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화 〉관능적 수면 탐구(2)
"읏…."
가지런히 쌓이는 오르가슴으로의 발판. 오직,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 상대방을 멸시하는 행위를 서슴지 않고 저질렀기에 이 지경까지 왔다. 비록 멀리서 보면 어색하니 쓸쓸한 몸짓에 불과했어도, 스스로 우화를 이입하니 참작될 수준….
"후-우…."
이라는 건, 혼자만의 망상이었다.
"아-…."
섹스가 자위보다 아무리 좋았어도 혼자서 애쓰느라 훨씬 힘들다는 걸 이제 깨달은 건, 저번엔 녀석이 저항하기도 했고 아팠기 때문에 신경 쓸 겨를이 없어서. 최소 반항만 하지 않는다면 수월해질 거란 예측이 틀어져 혼자 낑낑대는 현실을 보자니 문득 자괴감이 생기려 했다.
"으-흐…."
거기다가 바닥은 전혀 푹신하지 않아서 맞닿아 지탱하는 무릎만 아팠고.
"웃-…, 흐-!"
"푸-훕! 끟-?"
불편함이 가득하여 자세를 바꾸려고 녀석의 가슴을 손으로 누르자, 힘든 건지 좋은 건지 미묘한 표정으로 기침해서 곧 깨어날 것 같은 불안함에 일순간 경직됐다.
"…으-음."
두려움 반 기대 반으로, 심장의 두근거림이 커지다가 대수롭지 않게 수면이 이어지자 약간의 아쉬움을 흘리며 마저 움직이는 다리. 에어컨 바람은 시원하여 격한 움직임이 없음에도 등줄기로 타고 흐르는 식은땀은 이곳에 얼마나 신경을 집중하고 있었는지를 알려 주었다.
"으흫…후-."
다시 움직일 준비를 마치니까 작게 내시는 안도의 한숨. 편하게만 움직이려고 안짱다리로 앉았다가 소소하게 머무를 뿐, 오르지 않은 기세라 바닥에 닿은 부분을 종아리에서 발바닥으로 바꾸자 중심 잡기 난이도 또한 올라갔다.
"아…흣-?"
허벅지와 무릎에 들어가는 힘이 배로 들어가 힘겨워졌어도, 단조롭게 앞뒤로 흔드는 것이 아니라 높게 세워진 기둥의 의의를 깨달아 위아래로 움직이니까 다시금 반응을 보이는 쾌락. 빨리 올 생각 없게 느껴지던 쾌감이 금방 다가올 것처럼 쉬워져서, 멀찌감치 맴돌던 오르가슴도 같이 다가왔다.
"으응, 흫-…."
갈수록 커지는 서슬에 균형을 잡던 손을 가슴으로 옮겨 주무르는 건, 흥분의 박차를 가하기 위해서와 바뀐 자세에 더는 수그리고 있기 힘들어서. 그러나 생각처럼 수월하지 못한 역상위는 근본적으로 운동도 하지 않고 잘 먹지도 않은 탓이 컸다.
"읏…, 핳-!"
이처럼 빈약한 가슴 주무르다 멍울마저 잡히지 않아서 포기하고, 유두를 꼬집으니까 아픔과 짜릿함이 동반한 신음. 대신 몸을 지탱하려던 손이 쾌락을 좇느라고 제 몸뚱이 하나 살짝 올리기 버거워서 좀처럼 뜨지 않았다.
"으으, 읕…!"
영양실조를 의심할 만큼 가벼울 텐데, 그에 따른 근육 또한 부족해서. 알몸으로 보면 단순히 마른 것이 아니라서 갈비뼈가 살짝 두드러졌다. 배도 마찬가지로, 뱃살이 없기에 드러난 일자 복근은 단지 잡힐 살집이 없으니까. 복부만 보면 건강한가? 싶은데, 앙상까진 아니어도 가슴까지 가는 부근에 매끄러이 반들반들하지 않고 올록볼록한 경사를 남자가 본다면 성적인 흥분도 나름이지 좀 먹여야겠다는 생각도 아마 열에 아홉은 할 정도였다. 그런 상태로 잘도 여기까지 착수한 걸 보면 행동력 하나는 기가 막힌 수준. 신체적인 여건상 여기까지가 최선이었다.
