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32화 〉달갑지 않은 호출(1) (32/107)



〈 32화 〉달갑지 않은 호출(1)

총수에게 여장을 시도해보는 건 어떨까 구상을 녀석에게 시도해보려는 것은 구실로, 다소 노골적인 욕망은 성을 막 접하기 시작한 호기심의 발현.

"쿠-히힛."

그러나 여장이라곤 해도 딱히 생각해 둔 옷은 없어서 자신의 옷을 대충 입히면 되겠지 싶었다. 처음엔 교복을 상정했으나, 단지 그것만으로는 식상해서. 부가적으로 도발적이며 퇴폐적인 느낌의 망사스타킹을 추가로 주문했다. 게다가 사진도 찍고 영상도 남기면 필시 나중에 도움이 될 것이라.

"…힛-."

확실히, 식욕은 돌았다. 성욕은 겨우 한나절 만에 수복돼서 다시금 자지를, 남자를 원하기 시작했다. 그것도 자기 취향이라 생각되는 여동생의 남자친구를….

"후-우…."

이렇게 욕망에 점철된 정신적인 욕구의 바람과 달리 몸은 정직해서 더딘 회복력에 아직은 무리라고 넌지시 선언했다. 그렇기에 앞서 녀석을 몰아붙이고는, 성공을 눈앞에 두고 있을 때 오히려 서두르지 말자고 생각했다. 성실하다면 성실한 녀석의 성격. 우유부단해 보이는 주제에 의외로 결단력이 있었지만, 약점을 잡으니까 장난감처럼 수중에 떨어졌다. 비록 끝까지 자신이 굴복한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모양인지 침묵으로 일관했지만, 애초에 거절했다면 부정의 표현을 했을 거다. 그럴 수밖에 없는 형편으로 몰아간 범인이 다름 아닌 자신이었지마는.

"훙…."

자 그럼 이제 어떻게 할까? 연애가 아닌 다른 목적의 구애를 끈질기게 거부하던 녀석을 생포했으니, 서두를 필요가 없어졌다. 그렇다면 차근차근 순서를 정해가며 차분히 농락해야 성이 차겠지. 보상심리에 너무 서두르면, 지겨워서 버릴지도 몰랐다.

"웃-…."

아무렴, 괴롭혀주고 싶은 앙큼한 외모였으니까. 거기다 성실한 인상을 하고선 망가 같은 사소한 저항의 반항을 기대했더니, 뜻밖의 과감한 결단을 지금에 와선 반전이라 높이 평가했다. 그나마 억지를 통한 협박이 먹히니까 인정하기 싫어서 꾹 다문 입술이 더욱 괴롭히고 싶어 미치게 하는 장난감은 구하기 어렵지.

"아, 으-응…."

더군다나 비교군이 없어 작다고 생각했던 자지가 예상외로 자신에게 궁합이 좋단 사실은 더할 나위 없이 장난삼아 말했던 섹파로서의 자격이 충분했다.

"읏!"

섹스는 분명 만족스러워서, 생동감 넘치는 자지의 삽입부터 절정의 오르가슴까지. 그러나 그게 자신의 한계란 사실을 깨달았다. 여흥이 부족하다고 욕심을 부려서 떠오른 대책이 바로 절정을 맞이하기 전에 즐길  있는 건 최대한 즐기자는 꼼수. 부족한 체력의 대책으로 그리 나쁜 생각은 아니었다.

"아…앙-."

평소였으면 손끝으로 음부 주변을 문지르기만 해도 신음이 나왔을 텐데…. 어제까지만 해도 자지가 들락날락하며, 심지어 자신보단 큰 손가락이 휘저었었다. 그 이유 때문인지 내부에 검지와 중지를 붙여 찔러 넣어도 감질나는 까닭은 보다 더 나은 것을 맛보았기에.

"읗, 하-…!"

