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56화 〉연인과의 오붓할 시간(9) (56/107)



〈 56화 〉연인과의 오붓할 시간(9)

"으, 읕…."

설마 자신감의 발로가 쾌락이 아닌 통증을 선사할지 몰랐기에.

"갠! 차나…."

고통을 인내하면서도 괜찮다는 말을 이를 악물물며 간신히 말해주었다.

"키수…해죠 옵-, 쁘-흡…!"

눈가로 아프다는 증거가 찔끔 새어 나오면서도 졸라대서 냉큼 해버리는 키스. 사실 나 역시 바라던 바라, 구태여 해달라고하지 않았어도 얼마 못  내 쪽에서 먼저 저질렀을 거다.

"흐-븝…! 릅-!"

질끈 감은 까닭인지, 눈가에 고였던 눈물이 흐르기보단 미세하게 터지듯 사방으로…. 이윽고 한 방울 채 안 되던 액체가, 흐를 만큼 생성되었던 흔적만을 남기며 스며들듯 퍼졌다.

"쯉-…후-웁!"

처녀 상실의 고통 탓인지 키스해주자마자 즉시 안겨서 나도 호응하여 행동하는 상체. 손으로 겨드랑이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소파 등받이 대신 나의 팔로 편하게 기대게끔 안아버렸다.

"혜-릅! 흡!"

완전히 밀착한 상태.

"츄웁, 츕. 쯥츕…."

자지를 끝까지 넣었음에도 가만있는 건 희진이의 통증이 가라앉도록 하기 위함이라, 미동조차 되도록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 것에 비해 격렬해지는 혀의 움직임과 오롯이 흡입만을 진득하게 요구하며 갈구하는 상황은 마치…아픔을 잊으려는 듯한 발버둥처럼 느껴졌다.

"…쯔-읍, 흡! 쁩!"

얼마나 안달 났으면 도망가지 못하게 입술을 이빨처럼 깨물면서 목덜미가 아파질 정도로 꽈-악 조르는 건지….

"흐-읍! 읍! 읍!"

이게  희진이의 처음을 가져가는 대가라 생각하고는, 열에 하나나 나눠질지  수 없었어도 조여지는 격통을 참으면서 그저 감내하였다.

"하-릅! 릇, 흫…! 후-웅…."

어디 갈 생각도 없는데, 이렇게까지 뒤통수와 정수리에 손바닥을 펼쳐  붙잡으니 나도 지치기는 마찬가지. 정신없이 침을 빨리며 빨아 마시니까 슬슬 움직이고 싶어져 희진이의 반응을 유의하면서 조심스럽게 엉덩이를 뒤로 뺐다.

"후-붑!? 르르르릅!!"

그러자 흡입력이 강해지고는 미간에 주름져가면서도 견디는 표정. 아직은 쾌감보다 통증이 강해서 자지의 방문이 이질적인 거 같았다.

"흐-읍! 흫릏릏…."

소파 등받이에 기댄 팔로 몸을 지탱하면서 하반신이 서서히 물러나자 키스가 쉴  없이 더욱 거세졌다. 눌리는 뒷덜미가 조금 아팠지만, 온전하게 눈을 뜨고서 살핀 표정은 아까보다 나았기에 자지를 보지 속으로 들이미는 것에 덜어지는 고민.

"흫…으응-, 츕-…."

밀어 넣으면서 눈매를 살피자 더는 눈물이 나오지 않을 거 같았고, 눈꼬리도 대각선에서 대강 포물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흐-응…브흡!? 하…!"

최대한 버틴다고 버티다가 결국, 내가 먼저 항복하고 벗어나는 얼굴. 그건 숨이 차서 그런 것이 아니라 형평성에 의해서였다. 혼자만 해당하는 문제였는지, 정작 희진이의 표정엔 아쉬움이 서려 벌써 떨어지느냐는 의문스러운 느낌.

"하아, 하…."

체력에서부터 이렇게 차이 나나 싶은 아쉬운 심정에 가다듬던 호흡이 잠깐 불안정해졌다.

"흠-…."

