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35화 〉달갑지 않은 호출(4) (35/107)



〈 35화 〉달갑지 않은 호출(4)

"읓, 아니…."

아니라곤 하지만, 녀석의 지난 행동들이 거짓말이라는 걸 입증했기에 그다지 믿기 어려운 부정.

"훟-, 그래?"

그러나 본인이 아니라는데 구태여 추궁하지 않고 믿어주기로 했다.

"그럼  망설이는 건데?"

성적인 측면으로 봤을 때 녀석은 발기했고, 심적으로는 나도 마찬가지. 이해관계를 봤을 땐 녀석은 내게 약점을 잡혔고, 그 약점으로 타격을 입기 싫다면 어쩔 수 없이 내 요구를 들어줘야만 했다. 그렇다면…달리 주저하는 까닭은 아직도 윤리적인 것을 따지느라. 어디까지나 추론일 뿐이라 답답하기만 해서 설마 그렇게까지 고지식할까 싶었다.
꼿꼿하게 자지를 세운 주제에.

"쿻-…."

조금만 엎어져도 닿을 거리에 녀석의 입김만 맞이하자니 감질만 났다.

"…흣!?"

가만히만 있는 녀석을 골려 줄 생각으로 발톱을 세워 허벅지를 건드리자, 놀라며 뒤로 빠지는 어깨.

"내가 먼저 빨아줄까?"

아까는 명분 때문에 망설였지만, 지금은 녀석이 못 하는 일에 나는 아무렇지 않게 할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줌으로써 자지를 삼킬 구실이 생겼다.

"…아니, 시작할게."

차오르던 흥이 식으려던 참에 결심이 섰는지 다시금 다가오는 얼굴은 곧.

"아…!"

무작정 혀를 내밀고 침을 묻힌다.

"케-흑…! 케-흑…!"

마침내 순조로이 애무를 받나 싶었는데, 붙었다가 떨어져 구역질이 올라오는  참는 듯한 기침. 덧붙여 그것마저 겨우 참는 듯했다.

"…역해?"

소설의 묘사를 좀  현실적으로 구상하기 위해 조사하니까 자지는 오줌 냄새로 지린내가 나고, 보지는 오징어 냄새와 가깝게 비릿하다고. 그것을 염려해서 오기 전에 나름 신경 써서 씻었음에도 콜록거리는  솔직히…생각 이상으로 매우 부끄럽기도 하고 떨떠름하기도 했다. 겉으로는 담담해도 내심 상처가 심해 심란해지는 기분.

"케-흠, 큽…! 아니, 아냐…."

잔뜩 무리라는 표정을 하면서도 배려심에 말을 가려서 해주는데, 그렇다면 왜 기침이 나왔는지 묻는 것도 구질구질하니까 아직 마음의 준비가 많이 필요한 녀석을 두고 일어섰다.

"…바꿔."

괜찮아 보여도 실은 불쾌함이 아예 없지 않아 차가워진 마음처럼 싸늘한 명령.

"큿…괜찮아.  수 이써…."

목을 추스르고 다시 할 생각인지 대답은 나쁘지 않았다. 목소리는 좀 떨렸지만.

"내가 안 괜찮아."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척 말해도 은은히 깔린 분논 내뱉는 자신조차 알 수 있었다.

"으응, 그…미안…."

쿨한 컨셉을 유지하는 것엔 여러 차례 위기가 왔지만, 어수룩한  별수 없는 일. 그래도 섹스 도중 실망한 상대가 행위를 거부하는 것처럼 구니까 실제 연인은 아니더라도 쩔쩔매는 모습에 적잖이 보기 좋아서 유쾌해졌다.

"…네가 앉아."
"응…."

자리를 바꾸자고 하니 군소리 없이 일어나 뒤돌며 침대에 앉는 녀석. 반대로 나는 녀석이 그랬던 것처럼 한쪽 무릎을 꿇으며 자지를 눈앞에서 관람하는 처지가 되었다.

"…귀엽네."

