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4화 〉연인과의 오붓할 시간(7)
"아, 아아! 아아…아앝, 아-…."
온통 하얀 화면이 잠깐 눈을 지배하다 어느 사이 허리를 살짝 들썩이며 사정하고 있었다.
"흐-읍!? 츕-르릅. 흡!"
신호도 없이 내지르는 사정에 놀랐어도 놓치지 않고 흡입하면서 빨아들이니까 전체적인 떨림을 도저히 스스로 멈출 수가 없었기에 의도치 않게 희진이의 머리를 향해 뻗으려던 손. 지탱하던 몸도 버리면서 떠나갔으니, 허리를 굽히며 버티던 부담감은 배가 되었다.
"으-읏, 아…."
그로 인해 총체적 난국인 몸 상태…자지의 사정이야, 당장 본능이 최우선으로 여기는 거라 희진이가 잘해줬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머리를 잡으려고 해서 그걸 참으려 안간힘을 쓰는 이성. 이렇게만 해도 복잡한데 눕지도 않고 후들거리면서 몸을 움츠리는 것 역시 사정에 의한 작용에서였다.
"앗, 읗…."
어정쩡한 자세였지만, 그래서인지 모든 걸 내어준다는 생각에 긴장도 풀려서 너무나 손쉽게….
"하-아…아, 읏…."
사정해버렸다.
"흐-릅, 하-. 헤헤헿…, 그렇게 기분 좋았어 오빠?"
너무 빠른 사정이 아닐까, 엉성하게 빨아줬던 녀석과 비슷하게 펠라를 받았음에도 결과는 천지 차이. 홀렸다는 단어가 어울리게 당한 나머지 추태는 아니었을까, 조루라고 생각하면 어쩌지…하는 걱정만 태산이었다.
"하…응-, 주겨줘써…."
복합적인 사고에 발음까지 좀처럼 안 따라줘서 계속 창피한 모습만.
"히힣, 정말? 죽여줬어?"
머리에 거치지 않고 내뱉었던 말이 좋았는지, 밝게 웃으니까 어느새 어깨가 버티지 못하고 소파 팔걸이로 떨어져 등줄기를 식은땀으로 적셨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아…응, …."
녀석에게 받았을 땐 펠라가 사정까진 이르지 못하더라도 나름의 장점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희진이는 사정까지 깔끔하게 이루어내서 솔직히 여기서 만족. 그러나 이대로 끝내기엔 천진한 얼굴에 나처럼 절정이란 표현을 알게 해주지 못해서 아직은 아직이었다.
"히히히히-웅?"
여운이 조금 남았지만, 순진하게 웃는 모습이 내심 요구하는 듯한 느낌이라 눈치껏 소파를 짚어 상체를 일으키곤 그에 따라 희진이가 뒤로 가도록 유도. 이대로 키스해도 좋았지만, 보답해주기로 마음먹은 이상 여기서 선택지를 늘리려는 판단은 더딘 머릿속에서도 그러지 말라고 말렸다.
"편하게 앉아. 나도…기분 좋게 해줄게."
나야 희진이가 펠라 하기 편하게 거북이가 몸을 뒤집는 듯한 자세를 취했지만, 희진이에게 차마 그렇게 시키기가 그래서 먼저 바닥으로 내려와 희진이가 다리를 벌리면 그 사이로 얼굴을 들이밀 생각. 이에 따라 바닥으로 다리 하나를 놓으니까 계단 내려갈 때 끝인 줄 알고 디뎠다가 허공이라서 심리적으로 자빠지는 기분을 느끼며 휘청거렸다.
"헛, 괜찮아 오빠?"
그나마 다리는 균형을 잡아서 넘어지지 않았지만, 상체는 크게 흔들렸기에 누가 봐도 걱정스러운 말 한마디쯤이야.
"어, 응. 괜찮아. 희진이가 너무 좋게 해주니까…그랬나 봐. 하하…."
무안하지 말라고 농담 좀 해봤는데, 내가 한 거지만 정말 재미없었다.
