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화 〉 [짐꾼] 유니가 둘
“루엘라… 왜 이런 곳에?”
그녀를 보자마자 유니가 긴장했다.
루엘라가 용사를 죽이려한지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았으니 당연한 반응이다.
정작 본인은 어느 정도 이성을 되찾았는지 조용했지만, 그런 걸 방금 들어온 유니가 어떻게 알겠는가.
“잠깐, 여기서 싸우지 마.”
“그치만….”
“…일단 진정해요.”
루엘라의 조곤조곤한 목소리를 들은 유니는 긴장을 완전히 풀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조금은 침착한 태도로 치켜들었던 팔을 내렸다.
“둘이 여기서 뭘 하고 있던 거야? 설마 마물 편에 붙을 생각이야?”
“음….”
생각해보니 그런 오해를 받을 법도 하다.
아니, 실제로도 그리 다르지는 않던가?
“개인적으로 잠시 할 얘기가 있어서 말이죠.”
“…개인적?”
하필이면 루엘라가 더 수상쩍게 대답하는 바람에 유니의 눈이 더욱 가늘어졌다.
이런 식으로 의심을 부추겨서 뭐가 좋다고… 하긴, 그녀 입장에서는 분열이 일어나면 좋기야 하겠구나.
“하아… 그런 건 아니니까 이상한 상상하지 마.”
“아니긴 뭐가 아니에요? 저하고 당신이… 읍…!”
자꾸 입만 열면 상황을 곤란하게 만드네.
그래서 잠시 입을 다물게 했다.
이 모습일 때 입을 맞추는 것은 처음이지만, 많이 해봤으니까 괜찮겠지.
“무, 무슨… 미쳤어요!”
루엘라는 다급히 뒤로 물러나며 손등으로 입술을 닦았다.
“어? 뭐, 뭐야?”
유니도 방금 본 것이 진짜인지 혼란스러워하는 중이었다.
“이런 개인적인 볼일을 말하는 거지.”
“…다, 당신 무슨 헛소리를….”
“부정할 수 있나?”
물론 그 때마다 유니의 모습이기는 했지만, 내 말이 딱히 틀리지는 않았다.
그래서 루엘라는 인상을 찌푸리기만 할뿐, 더 이상 뭐라 더 말하지는 못했다.
“미, 미쳤어?”
이 반응이 유니는 당연하게도 당황했다.
세리아와 아린만이 아니라 사천왕 중 하나인 루엘라에게도 손을 댔다?
아마 직접 보지 않는 한 절대 믿지 못할 광경이겠지.
“당신 마왕 편 아냐?”
“…마왕님을 위해서죠, 당연히.”
그 말에 유니가 코웃음을 쳤다.
본인이 코웃음 칠 처지는 아닐 텐데….
“당신은 아닌가요?”
“읏….”
아니나 다를까 루엘라의 지적을 받자 유니가 새빨간 얼굴로 입을 다물었다.
이러고 보니 둘이 참 비슷하다.
자기 남자를 위해서 멍청한 판단을 내렸다는 점이 특히나.
왠지 저 둘을 같이 두고 한 번쯤 해보고 싶은데.
“아무튼 그런 거니까….”
“그, 그럼 나는 돌아갈게.”
“어딜 가?”
나는 급히 돌아가려는 그녀의 팔목을 잡았다.
“루, 루엘라가 있잖아?”
“나랑 하려고 왔잖아.”
“읏….”
그녀가 내 방을 찾을 이유는 이거 하나밖에 없다.
어차피 용사에게 티내고 왔을 테니 그 흔적을 남기고 돌아가야겠지.
나는 그녀의 팔을 잡은 손에 힘을 주어 내 쪽으로 잡아당겼다.
유니는 별다른 저항 없이 순순히 나에게 끌려왔다가, 내 품에 살짝 안기게 되자 당황하며 다급히 물러났다.
“…으읏.”
“크흐흐.”
이미 몸까지 섞은 마당에 이런 게 뭐가 대수겠냐만은, 그녀 입장에서는 나름 중요하겠지.
나랑은 어디까지나 연인이 아닌 서로를 이용하는 관계로 남길 바라고 있을 테니까.
“…그럼 저는 다음에 다시 오죠. 약속에 대한 얘기는 다음에….”