정말이지, 인간의 욕심이란 어쩔 수 없다고 느끼면서도 반성은커녕 녀석의 손가락이며 보잘것없다고 생각했던 자지마저 벌써 그리워 바라고 있었다.

"으-응…."

애액이 충분해서 내부를 탐험하는 손가락을 흠뻑 적시고도 부족해서 흘러나오는 심정을 엉덩이골 사이로 흐르는 물줄기 덕분에 체감. 예전보다 흥건해지고 보다 튀는 것이 많아졌다는 것은, 자신이 그만큼 음란해졌다는 증거였다.

"아아, 아…!"

보지를 괴롭히는 것은 손 하나로 충분해서 두 개나 사용할 정도로 대단하지 않은 크기. 다른 한 손은 무의식적으로 가슴을 움켜쥐고 있기에 보지를 찌걱거리는 건 자지를 넣어줬으면 하는 심산에서 그랬다면, 가슴을 주무르는  역시 내가 아닌 남의 손으로 만져주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으으읗…."

신음의 발음이 나뉘고 길어질수록 흥분의 수준은 높아지고 그에 따라 행동은 오직 쾌락만을 위해서.

"읗…하, 앟-! 앟…!"

쾌감이 조여지고 정신은 온통 자위에 매진할 때 바깥의 신경은 몸부림이 됐다. 발가락을 오므리고, 무릎을 접었다 폈다를 반복하면서 연신 허리를 굽히게 되는 상체.

"으읗, 흫…!"

내뱉는 편이 좋으나 어째선지 참으려고 움찔거리는 입꼬리와 눈을 감고 오르가슴을 쫓을지 눈을 뜨고 있을지에 대한 씨름. 일련의 과정은 오로지 성욕이 요구하는 절정을 위한 작업이었다.

"아…, -…!"

그렇다곤 해도 예전보다 살짝 길어진 시간에 오르가슴이 요망하는 범위의 한계친 높아져서. 녀석을 언제 호출할지가 무척 기대돼 벅찬 마음에 잔뜩, 신음을 흘리기로 했다.

고민해봐야 소용없다면, 차라리 미루거나 잊는 편이 났다고 배웠다. 그렇게 주말까지 조만간 연락하겠다는 말을 두려워하면서도 내심 기다렸던 자신이 한심해서, 늦게나마 머릿속에서 지우고는 공부. 그러다 늦은 시간 잠들려는 차에 울리는 알림은 아마 상종하기 싫은 녀석의 부름일 거로 예측하니, 불길한 예감은 언제나 틀린 적이 없어서 지금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2019년 6월 16일 일요일─
by특별공수
[오늘 와]_오전 1:11

가타부타 미사여구를 붙이지 않아 단순명료한 명령. 시종일관으로 건방진 태도에 동갑이 아니라 아랫사람으로서 부려지는 느낌을 받았다. 실제로도 아니라곤 하기 힘들지…. 이러니까 차라리 연락이 빨리 와서 대충 일 끝내고 한동안 조용하길 바라기도 했었다. 언제 연락이 오나 신경이 온통 그리로 쏠리던 중.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고 하는데, 이건 먼저가 아니라 부를 때마다 당하러 가는 거다. 애당초 맞지 않은 비유. 피하고 싶다면 당연히 피하다 못해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 무슨 짓이라도 하고 싶었다.

오전 1:12_[희진이는?]

설마 희진이가 있는데 부르는 건 아니겠지? 저번처럼 수면제를 먹인다거나 하는 과격한 짓을 저지른다면 다소나마 항의할 거다. 어쩔 수 없다면, 적어도 희진이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방법으로 불러줬으면 하는 소망.

by특별공수
[ㅋ]
[걱정돼?]_오전 1:12

이 무슨 당연한 말을. 내가 걱정하는 건  따위보다는 희진이다. 변변치 못한 남친을 둬서 고생하는 꼴을 보고 싶지 않았기에 노력했지만, 이미 발생한 피해라면 최소한으로 경감시키는 것이 내게는 최우선이니까.

