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76화 〉76화 워터파크(3) (76/85)



〈 76화 〉76화 워터파크(3)

그렇게 다음으로 향한 행선지는 핫한 기구인 메가스톰이었다. 이미 인기가 많아 줄도 제법 길었는데 당연히 사전예약제를 운영하는 줄이었다. 이른 시간에 갈수록  빠른 시간의 종이 팔찌를 주는데 적혀 있는 시간에 가면 바로 탈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줄 진짜 기네?”


“못 해도 30분 이상은 기다려야 할 것 같아.”

“이거  타야해요?”


혜진이의 물음에 성민이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며 바라보았다.


“혜진아~ 이런 놀이동산의 랜드마크는 무조건 타줘야 다녀갔다고 자랑을 할 수 있어! 물론 다른 놀이기구도 재미가 있겠지만 이거는 무조건 타줘야 하는 거라고!”


“나도 이거 타보고 싶긴 해.”


유람이가 성민의 말을 거들며 말했다.

“예약제니까 이거 예약하고 다른 거 터거나 놀다가 시간 맞춰서 오면 되는 거니까 기다리기로 하자.”

“그렇지~! 지수 너 말 한 번 잘했다.”


팔짱을 낀  고개를 끄덕이는 성민이었다.


“그리고 이거 안 탔다간 쟤가 또 무슨 발광을 할지 몰라.”

“어허! 발광이라니?! 내가 대체 무슨 발광을 떤다고 그러는 거야?! 지수 너 잘나가다가 한 번씩 이상한  하더라~!”

“이상한 말은 지수 언니가 하는게 아니라 오빠겠지.”

“뭐시랏?!”


“목소리 좀 낮춰 오빠. 오빠 때문에 부끄러워 죽겠어.”

성민의 목소리가 컸던지 이쪽을 쳐다보는 시선에 설아가 핀잔을 주며 옆구리를 꼬집었다.

“야! 그렇다고 옆구리는 왜 꼬집어?!”


“한 번 더 꼬집어 줄까?”

“아니, 그건 사양할게.”


그렇게 궁시렁 거리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면서 기다리는 사이 어느덧 예약카운터에 도달해 각자 시간이 적혀 있는 팔찌를 손목에 착용했다.


“됐다! 이제 예약했으니까 다른 거 타러 가자!”

적혀 있는 시간은 1시 15분쯤으로 얼추 점심 먹고 쉬다가 가면  수 있을 것이었다.


“다른 놀이기구도 줄이 길겠지?”

“그럴 거야.”


“이번엔 안 기다리고 싶은데.”


“어쩔  없잖아. 사람들이 많으니까.”

“음.. 그럼 하는  없이 거기를 가야겠군.”


성민이 고개를 끄덕이며 갈 곳은 그곳 밖에 없다는 듯 한 뉘앙스를 풍기자 현준이 의아한 듯 물었다.

“어디 말이야?”

“당연히 거기잖아. 워터파크 하면 뭐겠어?”

그리곤 성민이 팔을 들어  쪽을 가리키는데 그곳으로 시선을 돌렸다가 뭔가를 깨달은 듯 설아가 말했다.


“오빠가 말하는 곳이 파도풀이야?”

“그렇취!”

“파도풀이란 말이지...”

현준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확실히 워터파크의 꽃이라고 하면 당연히 파도풀을 빼놓을 수가 없었다.

“좋아, 그럼 기다리기 지루한 거 같으니까 먼저 파도풀 부터 가자.”


지수도 그게 좋을  같다는 듯 말하자 의견은 모아졌고 바로 파도풀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쏴아아악~ 찰싸악~~!!!

크게 휘몰아쳐 오는 파도가 앞으로 감싸듯 덮치며 부서져 내렸다. 수많은 사람들의 비명소리와 함성이 뒤섞이는 가운데 안전요원들의 호루라기 소리도 크게 들려왔다.


“생각  것 보다 파도가 놉네..”


유람이 걱정이 되는 듯 중얼거리자 혜진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인공파도 높이가 낮으면 재미가 없으니 적당히 높을 수밖에 없었지만 유람이와 혜진이가 보기엔 생각보다  높아 보였다.


“와하하하핫!”

그런 파도풀을 바라보며 허리에 양손을 가져다 댄 성민이 크게 소리 내며 웃었다.

