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화 〉관능적 수면 탐구(1)
정녕 저것이 희진이의 친언니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악취미였다.
"내가 쉽게 널 포기했으리라 생각했어? 순진하긴. 이렇게 뺏어 먹고 싶게 생긴 주제에 아직 희진이랑 하지도 않았지? 내 동생이지만, 남자 여럿 거느리게 반반한 주제에 의외로 순애보라니까."
자느라 무저항인 희진이의 뺨을 살며시 쓰다듬으면서 나를 보는 시선이 오싹하리만큼. 마치 내가 먹잇감이 된 감각으로 대부분이 수면제 탓에 더뎌져서 그렇겠지만, 특히나 무심한 표정에서 긍정적이기 어려운 변화를 보다 보니까 더 무섭게 받아들여지는 거 같았다.
"그럼 뭐해. 남친이란 놈이 다른 여자에게 따먹히는 나약한 자지인데."
실컷 비아냥대는 소리에 반박할 수 없을 만큼 입술이 무거워져 안간힘을 써도,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이라고는 고작 잠들지 않으려는 거 하나. 녀석이 뭐라 떠드는지 귀로는 또렷하게 들리는데, 희한하게 머리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말이 아님에도 이해하기 벅찼다.
"…어라? 벌써 자는 거야??"
희진이랑 있을 때는 내성적인 척 굴더니, 나랑 있을 땐 무심한 것보단 풍부하게 손짓도 해가면서 잘도….
"야, 일어나-. 잠들면 바로 따먹을 거야."
계속 감겨오는 눈에 흐리멍덩한 시야로 바닥에 누운 채 정면을 보기 위해 고개를 올리는 행위가 이렇게나 힘든 일인지 처음 알았다.
"…내 말 안 들려어? 자는 거야아?"
아…젠, 장. 나른해….
"이제 따먹어도 되는 거지이? 쿳-! 쿠히히힛."
빌어먹을 웃음소리…저거 때문에 몇 번을 악몽이나, 또…아, -!
가까이 가면 찰 기세로 무릎을 올리더니, 그렇게 잠깐 웅크리다가 털썩.
"…자? 진짜 자?"
혹시 방심을 유도한 뒤에 타격하려는 건 아닐까 경계하지만, 뒤로 천천히 돌아가며 지켜보아도 미동 없이 쿨쿨대고 있었다.
"자-나 보네?"
말하면서도 의심을 지닌 채, 감은 눈을 집게손가락으로 벌리나 반응 없는 눈동자. 이걸로는 모자라 찌를 것처럼 빠르게 움직이다 멈춰도 그대로라 겨우 기절했단 걸 실감했다.
"후-우…."
수면제를 먹였음에도 제압하기 여간 쉽지 않아서 진땀 뺀 게 헛되지 않아 드는 승리감. 이제 저번보다 더 느긋하게 정복감을 느끼며 능욕할 수 있단 생각에 기대감이 잔뜩 부풀었다. 특히 저항하던 것 치고는 곤히 잠든 귀여움에 배덕감을 느끼며 흥분.
"헷…, 히-힛!"
만연한 미소로 시선이 향한 곳은 다름 아닌 녀석의 사타구니였다. 바지 안에 조용히 잠들어 있을 자지를 꺼내고 세워서, 보지에 넣기만 하면 행위는 시작이자 사정과 함께 끝나 주목적을 이루겠지.
"…흐-응."
하지만, 단지 그러기엔 무언가 아까운 상황이었다.
"에헤헷-."
섹스는 섹스고, 완전히 무방비한 상태기에 희진이도 못 해봤을 짓을 해보고 싶은 호기심….
"…그건 이미 했으려나?"
그러려고 했는데…전에 기절한 녀석을 데려갔을 때, 볼을 꼬집거나 쓰다듬는 등 이미 뭔가를 많이 했을 거 같았다. 그렇다고 내가 하지 말란 이유는 없어서 그냥 만지는 뺨. 남잔 좀 딴딴하거나 푸석푸석할 거 같았는데, 제법 말랑했다.
"헤에-."
