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3화 〉연인과의 오붓할 시간(6)
그만큼 솔직했겠지만, 가슴으로 쏠린 탓에 아무렴.
"히히힣…웅-."
순백의 진심일지언정 생각도 없이 내뱉었단 어감은 충분히 느낄 수 있어서 걱정했지만, 배시시 웃으니까 다행으로 여겼다. 그러나 너무 가슴만 보는 건 아닌가 가까스로 성찰하면서도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기엔 전부 아찔하니까 굳이 두자면 가슴 주위로만 굴러가는 눈알.
"…만, 져도 돼?"
이미 물고 빨고 핥고 만지고 할 거 다 한 주제에 인제 와서 새삼스럽게 구하는 허락. 더군다나 손은 벌써 만지는 상상을 하는 모양인지 손가락을 구부렸다 펴면서 예행연습을 하고 있었다.
"후훟, …웅-."
허락하자마자 망설임 없이 뻗는 손.
"으응-, 흥…."
비록 브래지어를 차고 있었지만, 한 손으로 전부 움키지 않아 감당하기 어려운 탓에 부드러우면서 묵직하다는 썩 어울리지 않은 단어가 신기하게 부합하여 갓 만졌으나 오래 만져도 질리지 않을 거란 묘한 확신이 섰다.
"…응-, 응……."
커다란 가슴을 가지고 놀아 무척 즐거운 나와 다르게, 겨우 가슴만으로는 작은 신음이 최대인 듯 조용한 반응. 그거야 당연했지만, 브래지어를 착용한 상태라서 반감이 되는 거 같았다.
"…오빠, 잠시만."
본인도 그랬는지 내게 시간을 요구하길래 손을 치우자 팔을 뒤로 넘기니까 금방 풀어지는 브래지어에 드러나는 음란함. 수줍게 숨었던 분홍빛의 예쁜 유두가 애무로 인해 겉보기에도 딱딱한 상태로 기세를 뿜어서 달래주기 위해 노력하고 싶어졌다.
"힣, 웅…. 자-."
실 한 오라기 없이 육감적인 상반신을 보여주며 말해주니까, 기가 막히게 표현했던 참을 수 없었다는 말을….
"앗-? 응-…웃-."
직접 행동 하는 손바닥 속으로 간지럽게 존재감을 나타내며 젖꼭지를 문대길래, 힘을 주면서 아프게 하지 않으려고 조절하느라 참기 어렵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몸소 체험했다.
"으응-…앙-."
맨살에 느껴지는 풍만한 가슴이란 파급력. 웬만한 남자라면 절대 이 감촉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머리에서 판정까지 지었다. 그러다 서서히 커지고 간격이 짧아지는 신음에 돌연히 비교. 녀석의 몸이랑 비교하면 서로에게 미안할 정도의 차이가 있어서 단연 돋보이는 점은 가슴이었다.
"아-응…."
크기가 크기다 보니 만지면서도 잡힌다는 만족감이 차올랐고, 반응을 살피니까 거의 맨살에 가까웠던 녀석은 아무렇지 않다가 핵심을 꼬집어야 찡그리는 반면에 희진인 고이 예쁘고 동그랗게 형성된 물질을 강하게 쥐어 잡지 않더라도 차분하게 즐기는 듯한 인상.
"웃-"
이에 좋은 점은 잘 느끼지 않아 보여서 초조해할 필요도 없었고, 그렇기에 만지는 감촉에 집중하니까 한편으로 불현듯 솟아오르던 걱정마저 사그라들었다.
"후후훙…."
거대한 물컹거림이 어떤 뜻인지 이해하여 풍부한 감촉에 환호하는 손바닥. 그 사이로 유달리 단단해진 유두가 좌우로 비틀어지며 주무르는 손안의 신경을 건드렸다.
"쯉-쯉-."
덮었던 손이 안 그래도 한 손에 잡히지 않는 크기를 더욱 볼록하니 보이게 하려고 옆으로 잡으니까 무의식적으로 입을 가져다가 물어버린 젖.
