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6화 〉46화 몽정
“뭐야? 또 몽정을 한 건가?”
아랫도리에서 느껴지는 찝찝함에 확인을 해본 성민은 어제와 다르게 의문문을 표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몽정을 했다고 하기엔 눈에 보여 지는 정액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 하지만 부문부문 말라붙어 있는 걸 보면 분명 정액이 맞는 것 같기는 한데 상당히 애매했다. 그래도 묻어 있는 것을 보면 사정한 것이 맞으니 이것도 몽정이라고 하면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니 하려면 시원하게 하지 찔끔 사정 한 것도 아니고 이게 뭐야?”
오히려 그 때문에 기분이 나쁜 성민이었다. 사정을 하다가 만 것 같은 또 다른 찝찝함이 마음을 엄습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자고 있을 때 한 것이라도 한 번 빼줄 때는 확실하게 빼줘야 한다는 게 성민의 생각이었다. 무엇이든지 하다말면 그것만큼 찝찝한 게 없다고 생각하는 성민이었다.
“이대로 학교에 갈 수는 없으니.”
어제처럼 많은 양을 사정 한 것 같지는 않으나 그래도 이 상태로 학교 가는 것은 좋지가 않아 샤워를 하기로 결정하고 속옷을 챙겨들고 방을 나섰다.
“오빠 샤워하러 가?”
“응.”
“별일이네? 이틀 연속 아침에 샤워하고.”
“어제 해보니까 가끔 오전에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더라고.”
그러고는 바로 욕실로 들어가 버리는 성민이었다.
설아는 그런 오빠를 의아한 듯 바라보았다. 언제나 저녁에 샤워를 해왔던 것을 생각하면 확실히 의외이긴 했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을 힘들어 하는 오빠가 아침부터 씻는 것을 넘어 목욕을 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갑자기 목욕에 재미를 붙였을리도 만무.
‘어쩌면...’
설아는 자신이 방에 들어간 것과 연관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비록 두 번이라고 해도 그 두 번이 모두 자신이 오빠 방에 들어간 날 샤워를 하러갔기 때문이었다. 문뜩 오빠가 혹시 깼던 것은 아닐까 하는 긴장이 엄습했지만 그럴리 없다며 금세 생각을 돌렸다. 어제 분명히 오빠가 잠들어 있는 것을 마지막까지 확인하고 나갔기 때문이다. 그리고 깼다면 그렇게 가만히 있을 리도 없었다.
‘찝찝해서 그런 걸까?’
비록 대충 휴지로 닦았다고 해도 분명히 흔적이 남아 있었을 터였다. 남자들은 몽정이라는 것을 한다고 들었는데 그것 때문에 찝찝해서 자고 일어나자마자 샤워를 하러 간다고도 했었다. 오빠도 그걸로 착각하고 샤워를 하러 가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물론 그건 어디까지나 설아의 생각일 뿐이었다.
‘나 정말 이제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어...’
어젠 정말로 스스로 생각해도 너무나 위험한 행동을 해버렸다. 오빠의 성기에 자신의 음부를 대고 비비다니. 오빠의 성기를 물고 빨았던 것을 넘어 음부를 대고 비비기까지 하다니 스스로 생각해도 그건 좀 충격이었다.
‘그래도 오빠가 좋은 걸 어떡해......’
하지만 일을 치르다보니 흥분을 해버렸고 제어를 하기 힘들 정도로 욕정이 끓어올랐었다. 지금은 이렇게 자신을 돌아보고 있다고 하지만 그 순간에는 그런 행동이 부끄럽긴 했지만 못 할 것도 없을 거라는 마음도 가지고 있었다.
설아 스스로도 자신에게 이런 면이 있었나 상당히 놀라고 있는 중이었다. 남자의 성기를 물고 빨기도 한다는 걸 알았을 때 더러운 것을 넘어 좀 충격이었는데 자신이 그걸 스스로 했다니 놀라운 일이었다. 새벽에 벌인 일은 사실 뭐하나 충격적이지 않은 일들이 없었다. 날이 갈수록 점점 더 대담해지는 것 같았다.
