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75화 〉75화 워터파크(2) (75/85)



〈 75화 〉75화 워터파크(2)

“많이 기다렸냐?”


“장난해?! 약속시간에 비해서 벌써 20분이나 늦었어!”

“뭐하다가 늦은 거야?”

“그게...”


“다 오빠 때문이야.”

뒷머리를 긁적이는 성민의 정강이를 까버렸다.


“켁! 갑자기  정강이를 차고 그래?!”


크게 소리친 성민이 상체를 숙여 빠르게 손으로 문질렀다.

“흥!”


설아가 무시하며 돌아서는 사이에도 성민인 인상을 찡그리며 빠르게 정강이를 문질러댔다.

“설아야, 왜 늦은 거야?”


혜진이가 조심스럽게 설아에게 늦은 이유에 대해서 물었다.


“오빠가 꾸물거려서 그래. 그러게 빨리 준비하라니까 계속 꾸물거리잖아.”

“아니, 볼일 보는 데 어떻게 끊고 나오냐? 보던  다 보고 나가야지.”


“그래서 버스 놓친 거야?”

“다 오빠 때문이야. 난 잘 못 없어.”


대충 무엇 때문에 늦었는지 알게 된 유람이 난처한 듯 웃었고 지수가 한 심하다는 듯 성민을 바라보았다.


“아니 너희들은  거 안 보냐?!”

억울하다는 듯 소리친 성민이었지만 오히려 지수에게 한 소리 듣고 본전도  찾았아.

“성민아, 이럴 땐 조용히 있는  반은 먹고 들어가는 거야.”

자리에서 일어난 성민이를 위로하는  같은 남자인 현준이 밖에 없었다.


“이건 재난(?)이라고. 생리현상으로 늦은 건 봐줘야지. 안 그러냐?”

“야, 뻔뻔남 윤성민. 가는 말이 고아야 오는 말이 곱다는 거 몰라? 그런 식으로 얼굴에 철판을 깔고 말하니까  그런 거야. 그리고 여~!는 모슨 여~!야? 늦은 사람이 아주 손을 흔들면서 웃으며 여유롭게 터덜터덜 걸어오더라?”

“놀러가는데 기분 좋게 가야지 그러면 인상 찡그리면서 가냐? 지수야, 좀 더 사고방식을 넓혀 봐. 사람은 어딜 가는 여유가 있어야 하는 법이야.  봐! 얼마나 여유가 있어! 늦었어도 당황하지 않잖아? 사람은 이렇게 늘 삶에 여유를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 법이라고. 보고 배워라.”


일장연설을 늘어놓는 성민의 모습에 어이가 없다는 듯 바라보던 지수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건 지수뿐만이 아니라 유람이 역시 못 말린다는 듯 성민이를 바라보았다.

“자자 제군들! 이제 잡담 그만하고 어서 출발합시다! 이러다 늦게 도착하겠소이다~!”

“이미 너 때문에 출발부터 늦었거든!”

“출발~!”

지수의 핀잔을 깔끔하게 무시해버린 성민이 앞장서 지하철역 안으로 걸어들어갔다.


“어떻게 얘기 저렇게 뻔뻔 할 수가 있을까?”


“그게 성민이 매력이잖아.”


“매력은 무슨.”


“우리도 가 지수야.”

그렇게 성민이 먼저 출발한 뒤를 따라 애들도 지하철역으로 내려갔다.

밖과 다르게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지하철을 타고 가는 현준이와 유람이, 그리고 혜진이의 얼굴은 정말 밝았다. 피지 못  사정(?)으로 성민과 설아가 늦게 와서 20분가량 늦은 출발이 되었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함께 워터파크로 놀러가는 것이라 기분이 좋아보였다. 설아 역시 재잘거리며 웃으며 대화하는데 정말 즐거워 보였다.

‘성민이가  대처 하고 있는 걸까.’


지수 역시 즐겁게 대화하면서도  번씩 설아와 성민이가 신경 쓰였다. 이미  사람의 관계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양호실에세 성민이에게 제대로 충고를 해주었고  대처하리라 믿었다. 현준이에게 성민이가 여동생인 설아를 얼마나 아끼는지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었다.


분명 설아를 위한다면 성민이는 가선 안 되는 길로 가려는 것을 잘 대처할 거라 믿었다.

‘아까전의 설아의 반응을 보면 진짜 모르겠어.’

성민의 정강이를 까버리는 설아의 행동은 자신이 알던 설아의 모습이 맞았다. 누가 그런 모습을 보고 오빠인 성민을 남자로 보고 있다고 믿겠는가.

전형적인 남매의 모습인데 말이다.


“다왔다~!”


지하철을 환승하고 타고 가서 드디어 목적지인 워터파크에 도착했다.

“사람들 진짜 많다~!”


“당연하지. 여름시즌 인데다 방학이니까.”

매표소 앞엔 가족이나 친구, 또는 연인으로 보이는 이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입장을 하기 위해 줄을 서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많은 인파속에 땡볕을 맞으며 기다린 끝에 드디어 입장하여 들어간 일행들은 갈라졌다.

“그럼 옷 갈아입고 저 앞에 입구에서 보자.”

현준이의 말에 여자애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양쪽으로 갈라졌다.

“현준아.”


“응?”


“참 아름답지 않냐?”


“뭐가?”

“저 비키니 입은 아가씨들이 말이야.”

흐뭇한 얼굴로 저 앞에 거니는 수영복 차림의 여성들을 바라보는 성민이었다.

“그만보고 우리도 가자.”

그런 성민을 현준이 탈의실로 끌고 갔다.

