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9화 〉39화 화해
그리고 그날 저녁.
설아는 잠을 자지 못 하고 밤잠을 설치고 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오빠와 키스를 하고 만졌던 것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기 때문이었다. 이제 아버지도 돌아오고 했으니 그러면 안 된다는 걸 알지만 그 일이 있을 뒤로 계속해서 그날 새벽에 했었던 일에 대해서 생각이 났다. 거기다 그날 중학교 때 이후로 처음으로 자위행위를 하였는데 중학교 때 했을 때완 전혀 다른 묘한 쾌감을 느꼈었다.
중학교 때는 그저 호기심으로 해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이번엔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했기 때문일까. 오빠의 성기를 만졌던 손으로 자신의 음부를 만진다고 생각되니 흥분이 되었던 것이다. 마치 오빠가 자신의 몸을 희롱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날 처음으로 설아는 자위에 대한 느낌을 제대로 알게 되었고 그걸 깨닫게 해준 상대는 다른 누구도 아닌 친오빠인 성민이었다.
“오빠...”
밖으로 소리가 나가지 않게 조심한다고 한다지만 설아는 점점 흥분감이 찾아오면서 흘러나오려는 신음을 억누르는 게 쉽지 않았다.
걷어 올라간 상의 밑에는 뽀얀 살결이 그대로 다 드러나 있었고 브래지어 역시 위로 올라가 탐스럽게 자리 잡은 젖가슴 역시 다 보이고 있었다. 설아는 그런 자신의 봉긋한 젖가슴을 손으로 잡고 주무르며 한 손은 팬티 속으로 들어가 문질러 대고 있었다. 하늘색 팬티는 설아가 흥분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로 음부에 닿는 부위가 촉촉이 젖어 있었는데 애액이 분명해 보였다.
“하아...하아......”
뜨거운 숨결을 내뱉고 있는 설아는 자신의 몸을 더듬는 오빠의 모습을 생각하며 문지르는 손을 점점 더 빨리 했다. 혀를 이용해 그곳을 핥는 상상과 오빠의 발기한 성기를 떠올리며 그렇게 음밀한 그곳을 문질러 대었다.
“흐으..읏....아.....오....빠......”
몸을 더듬고 만지는 오빠가 성기를 잡고 자신의 그곳을 문질러대는 상상을 하던 설아가 이윽고 격한 숨소리를 억지로 참아내며 몸을 움찔 거렸다. 순간 오빠의 성기가 자신의 질 속에 들어오는 상상까지 하게 된 것이다.
상상이어서 순결을 잃게 되는 그 느낌이 어떤지 몰라 고통을 알 수가 없었지만 그것만으로도 설아는 충분히 흥분이 되었다.
팬티 속으로 들어간 손이 한 참을 문질러대며 자위를 하던 설아가 뜨거운 숨을 내쉬며 천천히 손을 빼내었다.
자신의 그곳을 만졌던 손을 바라보니 흘러나온 애액으로 인해 젖어있었다.
스스로가 이렇게 음란 할 수가 있는 것인지 설아는 그동안 미처 몰랐었지만 이게 전부 오빠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빠...’
자신이 자위를 했다는 것을 들으면 혜진이나 주화는 충분히 놀라고도 남을 것이었다. 하지만 그 대상이 친오빠라는 것을 안다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충격을 받을 것은 당연한 사실이었지만 설아는 어찌됐든 상관없었다.
몸이 이렇게 달아오른 것도 다 오빠 때문이고 음란한 액체를 흘리게 된 것도 다 오빠 때문이었다.
“보고 싶어...오빠.”
설아는 지금 당장 오빠 방에 찾아가서 키스를 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때처럼 녹초가 되어 잠들어 있지도 않을뿐더러 안방에는 아버지가 자고 있었다. 만약 오빠가 깨어나 사단이 벌어진다면 정말로 큰일이라 할 수가 있었다.
곤히 자고 있을 오빠를 생각하며 설아는 그렇게 밤잠을 설쳤다.
그리고 설아가 아르바이트를 쉬는 수요일 당일.
“알았지? 애들 있는 앞에선 손잡거나 팔짱을 껴선 안 돼.”
“이상한 시선으로 바라볼까봐?”
“물론 걔네들은 충분히 그런 시선에 대해서 우릴 옹호해주고 있다고 하지만 대놓고 팔짱을 끼고 손잡고 가면 충분히 그런 느낌을 받을 수가 있어.”