‘오빠니까.’
그런 자신의 행동이 모두 상대가 오빠라서 그런 거라며 생각했다. 성기도 오빠 거고, 사정해서 나온 것도 오빠 거라서 전혀 더럽다고 생각되지 않았다. 오히려 묘한 흥분 감을 느꼈다고 하는 게 맞을 것이다. 설아는 그럴 수 있는 이유가 자신이 그만큼 오빠를 좋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너무 좋아하니까 그럴 수 있는 거라고 생각했다.
식사를 다 차리고 기다리고 있는 설아가 문을 열고나오며 머리를 닦는 성민을 바라보았다.
“밥 다 차려놨네?”
“응.”
“금방 말리고 올게.”
그러고는 갈아입은 속옷을 세탁기에 넣어 두고는 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수건으로 머리를 닦았을 뿐인데 왜 저렇게 잘생겨 보일까...’
욕실 문이 열리며 젖은 머리를 닦으면서 나오는 오빠를 보고 설아는 가슴이 설렜다. 티비에서 연예인이 화보 차령을 할 때 젖은 상태로 찍는 모습을 영상으로 본 적이 있었는데 그때 느꼈던 멋지다는 느낌을 오빠를 보면서 느끼게 될 줄은 몰랐다.
‘나 어쩌면 좋지.’
이젠 저런 모습까지도 멋져 보이니 정말로 큰일이었다.
결국 설아는 그 후로도 주말을 이용해 두 번이나 오빠 방에 더 스며들어갔다. 주말에는 아르바이트를 해서 많이 피곤해 하는 오빠였지만 이미 탐하는 수위가 높아진 설아 인지라 불안해서 약을 계속해서 사용해 왔다. 물론 매일 같이 찾아 갔던 게 아니라 금요일 밤에는 찾아가지 않았다.
하루를 건너뛰고 이틀 동안 연속으로 찾아갔던 것이다.
“성민아.”
월요일 아침 교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성민을 보고 현준이가 놀란 표정으로 이름을 불렀다.
“왜?”
“너 주말에 아르바이트로 몸을 혹사했어?”
“평소대로 했을 뿐인데.”
“그런데 너 얼굴이 좀 핼쑥해 보여.”
“내 얼굴이?”
“으, 응...”
성민이 폰을 꺼내 정면카메라로 화면을 맞추고 얼굴을 확인했다. 자세히 보니 현준이 말대로 뭔가 전체적으로 피부도 푸석해 보이고 전체적으로 핼쑥해 보였다.
“성민이 너 또 늦게까지 잠 안자고 이상한 거 봤지?”
그때 가까이 다가온 얼굴을 확인하고 있는 성민에게 농담을 걸어왔다.
“장난하냐? 나 요즘에 안 보고 있거든?”
“진짜?”
“그래, 집에 들어가서 잘 시간 되면 바로 골아 떨어 진다고.”
“그런데 너 얼굴이 왜 그래?”
“나도 몰라. 요즘 몽정을 해서 그런가...”
뒷말은 혼잣말로 작게 중얼거렸지만 귀가 밝은 유람이가 그걸 못 들었을 리가 없었다.
“성민이 너 요즘 몽정해?”
“야, 넌 여자애가 부끄러움도 없냐?”
대놓고 그걸 물어보는 유람이를 보며 성민이 조금 당황한 표정으로 반문했다.
“뭐 어떠니? 남자애들 사이에선 자연스러운 현상 중에 하나라고 배웠는데.”
“넌 가끔 보면 참 성격이랑 다르게 놀 때가 있어 보인단 말이야.”
“내가?”
“네 캐릭터를 쫒아가. 그렇게 불쑥 사람 당황하게 하지 말고.”
“대단하네? 몽정도 다하고.”
어느새 다가온 지수가 또 다시 몽정 얘기를 꺼내놓자 성민이 인상을 찌푸렸다. 그 모습에 현준이가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그런데 성민이 너 진짜 얼굴색이 별로 좋아보이지가 않아 보여. 병원에 가봐야 하는 거 아니야?”