이제  시도할…정상위란 체위는 분명 안정적이었지만, 소파에 두고 하는 터라 자세는 곡예나 다름없는 상황.

"후-우…."

삽입이 불편한 높이로 인해 무릎이 바닥에 닿을락 말락 하려는  버티느라 다리가 조금 떨렸다.

"…웅-힣."

팔뚝과 허벅지가 소파 대부분에 체중이 쏠려, 무심코 무너지지 않으려 상반신을 가까스로 버티는 것이 최선.

"…후."

조금이라도 덜 아프라는 바람에 느지막이 어울려줬던 키스도 어정쩡한 자세로 강행하며 허리를 숙였더니, 안 그래도 구부정한데 목까지 앞으로 수그리니까 그 부담은 무시하기 어려웠다.

"읗-."

이젠 그 힘듦을 벗어나 잠깐 정비하는 자신.

"-, 오빠…?"

희진이도 내가 왜 자신의 격렬함을 벗어났는가 천천히 파악해가고 있었다. 그러한 노골적으로 갈구하던 눈빛이 가라앉으려고 하기 전에, 고통을 나눔 받았으니 나는 쾌락을 나눠 주고 싶은 마음.

"…움직일게."

이미 그랬었지만, 떨리던 눈꺼풀도 사그라져서 본인에게 직접 괜찮다는 허락을 듣고 싶었다.

"웅…, 해조-."

무언가 맞지 않게 비장했던 마음과, 반면에 간결한 대답 속에 많은 것을 끄끝내 함구하며 기어이 내뱉은 듯한 발음.

"…응."

방금 떨렸었던 허리 때문에 밑을 보니까, 비록 한 줄기에 불과하나 선명하게 보인 핏기에도 당황하지 않고 대답했다.

"…-."

결단에 부응하기 위해 한순간 효율적으로 판단하려 빨라지는 사고.
우선 넣고 빼기 수월한 몸짓을 하려고 희진이의 상기 된 뺨 옆으로 턱을 옮겼다.

"읗-…! 응…."

삽입하면서도 불어난 욕심은 계속 키스하되 신경이 입으로 쏠린 상태로 허리만 움직여서 고통을 최대한 반감 시킬 작정이었는데, 설마 어긋난 키 차이로 시도조차 하기 전에 무산.

"히힣…훙-."

불가능하진 않겠지만, 기껏해야 초반에 흥을 돋는 수준으로 그런 짓을 쭉 이어나갈 자신은 없었다.

"하-앟…! 으응-…."

다행스럽게도 희진이의 신음을 듣자 하니, 통증이 많이 깎여나간 듯이 교성으로 점철돼가는 목소리.

"읗-, 흥…."

완전히 괜찮다고는 확신할 수는 없었지만, 나를 믿어주는 희진이를 믿고서 괜히 위태로운 허리 운동에 능숙해져야 했다.

"아-, 응…."

그래선지 찾아오려던 탈력에 이마마저 소파로 기대 중심을 떠맡기곤, 무식하게 왔다 갔다 하는 팔굽혀펴기. 요령도 없이 하기엔 금세 피로해져서, 얼른 다음 체위를 생각하면서도 바꾸지 않는 고집을 부렸다.

"하-, 하아, 하…."

급속도로 지치는 것을 체감하며 이래야지 저래야지 하는 생각과 달리, 단내나는 호흡 내뱉길 유지하는 까닭은 온전히 삽입에만 집중하느라. 매번 그랬지만, 땀이 맺히니까 신중한 분위기까지 났다.

"흥-읗, 웅…!"

러브젤을 치덕치덕 바른 덕분인지, 속살을 찢었음에도 넣고 빼기에 지장 없는 자연스러움. 귓가에 울리는 기쁜 듯한 어감만이, 주저앉을 듯한 힘듦에도 오히려 지속하게끔 원동력이 되어 주었다.

"아…옵, 빠-!"

혼자 사정하지 않으려고 조바심을 내는 와중에, 부르길래 머리를 뒤로 빼자 몹시 애달파 보이는 표정. 혹시 무언가 잘못됐나 걱정이 들면서도 다음 할 말을 기다리며 탐스러운 입술을 눈여겨보았다.

