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9화 〉주최자 없는 2차전(1)
사랑스러운 우리 오빠….
"…귀여어-."
동정심에 언니를 도와주긴 했지만, 오히려 약만 잔뜩 올린 건 아닐까 싶었다.
"후후훙-."
그러거나 말거나 지쳐 잠든 오빠를 보살피며 맘대로 어루만지니까 찾아오는 평안. 아이처럼 잠든 얼굴을 그대로 풍만한 가슴에 껴안아 보고, 깨물어버리고 싶은 뺨을 깨지 않게 꼬집어 보기도 했다.
"이히힣."
이마에 쪽-하고 입맞춤을 한다거나, 그대로 손을 얹어 앞머리에서 뒤통수로 쓰다듬는 것도 마음껏.
"하-읗."
오빠가 쓰러지고, 언니가 무렵 여운이 남아 혼자서라도 한 번 더 할까 싶었다. 그러나 만족스럽게 뻗은 오빠를 보니까 머무르려던 성욕이 떠나고 자리 잡아버린 모성애 비슷한 거.
"훙-…."
가슴에 묻어 젖꼭지를 빨리고 싶으니까 그게 그거일 거다.
"……"
그렇지만 실제로 기절하듯 잠들어서, 하는 수 없이 사소한 장난을 칠 수밖에.
"히히힣-."
이게 연상한테 할 수 있는 행동인가 싶지만, 그럼 이렇게나 귀엽게 생기지 말던가 싶은 생각만 떠올랐다.
"아…."
그러다 찾아온 생리 현상. 아래쪽이 성욕과 다른 느낌을 받아서, 잠시 오빠를 두고 화장실에 다녀와야 했다.
"…훙-."
아쉬운 마음에 혼자 두지만, 그래 봤자 잠깐.
……이참에 목욕이나 하고 올까?
나름 땀이 흐를 만큼 움직여 에어컨을 틀어도 이불이랑 침대보를 빨아야 했다. 오빠의 체취는 야릇해서 별문제가 되지 않지만, 깨어났을 때의 오빠한테조차 가지런한 몸으로 맞이하고픈 욕심.
"힣-."
이미 그러기로 한 터라 욕실로 가는 발길은 가벼웠다.
"…!"
그렇게 욕실로 들어가려니까 잡아채는 목소리. 분명 언니 방에서 들려왔고, 한껏 고양된 음성인 것을 부정할 수 없었다.
"흥…."
딱히 언니의 즐거운 시간을 방해할 생각은 없었기에 무시하려다 일련의 여정을 생각하니 지나치기 어려운 관심. 언니에게 너무한 처사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대우해서, 괴로움에 몸부림치는 건 솔직히 껄끄러웠다.
'위잉위잉-'
다가갈수록 울리는 전동소리.
"앟-! 응…!"
나도 저랬을까 싶은 교성을 내며 훔쳐보자, 제법 본격적으로 벌거벗어 자신의 음부를 쑤시느라 전념이었다.
"아앟…! 향-!"
비록 뒷모습밖에 보이지 않았어도 충분히 그려지는 행태. 어디서 구했는지 모를 자위기구 가지고 쓸쓸하게 위로하는 언니가 가여워서 절로 눈살이 찌푸려졌다.
…역시 남소해 주는 편이 좋을까?
방금까지 소변 마려웠던 기색이 수그러들 만큼, 언니의 모양새가 몹시 안쓰러워 보였다.
코에서 바로 맡아지는 짙은 샴푸 향과 괜스레 부드러운 촉감에 기분이 좋아져서 눈을 뜸에도 저항감이 없었다.
"잘 잤어 오빠?"
얼핏 예상은 했지만, 깨고 나니 나타나는 건 희진이의 사랑스러운 얼굴.
"…웅."
말끔해지는 기분에 대답했지만, 목소리만큼은 잠겨 있어서 대답하자마자 갈증을 느꼈다.
"히힣-."
희진이의 부름에 깨어나는 건 이번이 두 번째지만, 처음과 다른 점은 부담 없이 행복할 수 있다는 사실.
"하하, 아-…."
