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0화 〉20화 사이좋은 남매 (20/85)



〈 20화 〉20화 사이좋은 남매

“야야! 거기 무슨 소란이야!”

복도에 아이들이 모여 수군거리는 모습에 위층에서 내려온 선생님이보고 서둘러 그곳으로 다가갔다. 갈라지는 아이들 사이로 들어간 남자 선생님이 서로를 노려보고 있는 두 명의 여학생이 눈에 들어왔다.


“너희들 지금 여기서 뭐해? 분위기가 왜 이래?!”

아무래도 다툼이 있었음이 분명해 보이는 상황.


“아무것도 아니에요.”


다가오는 선생님을 보고 설아가 웃음을 지으며 인사를 하고는 다시 몸을 돌려 교실로 향했다. 기가 차다는 듯 바라보던 애도 설아의 그 모습에 조금 어처구니없는 듯 했다.

“너희들 싸운 거 아니겠지?”


“그런 거 아니에요. 잠시 말다툼이 조금 있었을 뿐이에요.”


“그래?”


수상쩍다는  잠시 바라보았지만 웃음을 지으며 인사를 올리고 가버린 설아를 잠시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친구들 끼리 싸우는  아니다. 앞으로 조심해.”

그러고는 가봐라는 듯 손짓하고는 모여 있는 애들을 물리고는 걸음을 옮겨 계단으로 향했다.


“야,  잠깐 나  봐.”


하지만 뒤따라 들어온 그 애는 자리에 앉는 설아의 곁으로 곧장 다가갔다.

“너 이대로 조용히 지나치려고 하지마.”

아직도 설아에게 맞은 뺨이 따가웠다. 생각하면 할수록 기가차고 어처구니가 없었다.

“조용히 지나가지 않으면 뭐?”

씩씩거리며 말하는 그 애의 말에 설아가 다시 고개를 돌려 바라보았다.

“뺨 까지 맞았는데 내가 이대로 넘어 갈  같아?”

“그래서?”


“너 마치고 학교남아.”

“마치고 남을 필요 있어? 지금 보면 되는 거지.”

“뭐?”

순간  아이들의 분위기가 조용해 졌다.  중에는 아까 전에 복도에서 설아가 뺨 때리는 것을 지켜 본 애도 있는지 친구들에게 상황을 설명하는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어쨌든 너 남아.”

그러고는 몸을 돌려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여전히 아이들이 시선이 집중되는 가운데 먼저 등교해 있던 혜진이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설아에게 다가갔다.


“설아 너 유정이 쟤  때렸어?”


“때렸어.”

“어떻게 하려고 그래? 유정이 쟤 상당히 까칠한 애잖아. 그리고 쟤 남친이 5반에 진우라고 하던데.”

“그럼 혜진이 넌 그런 소리를 듣고도 가만히 있을 수 있겠어?”

“무슨 소리를 했는데?”

“나보고 오빠를 이성으로 보고 있는  아니냐고 그랬어.”

“유, 유정이 쟤가 그랬단 말이야?”

“응.”

확실히 대놓고 그런 말을 들었다면 설아 성격에 참기 힘들었을  분명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다른 애들이 보는 앞에서 뺨까지 맞았으니 상당히 기분 더러울 게 분명했다.

“설아 너 어떻게 할 거야?”

“피하지 않을 거야.”


“하지만...”

따라 간다고 해도 유정이가 이대로 조용히 넘어 갈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무슨 해코지를 당할지 모를 일이었다. 혜진은 지금 이 상황이 너무나 걱정이 되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수업시간이 지나가고 점심시간이 찾아왔다. 혜진은 한 번 더 설아에게 말을 했다. 하지만 설아의 생각은 아침과 다르지 않은 듯 했다. 그리고 오후 수업이 지나가고 마쳤을 때 유정이 설아에게 다가왔다.


“체육창고 뒤편으로 와.”

그러고는 교실로 그대로 나가버린다.

“설아야...”


“걱정하지 말고 넌 동아리실로 가. 쟤 만나고 나도 아르바이트 갈 거니까.”

당번이라 교실 청소를 끝내고 그렇게 가방을 챙겨들고 나서는 설아였다. 당번이 아닌 대도 기다리고 있던 혜진이 복도로 나와 걸어가는 설아를 걱정스러운 얼굴로 바라보았다.

