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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4화 〉여친이 없는 집에서만, 벌써 세 번째…(4) (44/107)



〈 44화 〉여친이 없는 집에서만, 벌써 세 번째…(4)

"얼굴, 가리고 싶지?"

간신히 갈피를 잡은 듯한 눈동자를 보니까, 양심이 희끄무레해져 괜히 일말의 자비를 주고 싶어졌다.

"…-."

하나 내 명령이 의심스러운지 금방 대답을  하면서 오른쪽 입꼬리만 가련하게 움찔.

"가려."

하얀 반소매 와이셔츠의 단추를 풀자, 조금 낀 상체의 중앙이 자유를 되찾곤 앞섶이 작게 펄럭이며 옷자락의 끝이 대각선으로 치마에 닿았다.

"…응?"
"가려 봐."

신용이 없는지 되묻길래 직접 손목을 잡아 가려줄까 싶은 생각이 잠깐. 아마 녀석에게 있어 다행히도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었다.

'찰-칵 찰-칵'

과거에 고민했던 어째서 대놓고 보여주는 것보다 보일 듯 말듯 은근히 보여주는 것에  현혹되는지 알 것 같은 기분.

'찰-칵 찰-칵'

정면으로 찍은 사진에 녀석은 양손을 펼쳐 얼굴을 가렸고, 그 아래로는 와이셔츠와 단추를 전부 풀어서 뚜렷하게 드러난 목 중앙과 아래의 쇄골…밑으로 내려가다 배 한가운데에 자리한 앙증맞은 배꼽.

"히힣."

다가가서 찍자니 범죄적인 기분이 들어 가만히 찰칵거리다가, 나도 모르게 근접하여 살집이 조그마한 귀여운 배와 저번에 만졌을  근육의 느낌이 없진 않았던 가슴을 두드리다 조금 제쳐서 쇄골이 전부 드러나게끔 찍었다.

"…힣-."

여기서 끝날 리가 없기에 마구잡이로 사진을 찍다가 참지 못하고 손을 옮겨 여자 교복과 남자라는 감촉을 확인.

"끟-…, 흩-."

아직 자지를 만지지도 않았는데, 제법 들을만한 신음을 내주니까  그래도 무저항의 육체를 만지는 재미에 즐거움이 추가되었다.

"히히힣-."

더군다나 얼굴을 볼 수 없으니까 표정 변화의 척도를 신경 쓰지 않아도 돼서, 오로지 신음으로만 가늠하는 녀석의 감도. 우선 직접적으로 알  있게끔, 와이셔츠 위로 가슴을 주무르다 딱딱하게 서버린 유두를 살짝 꼬집으며 보이지 않는 얼굴을 향해 자연히 눈을 돌렸다.

"읕…, 끄-흥…."

손등 뒤로 고통에 가까운 쾌감을 버티느라 괴로운 얼굴이 보이지 않아도 눈에 선하여, 셔츠 특유의 질감도 함께 만끽하면서 기울이는 귀. 이대로 이삼 분은 집요하게 찝을 생각이라 나도  이런 행위는 꾸준했다.

"끛-! 끟…."

힘의 세기를 잘 조절하면서, 아프지만 견딜  있을 정도로. 애초에 비명 지르게 하려는  아니었기에 되려 그렇게 되면 지는 거로 생각하는 녀석의 표정을 모른 척하며 나름 정밀하게 조정하는 손끝이었다.

"…어때?"

알면서 묻는 짓궂음.
정도가 심하니까 심술궂다고 정정해야 하려나?

"괜찮아?"

대답 없이 신음을 참고만 있길래 재차 물었다.

"아파…!"

지기 싫어서 버티고 있단   착각이었는지, 생각보다 쉽게 인정하니까 살짝 식어버리는 흥. 그렇다고 놓아주진 않아서 얼마나 더 버틸지 호기심이 생겼다.

"훟-…! 읏! 아…그만!"

얼굴을 감춘 손가락의 마디가 건들건들하고, 어깨는 작게 들썩여서 위험하지 않을까 떠올리자 바로 해버리는 포기 선언.

