"

하지만 망설여도 거절할 수 없는 게, 사랑하는 마음만큼 미안한 심정에서.

…죽이 되는 밥이 되든 버텨야지.

"이히히히힣, 에-잇."

무모한 결심을 하며 희진이의 결정을 기다리는데, 정작 희진인 이런 내 마음도 모르면서 장난스럽게 자지를 툭툭 건드렸다.

"우-웅…."

그러한들 이미 제 명을 다한 터라 민망하게 고개를 숙인 자지.

"…오빠?"

위용이 전과 달라서 의아한 목소리에 차마 대답하기가 두려웠다.

"어-엉…?"

그런 까닭에 드러나는 멍청한 발음. 상상이야 이미 희진이고 희민이고 둘 다 덤벼도 만족스럽게 보낸 다음에 흡족해 지내는 것이 소원이지만, 현실은 너무나도 처량했다.

"혹시 힘들어?"

자존심 때문인지, 희진이를 위한단 생각에서의 고집인지 모를 태도도 희진이가 배려해줬으니까 그나마 참을 수 있었다.

"…끄-흥."

어느 정도 기력이 남았다면 억지로라도 괜찮다며 달랬을 텐데….

"부족해?"

끝내 내 입에서 포기를 종용하는 듯한 대답을 꾹 삼켜야 했다.

"우-웅, 아니야 오빠. 난 충분해, 조아!"

그렇게 생각했지만,  하고 싶으냐는 말투가 되려 난 그만하고 싶단 의사를 내비친 건 아닐까? 겉으로는 괜찮다며 가볍게 웃고 있어도.

"사실…나도 지쳤어 오빠."
"휴후-우. 그래?"

희진이도 나랑 같은 생각에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근데…이상해. 나도 잘 모르겠어."

이걸로 끝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지쳤다면서 여지를 주는 발언에 심히 무서워 방심할 수 없는 심경.

"그냥, 오빠랑 더. 더 하고 싶어."

아, 짜인다….

진짜, 진짜- 진짜! 힘에 부쳐서 더는 힘들 거 같은데…희진이도 힘들다면서 하고 싶다는 소망은 다름 아닌 욕심을 넘어 탐욕이었다.

"쉬었다가, 뭐라도 더 먹는다면…."

육체는 힘듦에 축 처져 있어도, 눈빛만큼은 지지 않고 번들거려서 당장 먹힐 것처럼 불안해지는 직감. 일단 조금이라도 뒤로 미루어 회복하기를 기도해야 했다.

"그치만 오빠. 집에 안 가도 돼?"

나조차도 떠올릴까 말까 고민하던 차, 희진이가 먼저 물어본 덕분에 기어이 자각.

"…가야지."

어제 외박했으니, 오늘은 들어가야 했다. 심지어 섹스는 오늘, 어제랑 이틀하고도 사흘  동
안 해서 무려 나흘이나 연달아.

"하하-."

금요일은 희민이한테 불려와서, 토요일은 희진이랑 오붓하게, 일요일은 희민이한테 끌려다니면서, 오늘은 둘한테 맥없이….

기간은  일이고, 횟수는 희민이랑 다섯 번에다 희진이랑은 네 번이었다.

이렇게 따져보니까 나, 미친 듯이 했구나….

"하…."

넋 없이 진한 한숨에 갑작스럽게 공허함이 몰려들었다.

"…미안해 오빠. 내가 너무 나만 생각했었나 봐."

희진이는 이러한 나의 사정을 모르고서 선뜻 해주는 사과.

"아니야, 그냥…우리 오늘 너무나 많은 것을 하려는 거 같아."

내키는 대로 하다 보니까 몰랐는데, 지나고 보니 무척이나 부담됐다. 그 때문에 이렇게나 급격히 지친 거겠지.

"다음에, 기회는  있으니까."