“병원에까지 갈 필요가 있어? 양호실에가서 진찰 한 번 받아봐.”
“그럴까?”
자리에서 일어나는 성민을 보고 유람이 입을 열었다.
“너 어디가?”
“양호실에.”
“이 시간에?”
“너희들이 잘 말해줘. 몸이 아픈 와중에도 학교에 잘 등교해서 양호실에 갔다고.”
그러고는 교실을 나가버리는 성민을 황당하다는 듯 바라보았다.
“1학년 때 한 번 와보고 처음인데.”
축구하다가 다리를 삐어서 한 번 들린 적은 있으나 그때 말고는 오늘 처음 가는 것이다. 양호실 문 앞에 당도한 성민이 작게 노크를 하고 조심히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에어컨이 빵빵하구만.’
들어가자마자 느껴지는 특유의 소독 냄새가 코로 맡아졌지만 그 보다는 시원한 에어컨이 마음마저 신선하게 만들었다.
“이 시간에 무슨 일이야?”
노크를 하고 들어서는 성민을 보고 자리에서 일어난 여자선생님이 성민에게 다가왔다.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선생님은 안경을 썼고 단발머리에 꾀나 미인상이었다.
“진찰을 좀 받으러 왔는데요.”
“진찰?”
“네.”
“음... 일단 여기 앉아볼래?”
양호선생님이 시키는 대로 걸음을 옮겨 의자에 몸을 앉힌 성민의 앞에 마주보고 앉았다.
“그래 몸이 어디가 안 좋아?”
“그게 전체적으로 기운이 좀 없고 피곤한 느낌이에요. 그리고 보시면 아시겠지만 얼굴도 좋지 않고요.”
“어디 한 번 볼까? 상의 한 번 걷어볼래?”
“네.”
교복셔츠 단추를 풀고 걷어 올리자 청진기를 가져다 대고 살폈다. 이어 체온계를 귀에 꽂아 온도까지 쟀는데 평균체온보다 살짝 높긴 했지만 정상이었다.
“혹시 다른 증상은 또 뭐가 있는지 말해볼래?”
“다른 증상이요?”
“그래.”
“그것 말고는 특별히 아픈 건 없는데요.”
“아픈 데가 없다고?”
“네.”
잠시 생각을 하는 듯 하던 양호선생님이 성민의 안색을 살폈다.
“특별히 아픈 데는 없고 자고 일어나도 피곤하고 기운이 없다 이거지?”
“그런데요.”
성민의 얼굴을 좀 더 살핀 양호선생님이 알겠다는 듯 입을 열었다.
“너 그거 줄여.”
“줄이라니 뭘요?”
“네 나이 또래의 애들이라면 건강하다는 거 나도 잘 알아. 하지만 남자가 절제도 할 줄 알아야지 그렇게 막무가내로 하면 못 써.”
이런 걸로 찾아오는 애가 성민이 처음이 아니었다. 갑자기 자신에게 무슨 병이 생긴 게 아닐까 싶어 찾아왔지만 대부분 지나친 자위행위로 인한 몸에 무리가 와서 그런 게 많았다. 성민 역시 특별히 이상한 대가 없으나 핼쑥한 얼굴을 살펴보면 딱 그 짝이었다.
“무, 무슨 말 하시는 거예요?! 저 요즘에 그런 거 잘 안 해요.”
양호선생님이 뭘 얘기하는 지 알아들은 성민이 당황한 얼굴로 항변했다.
“안 한다고? 이상하다.... 그러면 정말로 어디 안 좋은 곳이라도 있나?”
딴 애들처럼 그게 맞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저렇게 항변을 하니 자신의 생각이 틀렸나 싶어 다시 살펴보려던 찰나 성민이 우물쭈물 하며 입을 열었다.
“물론 요즘에 자주 몽정을 하긴 하지만...”
“몽정이라고?”