"히히…오빠두 참. 앞으로, 기대해도 좋을 거야…오. 빠-."
이런 와중에도 당혹스럽게 하는 섹드립. 경험이 없진 않다 보니 그렇게 당황하진 않았어도, 여전히 받아치려는 능청스러움이 부족했다.
"어, 응. 그래도 지금은, 내 차례니까…."
므흣한 대화마저 틈틈이 오가니까 기쁨이 충만한 상황. 어제까지만 해도 녀석과 섹스를 했던 내가, 오늘은 이리 행복하게 희진이랑 알콩달콩해도 되는지 양심이 자꾸 찔렸어도 이때만큼은 오직 희진이만 보자는 다짐에서 일어섰다.
"헤헿…웃-…."
지긋이 눈을 마주치다가 소파에 등을 기대며 활처럼 구부러진 몸에 엉덩이가 거의 의자 바깥으로 내밀어져서, 치마를 살며시 벗으니까 자연스럽게 위로 올라간 두 무릎. 후에 치맛자락을 잡은 손으로 그리 보내고 놓으니까 굴곡이 예쁜 종아리를 타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런 덕분에 확연히 들어오는 희진이의 하반신.
"와-…."
우선 팬티부터 브래지어와 색상을 맞췄는지 성숙한 검은색과 중앙에 달린 리본이 사소해도 귀여움을 어필했다. 그동안 스스럼없는 접촉에 가슴과 똑같이 피부로만 느껴야 했던 허벅지의 실물을 확인하니까 탄력적이면서도 보기 좋아서, 가슴 다음으로 만지고 싶다는 욕구가….
"힣-."
수줍은 무릎은 마치 자신이 얼굴이라도 된 양 희미하게 홍조를 띠고 있었고, 차이가 느껴질 정도로 아름다운 종아리의 이유는 바로 벗느라 까치발을 들어서였다. 거기에 눈이 발 옆면을 떼지 않고 주시하느라 발바닥도 비틀린 각도로 매끈하게 드러냈다가 이어서 툭 떨어진 팬티에 자세를 고쳐 앉으려 엉덩이를 뒤로 빼니까 바닥에 착-.
"헤헿…."
그렇게 알몸이 된 희진이의 몸을 저도 모르게 천천히 주시하였다. 평소에 성적인 농을 즐겨 하더니, 막상 벗으니까 막 가리진 않아도 두 팔로 자신을 안으면서 간신히 피하지 않으려는 동공과 아까보다 빨개진 얼굴.
"예뻐-…."
아니.
"사랑스러워."
그저 사랑스럽다고밖에 표현할 수 없는 자신의 무능한 언어능력을 탓하며 희진이를 보고 떠오르는 말을 무심코 내뱉었다.
"헤헿, 헤헤헿, 웅…"
원래 같았으면 이런 표현을 자기가 더 자극적으로 할 수 있다며 더한 말을 했을 텐데, 그저 웃기만 하는 모습. 끝으로 목소리가 사그라들며 수긍하는 것이 의미심장했다.
"할게…."
아무렴, 당장 내가 해야 할 것은 희진이가 내게 해줬던 것처럼 커닐링구스? 라고 하는 여자 버전의 펠라를 해줄 순서. 희진이에게 제대로 구강성교를 해주려면 아무래도 소파와 테이블의 간격이 좁아서 어쩔 수 없이 구석으로 몸을 이동시켰다. 덕분에 자신을 안았던 몸을 풀어서 들었다가 앉으니까 출렁이는 가슴의 무지막지함을 감상했지만.
"후, 힣-."
그렇게 끝에 앉고, 여전히 테이블이 걸리적거려서 조금 미니까 자리를 확보하고선 위에서 아래로 다시 확인했다. 먼저 다듬어져 있던 앞머리가 살짝 흐트러져서 잔머리가 여기저기 삐져나온 것이 묘하게 섹시하다는 감상. 가려졌던 이마 또한 드러나 송공솔공 맺힌 땀이 사이사이 머리카락을 젖게 해 예쁜 얼굴에 고생했다는 흔적까지 역력했다.
