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37화 〉달갑지 않은 호출(6) (37/107)



〈 37화 〉달갑지 않은 호출(6)

"…응, 흣-."

먼저 보지 옆에 손으로 살집을 눌러 야하게 벌어지도록 선점한 손과, 툭-하고 점점 들이미는 허리. 아까 녀석이 발라줬던 액체가 처음보단 현저하게 느려졌어도, 여전히 뚝-하고 떨어져서 침대에 젖었다는 흔적을 남겼다.

"…넣을게."

앞에 그럼이라고 사족을 붙이지 않은 건 나름의 발전일까? 당하는 게 아니라 직접 저지르는 삽입은 침을 꼴깍 삼키고도  그러라고 자꾸 침이 고였다.  사실을 확인하니 자연스럽게 입술을 핥은 건 마침 입이 바짝 타던 탓에.

"훙-, 어서…."

녀석에게 휘둘리느라 색욕이 온전치 못하고 버무려져 욕망에 사무쳐진 까닭에 공상처럼 세상에 둘만 존재한다고 느껴지는 착각을 깨달을  없었다. 어째선지 애원하는 모습이 사랑스럽다고 느껴져 무언가 이상하단 생각조차 묻혀버리고는, 희민이가 원하는 대로….

"읏, 읗-."

살며시, 조심스럽게 보지 속으로 귀두를 집어넣었다.

"흫…."

몸의 전부가 희민이에게 가까워지자, 차츰 변하는 표정에 만족. 사타구니끼리 부딪쳐도, 살갗이 닿는 부드러움에 매혹돼서 한계까지 들어가니까 꼭 자지만 성감대가 아니란 사실을 이해했다.

"흐-응…."

덮쳐버릴 기세로 몸이 다가가니까 머리로 쏠리는 무게중심에 균형을 잃기 전, 허릴 잡았던 손을 침대 위로 옮긴 건 민망하지 않게 그대로 쓰러지지 않으려고.

"아-…."

그러나 자지를 넣는다는 행위에만 집중해서인지, 엉성했던 거동에 손바닥이 아니라 팔꿈치를 접어 팔뚝 태반으로 몸을 지탱해야 했다.

"하-, 응…."

덕분에 희민이의 가녀린 신음을 귓가로 들을  있었던 건 요행. 마치 자지가 지치지 않도록 바람을 불어 주는 간접적인 행위였다.

"…하-아, 후."

부족한 자존감과 무지했기에 망설였던 복합적인 불안감이 서투르던 과정 끝에 드디어 도달하니까 가슴  응어리진 무언가가 투명해진 기분. 섹스가 이토록 즐거운 것을 하며, 내가 왜 그토록 거부했었는지조차 색욕에 그만 가마득히 잊고 말았다.

"읏, 응…흫-."

거기다 위화감을 신경 쓰려니까 머릿속을 연거푸 파고드는 희민이의 감미로운 신음. 본능이 시키는 바람대로 허리를 흔들고자 엉덩이를 슬쩍 뒤로 빼니까, 위론 즐거운 듯한 목소리에 아래론 자지가 빠져나오느라 살결 사이로 점철된 액체 투덕거리는 소리를 내며 고양감에 더욱 도취하였다.

"아…앟, 흫."

단발적인 교성으로 귓가를 맴도는 속삭임이 뇌수를 두드리다 첨벙거리는 손짓 같아서…좀처럼 진정할 수 없음에 눈을 뜨자 선명한 머리카락. 위에서 들린다고 오해를 했던 건 허리를 숙이면서 파고들 때 손이 분명 희민이의 허리 옆에서 버티고 있었기에…설마 이렇게까지 올라왔을 줄은 몰랐다.

"아, 하…."

기왕 본 김에 상황을 자세히 살피니까 자신의 기세를 버티지 못하고 희민이를 몸으로 눌러 어쩐지 접지 않았음에도 팔오금이 따뜻했고, 위팔에 부딪혔던 알 수 없었던 감촉의 정체는 은밀하다고  수 있는 겨드랑이 부근.

"헿…읗-, 훟…."