[일단 와]_오전 1:12
오전 1:12_[..그래]

아쉽게도, 거부권이 없는 현실. 어떤 식으로 처리했는지 몰라도 가보면 알겠지 싶은 심정으로 수긍해야겠다. 애초에 눈으로 확인하기 전까지 녀석의 발언은 의심부터. 직접 보고 판단하는 것이 옳기에 괜히 의문스러운 인식을 주는 것도 좋지 않다. 경계는 할지언정 그런 인상을 주는 것이 약점 잡힌 내겐 좋을 거 하나 없었으니까. 기왕 이렇게 된  방심을 유도해서 돌파구를 찾기로 했다. 자기가 보호자라느니 하는 주장의 이해관계를 확실히 파헤쳐서 녀석이 없더라도 희진이가 무난히 성인이 될  있도록 대안을 찾는 것이 지금의 내가 생각한 최고의 대책이겠지. 그러기 위한 연기도 내키지 않지만 해야 한다….

"…하-."

어쩌다 이렇게 꼬였을까? 자책하기에도, 녀석의 탓만 하기에도 꼴사나운 짓이라 처량하기만 했다.



한 번은 확실하게, 한 번은 불명이나 아마도. 두 번이나 강간당했으니 앞으론 조심해야겠다고 의식해도, 거기에 대해 마땅한 대비책이 없으니까 계속 당하는  부당하나 어쩔 수 없는 현실이었다. 아마도 끔찍한 일이 일어날 걸 알아서, 절대 내키지 않기에 도저히 열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 문. 희진이랑 같이 왔을 때랑은 기분이 완전 반대라 문고리조차 쉽사리 잡지 못해서 주저하고 있었다.

"후-…."

분명 녀석이 무언가 손을 써놨겠지만, 혹시나 모를 사태에 대비하여 제발 희진이가 집에 없기를….

'띡-'

녀석이 가르쳐준 비밀번호를 누르고 신발장을 확인하니까 희진이의 신발이 없는  확인하고는 작게 안도하였다. 이윽고 조용하게 신발을 벗고서 녀석의 방 앞으로 곧장. 도망쳐 나왔던 곳으로 다시 돌아가기가 이렇게나 껄끄러운 줄 몰랐기에, 문을 두드리고 들어가기만 하면 되는 걸 못하고 계속 서성거렸다. 짧게 이러다 결단하고서 똑똑 소리를 내니 갈팡질팡했던 시간 허무하게 열리는 문.

"쿳-, 어서 와."

자기가 불러 놓고는 대뜸 비웃음에 가깝도록 달갑지 않은 환영. 자기 뜻대로 흘러가니까 만족스러워서 그런 거 같았다.

"……."

또 어떻게 되는 걸까? 이번엔 내게 무슨 짓을 시키려고….

기대감이란 감정을 배제하며 일절 생각지 않도록 주의하는 와중에 섹파란 자극적인 단언 아무래도 야릇한 생각을 떨치기 어려웠다.

또 섹스를 위해 불려온 건 아닐지….

이미 기정사실이나, 가능하면 녀석이 요구하는 섹파란 관계에서 가급적 동떨어진 형태로 해결해주고 얼른 귀가하고 싶었다.

"쿠-훗."

그러거나 말거나 즐거운 듯이 미소 짓는 표정…가볍게 보였다, 우습게도 보이고. 괴롭힘을 당하던 시절에, 들었던 변명으로 터무니없는 이유 중 하나가 쉬워 보여서였다. 체격도 키순으로 하면 일이 위를 다툰 마당에 귀엽단 칭찬은 또래들 사이에선 쉬워 보인다는 인상이나 다름없어서 지독하게 싫었고, 마치 자기 수중에 놓기  좋게 보는 듯한 웃음 또한 소름 끼치도록 싫었다.

"…무슨 일인데?"