“애들아? 대단하지 않냐? 햇볕이 내리쬐는 여름엔 이렇게 파도에 한 번 제대로 휩쓸려 줘야 여름이구나 하는 거지.  그래?!”


“성민아, 너 너무 신난 것 같은데.”


“당연히 신나지! 오오! 파도가  몰려오려나보다! 애들아! 가자!!!”

그리곤 곧장 뒤도 안돌아보고 파도풀에 직행하듯 달려 나가는 성민이었다.


나팔 소리와 함께 거대한 인공파도가 만들어지며 몰려왔고 저 만치 앞서 달려 나간 성민이 물길을 헤치며  깊은 곳으로 달려갔다. 그러다 파도가 부서지는 경계선까지 도달해 안전요원이 물러나라는 듯 호루라기를 불었고 잠시 후 거대한 파도가 그대로 팔을 번쩍 들어 올리는 성민의 머리위에 내리 꽂히며 그대로 휩쓸려갔다.


“성민이 너무 흥분한  갔지?”


유람이의 말에 지수가 작게  숨을 내쉬었다.


“바보.”

팔을 허우적거리며 일어나는 성민을 바라보며 설아가 작게 중얼거렸다.

“애들아 빨리 와! 졸라 재밌어!”


성민이 크게 손을 휘저으며 어서 오라는 듯 소리쳤다.


“우리도 서있지 말고 가볼까?”

현준이 의견을 묻자 지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워터파크에 놀러왔는데 이렇게 서있는  시간낭비였다.


“꺄아앗!”

나팔소리와 함께 몰려오는 파도에 유람이 비명소리를 내뱉으며 몸을 돌렸다.


순식간에 일행들을 흽쓸곤 저만치 나아가는 인공파도였다.

“푸하!”

물 밖으로 고개를 내민 성민이 손으로 얼굴에 묻은 물기를 닦아내며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는 유람이를 보고 뒤로 수영해 다가가 그대로 물을 끼얹었다.


“어맛!”

“하하하하하! 재밌지 유람아?!”

“놀랐잖아.”

“원래 이렇게 놀라야 재미...컥!”


순간 물속으로 빨려 들어간 성민이 팔을 허우적거리며 다시 물 밖으로 튀어나왔다.

“재밌지 성민아?”

“현준이 너 이 자식!”


“하하하.”


수영해서 다가오는 성민을 피해 현준이 저 만치 나아가며 도망갔다.

“이 자식 잡히면 죽었어!”

“어디 한 번 잡아봐!”


순식간에 인파들 속으로 사라지는 둘을 보면서 혜진이가 작게 웃었다.


“저 바보들은 놔두고 우리끼리 놀자.”


그때 또 다시 나팔 소리와 함께 저 앞에서 거대한 물결이 크게 일렁이며 파도를 형성한 채 다가왔다.

파도가 오는 것을 보고 대기 하고 있던 설아  혜진이, 그리고 유람이와 지수가 웃으면서 즐겁게 파도를 맞았다. 시간이 지나 잡으러 갔던 성민이와 현준이도 다시 돌아와 즐겁게 웃고 떠들며 파도를 타면서 즐겼다.

한 참을 놀다보니 어느덧 시간이 많이 흘러 11시가 넘었다.


“야, 슬슬 배고프지 않냐?”

귀에 들어간 물을 고개를 젖혀 빼내며 말하는 성민의 물음에 현준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 보니 좀 출출하네.”

“그럼 푸드 코너에 갈까?”

“그렇게 하자.”

신나게 물에서 파도와 씨름하며 놀다보니 체력소모가 많았던 탓인지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일행은 아무도 없었다.

그렇게 푸드 코너로 향해 돈가스나 카레  덮밥종류들로 의견을 모아 음료수와 함께 시켜서 가지고 왔다.

“자리 잡기 참 힘드네.”


“사람이 많아서 그래.”


가족단위나 친구들, 또는 연인들이 많이 놀러 와서 푸드 코너도 많은 인파로 북적거렸다. 그렇게 적당히 빈자리를 잡고 앉아 즐겁게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즐겼다.

“그럼 파도풀에서 신나게 돌았으니까 미끄럼틀 터라가자! 대충 그거 하나 타고 나면 바로 메가스톰 시간이 얼추 맞춰 질 거야.”


“그거 무섭지 않아?”

