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4화 〉4화 수상한데? (4/85)



〈 4화 〉4화 수상한데?

콰당!


서둘러 자신의 방 안으로 들어온 설아는 급하게 문을 닫아버리고는 그대로 등을 기대고 섰다.

두근두근!

심장이 빠르게 고동쳤다. 얼굴이 화끈거리고 호흡이 가빴다.

‘그, 그건 분명 오빠의...’

화악!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 얼굴이 너무 화끈거리고 뜨겁다. 호기심으로 중학생 때 친구 집에서 야한 동영상을 본적은 있었다. 하지만 막연히 생각 했던 것 보다 더 야해서 그 충격에 설아는 그 후로 야동을 멀리했다. 아예 그런 쪽으로는 생각조차 않으려 했었다. 그랬는데, 그랬었는데 오늘, 그것보다 더 충격적인 것을 보았다.

오빠의, 오빠의 성기를 보다니. 고추에서 흘러나왔던 그건 분명 남자가 사정할  나온다는 액체가 분명했다. 너무 놀라 그대로 멈칫했다. 그러다 오빠가 이쪽을 돌아보았고 둘이 눈이 마주쳤다. 이어 길게 울려오는 여자의 신음소리.

“멍청이...”

설아가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눈을  감았다.

“이런 제기랄......!”

서둘러 뒤처리를 하고 어제 힘들게 구한 야동을 꺼버린 성민은 의자에 앉아 머리를 쥐어뜯었다. 하필이면 그 순간에 설아가 문을 열고 들어올게 뭐란 말인가.

“분명 잠궜다고 생각했었는데......!”

매일 중요한 작업(?)을 치룰 때는 한상 문을 잠그고 했던 성민이었다. 그게 당연하니까. 설아가 볼일이 있어 갑가지 문을 열고 들어왔는데 손으로 쪼물딱 거리고 있어봐라 얼마나 쪽팔리겠는가. 그런데 그러했던 일이 현실로 일어났다.

그것도 하필이면 사정을 할 때.

“끄아아아악!”

너무 쪽팔려 머리를 헝크리며 소리쳤다. 하지만 이미 엎어진 일. 후회한  늦었고 이러고 있어봐야 되는 것도 없었다.


벌떡!

머리를 쥐어뜯고 자책을 하던 성민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더니 성큼 걸음을 옮겨 방문을 열고 나갔다. 이어 고개를 돌려 설아의 방 쪽을 보고는 크게 숨을 한 번 들이 마쉰 뒤 발걸음을 옮겼다.

똑똑-

먼저 노크를 했다.

“야, 안에 있냐?”


그러고는 불러보지만 설아의 방안에서는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안에 있지?”


다시 한 번 불러보지만 역시나 묵묵부답. 문손잡이를 잡아 돌려보지만 열리지 않았다. 그에 포기 할까 싶어 몸을 돌려 걸음을 옮기다 그대로 멈춰섰다.


‘역시 이대로는 안돼.’

싱크대로 걸음을 옮기는 그는 곧장 아래 칸을 열어 송곳을 찾았다. 버튼을 눌러 잠그는 방식의 방문의 앞에는 작은 구멍이 나있는데 혹시나 문을 실수로 버튼이 눌러진 상태로 닫았다 잠겼을 경우 그 구멍에 바늘이나  같은 것으로 넣어  누르면 열린다. 다행히 송곳도 그 안에 들어가는지라 그것을 찾아왔던 것이다.

다시 설아의 방문 앞에 멈춰선 성민이 문손잡이 아래의 작은 구멍에 송곳을 넣고 힘껏 눌렀다. 그러자.


달칵.


작게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곧장 문손잡이를 잡고 돌려 안으로 들어선 성민.


퍼억!


“우악!”

들어가자마자 얼굴에 베개가 날아와 강하게 명중해 버렸다.

“왜,  남의 방에 함부로 들어와!”


침대에 있던 설아가 얼굴을 붉히며 이쪽을 향해 소리쳤다.


“야, 그렇다고 베개를 던질 것 까지는 없잖아!”


“몰라! 나가!”

이쪽을 보지도 않고 소리치는 설아였다. 하지만 여기서 물러난다면 설아와 상당히 서먹해 질 것이라는  알고 있는 성민은 방안으로 들어와 문을 닫았다.