언제부터 알몸이었는지 몰라도, 희진이가 옆에서 있었으니까 희민이에게 당하진 않았을 거다.
"희진아. 나 목이 말랏…."
"여기 오빠."
물 좀 마실 겸 화장실에 들르려고 했는데 그러기가 무섭게 친히 건네는 컵.
"어, 고마워."
얼떨결에 받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물병의 뚜껑을 열어 따라준다.
"꿀꺽, 꿀꺽."
"이히히히히-."
고작 물을 마시는 거뿐인데, 뭐가 그리 좋다고 해맑은 미소.
"하-…!"
그래도 청량감에 그나마 있던 불편한 점 하나까지 말끔히 사라졌다.
"후-훙…."
그러거나 말거나 의식되게끔 흥얼거리는 희진이.
"…?"
더군다나 시선이 노골적으로 야릇하여 이불 위로 드러난 볼품없는 상체를 지그시 쳐다보고 있었다.
"에헤헤헤헤-…."
그사이 은근슬쩍 내 몸을 쪼물쪼물 주무르는 손길.
"흐-읏!?"
갑자기 만졌어도 대략 대비하던 터라 이 정도까지 놀라지는 않았을 거다. 노려보던 가슴이 아니라 언제 그랬는지 모를 손으로 슬금슬금 불알은 붙잡았으니까 속절없이.
"왜? 왜!? 희진아…?"
암만 희진이라도 이렇게 급소를 잡히니까 다급해질 수밖에 없었다.
"오빠아…더-어. 할 수 있어?"
갑작스럽게 굴던 까닭이 설마 연장전을 바란 거였다니….
"어? 어어!? 어…."
목소리는 한없이 조심스럽고 유혹적으로 접근하는데, 실질적인 표현은 아주 직설적이라 음성이 자꾸 튀었다.
"이히힣, 농담이야."
내가 매우 놀라면서도 약간의 불안함을 감지했는지 장난 취급하면서 살며시 떠나가는 손. 하지만 제법 느릿느릿하여 짐짓 꿍꿍일 내포했단 낌새를 내비쳤다.
"솔직히 잠결에라도 해버릴까 했는데…."
이윽고 아쉬움을 품은 사족. 이게 일부러 이러는 것이 느껴져서, 내리깐 얼굴 하며 슬쩍 위를 쳐다보고 곁눈질한다.
"오빠가 너무 곤히 자고 있어서, 아쉽지만. 그냥 뒀어."
뻔한 연기에 희진이는 가벼운 마음으로 이러겠지만, 나에게는 비상사태. 금방 기상해서 비몽사몽 했지만, 급히 두뇌를 회전하여 희진이 마음에 들도록 분발해야 했다. 그야 그럴 것이, 뚝뚝 묻어나오는 미련에 어제 잔뜩 기대하게 해놓고 오늘에서야 한 것은 겨우 한 번이었으니까.
"잘했지…?"
뻔뻔하다면 가히 철면피 같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커다란 부끄러움을 끌어안고서 방정맞게 굴었다. 이러지라도 않는다면 창피함이 그대로 들킬 거 같았기에.
"그, 희진아…."
사실 오빠도 덩달아서 부끄러워해 주길 기대했는데, 그러긴 해도 생각보다 진중해서 혹여나 주책맞은 모습에 깬 건 아닐까 섬뜩 걱정이 들었다.
"나…희진이가 좋으면, 괜찮. 으니까…내가 자고 있어도 날…하고 싶은 대로 해도, 돼…."
이런 걱정이 무색하게 끝에 갈수록 점점 작아지는 목소리.
"으-흐음!"
그래도 알아듣긴 쉬워서 되려 이렇게 쥐구멍을 찾는 듯한 고백이 나를 자극했다.
"그런 낯간지러운 말은 어디서 배워써-어?"
말은 그렇게 해도, 간드러짐에 차마 오빠 가슴을 힘 뺀 주먹으로 툭툭툭.
"…안 배웠어."
"허-읍."
…!!!!!
자그마치 예상도 못 한 발언에 들숨.
"악! 앟…하하-."