겉보기에도 고왔던 피부라 그런지 고운 감촉. 이대로 무작정 옷부터 벗기는 것이 아니라, 희진이가 그랬던 것처럼 자신도 무릎 꿇고 앉아서 허벅지로 머리를 가지고 왔다. 녀석의 동의 없이 매만지는 머리카락. 단순하게 쓰다듬는 것만으로 약한 만족감이 느껴졌다.
"우-응…."
분명 수면제를 먹이려고 할 때까진 처음 섹스했던 감각을 다시 체험하고 싶어서 그랬는데, 막상 머리맡에 두니까 묘하게 되는 안정감은 신기할 따름.
"…칫-."
원래 계획엔 이럴 생각이 없었지만, 예상외로 좋아서 혀를 찼다. 나 몰래 둘이서 여태 이랬을 상상에 올라오는 질투심. 그러나 지금은 내가 그 상황을 뺏었으니 추한 감정 접어두고 현재를 만끽하기로 했다.
"후-…!"
머리칼이 어떤지 손가락 마디 사이사이로 겹치고 문지르다 만질 수 있는 건 하나가 아니란 걸 깨닫고 이마로 올라간 손바닥. 당연한 이야기지만 열은 없었고, 에어컨 덕분에 불쾌하지도 않았다. 또 인형이 아닌 실제 남자를 만지기에 생생한 촉감으로 확인하는 눈, 콧등, 인중. 그리고, 입…술.
"…아-."
어쩌다 보니 사귀지도 않은 채로 키스도 해본 적 없으면서 섹스부터 달성하니까 미묘해진 기분. 굳이 섹스 전에 연애나 키스를 우선적으로 달성해야 한다는 규칙 따윈 없었지만, 무언가…무언가가 마음 공허하게 패배한 거 같았다.
"…말랑해."
창작과 현실을 비교하는 건 말도 안 되지만, 보고 자란 접촉물 대부분이 그런 종류라 어쩔 수 없는 한계. 자지를 두 손으로 쥐어도 조금 남을 만큼 다들 이십에서 삼십 센티 정도 되는 줄 알았었다. 첫 경험을 경험한 날 이후, 여태 봐왔던 자료 속 남자들의 물건과 비교해봐도 보잘것없는 부피. 기껏 이만한 게 자신의 처녀막도 찢고서 한동안 제대로 움직일 수 없게 했다는 사실을 여전히 믿기 어려웠다.
"하-…."
그래선지 지금도 간간이 욱신거리는 하복부. 행동하는데 큰 지장은 없었으나 무시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었다. 그래서일까, 쓰러졌으니 냉큼 섹스부터 하는 게 아니라 여유롭게 접촉부터 시작하는 건. 남자치곤 아담한 몸, 성실한 성격처럼 섬세한 얼굴이라 재미 삼아 볼을 꼬집으니 금방 붉어지면서 흔적을 나타냈다. 이대로 밀착해서 두 손으로 턱을 감싸 얼굴 위치가 상반되게 키스하면…영화 같지 않을까? 비록 생각했던 것과 다른 괴리감을 느껴왔어도, 그건 어디까지나 보는 것과 하는 것의 차이였으니까. 이것도 마찬가지일 거다.
"…헤헷."
더군다나 이렇게 만지고만 있어도 괜찮아서 섹스를 통해 오르가슴이나 절정을 느끼는 것도 좋지만, 스킨십 하나로도 충족되는 기분은 무척이나…. 약간 부족했지만, 그리 나쁘지 않았다.
"하-…."
손끝으로 그렇게 푸석푸석하지 않은 입술을 만지다 막상 입 맞추려고 가까이 대려니까 괜히 창피해져서 떨어지는 상체.
"으-흐…."
얼굴을 가지고 노는 건 이쯤 하고, 본격적인 행위에 들어가려 머리를 들고 뒤로 뺀 건 다리가 저려서였다. 운동은커녕 움직이지도 않는 몸으로 이 정도면 제법 많이 버텼다며 자기만족.
"…힛."
