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96화 〉백만원짜리 관람(2) (96/107)



〈 96화 〉백만원짜리 관람(2)

"변태 같아…."

자신의 기분에 대하여 알려달라고 했는데, 나를 두고 하는 감상.

"쿻-, 쿠후후후훟…!"

하기야 폰을 들고서 촬영모드를 하고 있으니 그럴 만도 했다.

"그러게 오빠, 지금 보니까 언니 진짜 변태 같다."

상명이랑 나만 있었다면 그럭저럭 가벼운 느낌으로 넘어갈 텐데, 애써 흥겨운 분위기를 망쳐
주는 희진이.

"그러면 넌 어떤데?"

괜히 심술이 나서 상명이 옆을 차지한 희진이에게 물었다.

"움-…멜랑꼴리, 야릇한 느낌?"

멜랑꼴리란 뜻이 뭔지는 알고 떠드는 거냐? 우울하고 이상하고 묘해?

그냥 꼴이라는 글자가 섞여서 야한 의미인 줄 알고 쓴 듯했다.

"하-아, 그래."
"하하…."

무식한 동생의 발언은 무시하고, 곤란한 표정을 짓는 상명이를 보니까 그나마 뜻은 아는 모양.

"일단 하기로 했는데…이제 어떡하면 돼?"

그렇다고 희진일 지적하며 고쳐주기엔 사소해서 넘어가는  같았다.

"움-…먼저 둘이 키스해 봐."

손을 잡는다거나, 껴안는  아무래도 좋아서 이왕 시작한 김에 전희부터. 손으로 성감대를 주무르는 것도 좋지만, 애무하면 역시 입술끼리 비비면서 타액을 은근하게 보이는 편이 취향이었다.

"잠깐만 언니."

제법 기대하며 사진을 찍을까 영상으로 전환할까 하던  멈추는 손짓.

"…왜? 아직 둘이 키스도 못 해봤어?"

내 딴엔  가지 신경 쓴 일이라고, 섹파니까 섹스는 먼저 할지언정 키스는 가로채지 않았다. 근데 그게 나 혼자만의 착각이라면 괜한 배려나 마찬가지.

"아니 그건 아니고…."

아, 아니라니 다행이네.

"양치 좀 하고 올게."

갑자기 망설이는 바람에 지금 와서 못하겠다고 하는  아니라 안심했다.

"…냄새나는  먹은 것도 아닌데 그냥 하지?"

그렇다고 그냥 보내주긴 그래서 심드렁하게 설득.

"그치만…, 언니는 양치 안 하고 남친이랑 키스할 수 있어?"
"…."

이게 갑자기 내 연애사에 대해서 질문한다.

"그래, 다녀와…."

곰곰이 따져보면  그렇지….

"아 그럼 나도 양치해도 돼?"

기세를 틈타 상명이도 양치하겠다며 침대를 내려가는 희진이와 합류하려 했다.

"아니…! 상명이 넌 희진이가 다녀온 뒤에."

이미 내려온 희진이를 두고서 만류하니까 침대로 걸터앉은 상명이.

"금방 다녀올 게-."

가지 말라고 상명이의 어깨를 잡은 모습을  본 채로 희진이가 떠나갔다.

"느긋하게 하고 와."

멀어지는 발소리에 피어오르는 욕구.

"…희진이가 오면  테니까 그만 놔흡-!?"

먹이를 지키는 방해물이 사라지자, 거리낌 없이 달려들었다.

"츄-븝! 흡…!"

돌아본 어깨를 짓눌러서 도망치지 못하도록 압박. 사정없이 입술을 밀어 댄 덕분에 혀가 깊숙이 침투하는 걸 막지 못했다.

"르븝-! 하-! 이겝!? 읍-!"

희진이가 양치질하고 오기까지 짧은 시간. 키스를 위해 꼼꼼히 한다 해도 삼 분 남짓이었다.

"흫!? 으-븝, 쯔으읍…!"

그렇기에 찰나와 같은 여유를 가지고서 잔뜩 빼먹기 위해 분주한 키스.