살짝 호흡이 곤란할 정도로 기쁜 말을 하니까 힘 조절에 실패해서 오빠의 어깨를 때렸다.
"이히히히힣!!"
거기다 웃음도 멈추지 않고 꾸밈없이.
"…앟!? 헤헤-."
"응-훙-."
망설임 없이 때려놓고, 뒤늦게 아프지 말라고 머리를 기대니까 풀어지는 얼굴에 함께 흐뭇해졌다. 그러면서 파고드는 가슴은 말랐어도 남자의 근육이라던가 있을 건 여실히 느껴져서 흡족. 내가 이러려고 오빠를 사랑한다.
"그럼…또 해도 돼 오빠?"
겨드랑이 벌어지게끔 이마로 부비부비하다가 말해보는 속내. 어차피 오빠는 거절하지 않겠지만, 여전히 오빠에게 직접 하자고 듣는 건 오래 걸릴 거 같아서 그랬다.
"엉, 물론이지."
엉성한 대답에 어리숙한 모습이야말로 믿음이 안 갔지만, 수줍음에 이러는 거라 헤벌쭉.
"진짜로 오빠?"
그래선지, 알면서도 오빠한테 장난치고 싶어졌다.
"응! 진짜로."
지금 뭐에 대한 대답인지 알고서 그렇게나 성실하고 확신에 찬 모습으로 떠드는 걸까?
"훙-…."
웃음기가 사라진 정직함에 자꾸만 치고 싶어지는 짓궂음.
"오빠 나랑 또 섹스하고 싶어?"
"쿠-훙! 쿱!"
질문을 본격적으로 번역하자 물을 뿜은 것처럼 기침한다.
"하아, 하…. 희진아?"
단도직입적인 질문에 진심인지 부르는 이름.
"오빠 나 또 따먹고 싶어?"
잘못 들을 리가 없다고, 이번에도 확실히 말해주었다.
"커-헉! 컥!"
이젠 아예 사레가 들린 것처럼 들썩거리는 어깨.
"짐승처럼?"
"콜-록! 콜록콜록."
쉴새 없이 숨을 터트리는데, 너무 놀리는 거 같아서 들고 있던 컵을 잡아 물을 따라줬다.
"하-아. 아, 고마워."
원인을 제공한 내게 감사 인사를 하며 물 마시는 오빠.
"이힣."
이러니까 키득거리면서 오빠한테 장난을 안 칠 수가 없었다.
"꿀꺽, 꿀꺽…."
오빠가 진정되기를 가만히. 아무리 놀리는 것을 좋아해도 물 마시고 있을 땐 자제했다. 툭 까놓고 계속해서 오빠를 자극할만한 레퍼토리가 없었지만.
"하-…!"
기어이 두 번이나 원샷한다.
"…힣-."
이래놓고 얌전히 오빠를 보는 건, 눈빛만으로 내 의사가 전해졌기 때문에.
"아-, 크흠."
언제나 그래왔던 애정행각이지만, 전혀 질리지 않았다.
"그, 희진이랑. 섹스…."
"푸후훚."
안돼, 모처럼 오빠가 용기 내서 말해주는데 웃으면….
"훕-."
자칫 잘못하여 오빠를 상처입힐까 봐 최대한 작게 숨을 참았다.
"큼, 희진이를 또…따먹고. 짐승처럼…하고 싶어."
오빠도 다시 가다듬고서 끝까지 말해주는 나의 독촉. 중간까지 목소리가 기어들어 갔지만, 이번엔 끝에서 자기 의사가 확연했다. 많이 발전한 오빠의 기세.
"훟, 변태…."
그런 오빠가 기특해서 감상을 전해줬다.
"끛-…!?"
오빠 시점에선 기껏 용기 냈더니 돌아오는 건 변태 취급이라 당황스럽겠지만, 실은 나도 좋다는 것을 몸소….
"츕-."
먹음직스럽게 익은 뺨에다 입술부터 가져다 댔다.
"음-…."
예고 없는 키스였음에도, 어느 정도 짐작했는지 받아들이는 듯한 차분함. 어쩌면 숱한 나의 애정에 단련하여 노련해졌을지도 몰랐다.