"하-아…! 하…!"

해봤자 유두를 조금 오래 꼬집었을 뿐인데, 막 헐떡거리니까 엄살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고개를 손 옆으로 내밀어 녀석의 얼굴을 훔쳐보니까, 질끈 감은 눈에 눈물이 고여 걱정보단 살며시 다시는 입맛.

"끄-헿!?"

눈가로 혀를 날름 내밀었다가 빼자 녀석이 화들짝 놀라며 뒤로 넘어질 뻔했다.

"씁, 쩝-."

당황하여 손을 내린 녀석을 뒤로하고, 맛을 음미하니 상상했던 것에 비하면 그리 대단하지도 않아서 약간 짜기만. 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길래 예상보단 몹시 싱거운 맛에 실망해버렸다. 고통에 찬 눈물이라 그런 걸까? 다른 감정에서의 눈물은 다른 맛이 날지도.

"…아팠어?"

물론 아프게 한 건 나지만, 울먹이기 직전의 얼굴을 보자니 귀여워서 저도 모르게 뺨을 어루만지며 눈물 자국이 닦이도록 엄지로 문질렀다. 그렇게 애 취급을 하니까 잠깐 당황한 눈치더니, 적의 가득한 눈매로 돌변하여 잠시 즐겼던 연상 같은 자비는 여기서 끝. 다시 동갑으로 돌아가 눈높이를 낮추기 위해 구상을 했다.

"후훟, 빨아줄까?"

그래도 요구하기보단 해달라고 애원 받는 처지가 매력적이었기에, 슬슬 참기 힘들어하는 녀석에게 조름을 허락. 고민하는 모습에 해달라고할지, 아니면 인내심을 발휘해 거절할지가 궁금해졌다.

"…아니."

입술 꾹 다문 모습이 즉답은 아닐 거로 생각했는데, 고민할 가치가 부족했던 걸까? 아니면 내가 너무 서툴러서 영 시원치 않았던 걸까. 어쩌면  다 들어맞아서 안타깝게도 녀석이 직접 요구하게 하는 시도가 실패로 돌아갔다.

"후훟, 그래?"

그렇다곤 해도 불끈거리는 자지를 그냥 둘 생각 없었기에 무릎을 굽혀서나마.

"흐-음…후-."

자지가 얼마나 발정했는지 냄새를 들이마신 다음 바람을 불어주니까 허벅지가 적잖이 움찔거려줬다.

"읗-…!"

욕정이 쌓인 모습을 확인하자 구태여 힘들게 빨아  필요가 없어져서 불알을 톡톡 건드려주고는 일어나 뒷걸음질.

"…히힣-."

나를 보는 시선이 불안한 거야 예전에 인식했었기에, 이젠 그 눈빛을 어떻게 가지고 놀아야 할지가 문제였다. 어차피 답은 내가 적은 것이 정답일 테지. 백지수표나 마찬가지여서 들고 있던 폰을 의식하며 다른 자세를 요구하려다가, 자신 또한 움찔거리는 하복부 사이로 손을 가져다 대니까 잔뜩…젖어 있었다.

"아, 침대에…."

어차피 촬영은 핑계. 여장 또한 소설의 참고할 것도 있고 하니, 솔직히 그냥 하기엔 심심할  같아서 가볍게 입혀본 거였다. 실질적으로 중요한 건 본론. 인간에게 주어진 기본적인 욕구이자 달리 말하자면 남녀 간의 성행위, 섹스였다.

"훙…가서, 누워."

서 있는 채로 이런저런 귀찮은 요구야 크게 상정하지 않아서 사실 대책 없던 계획.  시간이면 그렇게 긴 것도 아니라, 벌써 삼 분의 일이 지난 오후 한 시였다. 다르게 생각하면 두 시간이나 남은 거지만, 먼저 섹스를 끝낸 뒤에 촬영이 아쉬우면 희진이가 오기 전까지 새로 찍으면 그만이었다.

"아, 아니. 잠깐 서 있어."