"파하…! 하-, 하…."

눈가에 살짝 맺힌 눈물은 고작 한 방울 되지 않아서 하품하며 나온 수준이지만, 그게 또 매력적이었다.

"…너무해."

손등으로 입술을 닦으면서 이윽고 눈가에 고이려던 눈물 닦으며 하는 말.

"쿠후훟, 하-…."

고작 기습적인 키스에 반항적인 말까지 완벽했다.

"츄-릅."

아까의 섹스가 미련이 돼서 이런 꼴리는 말로 애처롭게 노려보면 그러기 싫어도 입맛을 다실 수밖에.

"후…다녀와."

희진이가 찾아온 것도 아니지만, 이대로 상명이랑 계속 같이 있으면 내가 먼저 덮칠 거 같아 보내주었다.

"…-!"

내가  이상한 짓 할까 봐 경계하면서 황급히 도망치는 모습.

"쿠-훛!"

희진이가 그렇듯, 정말이지 놀리는 맛이 있었다.

"하-아…."

다음엔 언제 따먹지…?

아쉽게도 희진이 몰래라는 주어가 붙어서, 현재 할 수 있는 건 기껏 해봐야 키스가 최선이었다. 그것도 언제 올지 모른다는 스릴감에 잠깐만.

"쿻-."

이런 긴장감이 별로 나쁘단 건 아니었지만, 스스로 애태우는 꼴이라 욱신거리는 하복부를 당장에 달랠 수도 없었다.

"-…………?"

그러나 혼자 침대를 차지하여 누운 것도 시간이 꽤 지나자 밀려오는 짜증. 언제까지 기다리게 할 셈인지, 뭐 하고 있나 알아보기 위해 일어나야 했다.

"앗…."

복도로 나가자마자 마주치는 상명이. 희진이가 여태 안 나왔는지, 욕실 문 바로 옆에서 벽에 기대 기다리고 있었다.

"…후-웅."

신혼 기분 내면서 같이 이빨 닦는 모습이 꼴 보기 싫어가지고 따로  건데, 상명이에겐 그럴 용기조차 없었던 모양.

"안 들어가고  해?"

차마 들어가지 못하는 상명이에게 일부러 권유한다.

"아니, 그게…희진이가 샤워하는 거 같아서."
"…뭐?"

둘이서 얼른 섹스하라고 잔뜩 소망을 담아 차려놨건만….

"하-아…."

어처구니가 없어서 한숨만 나온다.

"…끙-."

뻘쭘한 건 상명이도 똑같은지 어색하고 민망한 기색.

"펠라라도 받으면서 기다릴래?"

그런 와중에도 자기주장을 펼치는 자지가 바지를 뚫고 나오려 해서 물어나 봤다.

"아아냐! 됐어…."
"쿠-훟."

기다리는 동안 지루하지 않게끔 답해주는 귀여운 반응. 어차피 상명이나 나나 그럴 능력도 없었다.

"농담이야 자기, 다음에 해줄게."

키득 웃으면서 놀려주고는, 목이 말라서 향하는 주방. 쓸데없이 상명이랑 같이 있다가 희진이에게 의심을 살 수 있어서 오해받지 않도록 떨어지기로 했다.

"하-…."

할까 말까 할까 말까 하는 상태가 지속하니까 빠지는 기운. 나도 그렇거니와 희진이 역시 이런 양상에 김이 샜다.

"아! 나도 줘 언니."

이러한 어수선함을 주도한 범인이 수건으로 머리를 덮으며 아무렇지 않게 내미는 손.

"…여기."

컵 하나를 새로 꺼내 음료수를 따라주었다.

"고마워 언니-."

인사하며 냉큼 받더니 금방 비우는 음료.

"햐-!"

청량감에 감탄사까지 하니까 근심 걱정 없이 속 편해 보였다.

"…너 정말 상명이랑 할 생각은 있어?"

아닌 척 은밀하게 미루는 터라, 나를 가지고 놀기 위해 둘이서 작당이라도 하는 걸까 싶은 심정.