“순식간에  떨어져서 하나도 안 무서워.”

별거 아니라는 듯 말하는 성민이었지만 사실 순식간에 떨어지는 미끄럼틀의 붕뜨는 느낌을 은근히 싫어하거나 무서워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허나 그렇기 때문에 스릴이 있어 워터파크에 오면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타는 놀이기구이기도 했다.


그렇게 의견을 맞춘대로 식사를 끝내고 음료수를 마시면서 어느 정도 휴식을 취하고 바로 직선으로 떨어지는 미끄럼틀로 향했다.


“꺄아앗!”

순식간에 일직선으로 떨어지는 미끄럼틀을 타던 여자에게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저거 무섭겠다.”


“보기에만 그렇지 안 무서워. 자자~ 갑시다!”


유람이와 혜진이는 걱정이 되었지만 이미 의견이 모인 만큼 안 탈 수는 없었다. 사람들이 줄 서 있는 곳으로 향해 지루한 기다림의 시간동안 또 다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며 시간을 때웠다.


드디어 마지막  사람이 초록색 신호에 맞춰 타고 내려가는 것을 보고 안전요원의 손짓에 맞춰 성민이 먼저 나섰다.

“구명조끼 푸시고 가슴에 감싸는 자세로 고개 들지 마시고 타시면 됩니다.”

알려주는 조언에 따라 입고 있던 구명조끼를 풀어 가슴어리에 감싸듯 안는 자세로 앉았다. 그렇게 빨간 신호가 초록색 신호로 바뀔 때 까지 기다렸다. 바뀌자 출발해라는 손짓을 보였다.

성민은 지체하지 않고 바로 타고 내려갔다.

슈아악-!!!

순식간에 물살을 해치며 밑으로 수직으로 떨어져 내렸다.


마치 미끄럼틀을 이탈 한  같은 붕 뜨는 느낌과 함께 가슴이 철렁했지만 순식간에 바닥을 쓸며 도착했다.

“햐~ 이거 죽이네!”

자리에서 일어난 성민이 짜릿하다는  소리쳤다.


옆으로 물러서서 잠시 동안 기다리자 다음으로 현준이가 타고 내려오는 것이 보였다.

촤아앗~!


물기를 뿌리며 천천히 멈춰선 현준이가 얼굴에 뿌려진 물을 손으로 훑어 닦아내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야 졸라 재밌지?”


“재밌는데 이거 유람이하고 혜진이 큰일 나는 거 아니야?”


“괜찮아 괜찮아~ 이 정도는 타줘야 기억에 남지!”


걱정 말라는 소리와 함께  다시 누군가 타고 내려왔다.

자세히 보니 다른 누구도 아닌 설아였다.


순식간에 타고 내려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서는 설아의 내민 손을 성민이 잡아서 일으켜 주었다.


“설아 너 잘 타던데?”

“나 스릴 있는 놀이기구 좋아하잖아.”

“그랬지.”

“꺄아아아아앗!”

그때 찢어저라 들려오는 강한 비명소리가 이어졌고 바라보니 헤진이 인 것 같았다.


역시나 물살을 가르며 천천히 멈춰선 이는 혜진이었다.


“엄마...”

자리에서 일어서는 혜진이의 얼굴은 울상이었다.


“재밌지?”


“뭐가 재밌어요~! 진짜 무섭잖아요!”

그리곤 달려와 투닥 거리는 혜진이를 설아가 달래주었다.


“꺄아앗!”


이어서  누군가의 비명소리가 들려왔고 당연히 유람이었다.


“왜 거짓말 했어! 하나도 안 재밌잖아!”


울먹이며 나온 유람이가 성민이를 향해 따지듯 물었다.


마지막으로 지수가 타고 내려왔는데 역시나 크게 무서워하는 것 없이 재밌게  탔다.

“자~ 모두 즐겁게 탄 것 같으니까 바로 메가스톰으로 가자!”


“나 안 타면 안 돼?”


“걱정마 유람아. 메가스톰은 이것처럼 크게 무서운 건 아니니까.”


불안해하는 유람이를 지수가 어르며 달래주었다.

혜진이 역시 설아가 재밌을 거라며 안정시켜주는데 앞장서 걸어가는 성민은 뒤에서 느껴지는 따가운 시선을 깔끔하게 무시하며 크게 웃으면서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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