불편할까 봐 얼른 빠져나가려 해도 어느새 목을 감싼 팔 때문에 벗어날 수도 없어 흥분에 찬 숨결을 맞이하며 어렵사리 하반신을 뒤척였다.

"핳-으응…."

손으로 침대를 밀어 허리를 펴려 해도 밀착한 게 좋았는지, 안아 든 팔에 힘이 이토록 들어가서 놓아 줄 생각은 없는 모양. 안 그래도 자세가 어정쩡해서 기울이며 자지를 삽입한 나머지 까치발로 다리에 힘이 풀린  위태로이 붕 뜬 느낌이었다.

"죠-하…."
"…끟."

그렇다고 어깨를 흔들어 벗어나니까 귓가에 미혹적인 기쁨을 표해서,  상태로 어떻게든 실망하지 않게 하려고 노력하며 방향을 틀어서 구상. 결국엔 나도 희민이를 안으며 살며시 올라가기 위해 뒷덜미에 날을 세운 손바닥으로 놀라지 않게 살포시 뒷머리에다 쓸었다.

"훟, 흥-…읗…."

뒤가 아닌 위를 보며 어깨를 흔드니까 의도를 알아챘는지 같이 번갈아 가며 들썩이곤, 부스럭대며 서서히 침대 중앙으로 향하자 요란스럽게 삐걱 삐거걱. 저번에는 이러지 않았는데, 지금은 침대 바깥쪽으로 두 사람의 무게가 쏠리니까 이런 현상이 일어난 듯했다.

"하-아, 아."

어차피 멀지 않으니까 금방 잠잠해지겠지.
상체가 순조롭게 위를 향할 때, 하체는 깊게 삽입한 채로 빠지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고 있었다.

"흧! 읕, -…."

장골이 각자 아프게 비벼지니까 무릎을 서둘러 침대로 올리다 보니 벌렸던 희민이의 다리가 자연스럽게 뻗듯 뒤로 넘어가려고 해서 결과적으로 허벅지 밑면에 닿게 된 허벅지 윗면. 그냥 뺀 채로 이동하면 될 텐데, 얼마 되지 않은 거리라서 그런 건지 아니면 삽입한 채로 떨어지기 아쉬워서인지 치골끼리조차 비비며 겨우 중심부에 도착했다.

"읏-응…."

위치가 바뀌고 자연스레 체위가 틀어지니 자지가 빠지지 않으려 골반을 든 탓에 공간이 생긴 희민이의 꼬리뼈 뒤. 무척 힘들어하길래 벌어진 무릎  벌리려니까 반대로 내가 허리 흔들기가 어려워졌다.

"웅…응-…."

그리하여 어쩔 수 없이 앞뒤로 움직이는 간격 짧아져 느릿느릿.

"응…-, 응……."

그러나 느긋하게 허리를 사용하면서 차분히 위를 돌볼 수 있었기에 나쁘지만은 않았다.

"아-…읏, -."

꼭 끌어안고서…나 또한 신음을 흘리고는 얼떨결에 입을 맞추니까 이마 한가운데. 반동이 심하지 않았음에도 우연히 입맞춤을 해버린 건 서로 너무 붙어서였다.

"흫…-츕, 쯥."

반대로 의도치 않았던 접촉의 화답으로 대뜸 턱선에 입술을 부드럽게 묻히고선 흡입도 한 번.

"헤-릅. 헤-릅."

혀까지 내밀어서 혓바닥의 면적이 확연하게 느껴지도록 하다가 울대로 이동하여 타액이 목의 반쯤 묻었다.

"응…츕-."

만약 애완동물이 그랬다면 귀엽다고 머리를 쓸었을 텐데, 상대가 이성이 되니까 보호하던 정수리를 손톱이 안 닿도록 긁으면서 마저 하는 애정표현.

"름, 릅. 응-…."

빠르지 않아도 꾸준하게 놀리는 하반신에 반응하는 신음과 얼굴이 닿으니까 쉬지 않고 활동하려는 혀가 새로운 성감대를 늘려서 목이 간지러워졌다.

"흐-릅. 흡 흡 응-흫."

