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7화 〉조악한 겁탈(3) (17/107)



〈 17화 〉조악한 겁탈(3)

"자-그러니까. 더 울어봐. 계집애처럼."

녀석에게 지지 않기 위해 강한척하니까 두려움에 떨리는 목소리로 반항하는데, 순진무구한 녀석의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은 제법 귀엽네.

"쿠-히히히힛."
"힉-!"

아, 좋아. 초식 동물의 비명처럼 애처로이 우는데 겁을 너무 먹은 나머지 도망치지도 못하고 굳어버려 당하기만을 멍청하게 기다리는 그런, 숙명 같은.

"그래, 귀여운 목소리로 내게 애원해봐. 싫다고 거부해봐. 그럼 나는 신경 쓰지 않고 더욱 희롱해줄 테니까."

막 깨달았는데, 괴롭히고 싶은 성향이라 어쩔 줄 몰라 하며 훌쩍거리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흘리는 눈물이라도 핥아서 소름 끼쳐 하는 반응까지 만끽하며 잡아먹고 싶어졌다.

"반항해도 돼. 그렇지만, 그 뒤엔 어떻게 될지 기대해도 좋을 거야."

슬슬 저항이라고 하기 힘든 움직임이라 안심하고 도발하는 말은 어차피 그럴 기운도 없을 거란 자신감에서. 겨우 정복한 남자아이의 몸이라 거칠어졌던 숨이 정상으로 돌아왔으나 이번엔 다른 흥분에 기대를 섞어 숨결에다 욕망을 가미해 태우면서 빠져나왔다.

"어머? 쿠후훗."

이렇게나 굴욕적인 자세로 추태를 보였음에도 어쩔 수 없이 빳빳해진 수컷의 자지.

"으읏-! 흑…."

이런 것 자체가 처음임에도 거리낌 없는 손짓에 오른손은 벌써 엄지와 검지가 귀두 부근을 잡고서 나머지 손가락은 마디를 접어 기둥의 온기를, 손날 부분은 뿌리를 건드리며 초두를 감상했다.

"작네?"

아깐 제압하려고 불알을 잡느라 직접 눈으로 보진 못했었는데, 비교군이 야동 배우나 창작물밖에 없어서 실제와 차이는 당연히 모를 수밖에.

"흑! 끄-흣…."

그다지 조심스럽지 않은 손길이 주름을 벗기며 껍질의 존재를 확인하다가 손톱으로 기둥을 살살 긁어보기도 하고, 감촉을 알아보려 형태를 알 수 있을 만큼만 쥐어보기도 했다.

"아…귀여워. 희진이는 좋겠네. 이런 장난감을 가지고 있어서. 정말이지…부럽다니까."

이런 호기심을 충족하다 흐느끼는 소리에 구경하던 자지를 두고 시야를 올리니까 정말 눈물을 흘리는지 양팔로 얼굴을 완전히 가리는 녀석.

"그래도 동정만큼은 내가 먼저 가져가니 그렇게 부럽지만은 않으려나?"

히히히히힣.

다시 자지를 만지면서 이걸 입에 넣어볼까도 싶었지만, 그것보다 좀  괴롭혀주고 싶었다.

"우는 거야? 꼴사납게?"

어떻게든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려고 해도 소심해서 자기 얼굴마저 가려버린 상태.

"크-흑, 흣-!"

눈물 자국 닦지 못한 채로 서럽게 우는 면상이 보고 싶어 팔을 치우려 힘을 주지만, 쉽게 떨어지지 않아 마음에  들었다.

"칠칠치 못하긴. 이래서야 들켰을 때 희진이에게 차이는  안 봐도 뻔하겠어."

말은 이렇게 했지만, 훌쩍이는 주제에 버티는 힘은 무시하기 어려워서 뒤로 살며시. 조금 머리를 식히고 다른 것부터 할까 살피다가 마침 자세가 야해서  사진을 찍었다.

'띠-링!'

그렇기엔 아까와 찍은 소리가 다른 울림.