"-…."
언제까지나 놀라기만 하는 건 재미 없어도, 너무나 일찍 익숙해진 모습.
"훙-…."
그에 약간은 아쉬워서 살짝쿵 서운함을 콧소릴 내비쳤다.
"헤-릅, 쯉…."
그러면서 살며시 혀를 내밀고, 입술에서 입술로 이동하는 움직임. 섹스도 좋았지만, 이렇듯 키스 또한 충족했다.
"음-훕."
코로 숨 쉬게끔 마주한 입술 사이로 점차 간소화하는 접점.
"우-훙, 츕-."
혀를 사용하는 건 이후로 넘기면서, 지금은 오직 입술끼리의 부딪치기를 소원했다.
"하압, 흡…!"
여기서 먼저 혀를 사용한 건 무려 오빠라서, 구태여 밀접하던 입술 벌어지도록 넓히갤래 따라서 행동. 자그마치 한 움큼 정도의 숨을 동반했다.
"하-읍, 웅훟-."
입안의 내용물이 내게로 범람하길래 나도 질 수 없어서 반대로 침투. 혀가 꼬이느라 숨은 가빠지는데, 우악스러운 손길로 더듬더듬 오빠의 등줄기를 만졌다.
"훟…? 훙…."
첫 경험도 아닌데 고조 된 흥분감 탓인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이것저것. 지속하는 키스로 오빠에게 희롱 되어서 껴안은 손이 만질지 잡을지 누를지 허둥거렸다.
"우-훙!?"
눈치 빠른 오빠가 이런 내막을 알아채서 자기가 먼저 안아버린 팔.
"웋…."
덕분에 안심하고 서두를 필요 없이 차분해진 손길로 힘을 뺄 수 있었다.
"하-아."
입술을 뗄 때마다 매번 벅찰 정도로 찐히.
"헤헤헤, 너무 능숙한 거 아니야 오빠?"
싫은 건 아니지만, 어디서 배웠는지 모르게 진득해서 나 말고도 상대가 있는 건 아닐까 싶은 수준이었다. 그렇다고 순진한 오빠가 그럴 리 없어서 그냥 배우는 것이 뛰어난 거로.
"끟…하하, 그런가?"
뭔가 찜찜한 구석이 생기게끔 대답이 시원치 않았으나, 여기선 내 덕분이라고 칭찬을 해야 할 때라 그러길 기다렸다.
"이건 다 희진이가 가르쳐 준 덕분일걸."
역시 오빠, 너무 좋아…!
'퍽! 퍽!'
"악-!? 앛-!"
그대로 다시 껴안으면 되는데, 오빠의 칭찬에 두근거려 가슴팍에다 두 주먹으로 쿵쿵 쳐버렸다.
"에헤헿! 이히히힣-."
이어지는 달라붙음. 이마를 오빠의 턱 밑으로 해서 가슴이 불타도록 도리도리했다.
"앝, 희진…끙."
고통이 좀 심했는지 약간의 아픈 목소리를 냈어도, 점점 약하게 흔드니까 인내하는 기색.
"오빠, 사랑해."
속삭이듯 들리게끔 부풀어 오른 속마음 유감없이 말했다.
"…나도."
아기처럼 두 팔을 가슴 앞에 모아서 기댄 오빠의 가슴팍. 그리고 이런 나를 토닥여주는 상냥한 손길에 더할 나위 없이 행복했다.
"흐-웅…."
이대로 멈췄으면 하는 시간이지만, 진짜로 멈춘다면 이제 해야 할 순서가 있었기에 모순적인 망상. 그래도, 어느 정도 느긋하게 이러고는 싶었다.
"아…."
이심전심으로, 뒷덜미를 다정하게 감싸던 팔과 가볍게 토닥이는 오빠의 손끝.
"으-훙."
이러한 만족감에 그렇지 않아도 가까운 품속을 더욱 파고들었다.
"웋-!"
가볍게 입을 맞춘 뒤, 서두를 거 없이 떨어져 마주치는 눈길.
"히히힣."
배시시 웃는 것도 다 눈빛으로 대화가 가능해서 그랬다.
"…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