반애들이 이상한 시선으로 보거나 얘기를 하고 있다는 것은 현준이나 지수, 그리고 유람이도 알고 있었다. 다만 걔네들은 그런 얘기를 좋게 생각하지 않았고 헛소리로 치부했다. 오랫동안 설아와 성민과 함께하며 지켜봐온 친구의 입장에서 성민은 절대 설아를 그렇게 바라볼 리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누구보다 설아를 위하고 아낀다고 하지만 이상한 시선으로 여동생을 바라보고 있다는 느낌은 한 번도 받은 적이 없었다.
그래서 그런 얘기들이 돌았을 때 정말로 불쾌해하며 나빠했던 애들이었다.
“오빠가 그렇게 걱정하니까 그럼 그러지 않을게.”
설아는 아무렇지도 않아 했지만 오빠가 이렇게나 걱정을 하니 그런 행동은 하지 않겠다고 대답을 해주었다. 아무리 자신은 괜찮다고 해도 오빠가 저렇게 걱정을 하는데 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럼 학교에 가자.”
설아에게 제대로 상기 시킨 후 그렇게 등교를 하기 위해 집을 나섰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와 정문을 나섰을 때 설아가 살며시 팔을 뻗어 손을 잡아왔다.
“하지만 지금은 괜찮지?”
자신을 바라보는 오빠를 향해 설아가 그렇게 말했다.
이것까지는 지금까지 해왔던 행동들이라 성민도 뭐라고 말을 하진 않았다. 설아가 자신을 이성으로 바라보기 전부터 손을 잡고 다녔었으니까.
‘어쩌면 이런 행동 하나하나가 설아의 심정에 변화를 주었을지도 몰라.’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성민은 이 얘기를 입 밖으로 하지는 않았다. 그렇게 버스정류장에 갈 때까지 설아는 잡고 있는 오빠의 손을 놓지 않았다.
학교에 도착해 오빠와 헤어지고 교실로 들어선 설아에게 혜진이 다가왔다.
“설아야 너 정말로 괜찮겠어?”
“응, 괜찮으니 걱정 마.”
그 다툼 뒤로 서먹하게 지냈었는데 이렇게 만나는 것이 괜찮을까 신경이 쓰였다. 설아는 괜찮다고 하지만 그때 그 눈빛을 혜진이는 아직도 잊지 못 하고 이었다.
“나 그렇게 속 좁은 애 아니니까.”
“네가 그렇게 말하니 넘어가겠지만 혹시나 안 좋은 일이 생길까봐 그래.”
“그런 일 없을 테니까 걱정마. 오랜만에 다 모이는건데 재밌게 놀아 우리.”
“응...”
혜진이 역시 다시 다 모이는 건 분명 좋은 일이라 생각했다. 다만 갑자기 이렇게 모이는 것이 그저 걱정이 될 뿐이었다.
그리고 점심시간 교실로 찾아온 지수를 보고 혜진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여기까지 무슨 일이에요?”
“설아 교실에 있어?”
“네.”
“잠시만 좀 불러줄래?”
걱정스러운 듯 바라보는 혜진의 표정이 지수가 웃음을 지었다.
“네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니까 걱정 마.”
“알았어요.”
혜진이 다시 교실로 들어가고 잠시 동안 기다리자 설아가 복도로 나왔다.
“언니가 저 불렀다고 들었어요.”
“응, 잠깐 조용한 대서 얘기 좀 할 수 있을까 해서.”
잠시 동안 지수를 바라보던 설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아요.”
설아와 함께 걸음을 옮겨 향한 곳은 동아리실이었다. 지금은 아무도 없으니 둘이서 얘기하기 괜찮았다.
조용히 문을 닫고 걸음을 옮겨 의자에 몸을 앉혔다. 그 맞은편에 설아 역시 앉았다.
“동아리실은 정말로 오랜만이지?”
“그렇네요.”
나간 뒤로 몇 달 동안 오지 않았으니 정말로 오랜만이긴 했다.
“설아야, 성민이가 얘기해 줬어?”
“뭘 말이에요?”
“내가... 다 알게 되었다는 걸.”
설아는 지수가 알게 되었다는 말에 순간 속으로 적잖이 놀랐다. 설마 자신이 오빠를 좋아하게 된 걸 알게 되었다는 걸까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오빠가 그런 얘기를 함부로 했을 리가 없다는 걸 떠올리고는 다른 쪽으로 생각을 했고 곧 그게 현준 오빠와의 일이라는 걸 떠올리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나와 현준 오빠 사이에 있었던 일말인가요?”
“응...”
역시나 생각했던 그게 맞았다.
“나, 저번에 그때 그 일 설아 너에게 사과하고 싶어서. 그래서 학교 끝나고 만나기 전에 이렇게 점심시간에 찾아온거야. 나 말이야. 설아 내가 현준이에게 고백을 했을 줄은 몰랐어. 이미 두 사람이 사귀기로 했었다는 걸 몰랐어. 만약 내가 알았다고 한 다면 고백을 하지 않았을 거야. 정말로 미안해.”