"지금…, 뭐한 거야?"

사진을 찍힐 때 무릎을 올려 어떻게든 치부를 가리려고 한 자태가 꼴리기도 했지만, 자신이 가린 팔 때문에 보지도 못하면서 궁금함에 떨면서 묻는 목소리 또한 흥분되긴 마찬가지였다.

"사진으로만 남기긴 아까워서, 아예 영상으로 찍고 있었지."

평상시 부족했던 언변이지만, 이럴 때만큼은 최대한으로 입을 움직여 농락하기 위해 부리는 말솜씨.

"하지 마…제발, 그만…."

그게 통했는지 슬슬 체념하는 동시에 금방이라도 터질 듯한 울먹거림을 듣자 몹시 즐거워졌다.

"싫어."

이리 직접적으로 누군가를 괴롭히는 건 처음이었는데, 어째서 이렇게나 즐거운지 몰라 잔뜩 히죽거리는 표정.

"됐으니까,  더 울어봐. 아까보다 목소리가 작아졌잖아. 재미없게 시리."

초면엔 취향이기도 하고 소설에 도움 될까 싶어 몸을 요구하려던 것이 지금에서야 요구사항도 많아지고 계획마저 심하게 비틀어졌다. 대신 실망스럽지 않은 재미에 이런 흥분감은 쾌락과 중독성으로 치자면 흡사 치사량. 여러 장르를 섭렵한 바, 플레이라고 생각될 이런 분위기가 이리도 흥미로웠는지 몰랐다. 비록 상대방과 협의가 전혀 안 돼서 단도직입적으로 강간이지만.

"흑, 그만…."

아, 기어이 돌리는 고개. 대화할 의지마저 꺾인 듯한 동작에 더 도발해봤자 소득이 없음을 알아차리고 자지로 시선을 되돌렸다.

"후후-."

여전히 불끈불끈해서 다시금 만져보는  손…이렇게 작은 걸 넣어도 제대로 흥분은  수 있을까 하는 의심. 한 손으로 다 잡히다 조금 남는 수준이었지만, 이것이 남자 평균 정도라는 걸 알지 못했다.

"후-…."

여기까지 왔으니 자신도 물러날 수 없어 배수진을  처지. 행하기로 마음 먹었으니, 실행에 옮긴다곤 해도 완전히 주저하지 않았던 건 아니었다. 단지 이만큼 실천할 수 있었던  뒤를 보지 않은 성격 탓에.

"…헷-."

물건을 주문하면서 딸려 온 콘돔을 사용하기 위해 만지니까 뭔가 기름기가 있어 어떻게 씌우는지 고민하다 최대한 봐왔던 창작물을 떠올리니까 동그란 주위를 자지에 끼워 내렸다.

"…하."

다행히 한 번에 성공하니 자지에 옷을 입힌 듯한 느낌. 덕분에 뭔가 우스워졌다.

"후-…."

정지 없이 억지를 부리면서 달려왔지만, 시도하기 직전에서야 마음의 준비를 하는 건 아무래도 처음이니까. 그간 여러 매체를 봐오면서 처음은 아프다는 것과 계속하다 보면 기분 좋다는 거, 처녀막은 찢어지고 눈물이 난다는 그런 것만 봐왔지 직접 마주하니 흥분과 기대와 두려움이 공존해 쉽사리 보지에 집어넣기 망설여졌다.

"읏-…흑."

본의 아니게 기다리는 상대를 보자 결심하고 벗으니 드러나는 맨몸엔 흔적조차 없는 속옷. 침대에는 허벅지부터 올라가 무릎으로 지지대를 겸하며 손바닥을 펼친  손이 중심을 잡기 위해 상대방  위에 올라가 균형을 잡았다.

"하-…."