화면으로만 보던 자지가 익숙해서 그런지 당장 나를 괴롭혔던 사실을 잊곤 작아 보이는 크기에 야유를 담아.

"음-?"

누구와는 다르게 망설이지 않고 가까이 다가가니까 녀석의 안쪽 허벅지에 이마 양옆이 닿았는데, 어째선지 녀석은 벌릴 생각을 하지 않았다.

"으…."

그래서 내가 직접 두 손으로 밀어 벌리는 다리. 칭얼거리는 소리가 나오는 걸 보아 자지를 내게 내주기는 싫었나 보다. 그래서일까?

"아…흡-!"

어디 자기 자지는 얼마나 깨끗한지 두고 보잔 생각에 냄새 맡을 겨를도 없이 재빠르게 삼켰다.

"브-릅."

사실 조금 겁을 먹어서 토할 것까지 대비했었는데, 너무 준비한 나머지 비교적 쉽게 삼킨 자지가 의외로 아무렇지 않아서 신선함에 커지는 눈동자.

"흡-."

껄끄럽게 느껴지는 미세한 염분을 오줌으로 추정하니까 그렇게까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겨우 이 정도로 그런 반응을 보이다니,  보지가 그렇게나 냄새난 걸까? 아니면 외견처럼 비위가 나약한 걸까…. 어쩌면 둘 다일지도 모른다는 상념을 접고, 지금은 처음으로 맛본 자지를 어떤 식으로 빨아야 녀석이 내게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미련을 가질지 고민해야 했다.

"앗-! 읏…."

아파서 지른 듯한 비명에 의문을 품고 고개를 들려니까 자지의 기둥째로 물은 탓에 움직일 수 없어서 불편하게도 눈길만 위로. 거기서 불안하게 흔들리는 시선과 마주치는데, 성감대의 근본인 자지를 삼켰음에도 썩 좋은 표정이 아닌  의아했다.

"끄-읕, 아…!"

어감이 마치 좋아서 그런 게 아니라 아파서 내는 신음. 의심스러운 부분을 건드려본 결과, 이빨이 자지에 긁힌 까닭이란  알고 더욱 입을 벌리자 내가 힘들어졌다.

"하바밥, 라-하."

멍청한 소리를 내며 칠칠치 못하게 고이거나 흘리는 침과 고작 몇 초 벌린 것으로 아파지는 턱. 우습게 봤었는데, 체득하니까 전혀 그럴   됐다.

"츄-븝. 릅-흡!"

그렇다고 이대로 얼마 못 했다는 것은 자존심이 상해서 최대한 입술에 틈을 주지 않고 턱을 내리고서 바깥으로 타액을 흘리지 않도록 흡입하는 입. 벌써 힘들어지니까 쓸데없이 하겠다고 만용을 부린 자신을 후회했다.

"르릅, 븝! 븝! 후-릅."

대신에 최선을 다해 빨면서도 지식으로는 몰랐던 점을 알아갔기에 소득이 없던 것은 아니었지만, 자세의 여건상 고개를 위로 올려 녀석의 표정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다는 상황이 아쉽다면 아쉬웠다.

"푸하! 후-릅, 껏."

최대한 참으려 했어도 인내력이 부족한 탓에 침을 마저 삼키지 못하고 빼자마자 입에서 요란한 소리가 나와 믿기지 않게. 입으로 자지 하나 삼켰을 뿐인데, 신경 써야 할 것이 깨나 적지 않아서 고생했다.

"…-."

손등으로 입가를 닦고는 느껴지는 시선에 위를 보니까 걱정스러운 표정이 여실해도 괜찮냔 한마디도 없이 바라만 보자 괜스레 더 울컥. 말이라도 건네면 그나마 화는 나지 않을 텐데, 내가 원해서 하는 고생이라지만 생각보다 힘들었던 탓인지 여간 얄미운 게 아니었다.

"흡-!"