명령에 의해 내게로 가까워져 누우려니까 만류하는 손. 표정엔  눕지 못하게 했는지 의아함이 보였으나 그렇다고 물으려 하진 않아서 흡족했다. 괜히 귀찮게 말대답하기보단 시키는 일에 의구심을 가지더라도 묵묵히 따르는 편이 편했기에. 희진이처럼 짹짹대느라 소란스럽지 않다는 것은 아주 좋았다.

"읓-…!!?"

그대로 앉기만 하면 편하게 침대로 앉을 텐데, 직전에 세웠던  이렇게 밀치기 위해서. 내게도 자그맣게 가학심이 있었는지, 마음껏 때리진 않아도 살짝 밀었음에 약자의 느낌을 새겨주니까 이런 행위로 묘한 희열이 느껴졌다.

"후히힣-…."

그렇게 조금이지만, 실제론 나보다 강자인 남자애를 밀어 지금은 나보다 밑이라는 사실에 새어 나오는 미소. 하나 마냥 웃기도 힘든 것이, 이렇게 눕히지 않으면 자신감이 없어져서 체위가 단조로울 수밖에 없었다. 솔직히 서서 한다는 것은 아직 부담스러워 섹스 자체는 좋았지만, 힘든 건 하기 싫다는 이기적인 태도. 그렇기에 녀석을 협박하고 밑에 깔리게 하여 스스로 움직이게 한다. 나야말로 요구하는 것이 산더미라 마음 같아선 장어 같은 정력에 좋은 것을 먹이고 싶을 정도. 유부녀들이 남편에게 왜 그렇게 정력에 관련된 음식들을 먹이려고 혈안이었는지 조금은 알 거 같았다.

"…헿-."

상념에서 벗어나 떨어지는 녀석을 보니까 침대로 밀쳐져 눕혀지자마자 반동에 흔들리는 체구. 분명 지난번과 똑같은 자세인데, 겨우 복장 하나 바꿨다고 색다른 느낌을 주었다.

'찰-칵'

바로 하기엔 또 아쉬워서 정신  차리는 이 장면을 기념 삼아 사진  방.

"엇-?"

그것을 마지막으로 바닥에 폰을 내려놓곤, 다가가다가 기둥을 세운 자지에 위화감이 느껴져 금방 콘돔을 떠올릴 수 있었다.

"…기대하지 않았어?"

보지는 이미 흥건하게 젖었지만, 그렇다고 러브젤의 효능을 무시할 생각은 없었기에 이번에는 구매한 러브젤을 자지에 씌운 콘돔 위로 뿌리니까 맛깔스럽게 솟아오름을 타고 흐르는 액체가 흡사 팬케이크 위의 시럽처럼.

"전혀-…!"

힘겹게 부정하는 녀석의 그 말을 순진하게도 믿을 생각이 없어서, 가엾음에 싱긋 웃어주었다. 남자가 여자보다 성적 흥분도가 낮다지만, 여자는 오래가는 대신 남자는 잦다고 그랬으니까. 간혹 외로움에 스스로 달랬던 나와 달리 녀석은 분명 우리의 섹스를 떠올릴 때마다 자위했을  틀림없었다.

"후훟…."

녀석의 저항이 괘씸하여 얼른 보지에 자지를 넣으려다가 돌연 손으로 사정하기 전까지 흔들어 제발 넣어달라고 말하게 하고 싶어진 오기. 협조적이지 않으니까, 괴롭히고 싶은 마음은 정말이지…불가항력이었다.

"이래도?"

왼발바닥이 바닥에서 떨어져 녀석의 위로 올라타려다가, 다시 내려와서 침대 위가 아닌 녀석의 앞에 앉고는 덥석 자지를 잡아 주무르기 시작한 손. 흔드는 것도 괜찮았으나, 현장감 있는 자료수집을 위해 우선 자지를 면밀히 살핀다면, 군데군데 핏줄도 있고 혈관도 보일 테니까 탐색하기 좋았다. 해도 지금은 미리 콘돔을 씌운 채여서 어디까지나 감촉으로 알아야 했지만.