"어? 응, 그야 당연하지 언니."

일단 말로는 그렇다고 하는데, 여태까지 보여준 태도로는 전혀 믿음이 가지 않았다.

"…내가 너무 기다리게 했나?"

그걸 말이라고….

"미안해 언니. 오빠가 오면, 바로 덮치도록 할게."

단어 선택이 나랑 아주 비슷해서 천박하면서도 중간이 없었다.

"…그래라."

길어지는 기다림에  대로 되라는 식으로 대답.

"-…."

제대로 들었는지 모를 희진이는 이미 저만치 멀어지고 있었다.

"…슬슬 요구해도 괜찮지?"

기껏 샤워해놓고 다시 교복을 입은 희진이에게 말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머리 말린 다음에 화장까지 하지는 않은 거.

"이상한 것만 아니라면…."

자꾸 늦추는 희진이에게 말했건만, 대답하는 건 상명이었다.

"그럼…육구를 해줘."

시간  것도 없이 바로.

"읗…!?"

상명이는 아까 나랑 해봤던 관계로 표정이 가관이었다. 물론 이것도 노린 거지만.

"육구? 그게 뭐야 언니?"

 와중에 육구 체위를 몰라 질문한다. 근데 오히려 아까 알고 있던 상명이가 웃긴  아니었을까?

"그게…."
"서로 생식기 핥아주는 자세야."

설명하려던 상명이를 제치고 알려줬다.

"흫-…! 진짜?"

정말로 몰라서 물었는지 당황한 표정. 오랜만에 부끄러워서 빨개진 희진이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어, 그러니까. 누가 눕고 누가 엎드릴래?"

여기까지의  여정이 무색하도록 빠른 진행. 느긋함을 보이며 흥을 돋우는 것도, 삼  이상 지나면 식욕이 떨어지는 실험의 통계처럼 적당히 해야 했다.

"그…."

답답해.

"아 됐어. 상명이가 눕고, 희진이가 엎드려."

아까부터 자기주의적인 일 처리. 하지만 이런 추진력이라도 있어야 일에 진척이 생긴다. 괜히 둘에게 맡겼다간 어영부영 할 수 있었으니까.

"…알았어."

손가락을 가리켜 휘적거리는 지휘하에 상명이가 누웠다.

"-…."

그런 다음 멀뚱멀뚱 보고만 있는 희진이.

"희진이 넌, 상명이 위로 올라타."

어쩌다 보니 둘에게 감독처럼 지시를 내리고 있었다.

"오빠 위로?"

그냥 올라타면 되는데, 짐짓 머뭇거려서 서슴서슴.

"…얼굴 위로."
"엑-…!?"

배나 가슴에 자리하라고 하려다가, 상체를 숙이면 바로 자지 앞에 당도하라고 배려를 해주니까 얌전히 있던 상명이가 놀란다.

"아-, 그런 자세구나."

오히려 희진이가 육구를 지금 깨달은 듯이 행동.

"히힣-…."

이럴 줄 알고 씻었는지 몰라도, 절묘하게 굴어서 무릎으로 침대보를 헤치며 스멀스멀 상명이에게 다가갔다.

"아-…."

그런 까닭에 상명이를 보니까 잔뜩 발기하여 갑갑해 보이는 바지. 그 위로는 부끄러워하면서 기대하는 표정이 보기 좋았다.

"꿀꺽…."
"…쿠-훟."

기어이  삼키는 소리에 무심코 흘러나온 웃음. 이걸 놓치지 않고 스마트폰을 사용하여 촬영하였다.

"으-…."

이에 희진이가 갑작스럽게 멈칫. 방금만 해도 주저 없이 잘 다가가더니, 막상 치마 속에다 얼굴을 허락하려니까 창피함이 생겨서 뭉그적거렸다.

"…정 보여주기 창피하면, 배 위로 올라타."