어차피 몸을 만지고 노는 건 섹스하고 난 다음에 해도 무난할 거다. 내 체력으로 아무리 물고 빨고 해도 약효가 다 되기 전에 지칠 테니까.
"쿠-히힛!"
절정에 이르는 건 기껏 해봐야 한두 번이 한계란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이상과 현실의 차이를 다시 확인하기 위해 두근거리면서 벗기는 바지. 구상했던 계획은 어깨를 잡고 침대로 끌고 가려 했는데, 힘이 부족해서 하는 수 없이 바닥에서나마 하기로 했다.
"…읏-."
방으로 끌고 가는 것도 그렇거니와, 힘에 부쳐서 쉽게 벗겨지지 않는 바지. 허리춤을 잡고 내려도 바닥과 닿은 궁둥이에 걸려서 가녀린 팔뚝에 온갖 힘을 줘야 했다. 침대에선 그렇게 힘이 들었던 것 같지 않았는데, 역시 바닥이라 그런지 자각하는 불편함. 속으로 짜증을 부려도 끌고 갈 기운이 생기는 건 아니었기에, 괜히 힘 빼지 않는 방향으로 바지를 벗기니까 남아있던 사각팬티가 바지춤보다 쉽게 내려갔다.
"…힛-!"
그러니까 빼꼼하고 귀엽게 나타난 자지…라고 불리기 민망한 남자아이의 고추. 털 하나 없이 밋밋해서 허전했지만, 살살 자극하면 손 하나로 잡지 못할 수준으로 커져서 살살 건드리기 시작했다.
"쿠-히힛."
일단 만지면서 주름이 생겼다 사라지는 귀두 부분을 집중 공략. 그러다 기둥 옆을 손가락으로 짚어 위아래로 흔드니까 껍질이 까지려다 마는 것은 아직 발기가 다 안 됐기 때문일 거다.
"헤-에."
다루는 게 엉성해도 효과가 있었는지 눈앞에서 점점 커지는 것이 보여 증폭되는 설렘. 과연 지난번처럼 쾌락에 몸이 떨릴 것인지 그게 가장 기대돼 얼른 자지를 세우려고 빨라지는 손길은 손가락 두 개에서 중지를 더해 세 개로 늘렸다. 덤으로 녀석의 자지가 커지면서 서서히 딱딱해지는 것 또한. 제법 온기가 있어 확연히 차이 나는 온도는 해봤자 얼마 차이가 안 나겠지만, 여기서 가장 뜨거운 것을 고르자면 거의 커졌다 싶은 녀석의 자지가 틀림없었다.
"하…."
위화감이 있다면 단지 자지를 넣기에는 무언가 빼먹은 것처럼 부족해서 드는 아쉬움. 그게 무엇인지 확실하게 단언할 수 없었어도, 본능이 아직이라면서 만류했다.
"…치-힛."
하나 여기까지 와서 본래 이루려던 목적을 포기할 수 없었기에 입고 있던 체육복 바지를 내리려니까 주머니에 잡히는 이질감이 콘돔. 어째서 망설여지는 기분이 들었는지 깨닫곤 바로 꺼내서 자지에 씌웠다.
"…웃-."
그런데도 탐탁지 않은 기분을 의식하지 않으려 속옷도 벗으니까 허전해지는 하반신. 충분한 고양감에 이대로 삽입해도 문제없겠지, 해서 콘돔 씌우느라 미끄러운 손으로 자지 기둥을 잡아 보지에 넣으려니까 입구에 가까워질수록 심장의 작은 떨림이 거슬렸다. 다시금 기분 좋게 오르가슴과 절정을 느끼려고 하는데, 그런 자신을 자신이 방해하는 것처럼 느껴져 들뜨려다 가라앉아버린 정신.
"후-우…."
이미 처녀는 아니고, 상실의 후유증도 많이 나아져서 그렇게 불편하지 않았다. 가벼워도 자꾸 약하게 쿡쿡 찌르는 이질감이 설마 아직 양심이 남아서 그러는 건 아닐 테고.
"…큿-!!"