"키수…키히스…!"

행위에 몰두하여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던 날 멈춘 사유가….

"하, 하하…. 하-."

심각한 일인가 생각했던 자신이 우스워져서, 잠깐 들었던 근심을 내려놓자 저절로 몸에 힘이 빠졌다. 이윽고 사랑스런 요구를 들어주기 위해 불편하지만,

"후-웁. 쯥-! 츱!"

힘겹게 입술 맞대며 다가가자 기다렸다는 듯이 맞이해주면서 끌어안았다.

"츠븝, 릅-."

그나마 침착해진 키스로 여유가 있는 허리의 움직임.

"르-흡. 흡! 흐-읍!"

또 한 가지 안심인 것은, 목을 휘감은 팔이 당기는 것이 아니라 걸치고만 있어서 맘만 먹으면 언제든지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이었다.

"파하-…."

전보다 혀가 현저히 느려져서, 입과 자지를 이중으로 아우를 수 있는 대신 미적지근해진 감상.

"오빠…?"

그렇기에 이쪽에서 조급해질 필요가 있단 생각에 속력을 내볼까 하다가 문득 하고 싶은 것이 추가되어 금방 입술을 뗐다.

"사랑해…! 쯔-릅!"

이 말을 하지 않고선 참을 수 없었다.

"흩-! 나듭! 븝-!"

이 말을 전해주지 않고서는 도저히 버틸 수가 없었다.

"쯔-흡, 합-! 릅릅릅."

남은 기력 전부를 희진한테 쏟은 다음엔, 늦거나 힘이 다하여서 갈무리하긴 어려울  같았기에 가능한 지금이야말로…할 수밖에 없었다.

"웅-웃, 흡…, 흡-."

그리고선 득달같이 달려들어 실타래처럼 엉킨 타액이 설쳐지게 기세가 오른 혀끝부터 침투.

"흐-릅! 쯔-읍 쯔-읍 르르릏!"

사실 사랑한다고 말한 다음 격렬히 허리를 움직일 심산이었는데, 마음 따라 몸도 격해진 나머지 이성적인 통제가 불가능해 감정은 질리지도 않고서 거듭 키스를 하겠다며 달라붙어서였다.

"후-웅! 읍! 읍!"

여태까지는 살살 했다는 것을 알  있도록 비명에 가까운 신음을 내게 하여 전부 삼킬 듯이 빨아들이는 흡입.

"으응! 응-!"

혓바닥도 거침이 없어서, 희진이의 혀가 위로 올라와 쏜살같이 나의 입속으로 잡아먹히니까 놓치지 않으려 이빨을 사용하여 아프지 않게 물고는 놓아주지 않았다.

"응응! 읍! 흐븝!"

말 그대로 혼란을 야기하는 움직임. 처음인 희진이를 위하여 최대한 편의를 봐줬지만, 욕정의 한계에 직면한 나머지 색욕에 휘둘려지는 본능을 제어할  없었다.

"으읍! 흫…! 헤-으…."

나도 희진이도 반항하는 모습 보이지 않다가도, 반사적인 몸부림에 놓아준  마음이 약해져서가 아니라.

"히-읗!? 엩…!"

거칠어진 숨결처럼 몸짓도 그러려고 시동 걸었을 뿐이었다.

"헤-읕!"

그렇다곤 해도 함부로 속도를 내기에는 애매해서 대각선으로 방아 찧는 동작.

"흐-엩?"

이런 상태로 빠르게 박아버리는 건 아직 숙련도가 많이 부족했다.

"읗…, 흫-!"

대신에 자신의 주제를 알아서, 어떻게든 자빠지지 않고 쾌감을 올리느라 희진이가 그랬던 것처럼 나도 희진이의 목을 감싸는 자세.

"핳, 아…-!"

밀착한 어깨에 가녀린 목덜미가 닿은 것을 주의하며 분란한 건 오직 허리만으로 족하려고 했다.

"앟, 읗-. 흫-!"

끌어안은 상대에게 자신의 안전까지 담보로 맡기고는 쾌락만을 탐하는 행동.