방안을 온통 메우는 건 위로든 아래로든 액체로 살결 질척이는 소리. 흠뻑 젖어 드는 쾌락에 잠긴 나머지 짐승처럼 탐하고, 만졌으며…먹어버렸다.

"아-, 흗…!"

얼마 흔들지도 않았는데 밀려오는 사정감. 아직 참을  있었지만, 섣불리 속도를 냈다간 싸버릴 거 같아서 느려지는 대신 희민이의 뒤를 잡은 손이 더욱 바빠졌다.

"핳? 아, 하-흡."

오른손으로는 손가락만 쥐었다 폈다 해서 뒤통수를 자극하고, 왼손으로는 목을 더듬어 타고 올라가 목적지인 귀에 닿으니까 부서지지 않게끔 매만졌다.

"하-응…쯥-, 츕-."

효과가 있었는지, 쉬지 않고 타액을 묻히며 범위를 넓혀갔던 혀의 나오는 주기가 짧아진 것과 반비례하여 많아지는 교성.

"읕, 흫-으."

손가락 사이로 쓸리는 머리카락의 감촉도 괜찮아서 지루하지 않게 쓰다듬으니까 지지 않으려고  뒤통수를 만지는데, 이렇게 직접 당해보니까 이게 또 좋았다. 마치 머리를 깨우려고 두드린다고 해야 할까? 실제로 뒤통수를 만지고 있으니까 깨우는 것도 두드리는 것도 맞겠지만.

"아-흫, 츕츕."

그러다 멈춰버린 입술 맞추는 행위를 좀 더 해줬으면 하는지, 머리를 자극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당겨서 다시 이마에 부딪혔다. 그러고선 빠른 흐름을 요구하며 같이 움직이게 된 허리. 언제 붙잡혔는지 옆구리부터 등허리로 가볍지 않은 포옹에 종아리와 허벅지로 묶여버린 사실을 알았다.

"아, 잠깐…."

다리로 재촉하는 희민이처럼 나도 사정하고 싶었으나, 지금 싸는 건 조금 이르다고 생각해서 잔뜩 만지던 것도 포기하고 빠져나가려 시늉하는 몸.

"그…,   같아…서."

창피를 무릅쓰고 사실을 고백했다.

"훟, 웅…괜찮아. 먼저 가버려도 돼."

콘돔을 꼈어도 익숙하지 않아서 생긴 불안함에 저지하니까 아랑곳하지 않은 채로 끌어당기는 목소리. 그에 놀라 희민이가 놓아준 상체를 뒤로 빼며 표정을 확인하니 진심이었는지 부족함 없는 미소를 보여주었다.

"아, 응…."

그렇게까지 나오니 거부할 수도 없는 노릇. 성행위에 있어서 빨리 싸버리면 조루라는 딱지를 붙일까  불안했는데, 이렇게 상냥하게 굴어버리면…변명할 여지도 없어진다.

"자세, 바꿀까?"

좀스러운 내색을 보이니까 뜻밖에 배려해주는데, 이왕 괜찮다는 말을 들으니까 자제심에 따라야 했던 자지의 고삐가 풀려 내가 더 편하게 박을 수 있도록…. 대답 대신 희민이의 뒤를 안았던 손을 빼고 상체를 세우니까 보이지 않던 가녀린 몸매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읗-."

서로 물고 빨고 다 한 주제에 떨어져서 새삼 발가벗은 체구를 확인하자 작아지는 신음. 한껏 달아오른 얼굴로 어떻게 행동할지 바라보는 눈과 마주치자 바로 눈싸움에 져버려 앙증맞은 입술을 잠깐 살피다 시야가 떨어졌다.

"아-, …흐음-."

호흡을 고르고서 얼굴 전체를 보니 침대로 번진 머리카락에 아까까지만 해도 파묻혀서 남아있던 잔향의 정첸 특별할 것도 없는 그저 샴푸. 지난번에도 얼핏 느꼈던 싫은 기억이 떠오르려니까 방어기제로 죽어버리기 전에 하던 거 계속하자고 자지가 성을 내주었다.

"응…."