“재야?”


그때 여자애들 세 명과 남자애들 두 명이 다가오는 설아를 보고 있었다. 그 중에 덩치가 있어 보이는 애가 다가오는 설아를 바라보며 유정이에게 물었다.


“맞아.”

“예쁘게 생겼네.”


“뭐?”

“물론 네가  예쁘지.”

노려보는 유정이의 말에 금세 말을 돌리는 진우였다. 그러는 사이 가까이 다가온 설아가 유정이를 바라보았다.

“도망 갈 줄 알았는데 안 갔네?”


“너 생각보다 겁이 많은가 보다.”

“뭐라고?”


“네 곁에 있는 애들 내가 무서워서 데려온 거 아니야?”

“네까짓 게 뭐가 무섭다고...”

상당히 모욕적으로 들렸는지 유정이가 사납기 째려보았다.


“너 친오빠 좋아한다며?”

“......”

“진짜냐?”

설아가 고개를 돌려 유정이 옆에 서있는 진우를 노려보았다.


“야, 얘 시선 봐라. 진짠가 본데?”


키득거리는 남자애들을 노려보던 설아가 다시 유정이를 바라보았다.


“네가 말했어?”


그런 설아에게 웃으며 다가간 유정이 바로 앞에 마주보고 섰다.

“그래, 말 했다. 왜? 사실이 아니면 그렇게 화낼 것도 없잖아? 아침에처럼 또  때릴려고? 때릴  있으면 때...”


짜악!

설마하니 이 상황 다시금 뺨을 때릴  있을 거라 생각지 않았다.

이런 분위기에서 그 정도로 생각이 없는 여자애는 아닐 거라 보았으니까. 하지만 설아는 망설이지 않고 바로 따귀를 날렸다.


고개가 옆으로 돌아간 유정이 충격을 받은  설아를 바라보았다. 유정이 뿐만이 아니다. 뒤에 서있던 다른 애들도 당황한 듯 바라보았다. 정말로 설아가 뺨을 때릴 줄은 몰랐던 것이다.


“너 진짜 질이 안 좋은 애구나.”


또 다시 따귀를 맞아 충격을 받은 듯 바라보는 유정을 향해 설아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 미친 계집애가!”

또 다시 따귀를 맞은 유정이 참지 못 하고 손을 들어 똑같이 따귀를 날렸다. 하지만 이번에 참지 않고 행동 할 것을 알고 있었기에 설아가 팔을 들어 막았다.


“막아?”


어처구니없다는 듯 말한 유정이 설아의 옷깃을 잡았다. 도저히 참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너희들 여기서 뭐하냐.”

그때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순식간에 고개가 돌아갔고 거기엔 남학생 한 명이 서있었다.

“명찰 색깔보니 2학년 같은데?”

진우 옆에 있던 애가 나타난 남학생을 보고 그렇게 말했다. 2학년이면 자신들 보다  학년 선배였다.

“저 사람   오빠야.”

그때 옆에 있던 여자애가 나타난 사람이 누군지 말했다.


“오빠라고?”

“응.”


대충 상황을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 진우가 여전히 호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은 상태로 걸음을 옮겨 나타난 성민에게 다가갔다. 옷깃을 잡혔었던 설아는 설마하니  자리에 오빠가 나타날 줄은 몰랐던지 놀란 듯 바라보았다.

“보니까 2학년인거 같은데 선배네요.”

성민의 앞에 멈춰선 진우가 똑바로 바라보며 그렇게 말했다.

“여친 한 테 들었는데 둘이 사귄다면서요? 남매인데...”

그러고는 히죽 웃는 진우.


“선배 혹시 내가 누군지 알아요? 2학년 잘나가는 선배들 하고도 제법 친한데.”


“조금 전에 한 말 다시 해봐.”

“예?”

“아까 한 말 해보라고.”

“조금 전이라면 아아... 둘이 사귄다는......”

퍼억!

“진우야!”


쪼개며 말을 하던 진우의 고개가 옆으로 돌아가더니 바닥을 굴렀다.

퍼억! 파악! 퍼어억-!

그러는 사이 쓰러진 진우에게 다가간 성민이 사정없이 발로 걷어차고 구타를 해버렸다.


“저, 저 새끼가!”