"하-아…."
자신도 그런 벽을 느낀 건지, 가슴을 괴롭히다 살며시 추락하는 몸으로 인해 갈 곳 잃고 방황하는 손. 그러다 보니, 상상했던 것처럼 아름답게 곡선을 띈 몸의 탄력과 유연한 섹스가 아니라, 개구리처럼 초라하게 혼자 애쓰는 모양새가 돼버렸다.
"으-읗…."
달랑 자지만으로는 절정이나 오르가슴을 느끼기엔 한참 모자라서 잠시 가슴의 성감대를 건드려봤지만, 그래도 무리. 자신에게 집중하니, 그나마 움찔거리던 아래가 멈춘 까닭에 그냥 자지를 사용하여 휘젓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했다.
"핳…."
"윽-? 끄-응…."
마음에 들지 않은 현실에 성질내봤자 의미 없기에, 괜한 분풀이로 녀석의 젖꼭지를 꼬집는 손가락. 어차피 깨지 않을 걸 알아서, 가슴 누르는 손에 비중을 좀 더 두었다.
"…끙-."
"으-흣…훗-."
꼬집는 강도에 맞춰 따끔거리자 그에 맞춰 자지가 휘저어져 진작에 이럴걸.
"하-읗…핳, 하응…"
이래저래 동시는 힘들단 걸 깨달아서, 욕심부리지 말고 이거에만 집중하고자 연신 흔드는 허리가 체감상 고될수록 사정하고 싶어지는 건 당연했다.
"하흩, 핳? 앟…!"
최대한 집중해서 좁아지는 사고가 더는 딴 데로 새지 않기 위해선지 주변을 가리는 머리카락에 젖은 땀과 가빠지는 숨결.
"긋-으, 아아…."
"아, 흫…아, 어?"
살면서 이렇게나 열심히 몸을 움직인 적이 있던가 싶을 정도로 엉성해도 힘껏 몸을 움직이자, 따뜻했던 내부가 급속도로 뜨거워졌다. 전에 절정 이후 녀석이 사정하려고 움직이느라 오르가슴까지 맛본 경험을 떠올리게 하는 움직임. 이게 꼭 좋은 것이 아니라서, 조금만 더 했으면 닿았을 단계가 자기 먼저 수그러드는 자지 때문에 압박감이 헐거워져 둔해질 수밖에 없었다.
"흩-, 흐…!"
특히 뒤도 생각하지 않고 온몸을 사용하니까, 뒤이어 가중되는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고는 헐떡이기조차 어렵게 무거워져 굼떠진 행동.
"흐읏! 흣…!?"
조금만, 기껏해야 몇십 초 남짓만 더 했으면…! 흡족까진 바라지 않아 만족했을 구간마저 이르지 못하니까, 애써 엉덩이를 흔들어도 자지가 다시 커지는 일 없이 작아져 기어이 보지를 빠져나왔다.
"하-아, 하-…!"
기껏 달아오르던 몸이 식어버리게, 오히려 상대방만 사정하니까 변별치 못한 녀석을 향해 밀려오는 짜증. 따귀라도 때릴까 싶다가, 아직 고조 된 기분 지체할 수 없었기에, 대체 할 무언가를 찾으니까 눈에 들어 오는 건 녀석의 손이었다.
"흐-읗, 핳-…!"
부위는 달라도 사용자는 같기에 괘씸해서 그런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녀석의 손가락을 가져와서 얼른. 자지와 비교하면 작고 가늘어도, 체온이 있어서 그런지 즐기기엔 무리 없었다. 자지를 넣을 때와 다르게 애액도 충분해서 건조한 손가락을 통해 가라앉던 기분을 간신히.
"흣…읗-!"
한창 즐기던 와중에 툭 하고 끊겨 불어난 불만이라 확실히 손해 봤기에 보상 심리가 작용하여 자신의 손으로 하는 것이 아닌 애꿎은 남의 손을 놀리기 바빴다. 변화한 방식에 눈여겨볼 점은, 자위할 때와 달리 자신의 의사로 움직일 수 없기에 자유롭진 않아도 나와 다른 남이란 이질감에 묘한 흥분이.