자지 위로 자리 잡은 보지가 겉에만 젖어서 만지니까 애액이 딱 손가락만 적실 정도. 전희도 애무도 경험이 부족해서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지만, 두근거림 만큼은 생생한 초심 그대로라 이대로 진행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 거 같았다. 전혀 생각지 못했던 콘돔마저 준비된 듯 마련됐으니 더는 선행될 것이 없다고 판단. 곧, 자지의 기둥을 손가락으로 잡아 보지에 확실히 꽂아 넣기 위해 허리를 좌우로 움직이는 건 옆으로 벌어진 양쪽 무릎이 살살 이동하며 삽입에 점차 가까워지기 위함이었다.

"후훗-."

귀두가 보지 입구에 닿으니까 몸을 아래로 내려가기만 해도 처녀를 상실한다는 아찔함에 숨길  없이 지어지는 미묘한 미소. 동생의 남자를, 아직 동정인 자지를 처녀인 자신이 선점한다고 상상하니 이겼다는 생각에 의기양양해져서 만약 이 사실을 알게 되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궁금해 설핏 기대되기도 했다.

"하-읔!!"

아-팟…!!!

"악…! 읏, 긋-."

그런 망상 무색해지게 자지를 받아들이자, 저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다.

"아…흨, 끅…!"

금방 자신의 추태를 깨닫고 늦게나마 참으려고 입에다 손을 가져가 소매를 물으려 해도 벗어 없었기에 자연스레 휘어지는 허리는 앞으로. 무방비한 가슴에 연약한 주먹 올리고는 여전히 이빨로 항상 입었으나 지금은 없는 허상을 깨물며 고통을 잘근잘근 씹어냈다.

"으-긋, 긋긋긋…."

천연 혀를 차는 소리와 비슷하게 안간힘을 다해 버티는 까닭은 기껏 겁탈하고 주도권을 가졌건만 약한 모습을 보여 녀석의 의지로 자지를 움직인다면 당장 자신이 무너질 것 같은 위기감에.

"흨, 읏-! 하…."

원래라면 고통에 부르르 떨다 움찔거리며 서서히 통증 약화하기를 기다려야 하는데, 어째선지 아픔에도 기어이 몸을 숙이면서 기대려는 의존성 강한 성격이 반영되었다.

"흑-…."

홀로 고단함을 감내한 채 눈치를 살피니까 다행히 꼴사납게 훌쩍거려서 여태 자신의 세계에 갇힌 모습. 자지를 보지에 먹히면서도 삽입에 대한 흥분보다 자기가 처한 상황의 억울함이 커서 그런지 시큰둥한 반응이 거슬렸으나, 속의 살갗이 찢어지는 고통이 더 컸기에 하나하나 따질 겨를이 없었다.

"하-앜…흣-!"

살면서 아픔이라곤 넘어져 까진 피부나 어쩌다 베인 상처가 대부분이라 손에 꼽을 만치. 그러다 간혹 새끼발가락이 문틀에 찧는 정도가 최고였는데, 이제껏 경험한 것을 웃도는 격통이라 강렬하고도 여운이 진득해서 전희도 없이 겉만 젖었다고 애무를 가벼이 생각하여 삽입해버린 처녀의 말로였다.

"으-긋, 흩…!"

손등으로 입가를 가려 고통을 삭이다가 천천히.

"…흑-!"

쥐었던 주먹의 힘을 반쯤 풀며 가슴을 미니까 반응하는 목소리에 귀여워서 아픔이 좀 가시니까 다시금 괴롭히고 싶단 욕망에 사로잡혔다.

"쿳-!"

머리에 피가 욕정으로 쏠리니까 그제야 여기저기서 느껴지는 새롭고 흥미로운 감각.

"쿠-훗, 쯉-."

아직 통증에 미간 좁아지게 찌푸려진 표정을 유지해도 보지 안에서 움찔거리며 따뜻하게 자신의 존재를 주장하는 사실과 정작  주인은 초라하고도 먹음직스러운 추태를 부리며 밑에 깔려있으니 눈가에 살짝 눈물이 고였어도 입가엔 미소가 번져 입맛을 다시게 했다.

"어때? 동정을 상실한 기분이?"

성별은 반대였지만, 자주 보였던 상황에서 기어코 생각 난 대사.