"……쿻-."

자지를 기둥으로 비유했다고 해서 무작정 딱딱한 것은 아니었기에, 최대한 윤곽이나 모양 혹은 촉감을 통해 확인하는 식으로 만지니까 색다른 기분. 여장도 하게 하고 촬영도 시도하면서 여러모로 느끼는 점이 많아 괜찮았다. 아직 경험이 한 손에 꼽을 정도인데, 너무 빠른 변화를 주는 건 아닌가 생각했어도.

"…끟, 끄-흣."

이번엔 가리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자의적으로 얼굴을 감춘 두 손 뒤와 버티려는 목소릴 듣자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된다고 확신에 차서 슬그머니 헤벌쭉. 망설이지 않고 주저 없이 엉큼한 표정 지을 수 있는 건, 아무도 보지 않을  알아서였다.

"…기대하지 않았어?"

몇 번 자지를 주물러준 것으로는 한결같은 대답일 것으로 생각했기에 기대감 넌지시.

"끄-읗, 아니야…."

예상했던 그대로 반항적인 일편단심이라 되려 기분이 좋아졌다.

"…히히힣-."

만약 그대로 고갤 숙였더라면 낙심했을지도.

"후-응."

…그렇다고 구체적으로 무언가를 하려고 실천하진 않았다.

"그럼 이건 어때?"
"끟, 끟…!"

 수 없지만, 보지 않아도 이를 악문 것이 느껴지는 목소리. 가볍게 움켜쥐던 자지를 겨우 숨만  정도로 힘을 주는데, 악력에 중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엄지나 검지 손끝으로 콘돔 아래 위차할 혈관이나 군데군데 두드러진 윤곽을 찌르다시피 누르면서 특히나 엄지로는 귀두 부근을 살살 어루만졌다.

"헿-."

고작 자지 하날 흔들기보다 점토처럼 가지고 노는 건데, 욕망에 찬 분주함을 손에다 맡겨 정확한 반응과 확인을 위해 정돈하는 시야. 녀석은 소극적으로 가린 동작 의미 없도록 어깨가 움찔대며 상반신이 이리저리 비틀댔다. 좀처럼 가만있지 않아서, 구태여 표정까지  필요가 있을까 싶은 마음?

"읗, 흫-."

그러나 욕심이란 게 꼭 생각처럼 되지 않아서…희롱이 짙어지자 폈던 손가락 부들대며 주먹을 쥐려 하는데, 이마저도 안간힘으로 버티는지 쳐올리는 고개 때문에 선명하게 기지개 켠 목선. 거기에 참지 못하고 왼손을 뻗었다.

"끟, 무슨…?"

원래라면 손바닥 중앙에 녀석의 울대가 닿아야겠지만, 침대에 누웠기에 녀석의 자지를 만지면서  목을 조르는 형태라 겨우 엄지손가락 밑 근육의 한 부분만을 건드려 옆으로 조이게 되는 어정쩡한 형상.

"헿…."

아무리 농락하는 처지라지만, 양팔을 펼쳤기에 목을 잡은 손이 자세를 힘들게 했다. 오른손으로야 계속 자지를 정신  차리게 했으나, 왼손까지 신경 쓰면 과도한 봉사라 본말전도. 어디까지나 목적은 녀석이 힘을 써서 내가 편하고 즐거워야 하는데, 반대로 내가 녀석을 쾌감에 점철되게 해버리면 본격적인 행위에 기력이나 남아 있을지 걱정이었다.

"…놓아줄까?"

주객전도가 되기 전에 손을 떼야 했지만, 무심코 저질렀다 한들 금세 떼버리면 의아할 수도 있었기에 도발을  번.

"컿…."

그러면서 엄지손가락에 힘주는 것을 잊지 않아 은근한 위협도 가했다. 사실 손 전체에 힘을 줬지만, 뒷덜미에 가해지는 압력이 내가 생각해도 별로라 그럴 바에야 엄지 옆으로 턱과 울대 사이를 짓누르는 편이 낫다고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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