"웅…히히-."
그렇게 잠시 눈을 마주치면서 수줍은 듯 미소를 교환. 이후 아래로 내려가는 시선을 머무르게 하는 가슴은 한없이 만지고도 부족해서, 희진이를 흥분감에 젖게끔 해야 한다는 사명만 없더라면 무심코 다시 만졌을 거다.
"꿀꺽."
그렇기에 인내심을 발휘하며 더욱 아래로 향하니까 보이는 뱃살에 녀석은 살집이 너무 없어서 일자 복근이 있던 거였고, 희진이는 복근이 희미해서 꼬집으면 살짝 잡히는 애교살. 이렇게 가슴도 가슴이지만, 아예 체형 자체에서 차이가 확연히 나타난다고 느꼈다.
"아…, -."
눈요기도 좋지만, 어디까지나 현재 목표는…보지. 눈길만 밑으로 떨어진다면 너무 흑심만 채우는 거 같아 무릎도 같이 접어서 한쪽 무릎만 꿇고 앉았다. 그러자 굳게 닫힌 보지가 아기자기하면서 탐스럽게 들어내고, 자세히 확인하려고 다가가 조금 남았던 수줍음마저 벌려가며 차분히…. 어제 실패했던 행위를 희진이에게 불쾌한 기분 느끼지 않도록 신중하게 시도할 생각이었다.
"큼, 꿀-꺽."
긴장했는지 코로 숨쉬기 전에 재차 삼키는 침. 저번에 녀석의 보지를 빨려다가 기침한 건 그저 사레들린 거였다. 사실 그렇게 역하지도 않았고, 지금 생각해 보면 오히려 미안할 따름. 그러나 그 실패가 지금 성공으로 가기 위한 발판이 되어서, 최대한 코를 사용하지 않은 채로 혀를 살짝 여문 소음순을 향해 내밀었다.
"…흩-!?"
생식기를 핥는다는 저항감을 뿌리치며 닿으니까 불쑥 상체를 펴더니, 자리를 옮기느라 엉덩이 양옆으로 놓았던 손으로 저항하려는 걸 가까스로 저지한 형태. 희진이가 손을 펼쳐 말리려던 것을 스스로 멈췄다.
"흐-응…읗-!"
머리 위로 이변이 느껴져서 고개를 올리니까 걱정했던 것보단 괜찮아 보였기에 말리려 다가오던 기척을 무시하고는, 다소 남았던 망설임조차 지우고서 움직이는 혓바닥. 후각을 무시하며 천천히 혀를 움직이니까 지금까지 애무 중에 가장 반응이 좋아서 살살 핥은 것임에도 재미가 생겼다.
"으응…햫!?"
여기서 더욱 욕심이 생겨 단순히 위아래로만 궤적을 남기다가 방심한 틈에 공격하는 클리토리스.
"아-, 앙-."
설마 핵심을 건드릴까 했는지 대비하지 않아서 결국 희진이가 머리에 손을 얹으며 또 한 번 몸을 들썩였다. 거기에 잠시 자신감이 차올라 히-죽 거리는 입꼬리.
"아, 앙-…앗!"
호기심에 참았던 코를 살짝 해방하며 들리지 않도록 냄새를 맡으니까 그렇게까지 역하진 않았다. 거부감이 없다고 할 수 없었어도.
"츱-. 츄흡."
맛을 생각한다면 시큼해서 이게 오줌싸고 남은 잔여물의 맛인지, 애액인지 몰라 조금 더럽다고 생각하려다 애써 의식하지 않으려 집중하기 위해 더욱 열심히 빨아주었다.
"하-앙. 앟, 아흫…."
단언컨대 생식기에 입을 가져다 대려면 나름의 비위가 있어야 한다고 감상. 그러나 그것을 감수할 만큼 상대방을 기쁘게 해주는 것은 최고라고 몸으로 느꼈으며, 눈으로 확인했다.
"앟!? 아아앙…으-흫!"