“나가란 말이야! 왜 들어오는 거야!”

“일단 얘기좀...”

“나 변태오빠하고 할 얘기 없단 말이야...!”


좋게 말문을 열었던 성민은 변태라는 말에 순간 기분이 상했던지 그대로 돌진해 부끄러워 하며 소리치는 설아의 양쪽 얼굴을 잡아 자신을 똑바로 보개 했다.

“진정하고 좀 들어!”

목소리가 컸기 때문일까.

아니면 얼굴을 잡고 마주 바라보게 한 오빠의 박력 때문일까. 설아는 저도 모르게 놀란 표정으로 감았던 눈을 뜨며 성민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소리만 치지 말고...응?”

바로 앞에 있는 성민의 얼굴.

그리고 진지한 표정.


“으, 응...”


설아는 저도 모르게 긴장  목소리로 대답했다.


‘도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현준은 머리가 멍했다. 너무 충격이라 말도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그와는 반대로 자신의 혀는 본능에 따라 움직이고 있었다. 그렇게 잠시간의 키스가 지나가고 천천히 떨어진 두 사람.


“미안해 현준아. 나도 모르게 그만.”

너무 마음이 복받쳐 눈물을 흘렸었다. 자신을 받아준 현준이 고마워서. 그런 자신을 달래주는 현준이 너무 사랑스러웠던 것일까. 저도 모르게 그만 키스를 해버렸다.

지수는 현준의 얼굴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 했다. 그건 현준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잠시간의 정적.

“나,  그만 가볼게 현준아.”

그렇게 말 한마디를 끝으로 지수는 몸을 돌려 서둘러 달려갔다. 그 모습을 현준은 멍하니 바라보았다.


지수가 가고 얼마  다시 집으로 돌아온 현준은 멍하니 앉아 있었다.

첫 키스.

지수와 한 그 뽀뽀는 현준에게  키스였다. 그리고 그건 지수 역시 마찬가지일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현준은 좋기보다는 혼란스러웠다. 자신은 아침에 설아에게 고백을 받았었다. 그리고 자신도 설아를 좋아한다. 그런데, 이게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


‘나쁘지 않았어...’

지수의 혀의 감촉이 아직도 느껴지는 듯 했다. 둘다 처음이라 어색한 혀의 움직임이었지만 현준은 그 키스가 나쁘지 않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러면 안돼.”

허나 그것도 잠시 정신을 차린 현준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설아의 고백을 받았는데 지수도 받아주다니.”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있단 말인가. 바보 같았다. 지수가 상처 받을까봐. 어두운 표정을 보고 놀라서 사실대로 말하지 못 했다. 그게 결국 이런 사단이 나버리고 말았다.

“어떻게 해야 하지...?”

너무나 혼란스러운 현준이었다.

“알았지? 그러니까 그건 지극히 정상적인 거야! 남자라면 누구나 다 하는 거라고.”

“......”

물론 설아도 들어서 알고 있다. 남자애들이  두  야한동영상을 보면서 그러한 행위를 한다는 것을. 하지만 얘기를 들은 것과 실제로 본 것은 차이가 크다.

“그러니까 뭐라고 해야 되냐... 그게 참......”

말을 하고 있는 성민도 참 기가 찼다. 이런 걸 여동생인 설아에게 납득을 시키기 위해 설명을 하고 있다니.

한 숨을 내쉬며 설아를 바라보니 시선을 옆으로 돌린 채 얼굴을 붉히고 있었다. 그게 여전히 부끄러워서 그러는 것임을 잘 안다. 자신이라도 그럴 태니까.

“그리고 내 거, 거기 본 거 오늘 처음도 아니잖아.. 어렸을 때는...같이 목욕도 했고....말이야.”

눈치를 보며 일단 분위기를 환기시키려 말하는 성민.

“이 바보탱아! 그때와 지금이 같아!”

“비슷하다 생각하면 똑같지 않을까?”


“그게 할 말이야? 바보야!”

“확실히 그렇긴 하지?”


그러고는 웃음을 짓는데 그 모습에 자신만 부끄러워하는  같아 화가나 옆에 있는 베개를 들어 얼굴에 던졌다.