굳이 섹스가 아니더라도 괜찮았다. 우리가 영영 헤어지는 것도 아니고, 너무 오늘만 보고 사는 듯한 행위라 지나쳐서 떠오른 자중이란 단어. 객관적으로 봤을 때, 내겐 휴식이 필요했다. 아니, 간절했다.

"웅-."

여유가 있었다면 희진이의 눈치를 살피며 이게 진심인지 아닌지 생각하면서 방도를 찾았겠지만, 진심으로 지쳐버려서 수긍하는 희진이에게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다. 다만, 마치 희민이와의 정사를 알아채고서 자신이랑 더욱더 많은 관계를 맺으려는 듯한 의문은 다소….

"…고마워 희진아, 사랑해."

어찌 됐거나 지금은 존중해준 희진이에게 감사할 필요가 있었다. 사실 언제라도 그런 마음이어도.

"응-응. 나야말로 고마워 오빠. 사랑해."

'움-찔'

서로에게 고마움을 표하는데, 그새를  참고 다가오는 희진이가 무서워 놀란  비밀이었다.

'와락-'

실은 이렇게 껴안아 줘서 망정이지, 그런  아니었으면 난….

"옷, 입어야지…."

풍만한 희진이의 가슴 감촉을 느끼면서도 발기하지 않는 자지를 알아채며 마지막으로 이러했던 처지를 수긍했다.

"웅-!"

이런 나와 다르게 금방 활력을 되찾아서, 희진이가 단념해주지 않았다면 짜여 죽지 않았을까?

"여기 오빠."

에히힣 웃으면서 상의를 탈의하여 주는데, 엄청나게 해버린 까닭인지 저 대단한 가슴에서 별다른 생각이 없었다.

"…고마워."

점점 짧아진 대답처럼 사그라지는 기운.

"웋-."

거사를 치르기 전이었다면 겨우 이런 옷가지 가지고도 희진이의 체취라던지 온갖 상상에 빠졌을 텐데, 정기를 거의 소진한 것이 이렇게나 무서운 거였다.

"히힣-훟."

자연스럽게 와이셔츠를 입고서, 팬티를 입으려는 희진일 구경. 평소라면 흥분에 겨워 발기했겠지만, 역시나 그런 구석은 느껴지지 않았다.

"있지 오빠."
"…응?!"

아무 생각 없이 쳐다보다 살짝 발그레해진 희진이의 부름에 차리는 정신.

"팬티…별로였어?"

갑자기 팬티 이야기를 꺼내는데, 지금 입고 있는 팬티가 어쨌다고 이러는 건지 몰랐다.

"아니, 왜?"

그래서 말해놓고 뒤늦게 아차.

"우-웅. 그래?"

아무리 내가 피곤하여 무뎌졌어도, 무언가 실망한 듯 못마땅한 목소리에서 이상함을 감지 못할 리가 없었다.

생각하자, 그러고 보니 아까 희민이가 팬티 칭찬하라고 하긴 했는데….

"별로는 아니라 귀엽긴 한데, 쫌…."

여기서는 일단 직구를 던졌다.

"쫌…?"

일부러 지뢰를 밟은 건 무심코. 좀 더 생각하고 발언해야 하는데, 기왕 이렇게 된 거 대담하게 저질러 보기로 했다.

"그, 야하지가 않아."

야한 속옷이라면 희민이의 그것이 너무 강렬해서 되는대로 지껄이는 속내. 당이라도 떨어졌는지 머리가  돌아가지 않았다.

"우-훙…그렇구나."

이에 따라 더욱 감정 상해서 돌이킬 수 없는 건 아닐까 싶은 심려.

"그래서 말인데…."

여러 갈래가 아닌 한 줄기로 이어지는 생각은 얄궂게도 희민이를 떨쳐내기는커녕 의식해서 사로잡혔다.

"같이 속옷 사러 안 갈래?"