녀석이 내 감정을 읽으면 부당하다고 할  있어도. 이래서야 뭔가 해보려고 할수록 우유부단한 녀석의 행실에 실망하기만 한다. 그게 녀석의 계획이라면 반쯤 성공한 셈이지만.

"쯥-."

그러나 태도가 곧 그 사람의 씀씀이라고, 마음으론 가해자에게 온정을 베풀  없어도 몸으론 우물쭈물하는 손가락이 어쩔 줄 몰라 하니까 어이가 없어 같잖이 혀를 찼다.

"쿻…."

순간순간 실망스러운 탓에 짜증이 났어도, 시점을 달리 보아 이해할 수 있었던 건 서로가 처음이라 서툴다는 연유에. 정확하게는 타의적인 강요와 일방적인 행위의 맞물림이었지만, 지금만큼은 차분하게 공감대를 형성하고 싶었다.

"제법 힘드네…."

녀석은 피해자니까. 내게 순응한다는  자체가 모순적인 일이었다.

"안 그래?"

그런 불합리를 이해하니 마음에 살짝 안정이 찾아와서 대답을 들으려 재차 질문.

"…그러게."

다행히도 끈질기게 물으려 하기 전에 동감해주니까 기어이 말문을 튼  같았다.

"후훟-."

명령은 명령대로…내가 주도권을 가지고 있다는 시위를 은연중에 하면서 몸의 접촉이 심화할수록 대화를 통한 공유를 유도하는 방식. 머리로는 희진이가 연인이기에 당장 이길 수 없더라도, 몸은  것으로 만들어서 설령 희진이랑 헤어진다 해도 나를 잊지 못해 찾아오도록 하기 위한 일종의 씨앗이었다. 그게 온전히 개화할지, 썩어버릴지는 앞으로의 행간에 달렸겠지만.

"자지…넣고 싶지?"

몸을 톡톡 건드리기부터 입으로 빨아주기까지 했다. 이제 보지에 넣지 않고서야 배기기 어려운 상태로 만들었으니 여기선 밀당을 시도해도 괜찮겠지.

"넣어달라고, 말해봐."

보기에 한껏 흥분한 자지를 가진 상대에게 야박한 이야기려나? 재촉을 보채기 위해 잡지는 않은 채로 자지 주변을 감싸았다. 그러나 아예 닿지 않은 건 아니라서 새끼와 약지 손끝을 불알 밑쪽으로 집어넣어서 올리는 행위. 오기를 부리려고 입술만 요지부동이지, 정작 자지는 힘껏 성이 나서 주인의 의향처럼 굳세지 못했다.

"읏…!"

또 꾹-하고 입을 다물어 침묵으로 일관하는 태도. 대답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했던 지난 일을 아주 유용하게도 써먹으니까 마냥 좋지만은 않았다.

"괴롭잖아…안 그래?"

여기서 내가 해야 할 건 머리로 이해하고 있어서 살살 달래며 회유하는 것. 나쁜 짓이라는 걸 아는 아이에게 알면서도 거부하지 못하도록 공범을 만들려는 계획이었다.

"나도  자지가…내 보지 속에 넣어져 헤집어 줬음, 좋겠는데…."

불알을 만지던 손가락은 그대로 둔 채로 다음 차례인 몸통인 기둥을 타고 올라가는 것도 좋겠지만, 반대로 검지와 중지로 톡톡 건드리면서 엄지로는 귀두를…손톱이 닿지 않게끔 세워서 아래로 긁듯이 내렸다.

"끛-, …!"

자신도 고양된 터라 자꾸 주저하면 채근하는 것도 감안하고서, 더는 건드려봤자 소득 없을 자지보다 제어만으로 벅차 보이는 머리에다 손을 옮기며 슬그머니 다가가는 상체.

"넣고 싶지…?"

그에 손길은 상대의 피부에서 떠나지 않고 나아가 마구잡이로 얕게 건드려 간지럽도록 하복부를 긁고는 충분히 괴롭혔던 가슴을 미련 없이 지나 어깨와 목 옆까지 희롱하며 안았다.