"흑-, 읏…!"

아쉽게도 만화와 다르게 순순히 해주지 않는 대답이라 반응이 없었으나 야리야리하게 우는 얼굴을 감췄던 방금은 뇌리에 깊게 새겨져 쉽게 지울 수 없었다.

"칫-."

내면에  수 없는 충동이 꿈틀거리며 비슷하게나마  보고 싶다는 욕망이 차오르길래 이윽고.

"울지만 말고 뭐라도 대답해 봐. 그토록 염원하던 동정졸업이잖아?"

자꾸 능욕하려고 하니까 신기하게도 아픔이 가라앉으면서 준비한 것처럼 술술 나와 내심 놀라웠으나 금방 재밌어져서 지치기는커녕 흥분감만 배가 되었다.

"읏-…. 읍-."

하지만, 겨우 고통에서 해방되어 즐거워지려는 차에 반응도 대답도 하지 않으려니까 깨지는 흥.

"벙어리야? 말할 줄 몰라?"

그것이 노림수라면 분하게도 녀석의 행동이 정답이었다. 기껏 차오른 고양감 픽 식어버리게 아무런 대꾸조차 하지 않으니 다른 방도를 찾는 수밖에.

"큼…좋아. 아무렴, 찐따니까 고작 자지 삽입한 거에 기뻐서 우는 것밖에 못 하는 거겠지."

만화에선 그래도 대화가 오가니까 내용이 진행되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아 답답한 탓에 혼자서 궁리하려니까 이게  화가 났다.

"…흑-!"

거의  달  말을 십  만에 소모했음에도 소리도 죽고, 망부석이라 섹스에 대한 기대감이 짜증으로 변색 돼서 치솟는 감정.

"칫! 맘대로 해. 언제까지 그렇게 있을  있는지 두고 보자고."

어린아이가 떼쓰듯 악당이나 할법한 말투였다. 암만 자기 취향이지만, 비록 범죄이긴 해도 겨우 달성한 성취감을 이렇게나 밑으로 추락시키니까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제멋대로. 어차피 섹스가 자지 보지 만나서 실컷 실랑이 벌이다 서로 싸게 되면 다니까 여기에 쓸데없이 힘 빼지 말고 몸을 움직이자고 결정했다.

"…엇?"

근데,  상태로는 다리에 힘이 풀려서 도저히 혼자 몸을 위로 올렸다 내리는 반복을 할 수 없을 거 같은 싸함.

"흣-…."

실제로 시도해보려니까 마음만 앞선 나머지 딸랑 어깨만 살짝 위로 솟은 정도라 정작 보지는 자지를 뿌리까지 꽉 물고 놔주지 않을 기세였다.

"야, 생체딜도."

이왕 대답도 하지 않을 거, 자신도 말 걸지 않기로 마음먹고선 만화에서  표현  하나를 툭.

"움직여."

귀엽다고 하는 것도 내 뜻대로 움질 때나 그렇지, 당최 말을 듣지 않으니 차가워질 수밖에 없는 음성으로 명령했다.

"…싫어."
"힛. 드디어 입을 열었네."

비록 거부의 표현이었지만, 그걸로도 기뻐서 무심코 내려갔다 제자리를 되찾은 입꼬리.

"…."

다시 입을 닫아버렸지만, 딱히 상관없었다.

"움-직여."

따를 것 같지 않음이야  알고 있어서 무미건조함에 살짝 음률을 넣게 된 건 방금 싫다고 말한 거 하나 때문에.

"…칫-."

그러나 내게 부정적인 건 여전해서 다른 방도를 떠올리고는 이행하려 손을 올린 찰나 창피함에 얼굴을 가린 두 팔이 얼떨결에 내 손을 막아 힘으론 도저히 뿌리칠  없다고 단정 지었다.

"움! 직여! 허리! 써!"

지치지도 않고 우는 소리와 싫은 소리를 내서 신경질적으로 때리려는 뺨 대신 휑하니 드러난 가슴을 내리치는 주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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