이미 말하면서도 체념한 상황. 얼떨결이라면 얼떨결인데, 자초한 형편을 타파하려면 이 수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논점을 벗어나, 그냥 처음부터 팬티는 아무래도 좋으니 희진이의 몸매가 육감적이라 상관없다고 할걸. 악수라면 악수라 저 스스로 몰려버려 내버린 결과는 내가 봐도 기가 찰 지경이었다.

"으-훙?"

그나마 희망이라면 희진이의 음성이 높아졌다는 거.

"같이 속옷…?"

연인 관계에 이미 볼 것도 다 본 사이임에도 "뜬금없이?"라는 어조였지만, 희진이의 마음을 알아채기 쉽게 콧소리가 새어 나와서 긍정적인 신호임은 의심하지 않았다.

"응, 동행하기 조금 그러면 옷 사러 가자."

여자는 공감하기를 좋아한다, 사소한 것도 무조건 칭찬해라…이것 말고도 인상 깊게 배웠던 점은 같이 속옷 가게에 들어가서 직접 골라주는 남자친구가 얼마나 플러스 요인인지에 대한 사실. 연애라는 기술을 배우려던 초반에 봤던 내용이라 몹시 의문스러웠지만, 여기까지 온 이상 추진할 수밖에 없었다.

"우후후훙, 아니야 오빠. 아니지. 이참에 간다면 둘 다 가고 싶어."

등을 보이며 옷 갈아입던 모습은 어디 가고, 적극적으로 들이대며 환영을 표현.

"으흥! 좋아. 둘 다 가자."

실은 데이트 약속에 활기를 되찾는 건 희진이뿐만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재차 연장전을 이어갈 만큼은 무리였지만.

"예-!"
"어엏?!"

쌍수를 들고 환영하는 희진이 탓에 무작정 출렁이는 가슴을 보다 어깨동무를 당해서 당황했다.

"아하하, 에헿-."

그렇지만, 부드러운 감촉에 풍만한 접촉이 싫을 리가 없어서 금방 헤벌쭉. 다리마저 앞뒤로 방방 휘적이느라 침대가 흔들렸다.

"이히히히힣 조아, 쪽쪽쪽쪽쪽."

아직 상체가 훤히 드러났음에도 이쪽을 바라보며 뽀뽀하기가 거침없어 다른 생각할 겨를 없이 행복 그 자체. 감정표현이 알기 쉽고, 솔직해서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아하하하, 응……."

그럴수록 가슴 한편엔 죄책감이 무거워져서 지금  순간에도 사실을 알려야 할까 고민스러웠다.


집 안과 바깥의 괴리감은 아마도 치명적인 날씨 탓이라 그럴 거다. 내부에선 에어컨도 있어서 몰랐는데, 이렇게나 더워서 변해버린 인내심 싸움. 아까까지만 해도 행복에 겨운 상태라는 것이 꿈인 거 같았다.

"…하-."

이마저도 답답함을 토해보려는 소소함에 지나지 않았기에 든 아쉬움. 솔직히 한숨 쉬는 것도 지겨워졌다.

"쩝."

평소보다 축 처진 어깨는 몸도 마음도 지친 까닭에. 몸이야 뭐, 정신없이 하느라 그렇다 쳐도 정신은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

끙끙 앓는 소리도 사치일까? 그대로 옷을 입고서 희민이한테 가겠다고 인사를 하지 않은 채로 헤어졌다. 어차피 그런 인사를 건넬 정도로 사이가 좋은 것도 아니고, 희진이 말로는 아마 자고 있을 테니까 어서 가라고 했으니까 성급히 나온 집.

"어쩌지."

시간이 지날수록 희민이의 계략에 대해 방도를 찾기는커녕 고민이 늘어만 간다. 희진이랑 데이트 약속 잡은 건 내가 경솔해서 그랬다 치더라도, 앞으로 희민이랑 공개적으로 부딪힐 일이 많아서 골치.

"공개적, 풋-."

공인도 아니면서 어른들이나 쓸법한 용어를 상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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