"흫-…."

그런 행동의 이유로, 안겨든 나를 떨어뜨리지 않고 버텨서 그나마 자신보단 힘이 좋은 사실에 만족하며 허벅지 위로 올리는 다리. 이기적으로 안긴 채 뒤로 기울이면서 쏠리는 무게감에  없을 호의가 애틋하게 느껴졌고, 덕분에 빠져나올 기세의 혀를 머금은 입술이 다정하게 귓가로 다가갔다.

"나도 넣고 싶어…."

달곰하게 속삭인다는 단어를 유의하며 눈치를 살피지만, 겉으로는 음흉한 표정이 자연스러워도  그렇지만은 않은 속셈. 도발적인 행위의 출처는 어디까지나 창작물에 불과하단 걸 의식하며 말하는 중간에도 반신반의한 것을 부정 타지 않도록 떨치려고 해봤다.

"웅-?"

애교라고는 떨어본 지가 오래된 거 같은데, 남자 앞이라고 어느새 콧소리를 함유한 목소리. 애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앙탈 부리지 말란 법은 없었다.

"끟, 응…."

사실 남자를 알게  건 최근. 자신과 똑같은 나이대의 애들이 본업에 충실할 동안 자신은 다른 거로 지식을 채워서 그게 얼마나 통할지는 알 수 없었지만, 여러 부분 수정할 필요가 있었어도 많은 도움이 된다는 건 무척이나 다행이었다.

"이렇게, 나만 애원하게 둘 거야?"

또래와 비교하면 심히 유약해 보여 선입견이지만, 관상이란 말도 있듯이 마조히스트인 건 아닐까 싶은 생각. 그런 성향도 모르고서 너무  수 있다고 한 건…?

"쿻-."

잠깐의 생각을 금세 접으면서 뒤를 잡은 왼손을 떨어뜨려 자신의 뒤로 이동시키고는 더듬자 의도대로 자지가 잡혔다.

"너, …어줘."

상념이 비약이었는지, 항복의 전조를 느끼며 내심 쾌재. 실제로 녀석은 두 손을 들고 있어서 손만 보면 나를 함부로 만질 수 없는 것 취급하는 기분이었다.

"훙…? 더, 크게 말해줄래?"

알면서도 되묻는  유치한데도 재밌는 오묘함. 그래서일까?

"읕-, 자질… 보지에다가, 넣고 싶어."

뒷말이 달라서 해석하는 데 시간을 소모해야 했다. 그래봤자 잠깐이었지만, "아" 다르고 "어" 다른 실태에 따라 하라고 예시했던 문장과 살짝 다르니까 어쩌다 보니 바라는  고백하게 한 모양. 원래는 존댓말을 시켜서 육노예라 불리게끔 하는 욕심이 살짝 아른거렸다. 잠정적 포기로 동향을 살펴서 제법 뒤에나 도모할 수 있을  같았는데, 시키는 대로 하는 것에서 하고 싶은 욕망이 삐져나온 걸 확인하니 계획을 앞당겨도 좋을 거 같았다.

"쿱-…! 너코 시퍼?"

때를 노려 기회를 놓치지 않고 지적하는 추태. 그러나 모르쇠로 시킨 대로 했다고 하면 나도 아쉬우니까 길게 끌지 않고서 넘어가야 했다. 괜히 이랬느니 저랬느니 말싸움으로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는 않았기에.

"읗…끙, 으으…."

우려했던 것과 달리 반응을 보면 본인도 실수를 깨달은 모양이다.

"힣…흥."

이런 점에서 자각만 빠른 점은 정말이지, 사랑스러워 마지않아도 당장 내 것이 아니라는 사실만이 몹시나 안타까움을 자극했다.

"좋아, 넣을게…."

허락을 구하는 처지에서 노련하게 받는 처지로. 보지 앞에 자지가 드러나도록 궁둥이를 뒤로 이동했다.

"있지…, 자리 바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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