"앙…훟, 귀여워…오빠."
아마 아기 같아서 귀엽다고 한 거 같은데, 그런 말을 하니까 쪽쪽 소리를 내서 빨고는 어디 한 번 이래도 젖먹이로만 볼지 두고 보잔 심정으로 혀까지 사용했다.
"앙-아, 으응…읗-."
무언갈 이리 열성적으로 빨아 본 기억은 없었는데, 있다면 아까까지만 해도 격렬했던 키스가 전부. 그로부터 얼마 안 가서 여자친구의 유방을 열정적으로 빨고 있었다.
"힣-…, 흥-."
정말 본능에 충실해서 어쩔 수 없는 행위건만, 전혀 부끄럽지 않아서 맛을 느낀다기보단 희진이가 얼마나 흥분하고 만족할지에 초점을 아물리는 정성. 말은 아이 같다고 했지만, 사실 희진이가 행복하다면 나는 차라리 그렇다고 한들 상관없었다.
"읓-…아응-, 흫!"
그런 진심이 전해졌는지 높아진 목소리에 자애롭던 얼굴이 점점 붉어지면서 그럴듯해지는 쓰다듬음. 육체적 교감이라는 것이 손뿐만이 아니라 입으로도 해줄 수 있는 것이라 그런지 녀석과 했던 때와 다르게 많이 바빠졌다.
"헿…흫-! 흐-응…, 앙-."
가슴만 괴롭히는 것은 이제 입술과 혓바닥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해서 차츰 내려가는 손. 혹여나 옆구리를 잡지 않으려고 복부 쪽으로 내려가니까 또 하나 녀석하고 다른 점을 찾았다.
"으-응…흫-."
눈을 감은 채 그 차이점을 자세히 확인하기 위해서 밑가슴과 복부 사이로 머무르며 손가락을 쓸어내리자 희미하게 느껴지는 갈비뼈 특유의 감촉. 선명했던 녀석과 달리 희진이에게는 그런 오돌토돌한 느낌 없이 오로지 부드러워서 육감적인 몸매였기에 무엇을 선호하냐 묻는다면 당연히 희진이지만, 두 가지 체형을 만지게 된 기분이란 참으로 오묘하기 짝이 없었다.
"핳-, 오빠…."
희진이가 기분 좋게 교성을 내다가 오빠라고 부르는 소린 단순히 해본 말인지, 아니면 진짜 용건이 있어서인지 몰랐으나 어차피 이 상태로도 못 들을 리가 없었기에 계속되는 애무.
"뭔가, 앟-…차분한데?"
내 딴에는 최대한 기분 좋게 해주려던 것인데, 설마하니 차분하다는 말을 들을 줄은 몰랐다.
"좀, 능숙한 거 같아…."
그게 무슨 의미인지 확인하기 위해서 빨고 있던 가슴과 아쉬운 이별을 하고 마주치는 시선. 그야 녀석과 하기 이전의 숙맥인 나라면 어리바리했을지도 모르니까, 합당한 의심이었다.
"그게, 사실…."
아니, 의심이 맞지. 실제로 녀석과 먼저 했었으니까….
"언젠가는 이런 날이 올 거 같아서…그, 인터넷으로 많이. 공부했어…."
나도 남자니까 가능한 선에서 이런저런 정보를 보며 배웠다. 그건 사실이지만, 녀석과 한바탕 치른 이후라는 점에서 추하게 느껴지는 변명. 그렇다고 이 분위기에 다짜고짜 진실을 말하기에는 너무 막무가내라고 느껴졌다.
"…풋-, 그런 거였어? 헿-! 이-그, 귀여워라 우리 오빠."
하지만, 그런 뒷일을 알 리가 없는 희진이는 그저 순수하게 귀엽다는 반응이라 일말의 도덕적 반사신경이 움직였는지 입꼬리가 떨렸다. 다행인 점은 의심을 접고 웃느라 희진이가 못 봤다는 점.
"역시, 그런 거겠지…?"