“네, 자고 일어나면 흔적이 남아 있다니까요? 물론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제어 할 수가 없는 거잖아요.”
“몽정을 얼마나 자주 하는데?”
“저번 금요일 말고 거의 일주일 내내 한 거 같은데요.”
“뭐어?!”
성민의 말에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도 그럴 것이 저렇게 몽정을 자주 한다는 건 처음 들었기 때문이었다.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최근에 저 동영상도 안 봤다고요.”
“몽정으로 그렇게 될 정도면 좀 심각한데.”
자위행위는 스스로 자제하면 된다고 하지만 몽정은 그렇지가 않았다.
“병원에 가서 한 번 진찰 받아보는 게 어떠니?”
“그렇게 심각해요?”
“나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좀 당황스럽네.”
“음...”
“계속 그러면 병원에 한 번 가봐.”
“네.”
성민이 생각해도 계속 이려면 병원에 가서 한 번 진찰받아보는 게 맞는 것 같았다.
“얼굴 안색이 좀 안 좋아 보이니까 조금 쉬었다가 가도록해. 참 너 양호실에 온다고 얘기는 했어?”
“네. 반장에게 말했어요.”
“알았어.”
기력을 회복 할 수 있도록 비타민제를 복용하고 성민은 그렇게 침대에 몸을 뉘었다.
‘이게 웬 횡제냐.’
몸이 정상은 아닌 것 같은 기분은 들었으나 그래도 이걸 이용해서 수업을 땡땡이치고 에어컨이 시원하게 켜진 양호실에서 눈 좀 붙일 수 있게 됐다는 것이 마냥 즐거운 성민이었다.
성민이 양호실에서 쉬는 동안 그렇게 1교시가 지나고 쉬는 시간이 되었을 때 지수는 설아에게 생각지 못 한 전화를 받았다.
“이 시간에 갑자기 무슨 일이야?”
[갑자기 전화해서 미안해요 언니. 오빠에게 아무리 문자를 하고 전화를 해도 받지 않아서요. 혹시 무슨 일 있는 거 아닌지 걱정되서...]
“성민이 지금 교실에 없어.”
[네? 교실에 없다니요?]
“몸이 안 좋아서 학교에 오자마자 양호실에 가서 아직 안 돌아왔어.”
[오빠가 양호실에 갔다고요?!]
“으, 응...”
순간 전화가 끊기자 지수가 폰을 처다 보았다.
“누구 전화야?”
옆에 있던 유람이가 당황하는 지수에게 물음을 던졌다.
“설아야. 성민이 때문에 전화 했는데 양호실에 있다는 소릴 듣고 놀라더니 그대로 끊어져 버렸어.”
“진짜?”
“응.”
“설아 많이 놀랐나 보다.”
“그런 거 같아.”
목소리를 들어보면 그냥 놀란 정도가 아닌 것 같았다.
‘오빠가 아프다니.’
서둘러 교실을 나온 설아가 바삐 양호실로 향했다. 안 그래도 아침에 오빠 안색이 조금 안 좋아보였었는데 설마 양호실가야 할 정도로 좋지 않았을 줄은 몰랐다.
서둘러 양호실에 도착한 설아가 노크도 하지 않고 문을 열었다. 양호선생님이 있었다면 한 마디 해줬을 게 분명했으니 다행이도 잠시 어딜 간 것인지 안엔 없었다. 그러는 사이 주변을 둘러본 설아가 커튼이 처져 있는 침대칸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곳에 곤히 잠들어 있는 오빠의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오빠!”
설아가 침대에 누워 있는 성민을 떨리는 서신으로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다가가 살며시 손을 감싸 잡았다.
왠지 오빠가 이렇게 누워 있는 게 자신 탓인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으음...”
잠들었던 성민이 자신의 손을 잡는 손길과 인기척을 느끼고는 잠에서 깼는지 천천히 눈을 떴다.
“서, 설아야?”
그러고는 자신의 손을 잡고 눈물을 흘리고 있는 설아를 보고는 당황하며 이름을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