"으읕, 흫-응…."
그래봤자 조금이지만, 자신보다 약간 큰 손을 양손으로 움직여 도구 다루듯이 보지를 쑤셨다. 최대한 성감대를 많이 문지르게끔 하는 방법도 괜찮게 새로워서 쾌락도 다시 살아났지만, 여유 없이 서두르는 건 또 아까처럼 될까 봐 가빠지는 호흡으로 손에 쥐는 힘.
"으-듯, 흫…!"
가능한 한 섬세하게 다뤄도 투박한 손짓이라 찌걱거리는 음란한 소리가 흠뻑이며 청각까지 거쳤다.
"흐-으응…."
딱딱하고 길쭉하게 박혔던 자지와 비교하면 작았어도, 손가락을 세 개째 넣으니까 힘을 주지 않아도 질 안 여기저기 건드리는 손끝의 감각. 원하는 곳에 닿게끔 이리저리 움직이니까 회전하여 사이사이를 문질렀다.
"읗, 읗…."
느리고 서툴렀어도, 온 신경을 집중하니까 원래 느끼려 했던 쾌감과 질척거리는 소리. 색다른 자위에 임시방편치곤 괜찮아서 의도치 않은 곳에 닿을 때마다 허벅지를 꼬아 움찔거리면서 비틀었다.
"응…흫-!"
달아오른 기분은 내면에서부터 피어나 에어컨으로 인해 차가워진 공기도 별수 없이. 흥건히 불편하게 보지를 괴롭힐수록 움츠러드는 어깨에 뜨거운 숨을 내뱉으며 풀썩 쓰러졌다.
"흐-으응…."
눈으로 일일이 확인하면서 내 것이 아닌 손을 이용이 익숙해지자 보이는 천장과 누운 녀석의 얼굴 옆면. 절정에 이르기도 전에 죽어버린 자지가 아쉬웠어도, 녀석을 유혹했던 이유인 내 취향의 외모가 눈앞에서 고이 잠든 상태라 자연스레 딴맘을 품었다. 어서 맛보고 싶은 마음에 주저 없이 다가가 무심코 벌어진 입으로 빠져나오는 혀.
"핥-…."
소리 없이 닿아서 맛본 턱선은 상상보다 특별하지 않았다.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요란스럽지 않았던 접촉.
"…힛, 앙-."
비교 대상이 키스여서 그렇겠지만, 맛을 보는 것과 입술을 닿게 하는 건 다르기에 이 이상은 차마 다가가지 못하고 혀를 떼니까 그제야 착-하고 떨어졌다. 물기 묻은 부드러운 부위 소리가 강렬해서 아래에서의 소란은 잠시 잊을 만치.
"아…흫, 으응-."
안에 넣은 손가락과 이어진 손목 주위를 두 허벅지로 잡으며 하반신으로는 육체의 흥분을 표현하고, 온전히 남은 한 손은 가슴을 주무르며 쾌감에 빠져 은은해도 지속적인 분위기를 유지했다. 그런 위아래의 영향으로 약간 몽롱한 머리.
"으-훟, 흫."
코앞이라 그런지 눈에 띄는 부위는 어떤 맛인지, 어떤 느낌인지 호기심이 일었다. 맛에 관심을 보이기엔 이미 할 거 다 한 이후라 부가적인 궁금증을 해소하는 기분으로 차분히.
"으-즙, 븝-."
머리카락에 닿지 않도록 입을 벌려 구멍과 점차 넓어지는 핏줄기의 피부가 매력적이었다. 저걸 빨면 어떻게 되는 걸까 하는 생각도 전에 이미 입에 넣어버린 귀.
"르-읍."
먼젓번 혀에 닿았던 턱처럼, 구체적인 맛은 없었어도 계속 이러고 싶어졌다. 왜 그러고 싶었는지는 스스로도 몰라서 대강 이유랍시고 설명한다면, 탐스럽게 야하니까 맛있어 보여서 냉큼 빨고 싶단 마음에.
"흡-…츄브브븝."