이곳이 핵심이란 것을 이미 배우고 와서 실전에서 사용하니까 탁월한 효과에 언제라도 몸부림칠 기세. 거기다 신음도 서서히 물이 오르고 있었다.
"읗…앙-. 아-…."
갈수록 냄새에 적응하고 맛도 익숙해지니까 빨라지는 혀 놀림에 어떤 표정을 하고 있을지 궁금해도 여건상 볼 수 없었으나, 정수리를 누르는 손의 힘이 시나브로 느껴질수록 지지 않기 위해 힘껏 재주를 부리는 혓바닥.
"하-앗!? 앟…!"
다물어진 보지를 핥더니, 꼭 그 틈으로 비집고 들어갈 것처럼 굴다가 맹점이나 다름없는 곳을 공략하니까 골반이 흔들리고 소리가 요란해서 잘했다는 생각에 더욱 괴롭히고 싶단 욕망이 불현듯 부풀었다.
"앙, 앟!? 핯 읏-…!"
아까부터 침 범벅으로 요란하게 질척여지는 보지. 편하게 자세를 잡으려고 허벅지 안쪽을 짚고 있던 손이 어느새 흥분해서 좁아지려는 허벅지를 막고 있었으며, 머리에서 느껴진 힘이 무시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짓눌러서 버티는 것에도 신경을 써야 했다. 편안하게 입만 놀리다가 이내 새로운 방해가 생겼지만, 이건 다시 말해 희진이가 절정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신호.
"앟…오-빠…! 오빠-…!"
손바닥은 쾌락에 몸부림치느라 떨어지라는 듯이 정수리를 미는데, 반대로 허벅지는 귀가 접힐 정도로 다리 사이를 닫아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안았다.
"핳!? 오빻…! 아-, 아아!!"
예상보다 빠르게 절정이 찾아왔는지, 근근이 버텨냈던 저항이 거세져서 얼굴 망가지게 허벅지로 끌어안고 손으로 밀어내는 모순적인 행동. 그게 최대한의 힘으로 내 안면을 망가뜨리면서, 맞닿았던 피부가 느껴질 만큼 큰 떨림에 흔들리며 조수를 뿜었다.
"앟…! 아아-…앗-, 아…."
희진이가 절정을 맞이했다는 증거로 그곳에서 내뿜는 약한 물줄길 못 피하는 바람에 조금 맛보게 됐지만, 가까스로 최대한 인내. 숨 쉬느라 코끝에 닿은 애액과 연한 암모니아 향을 견디는 탓에 별수 없이 미간이 찡그려져서, 이걸 버티지 못하고 피해버리면 창피해할까 봐 뜻하지 않게 얼굴을 볼 수 없도록 더욱 파묻었다.
"아으읗…흐-."
한바탕 애액을 쏟아내곤 기운이 다 했는지, 팔과 다리의 누르고 조이려던 근력이 서서히 약해지자 되찾은 평정심. 슬그머니 상체를 뒤로 빼면서 어떤 표정일지가 궁금해져 올려다보니, 만족스러운 얼굴과 감긴 눈은 마치 절정의 여운을 만끽하며 잠깐이나마 휴식을 취하려는 것처럼 보였다.
"후…씁-."
기쁘게 해줬다는 사실에 나도 같이 흡족해서, 손등으로 입가를 닦다가 테이블의 휴지를 뽑아 얼굴에 튄 흔적을 닦으면서 살피는 눈치. 다행히 계속 눈을 감은 상태라 고생했다며 위로해주려고 희진이 옆에 앉아 머리를 기댄 등받이와 목덜미 사이로 손을 집어넣어 팔베개해 주면서 은근슬쩍 머리카락을 쓸어 주었다.
"히히히, 히…."
이에 알아서 내 쪽으로 머리를 기대 배시시. 이런 선택의 결관 내 몫이었지만, 이 선택지를 제시할 수 있게 도와준 건 인터넷이었다.
"훟-…."
나아가 인터넷에서 배운 내용을 응용하여, 지금 상황에 따른 행동을 구상과 검토 후 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