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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 파티의 짐꾼-230화 (230/236)

〈 230화 〉 [용사] 그 뒤

“어때요? 옛날 숲에서 살 때 먹던 것과 비슷하게 조리해봤는데….”

“맛있네요. 생각보다 되게 새콤한데요?”

“남성분들 건강에 좋다네요.”

그 말을 들은 나는 잠시 멈칫했다.

“그럼 이거는요?”

“그것도….”

“저거는?”

“마찬가지로….”

뭐… 그래, 항상 이렇지.

그렇게 그녀와 식사를 하고, 내일을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든다.

하지만 그 전에 먼저 씻어야 했다.

“…어디까지 따라오시려고요?”

“안 되나요?”

“아니, 그게… 음….”

모르겠다.

어차피 이제 와서 딱히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

나는 그녀의 부담스러운 시선을 받으며 목욕탕으로 향했다.

“도와드릴까요?”

“괜찮… 부탁드릴게요.”

그녀의 저 눈빛을 받으면 도무지 거절할 수가 없다.

“손 들어주세요.”

나는 부끄러움에 고개를 슬쩍 피하며 손을 들자, 그녀의 손이 내 배에 닿았다.

“읏….”

그녀의 차가운 손이 내 배에 닿자 나도 모르게 살짝 신음이 나왔다.

스윽.

그녀의 손이 마치 다른 목적을 지닌 것처럼 위로 슬금슬금 올라왔다.

“…옷 벗기는 거 맞죠?”

“그럼요.”

에르티나는 옷을 벗기는 건지 배를 만지는 건지 모를 동작으로 천천히 내 상의를 벗겼다.

“자, 그럼 밑도….”

“거, 거긴 제가 할 수 있….”

“어서요.”

에르티나는 이런 이상한 곳에서 고집이 셌다.

어차피 스스로 벗는다고 해봤자 소용없을 것 같아 나는 한숨을 쉬며 그녀의 손에 맡기기로 했다.

스윽.

그녀의 손이 내 바지를 살살 잡아당겼다.

바지를 벗긴 뒤에는 속옷을.

그녀의 손이 속옷을 반쯤 내리다 멈췄다.

“…흥분하셨네요?”

“아, 이건, 그….”

“기대하시고 계신가요?”

“…무, 묻지 말아주세요.”

사실 뒷일은 이미 정해진 것과 다름없지만, 그래도 그녀 앞에서 이런 티를 내는 것은 부끄러웠다.

“먼저 들어가 계세요.”

“아, 네.”

자연스레 따라 들어오겠다는 뉘앙스가 담긴 말로 에르티나가 답했다.

뭐… 이렇게 될 걸 모르고 있었던 건 아니니까.

나는 그녀를 흘끔 바라보고는 먼저 목욕탕에 들어갔다.

메이드가 미리 받아 데워둔 물이 따뜻하게 내 몸을 덥혀주었다.

집을 관리하는 소수의 메이드들은 이미 다 돌아갔다.

그녀들의 업무시간은 내가 돌아오는 저녁시간까지.

즉, 세라도 없는 지금은 이 넓은 집에 나와 에르티나 단 둘밖에 없다는 얘기다.

드륵.

문이 열리고 마침내 에르티나가 들어왔다.

물론 옷은 하나도 걸치지 않은 채다.

“크흠….”

그녀는 순수한 표정으로, 그렇지만 미약한 열기를 띤 채 욕실 안으로 들어왔다.

나는 그녀의 알몸을 보고 있기가 부끄러워져 슬쩍 물 안에 얼굴을 담갔다.

“저도… 들어갈게요.”

그녀는 살짝 욕탕에 발을 담갔다.

발로 가볍게 온도를 가늠한 그녀는 얌전한 몸짓으로 욕탕에 들어왔다.

물론 내 바로 앞으로.

욕탕이 넓어 굳이 이렇게까지 붙어있을 필요는 없지만… 그녀가 뭘 바라는지도 모를 정도로 둔하지는 않다.

“에르티나 씨….”

“이대로가 좋으신가요? 아니면… 반대로?”

“…반대로 부탁드려요.”