빠르게 옷을 벗고 수영복으로 갈아입은 성민이 현준이를 바라보았다.


“어떠냐? 이 형님의 몸이.”


근육을 자라하며 자신의 몸을 과시하는 성민을 무시하고 현준이가 수영복으로 다 갈아입은 후 탈의실 락커를 닫았다.

“네 몸은 체육시간에 많이 봐서 안 봐도 돼.”


“그래도 한 번 더 봐라.  형님의 멋진 몸을!”

포즈를 취하며 근육을 자랑하는 성민의 행동을 지나가던 사람들이 한 번씩 힐끔거리며 바라보는데, 그런 성민이를 이상하게 바라보는 이들도 더러 있었다.

“나 먼저 나간다.”


“야 인마~ 치사하게 혼자 가기냐!”

저만치 앞서 걸어가는 현준이의 뒤를 따라 나가는 성민이었다.

워터파크 야외 놀이시설에 나가는 입구로 향하니 아직 일행들은 보이지 않았다.

“우리가 제일 빨랐네.”

“거참  이렇게  참동안 기다리게 하냐. 이러다 놀지도 못 하고 돌아가겠네.”


“우리 여기 선지 아직 채 1분도 안 됐는데?”

1분은 무슨 이제 10초가 지났을 것이다.


바닥에 발을 탁탁 두드리며 팔짱을 끼고 서있는 성민의 모습은 마치 오랜 시간동안 기다린 사람처럼 보였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많이 기다렸어?”


그때  쪽에서 걸어오는 여자애들을  수가 있었다.

“오~!”

순간 성민의 입에서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걸어 나오는 지수의 수영복은 성민이 좋아하는 비키니였기 때문이었다. 지수뿐만이 아니였다. 유람이 역시 대단하게도 비키니를 입고 있었다. 거기다 설아도 마찬가지로 계곡에서 보았던 그 비키니를 입고 있었다.

그리고 혜진이 역시 비키니 였었는데 설아 말대로 였다.

“우리도 아까 전에 왔어.”


“그래?”

“응.”

“너희들 참 사람 마음을 읽을 줄 아는 구나.”

“무슨 헛소리야?”


“어떻게 내가 비키니를 좋아하는 걸 알고 다들 이렇게 비키니를...앗!”

그때 옆구리를 꼬집는 설아의 손길에 성민이 고통스러워하며 바라보았다.


“왜 꼬집어?”

“오빠가 이상한 소리를 하니까 그렇잖아.”


“아니 그렇다고 꼬집는 게 어디 있냐?!

“여기 있네요. 이 바보야.”


그리곤 혀를 내밀며 매롱하는 설아를 보면서 성민이 궁시렁 거리며 옆구리를 쓰다듬었다.

“성민이 넌 항상 설아에게 매를 번다니까.”


유람이가 작게 웃으면서 말했다.

“자~ 이 멍청이는 놔두고 어서 가자.”


지수가 앞장서 걸어가며 일행들을 이끌자 옆구리를 문지르던 성민이 계속해서 궁시렁 거리며 따라갔다.

그렇게 먼저 구명조끼를 빌리는 곳으로 향해 대여를 하고 착용을  후에 처음으로 향한 곳은 거대한 해골에서 물세례가 쏟아지는 어드벤처 풀이었다.

“햐~ 처음엔 저거부터 맞아줘야 워터파크에 왔다는 기분이 들지!”


이미 여러 사람들이 쏟아지는 물을 맞으며 즐기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자 가자 제군들이여! 오늘 이곳에서 이 젊음을 제대로 한 번 불살라 보자구! 하하하하하!”

“이상한 소리  하지 마 오빠! 창피해!”


당당하게 웃으면서 걸어가는 성민을 향해 잔소리를 하며 따라가는 설아와 애써 거리를 벌리며 일행이 아닌 것처럼 걸어가는 현준이와 지수, 그리고 유람이와 혜진이었다.

그렇게 다시 물이 차오르는 거대한 해골 앞에 멈춰선 성민이 어서 오라며 손짓 했다. 설아에 이어 다른 일행들도 멈춰 섰다.


“이거 괜찮지?”

“저도 걱정돼요.”


유람이와 헤진이가 걱정 되는 듯 작게 물었다. 내심 이렇게 서서 기다리니 긴장이 되었던 것이다.

“걱정 마시오, 유람, 혜진 소저! 이런 거쯤은 한  맞아보면 별거 아니라는 걸 금방 알게 될 테니 말이오.”

“성민이 말대로 경험해보면 별거 아니니까 괜찮아.”

이번엔 지수도 오바하는 성민이에게 핀잔을 주지 않고 오히려 동조하며 유람이와 혜진이를 안심시켰다.


“쏟아진다!”

잠시  신호와 함께 거대한 해골이 앞으로 기울었고 곧 쏟아져 내린 물줄기가 부딪히며 사람들 머리위로 덮쳐왔다.


쏴아아아아악!!!


“꺄아앗!”


“엄마아!”


놀란 유람이와 혜진이가 소리쳤지만 다행이 피하거나 도망가지 않았다.

순식간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부 젖어버린 일행이었다.

“하하하!  봐! 별거 아니라고 했지? 어때? 시원하고 좋지 않냐?”


성민의 말에 유람이와 혜진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긴장되고 걱정이 많이 됐었는데 맞아보니 생각보다 재밌었다.

물이 차가워서 놀라긴 했지만.

“자! 그럼 시작을 알렸으니까 바로 다음 장소로 이동하자~! 현준아 레이디들 다치지 않게 잘 모시고 따라와라!”

그리곤 남들이 쳐다보든 말든 당당하게 앞서 걸어가는 성민이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