야한 소리라는 게 꼭 아래서만 나는 것이 아니란 걸 확인한 순간, 그렇지 않아도 충분히 야한 기분이 증가했다. 사탕을 빨았던 기억이 최소 열 살 이전이었던 거 같은데, 혀를 사용하여 무언가를 빠는 행위가 유치하다고 느껴졌던 자신을 반성하게 중독적으로.
"흐르릅! 꿀-꺽…."
자지를 봤을 때도 삼켜볼까? 호기심이 들었지만, 그보다 확연히 작은 귀를 완전히 삼키며 두드러진 연골을 부러지지 않을 만치 깨무니까 앞에서 약하게 앓는 소리에 묘한 중독성이 있었다. 혀를 사용하여 굵은 혈관처럼 휘어진 부위 안으로 향할수록 구멍이 작아져 그 틈을 비집으려고 하는 행위 자체마저 신박하게. 침 범벅이 되고 나서야 떨어지니까, 실제로 귓불에 침이 주르륵 매달리다가 바닥으로 뚜-욱 떨어졌다.
"흛-…쿠-훗!"
보지가 삼켰던 손가락 따윈 잠시 간의 시식 시간으로 잊혔다, 머리가 다시 쾌감을 요구하니 멈췄던 손을 의식.
"으-흐흥…아, …-."
재차 내부를 느긋하게 휘저어 아까 자지를 머금었던 것만큼 흐름이 좋아져서, 사용하던 손을 놓고선 자연스럽게 음핵을 건드렸다.
"아 응 흣-!"
이번 흥분의 재시작 점은 한참부터라 본격적으로 절정을 위해 분주한 몸짓. 편하게 뒤로 누운 녀석과 달리, 옆으로 기댄 오른쪽 팔이 저려와 몸을 비틀었다.
"쮸븝-후-릅."
구레나룻 아래의 뺨을 보고 맹렬히 다가가 내미는 혀. 소심한 첫걸음을 지나쳐 혓바닥 전체를 묻혀 입술을 전부 덮치더니, 다음을 위해 바로 살짝 떨어져 개처럼 핥았다.
"흐브 흡-. 헤브헤브-."
고개는 이렇게나 바쁘게 움직이는데, 아래라고 조용할 리가.
"으-흫…! 핳-."
몸무게가 가볍더라도 팔 한쪽만 옆으로 누운 몸을 감당할 수 없어서 아파지기 전에 비틀었던 팔이 집요히 왼쪽 가슴을 주무르고 괴롭히다 살짝 아프도록 움켜쥐었다.
"븝븝-헤베엩…앙-."
우위를 점하려고 갖은 짓을 하던 행적은 어디 가고, 어느새 호감 있는 수컷 옆의 암컷처럼 옆을 물고 빠는 모습만 남은 실정. 복잡해지던 사고가 둥글어져서, 판단이 어려워진 채로 무턱대고 달려드는 꼴이라 쾌락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했다.
"햐-븝, 헿렣벻, 헤벱."
고조 된 흥분으로 가버리기 직전. 어떤 추잡한 소리라도 괜찮으니 야릇한 기분만 유지한다면 좋다는 마음가짐으로 맹렬하게 침을 묻혔다.
"흐-햐앗! 앟…!"
유독 왼쪽 가슴만 괴롭혀서, 옷 위로 느껴지던 촉감이 답답했던 나머지 거칠게 지퍼를 내려 맨살의 성감대를 과감히 비틀어 꼬집는 손짓.
"아아…읏-흫, 응앗-!"
웅덩이가 되어 쾌락의 원천이 되는 부위를 여기저기 자극하며 점점 부풀어 오르는 감정은 상대방의 손까지 애액에 실컷 적셨다. 허벅지에 타고 흐르는 물줄기가 자신의 음란함을 나타내는지 신경 쓸 겨를조차 없이 격렬하게.
"아흐흡! 츕-!"
자신을 달랠 땐 본인만의 간격이 있어서, 거친 호흡으로 숨결을 뱉다가도 입을 다물 땐 그냥 닫기 아쉬워서 거릴 낄 것 없이 뺨에 입술을 문대듯 부딪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