"읗, 응-흫."

그래서 조심스러웠고, 그래서 격정적이었다.

"핳-하, 죠-앟…."

실망하게 하지 않으려고 성감대에 가장 많은 신경을 쏟았으며, 그렇다고 다치지 않도록 부주의해지지 않았다.

"아…! 하-아…! 아! 아…!"

한계라고 느꼈던 지점을 재차, 끝내 참을 수 없는 언성이 올라서 희진이 목소리에 지지 않을 정도의 크기.

"오빻-! 앟…! 앟!"

사정이 다가옴에 따라 희진이를 힘들게 해선  된다는 마음만 남아서 주먹에 힘이 들어가는 것을 참았다.

"죠하…! 쪼-하!!"

흥분이라는 감정이 부풀어 오를수록 머릿속의 머무른 생각들이 밀려나서 입지가 줄어드는 사고.

"핳…! 가! 옵, 빠…! 아아…! 앟, 아앟…!"

서로 절정이 목전이라 비명에 가깝게 소리를 지르는데,  또한 희진이에게 밀리지 않을 만치 호흡을 내던졌으나 소파에 번번이 막혀서 입김을 불어 서리만 끼게 해버렸다.

"아아…하-! 아, 아…."

후에 하복부 아래까지 덮쳐서 몸으로 표현하는 격정적인 사정. 아예 소파에 매달리고는, 발끝만이 마지막까지 바닥에서 떨어지지 않고 분출 중이란 것을 알려주는 허벅지가 아슬아슬하게 떨고 있었다.

"햐-읗, 아…."

앉아있기만 하던 희진이도 호흡을 고르고 있는데 극한까지 치솟느라   겨를이 없던 나는 어땠을까.

"흐-헽. 훟…."

목표를 달성하자 긴장이 풀려, 부담 지으지 않으려고 했던 몸이 말을 듣지 않은 채로 사정이 끝나니까 미끄러지듯 창피하게 체량을 얹어버렸다.

"후-우, 웋…. 응-후…."

희진이의 왼쪽 어깨와 날갯죽지 사이로 턱을 걸고선 움직일 재간 없이 겨우 숨만 쉬고 있는데, 밀어내지 않고 되려 끌어안아 주는 손길. 무거울 텐데, 그런 내색 없이 용케 숨을 가다듬고만 있었다.

"좋아써 오빠…. 웅, 헤헤헤…."

거기다 토닥여주기까지 하니까 펑 하고 터졌던 정신이 돌아와, 어째서 내가 희진이에게 칭찬을 받고 있는지 헤아리려는 머릿속.

"아-, 하……응."

여기선 내가 일찍이 좋았다며 머리라도  번 쓸어줘야 하는데, 반대로 희진이가 그렇게 해주었다.

"…하하, 하-."

비록 기력이 소진되었으나 텅텅 빈 마음에 차곡차곡 쌓이는 안정감. 어째서 섹스가 끝나면 상대방에게 묻는 것이 아니라 대답해줘야 하는지 그 이유를 조금 알 거 같았다.

"…, 사랑해."

지쳐 쓰러지지 않은 것이 다행인 상태로 겨우 전할 수 있었던  사랑한다는 말.

"…히히힣-, 나두 오빠…츕-."

어머니의 품에 안긴 아이처럼 이대로도 좋아서 가슴의 풍만함을 만끽하다가, 위로가 귓가를 맴돌면서 애정 어린 입맞춤이 수줍게 볼에다 자국을 남겼다.

"헤헤헤-, 하…."

얼굴만 옆쪽으로, 자연스럽게 묻은 얼굴은 그저 푸근함만이 한가득. 풍만한 가슴에 마음마저 사로잡혀 버렸다.

"조하, 응…."

단순히 부드럽다느니 풍족하단 표현으로는 부족한 느낌.

"히히히히히."

정면이 아닌 옆면으로 이미 맞닿아, 가슴의 포근함이 이마의 밑부분과 오른쪽 눈썹을 상냥하게 위로하면서 눈을 뜰 수 없게끔 눈꺼풀 위로 눈두덩을 살며시 더듬으며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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