“그냥 가려고?”
“…저 여자가 있잖아요?”
그렇기는 한데, 이 기회를 그냥 보내기는 좀 아쉽단 말이지.
“그거 말인데, 지금 나를 도와주면 더 잘 될 것 같지 않아?”
약속의 전제조건은 유니를 함락시키는 것.
그녀가 나에게 몸을 대준 것도 어디까지나 이를 위해서였다.
내 말을 들은 그녀는 그게 무슨 말이냐는 듯 얼굴을 살짝 찌푸렸다가, 유니와 나를 번갈아 바라보고는 한숨을 내쉬었다.
“또 이상한 생각을….”
“너희끼리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거야?”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는 유니에게 나는 씩 웃어 보이며 말했다.
“즐거운 일이지.”
***
나는 루엘라를 설득해 그녀를 유니 모습으로 변하게 하는데 성공했다.
당연히 처음에는 거부했지만 내 말을 듣더니 무언가 생각한 것이 있는 듯, 제 멋대로 고민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때 경악하던 유니의 모습은 아마 쉽게 잊지 못할 것 같다.
아니나 다를까, 유니의 모습으로 변한 루엘라는 이전 모습일 때와는 달리 내 반응에 쉽게 넘어왔고, 지금은 내 자지를 빨고 있었다.
“쮸읍… 츄읍….”
“으, 으읏… 미쳤어….”
“너보다 잘하는 거 같지 않아?”
나는 유니의, 그러니까 루엘라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렇게 말했다.
역시 유니의 모습을 하고 있을 때와 평소 모습일 때는 정신에 약간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지금의 루엘라는 나에게 거의 함락당한 상태인 반면에, 평소 모습의 루엘라는 여전히 나에게 까탈스럽다.
“됐어, 슬슬 시작하자고.”
“…나, 나는 갈래.”
“이대로 가면 용사한테 뭘 보여주려고?”
유니는 자신의 모습을 하고 있는 루엘라를 경멸스럽다는 듯 노려보았다.
“적어도 저런 것과 같이 있고 싶지는 않아.”
“후읏… 가려면 마음대로 하세요. 그런데 그거 알아요?”
“…내 목소리로 말 걸지 마.”
유니 둘이 서로를 마주봤다.
“용사는 저랑 당신을 구분 못할 걸요.”
“…뭐라고?”
유니의 눈에 잠시 불똥이 튀었다.
“이건 말이죠, 당신의 신체를 완벽하게 모방한 거예요. 겉모습부터 그 내부까지 완전하게. 제아무리 용사라고 해도 쉽게 구분할 수는 없죠.”
“에릭은… 알 수 있어.”
“과연 그럴까요? 인간은 생각보다 시각에 의존하는 비중이 높죠. 이상하다는 생각은 들어도 쉽게 간파하지는 못할 걸요.”
나는 그냥 유니 둘과 섹스하려고 했는데, 왠지 분위기가 이상한 쪽으로 흘러가는 것 같다.
“…나와 에릭은 너희처럼 얄팍한 관계를 쌓아오지 않았어.”
정작 본인은 나와의 그 얄팍한 관계로 흔들리고 있으면서, 말은 잘하는군.
“그대로 돌아갈 생각이라면, 제가 당신 대신 용사를 찾아가죠. 이 남자의 흔적을 묻힌 당신의 얼굴로.”
“읏… 제정신이야?”
유니의 낯빛이 급속도로 어두워졌다.
“후후… 재밌겠는데요. 진짜 당신과 더럽혀진 당신의 모조품 중에 용사는 무엇을 고를까요?”
“…닥쳐!”
용사는 더럽혀진 그녀에 흥분한다.
만약에 둘 중에 하나를 고르라고 한다면… 그는 자신의 욕망을 따라 후자를 선택할지도 모르는 노릇 아닌가?
만약 그런 상황이 벌어진다면 유니의 정신은 상당히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설마 이걸 노리고 변신한 건가.
조금 무서울 정도다.
“돌아가고 싶다면 돌아가세요. 제가 한 번 시험해드리죠.”
“…….”
유니는 말로 형용키 힘든 표정을 짓더니 입술을 꽉 깨물고는 루엘라를 노려봤다.