푸억

“우악!”

다시금 날아온 베개에 성민이 놀라 소리쳤다.

“베개 좀 던지지 말라니까?”


“나는 부끄러운데 오빠는 혼자 웃고 있으니까 그러잖아~!”

“그럼 부끄러워 하지마!”

“그게  말이야 이 바부탱아!”

침대 앞에 떨어진 베개를 집어 다시 던지려는 것을 성민이 잡았다.

“이거 놔.”

“놓으면  던  거지?”


“놓으라니까?”


“안 던지면 놓을게.”


“놔라...구!”


있는 힘껏 빼앗으려 당겨보지만 성민의 힘을 당해낼 재간이 없는 설아. 결국 제풀에 지쳐 베개를 스스로 놓고야 말았다.


“그래, 네가 놓으니까 평화롭게 끝나고 얼마나 좋아? 잘 선택 했네 동생이여.”

“오빤 정말...”


 상황에서도 저런 실없는 농담을 치는 오빠를 보며 한 숨을 내쉰 설아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젠 안 부끄러운가보다?”


“응?”

“너 말이야.”

순간 고개를 들어 성민을 바라본 설아는 문득 자신이 평소처럼 오빠를 대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제 쌤쌤이지?”

그러고는 브이를 하며 장난스레 웃음을 짓는 성민, 그런 어처구니없는 행동이 어이가 없어서 일까.


“훗...”


순간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너 지금 웃은 거냐?”

“몰라 이 변태같은 오빠야!”


“우악-!”

순식간에 방심하고 있던 성민에게서 베개를 빼앗아 얼굴에 던져버리는 설아 였다.

다음날 여느 때처럼 학교에 등교한 성민이 교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여~!”


반가운 친우들을 향해 평소처럼 인사를  성민.

“음?”


그런데 자신에게 한 소리를 해야  지수가 별다른 말이 없었다. 고개를 돌려 보니 자기 자리에 앉아 있는 지수. 그에 성민이 고개를 갸웃 거리며 걸음을 옮겨 자기자리로 향해 몸을 앉혔다.

“야.”


“으, 응?”


“지수  뭔 일 있냐?”

“뭔 일이라니...?”


“평소와 좀 다른 거 같아서 말이야. 보통이라면 한 소리 하잖아.”

“그, 그렇지.”

그때 성민이 고개를 돌려 어색하게 웃음 짓고 있는 현준을 바라보았다.

“넌 또  그래?”


“뭐가?”

“왜 그렇게 웃는 표정이 어색하냐고. 말도 더듬고.”

“내, 내가 언제?”


“야 임마.  엉아가 눈썰미가 얼마나 뛰어난데. 가만.”


그때 갑자기 말을 멈춘 성민이 현준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왜 그렇게 바라봐? 사람 무안하게.”

속으로 뜨끔한 현준이 더욱더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말을 했다.

“혹시 너희들...”

설마 성민이 뭔가를 눈치 챈 것일까. 등에서 식은땀이 다 날 것 같았다.

“혹시 싸웠냐?”

“어?”

“싸웠구나? 짜식...”

충분히 이해 한다는 듯 현준의 어깨를 두드려준 성민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뭔 일로 싸웠는지 모르겠지만 힘내라.”


“너, 너 어디가?”

그러고는 걸음을 옮기는 성민을 향해 급하게 물음을 던지는 현준.


“화장실.”


“곧 선생님 오실텐데?!”

“네가 잘 말해줘.”

성민은 이쪽을 돌아보지도 않고 등을 보인 채 손을 흔들면서 걸어가며 그렇게 대답했다. 그렇게 교실을 나온 성민이 화장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현준이  녀석 뭔가 수상한데.’

많이 당황스러워 하는 것 같아 싸웠냐고 했었지만 성민은 그것과는 다른 찝찝함을 느꼈다.

‘지수 재도 그렇고 말이지.’

지금껏  번도 본적이 없는 현준의 당황스러워 하는 모습. 그리고 뭔가 부끄러워하는 듯한 지수의 모습.


‘불길해.’

지금까지 자신의 이런 예감이  번도 틀린 적이 없었던 성민이었다.

어느새 성민의 얼굴에 장난기는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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