그녀는 살짝 웃더니 그대로 몸을 반대로 틀어 나를 마주보았다.

나를 마주본 그녀는 자신의 팔을 내 목에 걸고 내 쪽으로 몸을 더욱 밀착시켰다.

그녀의 가슴이 내 가슴에 닿고, 흥분한 내 자지는 그녀의 아랫배를 두들기고 있었다.

“후후… 급하시네요. 어차피 시간은 넘칠 만큼 있는데….”

그녀는… 분명 착하고 얌전한 사람이지만, 이상하게도 이럴 때만큼은 평소의 모습은 어디갔는지 묘하게 적극적이었다.

“…시작할까요?”

“네….”

그녀의 말을 끝으로, 나는 에르티나를 품에 안았다.

에르티나의 등과 엉덩이에 손을 올리고, 그녀를 온전히 내 품에 안는다.

“후읏….”

“하아….”

마침내 그녀의 안으로 나의 것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삽입의 흥분으로 에르티나가 몸을 떨자, 그녀의 진동에 맞춰 욕탕의 물이 흔들렸다.

욕탕에 담긴 물이 흔들리는 것을 보고 있자, 갑자기 그 물의 표면이 살짝 솟아오르더니 가벼운 물줄기가 내 이마를 쿡 하고 찔렀다.

“아얏.”

“…지금은 한눈팔지 마세요.”

“네….”

에르티나가 살짝 뾰로통한 얼굴을 하고 있길래 나는 머리를 살짝 쓰다듬어주며 그녀를 달랬다.

“알았어요. 지금은 에르티나만 보고 있을 게요.”

“…네.”

그녀는 내 말이 부끄러웠는지 내 품에 더욱 파고들었다.

“하읏….”

그녀가 나를 전부 받아들이자, 나는 그녀를 안고 조금씩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스읏, 스읏.

내 움직임이 맞춰 자그마한 물결이 일기 시작한다.

“에릭… 에릭….”

“네, 에르티나.”

그녀는 관계를 맺을 때마다 내 이름을 불렀다.

“저 여기 있어요.”

“하아… 하읏….”

그녀가 다리를 들어 내 허리를 감쌌다.

잠시 에르티나의 발이 물 밖으로 솟구치면서 가벼운 파도가 내 등을 철썩하고 쳤다.

꾸욱.

그녀의 두 다리가 어느새 나를 포위했다.

“저 어디 안 가요.”

“알아요… 그렇지만… 이러지 않으면 에릭 당신이 멀리 가버릴까봐….”

그녀의 불안.

그것은 한 때 오랫동안 혼자 잠들어있었던 것에서 기인한 것일까.

생각보다 그녀는 외로움이 많은 엘프였다.

“이러면서 그 때는 어떻게 혼자 지내셨는지 몰라.”

“후읏… 그건, 그 때의 저는 그럴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용사를 배신할 뻔했다는 죄책감.

그것은 내가 마왕을 쓰러뜨리고, 굴레를 무너뜨리고 나서도 쉽사리 사라지지 않았다.

“에르티나, 당신은 누구보다도 올곧은 분이에요.”

“에릭….”

“그러니까 자신감을 가져요. 제가 그러했듯이.”

“…….”

그녀는 말없이 자신의 이마를 내 가슴에 묻었다.

나는 그런 그녀의 머리를 매만져주면서 다시 허리를 조금씩 움직였다.

“…흐으….”

아, 슬슬 갈 것 같다.

“에르티나, 저….”

그녀가 내 가슴에 고개를 묻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허락도 받았고.

나는 조금 속도를 높였다.

“후읏, 후으….”

“하아, 하아… 갈게요?”

끄덕.

나는 그녀의 허락을 한 번 더 받고서 그녀의 안에 사정했다.

부르릇, 부릇, 부릇.

“흐으으읏…!”

그녀는 사정의 쾌락으로 잠시 나를 세게 껴안았다.

에르티나의 질 안이 곧 나의 정액으로 가득찼다.

“하으, 흐으….”

“후우, 후우….”

나는 사정을 마친 뒤에도 잠시 그녀를 안으며 여운을 즐겼다.