“더러운 년.”
“저는 당신이에요.”
유니는 그녀와 더 다투는 것을 포기하고 나를 봤다.
“마음대로 해. 이런 장난을 즐기고 싶다면… 알아서 하라고.”
“그럼 그렇게 하지.”
유니덮밥을 맛볼 시간이다.
***
“하그읏…♥ 읏, 하읏….”
“후우, 후우… 간다!”
“읏, 흐읏, 안에는… 안에다가는…!”
뷰르르륵! 뷰르륵!
유니의 안에 내 정액이 깊숙이 들어찬다.
그녀의 몸이 파르르 떨리면서 절정을 맞이하고, 무의식적으로 그녀의 다리가 내 등을 꽉 껴안는다.
이건 어느 쪽 유니더라?
처음에는 나름 구분하면서 하려고 했는데, 어느 샌가 루엘라가 유니를 따라 하기 시작하면서 구분하기가 제법 어려워졌다.
“으읏….”
우리 둘의 정사를 바로 옆에서 알몸으로 지켜보던 다른 유니가 얼굴을 붉혔다.
이 쪽이 진짜 유니일까? 아니면 나랑 몸을 섞고 있는 이 쪽?
“좋아, 교대.”
“하앗, 하아….”
“읏, 흐읏….”
절정의 여운에 잠겨 숨을 몰아쉬는 유니와, 그 옆에서 앞으로 있을 일에 기대를 숨기지 못하고 가쁘게 숨을 쉬는 유니.
내가 곧장 그녀를 안자 그녀가 흠칫 놀라며 내 품에서 벗어나려고 했다.
“자, 잠깐… 적어도 조금 떨어져서….”
“아니, 여기서 할 거야.”
나는 유니를 억지로 쓰러진 유니 앞에 데려다놓았다.
“여, 여기에는 루엘라가….”
아, 저게 루엘라였나?
“…나인 척 하지 마.”
쓰러진 유니가 날카로운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자꾸 나 따라하지 마.”
“누가 누구한테 그런 소리를 해?”
아이씨, 더 헷갈리잖아?
물론 솔직히 말하면 이러는 편이 더 흥분돼서 좋기는 한데.
모르겠다, 누가 어느 쪽 유니든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자, 들어간다.”
“자, 잠시… 흐긋…♥”
유니의 위에서, 다른 유니가 내 자지에 신음했다.
그녀의 허리를 붙잡고 들썩이면서 나는 다른 유니의 반응을 관찰했다.
“읏, 흐으… 흐읏….”
그녀는 몸을 섞는 자신을 보며 흥분했는지 손을 꾸물거리고 있었다.
마치 자위를 하고 싶지만 자존심 때문에 애써 참는 모습이다.
루엘라의 자존심인지, 아니면 유니의 자존심인지는 모르겠지만.
“하극♥ 왜 매번… 흐읏… 이런 거… 이런 거 에릭하고는….”
“용사는 작으니까 어쩔 수 없지.”
“흐읍♥ 아니야… 그런 거… 절대 아니야…♥”
나는 필사적으로 부정하려는 그녀가 진짜 유니라고 마음속으로 결정짓고는 허리를 들썩이며 그녀의 안에 사정하려고 했다.
“잠시, 안에는… 안에는 안… 하으읏♥”
뷰르르륵! 뷰르륵!
유니가 둘이라 그런지 내 사정도 두 배로 빨라진 느낌이다.
절정에 부르르 떠는 그녀를 이미 쓰러진 유니 옆에 눕히자 두 유니가 똑같이 다리 사이로 정액을 흘리면서 나를 올려다보았다.
“크흐흐.”
이것 참 보기 힘든 풍경이구만.
나는 미소를 띄우며 내 앞에 널브러져 있는 그녀들의 보지를 발로 자극했다.
“하긋♥”
“흐읏♥”
두 유니가 동시에 신음했다.
“크흐흐….”
아, 이거 웃음이 안 멈추는구만.
이번에는 어느 쪽 유니를 따먹어볼까.
그런 즐거운 고민을 하며 밤이 찾아올 때까지 둘을 데리고 즐겼다.
그리고 다 끝나고 알았는데, 내가 유니라고 생각했던 쪽은 루엘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