거의 기어들어 가는 듯한 마지막 말에 광대뼈 아래의 신경계가 살짝 당겨서 능청스러운 연기가 거짓말이나 다름없는 기분을 느껴야 했다. 구태여 말을 하지 않았을 뿐이지, 실질적으론 숨긴 거나 마찬가지니까.
"웅-, 내가 괜한 말을 한 거 같아 오빠. 히힣!"
이게 여자의 감이라는 걸까?
"그러니까, 계속…해줄 거지?"
거의 털어놓을 뻔했던 것을 무사히 넘기자 되려 자신이 분위기를 껄끄럽게 만들었다고 생각했는지, 수줍은 애교와 같이 끊겼던 흐름을 되찾으려고 애무를 요구했다.
"…기꺼이, 쯉-."
이럴 때도 나쁜 놈이 되기 싫은 나약함에 무마하려고 가슴에다 얼굴을 파묻으면서 잡히는 복부.
"읗…히히."
동시에 불편한 미소가 들려서 위를 쳐다보니까 역시 배를 만지는 것은 조심스러워야 할 행동인 거 같았다. 눈은 웃고 있어도 어딘가 불안한 모습이라. 경각에 내적갈등이 심히 일어나 배 만지는 건 그만두고, 아래로 내려가야 하나 싶은 갈등에 결과야 지금 내려보는 눈길에 지고 말아서 손도 떼고 입술을 떼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저…나도 벗을게."
특히 조심해야 할 부위가 가슴 옆 겨드랑이 아래 살집과 옆구리, 그리고 살이 쪘다는 걸 알 수 있는 대표적인 부위가 뱃살. 그걸 건드리지 말아야 하는데, 무심코라고 해도 지뢰밭을 뛰어들어 신경 쓰이게 했으니 어서 화제를 다른 곳으로 돌리려면 서서히 나도 벗어야만 했다.
"아-, 미안해 오빠. 나만 너무 즐긴 거 같네…."
나야말로 실은 나쁜 놈인데, 오히려 배려해주고 생각해주는 태도임에도 자꾸 양심에 찔려 쾌락으로는 기분은 좋으나 마음 한 부분 텁텁하니 찜찜한 상태. 사실 대신이라기도 뭣하지만, 기왕 이렇게 된 거 아예 없는 것보다 나은 경험을 기반으로 최대한 기쁘게 해주고 싶어졌다.
"아니야, 음…."
쑥스러워진 얼굴에 괜찮다는 대답을 들려주고 싶었지만, 이상하게도 올바른 대답이 떠오르지 않아서 마냥 미소 짓는 표정으로 대면. 내가 수월하게 벗을 수 있도록 희진이가 내려오자마자 바지랑 팬티 사이로 손을 집어넣었는데, 누운 채로 벗는 모습이 마치 기저귀를 벗는 거 같아서 살짝 부끄러움이 생겼다.
"후훗-."
창피하단 생각이 맞았는지, 희진이가 웃었는데 창피하긴 해도 싫진 않은 기분이라는 게 적응하긴 힘들어도 괜찮았기에 같이 화목할 수 있었다.
"귀여워-."
바지랑 팬티를 바닥으로 떨어뜨리는 와중에도 자세를 바꾸지 않아 수치스러울 수 있는 모양새. 얼른 몸을 돌리려다가, 희진이가 다리 사이로 얼굴을 들이밀길래 바꾸기도 애매해져서 이 상태로 있어야 했다.
"웅-…히히."
그러고선 망설임 없이 자지를 툭툭 건드리다 손가락으로 집어 귀두를 자극하는데, 마치 호기심으로 만진다는 느낌. 흡사 실물로 보는 건 처음이라는 분위기가 강했다.
"이찌 오빠. 이걸 빨면, 정말 기분이 좋아져?"
"…응-."
처음인 여자라면 할법한 궁금증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 저번에 녀석이 할 땐 이빨이 닿고 서툴렀지만, 순간 흡입력이 있어서 삽입과 비교했을 때 또 다른 쾌감이 있었다.
"웅…그럼 빨아줄게."