지수는 설아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했다.
물론 사과를 한다고 다 되는 일은 아니었다. 이미 컵은 엎질러졌고 버스는 떠나간 뒤였다.
“언니, 그거 알아요?”
“그거라니...?”
“세상에 사과를 한 다고 다 용서가 된다면 누굴 원망하거나 안 좋은 일은 벌어지지도 않았을 거라는 걸요.”
“......”
아무런 말도 못하고 바라보는 지수를 바라보던 설아가 싱긋 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말아요. 그렇다고 제가 언니의 사과를 받아주지 않겠다는 게 아니니까요.”
지수는 그때 설아가 자신을 경멸어린 시선으로 노려보던 그 눈빛을 잊지 않고 있었다. 왜 그렇게 자신을 바라보는지 그때는 몰랐었지만 이젠 충분히 이해 할 수가 있다.
“설아 네가... 만약, 만약 아직도 현준이를 좋아한다면 그렇다면 헤어져 줄게.”
생각지도 못 한 지수의 발언에 설아는 잠시 동안 말을 하지 않고 가만히 바라보았다. 설마하니 저런 얘기를 할 줄은 몰랐다.
말없이 자신을 바라보는 설아의 시선에 지수는 강하게 마음을 먹었다. 이건 현준이에게 얘기를 듣고 오랫동안 생각을 해왔던 고민이었다. 아무리 몰랐었다고 해도 설아는 자신 보다 먼저 현준이와 만나 사귀고 있었다. 그런 현준이를 자신이 빼앗은 격이었고 이건 정말로 악질이었다. 말 그대로 이제 막 싹트기 시작한 두 사람을 갈라놓은 형국이니까.
“정말로 내가 헤어져 주라고 하면 그래 줄 수 있어요?”
“응...”
마음이 아프지만 지수는 그렇게 하기로 마음먹고 찾아왔다.
“언니 생각보다 마음이 여리시네요.”
“마음이 여리다고...?”
“언니 현준이 오빠 사랑하는 거 아니에요? 좋아하는 거 아니었어요?”
“현준이를 좋아해. 하지만 그렇다고 내 행동을 정당화 할 생각은 없어.”
아무리 몰랐다고 해도 두 사람을 갈라놓은 건 사실이었다. 여자친구가 있는 남자를, 남자친구가 있는 여자를 건드리는 건 정말로 나쁘다고 생각해왔건 지수였다. 그런데 자신이 그런 행동을 했었다는 것에 충격이었고 그래놓고 성민이와 설아를 좋지 않게 생각했던 자신이 부끄러웠다.
“좋아하면 그런 소리 하는 거 아니에요. 정말로 그 사람을 좋아한다면 대인배랍시고 그렇게 놔주는 건 바보 같은 짓이에요. 그 사람을 놓친다면 앞으로 다신 함께하지 않겠다는 얘긴데 그런 멍청한 생각이 어디 있어요? 정말로 사랑한다면 어떻게든 그 사람을 내 사람으로 만들어요. 남에게 빼앗기지 말고.”
지수는 설아가 하는 얘기가 무슨 뜻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저 말을 들어보면 현준이를 지금도 포기 하지 않은 것 같은데 자신보고 그런 소리를 하지 말라는 게 이해가 가지 않은 것이다.
“언니는 정말로 운이 좋았어요.”
“그게 무슨 말이야?”
“만약 내가 전에 이런 생각을 했었다면 전 분명 그렇게 했을 거예요. 바보 같이 그렇게 울고만 있지 않고.”
“그럼 설아 네 말은...”
“전 이걸 깨달은 게 얼마 되지 않았고 중요한 건 더 이상 내가 현준이 오빠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소리에요.”
“......”
“그러니까 언니는 안심하고 계속해서 현준이 오빠와 사귀면 돼요. 내가 빼앗거나 하는 일은 없을 테니까.”
자신의 말에 놀란 것일까.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는 지수를 향해 설아가 다시 말을 이었다.
“언니가 저에게 한 사과 받아드릴게요. 그리고 내가 조금 전에 한 말 명심하는 게 좋아요. 그런 생각을 가지고 현준이 오빠와 만나다간 다른 여자에게 빼앗길 수 있을 테니까.”
그리곤 설아가 자리에서 일어나 문으로 걸어갔다.
“참...”
문을 열고 나가려던 설아가 할 말이 생각났다는 듯 고개를 돌려 다시 지수를 바라보았다.
“오늘 우리 오랜만에 다 모이는 건데 재미나게 놀아 봐요.”
밝은 표정으로 그렇게 말한 설아가 지수를 동아리실에 남겨두고 문을 닫고 나가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