숨길 의향 없이 흘리는 신음에 불과하겠지만, 이게 은근히 보채는 거 같아 급해지는 머리. 편안하게 가슴이나 몸을 감상할 시간도 없게 느껴져서, 자세를 곧추 잡았다.

"후-."

이미 저지른 후임에도 다시 하는 마음의 준비는 초심처럼 되지 않도록 짧게. 기다리게 하기 싫어서 얼른 결심하니까, 눈만 살짝 돌려도 같은 눈높이로 손에 잡히는 발목이 보여 무심코 잡아버렸다.

"에?"

정작 희민이는 가만있다가 잡히니까 놀란 눈동자. 인제야 놀라게 했단 사실에 묘한 흥분감을 느끼면서도 발목을 잡히다 보니 우스워진 꼴에 살짝 침을 삼키고는, 잡은 다리를 기준으로 어깨를 앞세우며 자질 끝까지 밀어 넣었다.

"읗…응-."

잠깐이었지만, 그래도 쉰 덕분에 사정감이 많이 사그라들어서 마음 놓고 움직이기로 한 허리.

"앟? 아…핱-."

거리에 여유가 생기자 몸이 힘들어진 대가로 쾌감의 질이 달라진 자지. 그건 희민이도 마찬가지라 아까보다 신음이 기운찼다.

"앝, 하-읕!"

좋았긴 해도 불편한 자세지만, 이제 혀의 공세를 맞지 않아 편해져서 순조로워진 허리 놀림과 반대로 희민이는 몸이 본격적으로 흔들리는 탓에 신음 내뱉는 것조차 밀리거나 끊기는 모습.

"앟-, 핳…."

발음에 문제가 생긴 모습이지만, 애초에 이런 자세라서 어쩔  없다고밖에. 목소리가 온전치 않아 힘든 기색이나 표정은 한없이 즐기고 있어서 잠깐의 걱정을 덜어내며 속도를 올렸다.

"핳…! 헤-앟…! 핳-! 앟!"

식었다가 금세 차오르는 사정을 헤아리고서 빨라짐에 따라 자연히 짧아지는 신음의 간격. 몸이 부딪칠 때마다 새어 나오는 목소리를 좋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선, 더욱 그러기 위해 움직이는 한편으로 자신은 최대한 사정하지 않으려고 의식했다.

"아…하-…."

흥분한 숨소리를 내는  희민이만이 아니라서, 나 또한 몸의 부담이 쌓일수록 흩뿌리는 목소리. 오직 자지의 사정만을 뒤로 미루기 위해 손끝 발끝 힘을 주면서도 점점 절정이 다가왔음을 느꼈다.

"앟-! 앟-! 앛! 핳-!"

말이 없어진 대신 늘어난 흥분으로, 쾌락에 젖었기에 멈출  없는 몸짓. 채워지는 쾌감 뿜어내기 위해 귀두까지 뽑아냈던 보지를 성급하게 왔다 갔다 하면서 괴롭혔다.

"하-아, 아…!"

온통 사정을 위한 격렬함이라 초점을 잃어가는 시야.

"앙-핳! 앗! 앗-!"
"아-아! 아!!"

거칠어진 숨을 허공에 연신 나오다 다음 차례로 자지에서 느낌이 왔다.

"하으-읏…긋!"

허리가 부르르르 떨리면서…사정의 여운으로 쓰러지고 싶은 욕구를 견디면서 회복되길 기다리니까 눈을 떠도 뜬 것 같지 않은 모순.

"하-앟…앛, 앙…."

또한 기시감에 기절하지 않은 것만 해도 다행이라며 고개를 떨구니까 나처럼 숨을 몰아쉬며 안정을 찾으려고 가슴이 오르락내리락하니까 그게 또 사랑스럽게 보였다. 동시에 소중한 무언갈 잊은 듯한 오묘함은 어째서….

"핫!? 읏…."

상당한 에너지 소비에 너무 지쳐서 기분 탓이라 넘기고, 박아대느라  잡았던 발목을 아래로 살며시 놓으니까 힘을 너무 줬는지 손자국이 남아 조금 미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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