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8화 〉18화 위하는 마음 (18/85)



〈 18화 〉18화 위하는 마음

“그동안  해서 그런지 실력이 많이 죽었네.”

또다시 킬을 당해 죽어버린 성민이 눈살을 찌푸리며 그렇게 말했다.

벌써 피시방에 온지 1시간이 지난 시점이었는데 그동안 성민운 물론이고 현준 역시 게임에 집중했다. 하지만 성민은 게임을 하는 중간 중간에 계속해서 폰을 확인 했는데 벌써 1시간동안 확인을 한  수십 번이 넘을 정도였다. 이정도면 오히려 게임이 지장이 갈 정도였다. 그리고 잠시  또 다시 카톡이 오는 소리가 들렸고 성민이 폰을 들어 확인을 했다.


[오빠 나 혼났어, 사장님이 너무 폰을 자주 보는 거 아니냐면서 주의 주는 거 있지.]

[일하는 중에 폰을 보는 걸 좋아하는 사장이 어디 있겠냐? 네가 잘  했네.]

[이게 다 오빠 때문이야ㅡㅡ]

[나 때문이라니?]

[오빠가 신경 쓰이게 하니까 계속 문자를 보낼 수밖에 없잖아.]

[내가 어린애도 아니고ㅋㅋ 너나 일마치고 돌아올 때 조심해서 와.]


[나는 알아서  하거든요~ 오빠 샛길로 새지 말고 피시방 갔다가 바로 집에 들어가야 돼? 그리고 아침에 나 오빠 저녁 준비 해뒀으니까 반찬 꺼내서 먹으면 될 거야.]

[너 설마 아침에 일찍 일어난게  때문이냐?]

[응.]

설아의 문자에 성민은 조금 당황해했다.

‘평소보다 더 일찍 일어나 졸리다더니...’


아침에 밥을 먹던 도중 눈꺼풀이 무거워 보이던 설아에게 물어보니 오늘은 좀 더 일찍 일어났다고 말을 했었다. 왜 그런가 싶었는데 지금에서야 그 이유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있는 반찬으로 먹어도 되는데.’

먹을  없으면 라면을 끓여 먹어도 되는 일이었다. 괜히 이런 일로 설아  더 피곤해 질게 뻔해 보였다.


그렇게 피시를 하다 보니 어느새 1시간 하고도 30분이나 시간이 더 지나 있었고 그때서야 싱민은 물론이고 현준이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계산을 끝내고 1층으로 내려와 밖으로 나온 성민이 기지개를 켰다.

“오랜만에 피시방에 오니까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게임했네. 안 그러냐?”


“응, 맞아.”


“그런데 너 집에서도 계속 했었냐? 실력이 어째 그대로인 것 같다?”


“가끔  번씩 하긴 했었어.”


“어쩐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 성민이 발걸음을 옮겼다.

그때 또 다시 문자가 왔는지 성민이 폰을 꺼내어 확인을 했다. 그러고는 곧장 답장을 보내는데 옆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현준이 입을 열었다.

“성민이너 오늘 문자 진짜 많이 주고받네?”

“일하는 와중에 문자를 보낼 짬은 있는지 계속해서 틈틈이 보내네.”


그렇게 다시 잠시간의 시간이 지나자 곧장 설아에게서 답장이 왔다. 그리고 확인을 한 성민이 다시 짧게 답문을 보냈다.

“그런데 전에는 이렇게 문자를 많이 주고받지 않았지 않아?”


“맞아. 그래서 나도 요즘 너무 자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신경이 쓰이긴 해.”

고개를 끄덕인 현준이  후로  이상 성민에게 물음을 던지지 않았다.  이상 자신이 두 사람 사이에 관여하는 것은 실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사이가 멀어질  했던  이렇게 다시 좋아졌으니 다행이었다. 그렇게만 생각을 했고 다른 애들처럼 그 이상은 생각하지 않는 현준이었다. 그 애들은 그 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모르고 자신은 알고 있으니까. 어쩌면 자신의 얘기를 듣고 설아가 진정으로 오빠인 성민을 다시 보게 되었을 수도 있었다.

현준은 이걸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했다.


“그럼 난 여기서 버스타고 갈 테니까 너도  가라.”

“알았어.”

“내일 보자.”


그렇게 가볍게 인사를 주고받은 후 성민이 다시 폰을 꺼내 문자를 보내는  손가락을 놀리고 있었다. 그 모습을 잠시 동안 바라보던 현준이 쓴웃음을 짓고는 몸을 돌려 집으로 향했다.