살살 머리를 털어 각오하면서 천천히 허리를 밑으로 내리니까 입구에 닿은 귀두가 처음보단 쉽게 들어오자 생각 없이 허리를 스르륵 내린 게 화근이었다. 처녀막이 찢어졌던 아픔만큼은 아니었지만, 비슷하면서도 달라서 아직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됐기에 거부하는 고통.
"아-…."
머리로 계획하고 원해서 저질렀는데, 어째서 몸이 주저했는지 이제야 알 거 같았다.
"으-읏…."
쾌락에 점철되기도 전에 아픔이 반겨주더니, 빠져나갈 수 없도록 여지를 안 주는 뒤섞임. 지속적이라 감내해야 하는 통증 탓에 허리를 숙이고서 잠든 녀석의 품으로 연약하게 두 손을 기대버렸다.
"…치-힛!"
만약 녀석이 맨정신이었다면, 보이고 싶지 않은 장면이라 혀를 찼어도 알 수 있는 사람은 다행스럽게 나 혼자.
"쿠-후훗, 힛-."
서툴렀기에 순간의 격통 견디느라 움직이지 못하고 삭혔지만, 그렇다고 고조 된 기분이 가라앉은 건 아니라서 순서를 빼먹었음에도 기죽지 않고 점점 자신에게 좋은 감각을 찾아갔다.
"…끗-!?"
"흐-흥…."
그래도 괘씸해서 옷 위를 더듬어 녀석의 젖꼭지를 찾고 꼬집으니까 찡그리는 미간에 몸 말고 정신이 흡족하여서 참느라 부들거리던 입꼬리가 슬슬. 만일 충격에 깨어난다면 하는 염려도 반대라 오히려 일어났으면 바라는 것은 별로 재미가 없어서였다.
"흫…!"
생각했던 만큼 지난번의 쾌감도 없었고 가만있는 채로 상대하니 자지만 생체지 혼자 낑낑대니까 솔직히 짜증도 살짝 일었다. 그러나 누구에게 화낼 수 없는 까닭은 모두 자신이 자처한 결과. 불만을 토로하는 것이 누워서 침 뱉기나 마찬가지였다.
"히힛-."
그러고 보니 아까 희진이가 녀석의 가슴을 때릴 때 비명 참으려 움찔거린 이유를 생각하니까 괜스레 웃음이. 꼬집어 새긴 상처가 아물지 않은 상태로 공격받으면 눈물이 찔끔 나와도 수긍할 거다. 그걸 모르고 가슴을 치며 기댔으니, 아까 웃음 참느라 죽는 줄.
"읏-."
여의치 않지만, 지지 않으려고 많이 나아진 통증 속에서 쾌락을 끄집어내기 위해 조심스럽게 허리를 움직였다. 작다고 생각한 자지가 자기주장하며 꼿꼿하게 세워 준 덕분인지, 약간 까슬까슬한 내부에 온기가 들어와 까칠하니 화끈하게 처음을 장식하다가 열기가 액체를 부르니까 어울리며 점점 균형을 반대로 기울여 갔다.
"끟-흣! 으응…."
갈증에 마시는 콜라의 첫 모금처럼 목구멍을 간지럽히는 기침을 삼키고 부담 없이 서서히 유순해지는 마찰. 이번에도 처음이 어려웠을 뿐, 차근차근 좋아지는 기분에 이끌렸다.
"흐-응…응-."
아픔도 잦아들었겠다, 아무런 방해 없이 몸을 흔드는 행위가 좋아서 흥이 오름에 따라 신음 또한 참을 필요 없이 내내. 느긋할 정도로 자신의 페이스에 맞춰 허리를 움직이기에, 그런 무게를 지탱하려 깔고 앉은 녀석의 얼굴을 확인하니까 뺨이 상기 됐음에도 태평한 표정이었다. 어차피 재워서 하는 터라 미모가 점차 달아오르는 것에 만족하기로.
"후후훗…웃-."
아무것도 모른 채 소파에 누워 잠든 희진이와 그런 여친을 사랑하지만 제대로 된 발버둥조차 실패하고 무력하게 당하는 남친의 상황이 너무나 오싹오싹해서 쌓이는 배덕감에 심장이 크게 요동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