한 번에 엉덩이를 얼굴에다가 비비라고 하는 건 무리였을까? 가만히 기다리는 상명이의 시선이 아슬아슬한 위치에서 멈춰버려 괜히 꼿꼿한 자지의 부풀어 오름이 불쌍해졌다.

"뭣하면, 내가 시범을 보여줄까?"

희진이가 썩 내키는 대로 움직여주질 않으니까, 도발을 담아 한 마디. 사실 이미 선행했기에 어려운 것도 없었다.

"읗-, 됐어…!"

그걸 희진이가 허락하진 않겠지마는.

"쿺-."

스마트폰의 용량이라던가 하등 여유를 따지자면 불필요해서, 지금이라도 사진이나 찍을까 싶었다.

"정말? 그런 것 치곤 상명이가 괴로워 보이는데…?"

초짜 감독에 초짜 배우. 특히나 나는 각본도 겸해서 이 둘을 촬영 중에 이끌어야 한단 의무도 지고 있었다.

"으우…."

겉으로 보기에는 남자 여럿 후리고 다녔을 법한 외모인 주제에, 숫처녀 딱지를  건 고작 이틀 전. 그런 희진이에게 그나마 우월한 건 성경험이었다.

"있지, 언니가 좋은 거 알려줄까?"

상명이랑도 했던 횟수가 여자친구인 희진이보다 살짝 많았기에, 그걸 토대로 희진이에게 뻗대면서 도발.

"바지 버클을 풀고, 팬티랑 같이 허벅지까지 내리면 돼."

당연한 소리지만, 갓 성을 접하는 희진이에겐 신선하게 들렸을지도 몰랐다.

"…그딴 걸 조언이라고 하는 거야 언니?"

수줍음에 경황이 없을 줄 알았는데, 착각인 모양. 그래도 자존심을 건드는 훈수 덕분에 평정심을 차린 거 같았다.

'지이익-'

"쿻-, 아무렴."

얼토당토않은 소리를 들은 것처럼 흘겨보더니, 이내 하라고  대로 내리는 지퍼. 거기다 허리춤을 잡고서 벗기려니까 상명이가 알아서 허리를 들어준다.

"앟-. 후-흥."

그에 번쩍하고 튀어 오르듯 나타나는 자지. 이미 귀두에 쿠퍼액을 질질 흘리고 있어 참으로 먹음직스러웠다.

"……."

떠들지 않아도 알아서 해주는 주제에 잔뜩 긴장했는지 조용한 상명이. 희진이에 이어서 촬영해도 되냐고 물으니까 체념한 채 맘대로 하던지란 발언처럼, 저지하는 것에 포기한듯싶었다. 그러기는커녕 제지조차 하지 않았으니까.

"말은 그렇게 하더니, 엄청나게 기대했었나 보네?"

귀두가 맞닿은 팬티 부분이 젖어 있길래 혹시나 해서 말했다.

"…진짜야 오빠?"

"어 음, 그럴 리가 없잖아…."

희진이가 의심하기 전에 기껏 변명 거리를 내줬건만, 마음에 안 드는 모양.

"실은 그게 아니라, 희진이랑…할 생각에 그만…."

아아, 어떻게든 나랑 엮이고 싶지 않은가 보다. 현명하면서, 저속해서 왠지 싫어지는 마음.

"하기야, 직접 콘돔도  왔잖아."

순진한 외향과 달리 실제로는 늑대와 같단 소리를 돌려서 표현했다. 너무 노골적이면 또 마이너스 요인이 되라고.

"에헤헤-, 오빠 엉큼해…."

그렇지만, 희진이에겐  정도는 애교인 거 같았다.

"하하하하…."

상명이 또한 어색하면서도 싫지 않은 웃음소리. 어설프게 방해하려 했던 것이 되려 분위기만 좋아졌다.

"…칫."

저게 온전히 내 것이 아니고, 상황 또한 내 뜻대로 하기 어려워 내비치는 서러움. 어차피 들리지도 않을 테고, 혹여나 보일 수 있는 부러움은 스마트폰 뒤로 엉거주춤 숨겼다.

"헤헤-, 오빠 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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