“첫 날인데 안 힘들었어?”


“괜찮아요. 카페 분위기도 좋고 에어컨도 빵빵해서 덥지도 않았는걸요.”


“그래... 수고 많았다. 내일도 오늘처럼 이 시간에 오면 될 거야.”


“네, 그럴게요.”

“가자 설아야.”

“응.”

그렇게 인사를 마친 설아가 친구인 주화와 함께 카페를 나섰다.


“그런데 너희 삼촌  살이셔? 직접 뵈니까 정말로 젊어 보이시던데.”

“맞춰봐. 몇 살로 보였어?”


“음... 25정도?”


“35살이야.”


“뭐어? 진짜?”


“응.”

“우와~ 진짜 동안이시네?”


“그렇지? 저렇게 젊어보여도 삼촌 결혼하고 유치원에 다니는 딸도 한  두고 있어.”

“그랬구나...”


놀랍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설아의 모습에 주화가 쿡쿡 거리며 작게 웃음을 지었다. 자신의 삼촌을 만나고 나이를 들으면 다들 저렇게 놀란다.

“그런데 설아야.”

“응?”

“너 오늘 그렇게 하루 종일 문자 주고받던데 누구랑 그렇게 문자 주고 받은 거야? 혹시 남자친구?”


“남자친구 아니야.”

“진짜 아니야? 일부러 숨기려고 그러는 거 아니지?”

“아니라니까~ 우리 오빠야.”


“성민이 오빠?”


“응.”


“그럼 설아 너 지금까지 성민이 오빠하고 그렇게 문자 주고 받은 거야?”

“응, 맞아.”


설아의 말에 주화는 뭐라 말을 하지 않고 가만히 설아를 바라보았다.

“왜 그래?”

“아니, 설아 너 성민이 오빠하고 원래 그렇게 가까웠어? 내가 알기로 둘이 맨날 다투고 그랬던 걸로 아는데.”


“그때는 옛날이잖아. 지금은  그래.”


“그래도 예전에 너 성민이 오빠하고 티격태격 하던 거 보면 진짜로 놀라워.”

“그 정도야?”

“응, 보통은 친오빠하고 그렇게까지 하루 종일 문자를 주고받지 않잖아. 나도 언니나 큰오빠하고 그렇게 문자 주고받지 않는데.”


“주화 너도 먼저 살갑게 다가가서 좋게 말도 걸고 해봐. 나도 오빠하고 이렇게 가까워지고 한 게   안 됐어.”

“정말?”


“응. 사실  그동안 오빠에 대해서 너무 모르고 있었거든. 그래서 실없는 농담하고 장난치며 놀리는 오빠가 너무 얄미웠거든. 그래서 많이 티격태격하고 그랬어. 그런데 얼마 전에 오빠에 대해서 제대로 알게 되는 일이 있었거든. 그래서  오빠를 정말로 다시 보게 되었고, 생각하게 되었어.”

“그랬구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말하는 것을 보면 어떤 계기가  일은 있었던 게 정말인 듯 보였다. 주화는  일에 대해서 내심 궁금했지만 물어보지는 않았다. 이런 걸 함부로 물어보는  아니라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때 다시 문자가 왔고 잠금을 해지해 확인을 한 설아가 입가에 웃음을 지었다.


“뭔데 뭐? 무슨 문자 길래 그렇게 웃는 거야?”


“오빠가 말이야. 지금 어디까지 왔냐고 묻는 거 있지?”


“어디까지 왔냐고?”

“응, 11시에 끝난다고  해줬어, 그러면 이제 가게에 나서서 가고 있다는 걸 알 텐데도 어디까지 왔냐고 묻다니... 웃기지?”


그러고는 다시 웃음을 터트리는데 설아는 정말로 성민의 문자가 웃겼던 것 같았다. 그러고는 곧장 답장을 보내고 카톡을 닫은 후에 화면을 끄는데 순간 주화의 눈에 들어온 것이 있었다.

“저기 설아야.”

“응?”

“너 말이야.  배경 화면 네 옆에 있는 사람 성민 오빠 아니야?”

“맞아. 작년에 아버지하고 셋이서 제야의 종소리 들으러 갔을 때 아버지가 오빠하고  찍어 준 사진이야. 그냥 찍은 거 폰에 보관만 해두고 있었는데 얼마 전에 이걸로 바꿨어.”