그 모습에 놀란  다른 남학생이 놀라 성민에게 다가갔다. 순식간에 주먹을 말아 쥐고 날렸지만 옆으로 피한 성민이 어깨를 잡고는 복부에 강하게  올렸다.


순식간에 묵직하게 들어온 주먹질에 제대로 맞았는지 배를 부여잡더니 그대로 비틀거렸다. 위를 자극 했는지 바닥을 바라보며 토악질을 해댔다. 그때까지도 진우라 불린 애는 바닥에 쓰러진 채 앓는 소리를 내뱉고 있었다.


“언제까지 잡고 있을 거야?”

입을 벌린  놀란 얼굴로 바라보던 유정이 다가온 성민의 말에 움찔하고 잡고 있던 옷깃을 놨다.

꿀꺽!

설마하니 진우가 이렇게 당할 줄은 몰랐던 유정이 앞에 서있는 성민을 보고 저도 모르게 마른 침을 삼켰다. 잠시 유정을 바라보던 성민이 설아의 팔목을 잡더니 몸을 돌려 빠져나갔다.

설아는 말없이 성민에게 팔목이 잡힌 채 그렇게 끌려나왔다.


그렇게 둘은 학교를 나설 때까지 별다른 말이 없었다.

“왜 따라갔어.”

성민이 굳은 얼굴로 설아에게 말했다.


“안 좋은 일 당할  뻔 한 데 왜 따라 간 거야.”

“그럼 피하라는 소리야?”

“그 뜻이 아니잖아.”

“난 당당해. 내가 피할 이유가 없어.”


잠시 동안 그런 설아를 바라보던 성민이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가 내쉬었다.

“설아야. 아무래도 앞으로 손잡고 가거나 그런 거 자제하자.”

“뭐?”


“지금 상황을 봐. 앞으로 또 어떤 얘기가 주변에서 흘러나올지 몰라. 솔직히 문자를 주고 받는 것도 너무 지나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 별로 중요한 애기들도 아닌데.”


“오빠.”


“저번에 하교 할   두고 너희반 애들이 뭐라고 수군거렸는지 알아? 브라콘이라더라. 설아 널 그렇게 불렀다고.”

“나 그런 거 신경 안 쓴다고 했잖아.”


“조금 전에 상황을 봐. 내가 오지 않으면 어떻게  뻔했어?”


“......”

설아는 성민의 말에 아무런 대답을 못 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오빠의 얼굴은 너무나 진지했기 때문이었다.

“이런 일 또 휘말릴 수도 있어. 그러니까 좀 더 행동에 조심하도록 하자, 우리.”

“나 아르바이트 갈게, 오빠.”

"설아야!”


그대로 지나쳐 달려가는 모습에 성민이 소리 쳤지만 설아는 이쪽을 돌아보지 않았다.

“설아야, 너 무슨  있어?”


오후 시간 내내 표정이 좋아 보이지 않는 설아의 모습에 주화가 물음을 던졌다. 손님들 앞에서는 웃는 모습을 보였지만 그 순간이 지나가면 표정이 다시 어두워졌다.


“아무것도 아니야.”

하지만 설아는 그런 주화에게 대답을 해주지 않았다. 그렇게  하는 내내 설아는 계속해서 표정이 좋지  했다.


"안녕히 계세요.”


“그럼  볼 께요. 삼촌.”

“그래 둘 다 수고 많았다. 내일 보자.”

인사를 한 후에 가게를 나선 주화가 걱정스러운 얼굴로 설아를 바라보았다.

“도대체 무슨 일이기에 계속해서 그렇게 표정이 안 좋아? 삼촌도 너 걱정하더라.”


“......”


“말하기 힘든 일이야?”

문뜩 설아의 발걸음이 멈춰졌다.


“주화야.”


“응?”


갑자기 설아가 멈춰서더니 자신을 바라보자 주화가 조금 긴장 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오빠하고 친하게 지내는  그렇게 나빠?”

“그게 무슨 말이야?”


“친오빠하고 가깝게 지내는 게 그렇게 이상한 거냐고.”

“서, 설아야...”


“왜 그런 걸로 안 좋은 소리를 들어야 해? 왜? 왜 그래야 하는 건데.”


자신에게 물음을 던지는 설아의 표정은 정말로 좋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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