나만 만져주는 것이 마음에 걸렸는지 펠라를 해준다는 의향.
"희진아…저, 해보고 아니다 싶으면. 그만해도 괜찮아."
차마 거절하진 못하고, 내가 녀석에게 해주지 못했던 것을 생각하며 중단해도 상관없다는 말만 전했다. 그러면서 아까 소변을 볼 때 잘 닦아 놨지만, 혹시 불쾌할 수 있을까 봐 염려스러움은 엄살이 아니어서 순전히 생식기를 빨아준다는 것에 대한 미안함. 그리고, 고마움이었다.
"헤헤-. 이렇게 귀여운데? 괜찮아 오빠."
안심시키는 말을 하면서 자지를 살짝 건드렸다가 떼는 손가락은 야릇하게 쥐었다 펴느라 눈을 떼기 어려웠던 것도 잠시.
"나도 오빠처럼 보고 배운 거 많으니까…실망하게 하지 않을 자신은 있어."
씩씩한 태도에 쉬지 않고 다리 사이를 간지럽히는 손가락이지만, 본디 사용할 것은 입이었기에 자지 주변을 꼼꼼히 살피다가 입술이 호방하게 자지를 물었다.
"우-웅, 읍-."
희진이의 펠라는 시작부터 놀라워서 녀석처럼 그저 입만 벌리고 왔다 갔다 하며 이빨이 닿은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염두에 뒀는지 처음치곤 깔끔한 머금음. 귀두에 입술을 가져다 댔다가 입을 벌려 넣었음에도 이빨은 닿지 않았고, 대신 혓바닥의 면적 전부를 활용해서 닿는 자지의 기둥이 소스라치게 놀랄 정도로 짜릿하여 불알에 입술이 닿았을 땐 두뇌가 충격에 휩싸였다.
"흐-븝, 쮸-웁."
이것만 해도 충분히 사정했다며 만족할 수 있는 삼킴이었는데, 자세까지 제대로라 등허리에서 느껴지는 본능적인 작은 반동. 이런 희진이의 노력에 거슬리지 않도록 손의 위치가 다리를 오므리지 않게 고관절에다 뒀다. 이렇게 하면 일부러 힘을 주지 않는 이상 다리를 서로 붙일 일도 없었기에 따른 처신. 더군다나 손가락을 펴서 불알과 둔덕에다 손끝을 놓아 안정적인 느낌을 주었다.
"아-, 좋아-…!"
가슴도 그렇지만, 펠라도 놓고 봤을 땐 비교하기가 미안할 정도로 희진이의 압승. 내가 희진이를 애무해줄 땐 신음을 신경 썼는데, 이젠 내가 도저히 참을 수 없을 만큼 내뱉고 있었다.
"븝-, 쯔-읍. 브븝, 릅. 흐-릅."
그런 나를 흘깃하고 한 번 올려다보며 눈웃음을 짓더니, 그게 꼭 기분 좋냐고 물어보는 것 같아서 쾌감에 한없이 풀어진 표정으로 응답. 그에 따라 얼굴 위아래로 올라갔다 내려가는 것에 박차를 가하더니, 급박하게 달아오르는 쾌락을 몸이 감당하느라 빠져나갈 듯한 혼이라 대체 어디서 배웠는지 몰라도 이 정도면 재능이 있다고 생각이 됐다. 어쩌면 희진이가 나를 생각하는 마음이 극진해서 힘들어도 무리하는 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아-! 아흐으-…."
스스로가 들어도 꼴사나운 목소리를 참을 수 없었는데, 곧 사정이라 같이 오는 반동을 무시할 수 없어 간질간질하던 하복부의 움찔거림이 점차 커지면서 부르르 떨려왔다.
"아아, 아…읏-, 흐으…."
또 주체할 수 없는 흥분에 아기처럼 누운 자세를 버티느라 소파를 짚은 손바닥의 손가락 마디가 부들거렸고, 부끄럽기만 한 목소리를 다물려고 해도 정말 어쩔 수 없어서 입술만이 꿈틀거리는 불평을 보이다가 하얗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