그렇다 한들 불리한 건 내 쪽이기에 상대방의 의도를 파악하면서 최대한 피해가 적게끔 대처하는 것이 고작. 녀석은 평균 신장보다 작은 나보다도 왜소했어도, 불안에 떨며 따르는 건 다름 아닌 죄책감 때문이었다.

"…히죽."

질문에 답변할 생각이 없는지 침대에 앉아 빤히 보는 이쪽. 얼굴을 확인하다 아래로 내려가던 시선이 다시 위로 올라가는데, 동갑의 여자에게 끈적한 시선을 받는다는 경험이 이렇게나 끔찍한지 처음 알았다. 그야 살면서 그럴 일이 없던 것이 지당하겠지만, 평생에  번쯤이 아니라 어쩌다 누군가의 그 인물이 내가 줄은 꿈에도 몰랐으니.

"벗어."

입만 웃으며 침묵을 고수하다 느닷없는 명령에 나름 상정한 일이었어도 당황스러운 기색을 감출 수 없었다.

"…-."

내심 뭐? 라고 말하고 싶었어도 녀석에게 대항할 수단을 찾지 못한 이상 일단 따르겠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얼굴 여실히.

"끄-음…."

막상 하려니까 망설여져서, 멱이 닿는 옷깃을 잡은 뒤에 주뼛거리다가 상의부터 벗었다.

"힣-!"

키득 웃는 모습은 내가 부끄러워하는 반응을 보고 그러는 것을 앎에도 태연한 척할  없는  정말이지…. 연기로라도 녀석이 좋아하지 않게끔 할 수 없는 자신의 처지를 알고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

"흧-…."

어째선지, 대개 부정적으로 어떤 표정을 지어도 좋아해서…가능하면 드러내지 않으려 했던 감정을. 참지 않는 대신에 적의를 보여주기로 했다.



명백하게 싫은 얼굴로 노려보니까 오싹해서, 얼른 자기 주제도 모르고 쳐다보는 얼굴을 울리고 싶어져 잔뜩 했던 망상이 또 떠올랐다.

"힣-!"

헤벌쭉 웃을 수밖에 없는 건, 눈앞에서 펼쳐진 탈의 덕분에. 항상 찾아다니던 몸매는 아니었어도, 실제로 보니까 귀엽고 앙증맞아서 생동감이 느껴졌다. 특히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스트립쇼를 구경하니까 왜  벗는 것을 보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같기도.

"으-…."

뒤이어 껄끄러운 신음을 흘리니까 늘어나는 몰입감에 저도 모르게 입맛을 다셨다. 침을 삼킨 것을 서로 눈치채지 못한  몰두하느라.

'투-욱'

밤도 아닌 방 안에서 다른 곳이라면 들리지도 않았을 상의 떨어지는 소리가 이렇게나 적나라하게 들리는 건 아무래도 기분이 고조돼서일까, 시선은 바닥을 향해 가지 않았어도 청각만큼은 잠깐이나마 떨어지는 소리에 홀려  신경이 쏠릴뻔했다.

"쿠-훟."

바라던 전개, 이루어지는 욕망.  딴엔 눈치를 살펴 시간을 끈다는 행위가 서두를 것 없는 본인으로선 느긋하게 지켜볼  있기에 어느샌가 허리를 숙여 손등으로 턱을 괴고 있었다. 이제 남은  바지와 팬티뿐.

"아래는?"

발에는 딱히 페티쉬가 없었기에 양말은 논외로, 말하면서도 피어오르는 웃음기를 지우지 못한 채 숱하게 봐왔던 망가 같은 상황을 연출하고 자신이 직접 그 말을 꺼내니까 묘한 흥분감을 감추기 어려웠다.

"-…."

대답은 없었지만, 그 대신이랄까…째려보는 듯한 눈초리가 신기해서 저런 표정은 못 지을 줄 알았단 생각을 수정.

"끔-."

탐탁지 않게 목을 가다듬고는 자신의 주제를 깨달았는지 신경질적인 눈길을 돌리고서 바지춤으로 손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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