“너, 정말로 성민 오빠하고 사이 많이 좋아졌나 보구나?”


“응.”

밝게 대답하는 설아를 바라보면서 주화는 조금 복잡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그렇게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다 중간에 헤어진 주화는 근처 버스 정류장으로 향하는 설아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걸아 가던 설아가 직접 전화를 건 것인지, 아니면 받은 것인지는 몰라도 전화를 하며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성민 오빠일까?’


왠지 지금 설아가 통화하고 있는 사람이 성민이 아닐까 싶은 주화였다.


‘그런데 아무리 친오빠하고 사이가 좋아도 설아 처럼 저럴 수가 있나?’

큰오빠가 자신하고 나이차이가 좀 나서  대해주고 사이가 좋긴 해도 설아 처럼 저렇지는 않았다. 그리고  배경화면도 오빠하고 둘이 찍은 사진으로 바꿔 놓다니. 저건 주로 연인사이에서 하는 행위들이었다. 아무리 오빠가  해줘도 주화는 설아 처럼 저렇게는 못  것 같았다.


‘그동안 사이가 정말로 좋아졌나보네...’


카페에서 일하는 중간 중간에 입가에 웃음을 머금은  문자를 주고받는 모습을 보았을 때는 혹시 남자친구 아닐까 생각했었다. 설아 역시 중학교 때 여러  고백을 받았을 정도로 인기가 상당히 좋았다. 다만 그때 따로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서  거절을 했었다. 누군지 물어봐도 대답을  해줘서 몰랐지만  사람이 아닐까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내심 남자친구 일거라 생각하고 물어봤는데 친오빠인 성민 오빠란다. 그래서 놀라던 차에  배경 화면을 보고 또 한 번 놀랐다.

남자친구일 거라 지금까지 생각하고 지켜보다 그게 친오빠라는  알아서 그런지 느낌이 많이 이상했지만 주화는 그런 자신의 생각을 지워버렸다. 친구를 그런 식으로 바라본다는 것 자체가 안 좋은 일이었다.

그렇게 주화는  사람이 사이가 많이 좋아졌구나 정도로만 정리를 하곤 그렇게 다시 집으로 향했다.

“오빠 밥 안 먹었어?”

집으로 돌아온 설아는 곧장 싱크대로 향해 저녁을 먹었는지 확인을 했는데 밥그릇 없이 깨끗한 것을 보았다.

소파에 앉아 있던 성민은 그런 설아의 물음에 밥 먹고 설거지를 해놔서 그런 거라고 했다.

“오빠, 설거지는 내가 하겠다고 했잖아.”


“아침에 너 일찍 일어나 저녁에 먹을 거까지 준비하게 해놨는데 설거지까지 미루면 되겠냐?”

“설거지는 이제 내가  테니까 오빠는 하지 않아도 된다고 내가 말 했잖아.”


“그래도 어떻게 그러냐?”


“오빠.”


“왜?”

“나하고 약속해. 앞으로 설거지는 아르바이트 다녀와서 내가 할 테니까 오빠가 하지 않겠다고.”


“약속? 아니 뭘 그런 걸로 약속까지...”

“빨리 약속해.”

진지한 눈빛으로 말하는 모습 때문일까. 말을 멈춘 성민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그래 알았어.”

“오빠는 주방 쪽 일은 신경 쓰지 않아도 돼. 그쪽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까.”


“응...”

대답하는 성민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설아가 고개를 숙여 어제 체육시간에 축구를 하다까진 성민의 무릎을 보았다.

“그런데 오빠 소독하고 연고는 발랐어?”

“하루 지나니까 괜찮던데?”

“기다려봐.”


거실 서랍을 열어 구급 통을 꺼내온 설아가 성민의 앞에 앉더니 구급상자를 열어 소독약하과 솜, 그리고 연고를 꺼냈다.


“괜찮다고 그렇게 놔두면  돼. 상처가 덧나면 어쩌려고 그래?”


그러고는 솜에다가 소독약을 부어 조심스럽게 까진 무릎의 상처를 닦아주었다.연고를 짜서 성민의 무릎에 발라주는 설아.


“앞으로 약 잘 바르고 다녀... 이런  보면 나 속상해 하는 거 오빠도 잘 알잖아.”

“어...”

정말로 마음 상했다는 듯 말하는 설아의 모습에 성민은 다른 말은 할 수가 없었다.

“아침에는 내가 발라주지만 저녁에는 오빠가  발라,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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