“…안 새어나오네요?”

분명 밖으로 흘러나올 거라 생각했는데.

내 의아한 표정을 보며 그녀가 살짝 미소 지었다.

“…한낱 욕탕 물한테 당신의 것을 뺏길 순 없잖아요?”

“응?”

그녀는 물에 젖은 머리카락을 뒤로 쓸어넘기며 말했다.

“땀은 뺀 것 같은데… 나머지는 침대에 가서 할까요?”

“그, 그러죠.”

역시 에르티나….

밤일에는 무척 적극적이다.

“먼저 나가있을게요.”

그녀는 내 목덜미에 가볍게 입을 맞추고 일어섰다.

촤아악!

그녀가 몸을 일으키자 물이 폭포수처럼 떨어졌지만, 신기하게도 그녀의 다리 사이에서는 정액 한 방울도 흘러내리지 않았다.

…설마.

설마 싶지만, 정령으로 안 흐르게 붙들고 있는 건 아니겠지….

***

그녀가 먼저 나갔다는 것은, 분명 준비할 것이 있다는 소리이리라.

조금 두근거리는 마음을 품고, 목욕을 마친 나는 우리의 침실로 들어섰다.

화악!

문을 여니 묘한 향기가 내 코를 간지럽혔다.

“…이건?”

“몸에 좋은 향수에요. 신체를 더욱 활발하게 만들어준다고… 하더라구요.”

그녀는 얇은 천을 몸에 두르고 있었다.

속이 아슬아슬하게 비칠 듯 반투명한 그 천은, 그녀의 몸을 어설프게 가리고 있어 더욱 사람을 흥분하게 했다.

“또 어디서 이상한 소문을 들으셨군요.”

“요즘 귀부인들 사이에서 잘 팔린다고….”

나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에르티나는… 오랫동안 잠들어 있어서 그런지, 가끔 나보다도 상식에 어두운 면이 있었다.

“그런 거 그냥 상술이라구요. 애초에 귀족들에게 납품하는 상품을 일반 가게에서 팔고 있을 리가 없잖아요?”

“그, 그런가요…?”

그녀는 순진하게 눈을 깜빡거렸다.

이렇게 어리숙한 면을 보면 또 괜히 흥분된단 말이지.

“미안해요… 또 제가 쓸데없는 곳에 돈을….”

“크흠… 그….”

나는 에르티나가 축 처지기 전에 그녀의 기운을 북돋아주기로 했다.

“…아예 쓸모없지는 않는 것 같네요.”

“네?”

나는 다시 눈을 끔뻑거리는 그녀에게 다가갔다.

“지금 무척 기분이 좋거든요.”

“네? …앗, 꺄악…!”

나는 그녀에게 달려들며 침대 위에 풀썩 누웠다.

어느덧 내 밑에 깔린 그녀.

에르티나는 흘러내린 천으로 가슴을 감추는 척을 하면서 나를 올려다보았다.

“…내일 바빠요?”

“아뇨, 그렇게 까지는.”

그 말에 그녀가 미소 지었다.

“그럼 기대해도 되죠?”

…아무래도 오늘은 늦게 자야할 것 같다.

***

그렇게 내가 잠이 든 것은, 아마도 새벽 언저리였다.

에르티나를 껴안고 잠에 든 나는, 갑작스런 통증에 눈을 떴다.

“아얏!”

퍽!

무언가가 내 이마를 강타했다.

“어… 무슨….”

퍽! 퍽!

“아야! 자, 잠깐!”

아프지는 않다.

뭐, 뭐지.

검은 게 내 눈앞을 날아다닌다.

슈욱!

탁!

나는 다시 내 이마로 날아오는 그 검은 물체를 콱 붙잡았다.

“하읏♥”

“…세라.”

나에게 꼬리를 잡혀 몸을 움찔 떠는 그녀가 내 침대 옆에 앉아있었다.

물론 이 꿈속에서는 내 옆에 에르티나가 없다.

세라의 표정은 뚱해있었다.

“…조, 조금 늦었죠?”

그 말을 들은 그녀는 더욱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팔짱을 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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