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1화 〉 [짐꾼] 0의 거리
“자, 저기 누워봐.”
처음인데 스스로 움직이라고 할 수는 없지.
세리아와 아린은 어느 정도 조교가 끝난 상태에서 들어갔지만 유니는 다르다.
용사를 위해서라는 명목으로 나와 몸을 섞는 것이기 때문에, 유니 본인은 쾌락으로 판단이 흐려지더라도 아직 나와 하는 것을 내켜하지 않는다.
뭐, 그건 스스로 움직일 때까지 길들이면 되는 문제니까.
“읏, 흐읏….”
유니는 이제부터 일어질 일을 상상하는지 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입가를 손으로 가렸다.
왜 굳이 입가일까.
어쩌면 저 가려진 손 뒤로 슬쩍 올라간 입꼬리가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용사는 절대 만족시켜줄 수 없는, 오직 나만이 줄 수 있는 쾌락을 기대하며.
“세리아, 아린.”
“네에.”
“알았어요.”
딱히 말한 적도 없건만 그녀들은 눈치껏 유니의 양팔을 붙들었다.
“뭐… 뭐야?”
유니는 모르겠지만 우리들은 이 상황에 무척이나 익숙하다.
루엘라를 통해 몇 번이고 연습해본 상황.
이미 유니의 몸에 대해서는 내가 가장 잘 알고 있다.
“아니, 조금 날뛸 거 같으니까 미리 붙잡아둔 거지.”
“무, 무슨 말이야?”
유니는 살짝 겁에 질린 표정으로 물었다.
그녀 입장에서는 당황할만도 하지만, 어차피 그것도 조금 후면 생각할 여유마저 없어질 것이다.
“뭐… 기절하지만 말라고.”
“허, 허풍은….”
유니는 그렇게 말하며 넘기려고 했지만 거짓말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는지 살짝 움츠러든 눈치였다.
툭.
나는 내 자지를 그녀의 균열부에 가져다가 슬슬 문질렀다.
“…읏, 자, 잠깐만….”
“왜 그러지?”
“여, 역시 이건 아니야. 풀어… 흐읏♥”
유니가 말을 바꾸려하자 잽싸게 아린이 그녀의 뒷목을 세게 눌렀다.
“그러면 안 되죠, 유니. 이미 주인님이 준비를 다 마치셨는데 여기서 돌아가려고 하면 어떡해요.”
“아, 아리인… 너 무슨… 흐긋….”
잠시 그녀의 정신이 아린에게 돌아간 틈을 타, 나는 살며시 그녀의 안으로 들어갔다.
“흐앗… 자, 잠깐… 저, 정말로 들어… 읏, 흐읏…♥”
그녀의 모든 약점을 공략하며, 나는 서서히 앞으로 나아갔다.
“흐극… 읏, 이거, 뭐야아….”
용사가 닿을 수 없는, 그녀 안쪽의 약점까지.
“햐아앗♥ 읏, 하읏… 이건, 아니야, 아냐…!”
유니는 자기 입에서 터져 나온 신음을 애써 막으려고 했지만, 쾌락에 의한 자연스러운 반응이었기 때문에 그녀의 힘으로는 억제할 수 없었다.
“푸흣.”
“후후후.”
“우, 웃지 마… 흐읏… 이거, 이거 이상해… 분명 뭔가….”
고개를 저으며 필사적으로 현실을 부정하려던 그녀는 자기 어깨가 빛이 나는 것을 보고 눈을 질끈 감았다.
“이런 거… 이런 거 인정 못해….”
“크흐흐, 곧 하게 될 수밖에 없을 걸?”
머리로는 인정 못해도 몸은 인정할 테니까 말이야.
나는 잠시 그녀의 안에 삽입한 후 그녀가 진정하기를 기다렸다.
“흣, 흐읏… 에릭, 미안해… 나… 나, 다른 사람과….”
“움직인다.”
“…이런 거, 하고 싶지 않았… 하읏♥”
이곳에 있지도 않은 용사에게 사과하던 그녀는, 내가 움직이자마자 곧바로 달콤한 신음소리를 흘려버렸다.
그리고 그 사실이 유니를 더욱 괴롭게 했다.
“왜, 왜 이렇게… 흐윽… 말도, 흣, 흐읍… 안 돼….”
유니는 필사적으로 입가를 가리면서 최대한 신음을 억누르려고 했다.
그녀는 알 수 없을 것이다.
왜 자신이 이렇게 절망적일 만큼 쾌락에 견디지 못하는가.
이는 유니가 자신의 몸에 대해 많이 무지한 반면, 나는 그녀의 몸 구석구석까지 전부 꿰고 있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그녀는 아무런 정보를 갖고 있지 못하고, 나 혼자만 모든 정보를 쥐고 있는 셈.
그녀의 몸이 나에게 넘어온 지금, 이미 함락은 끝난 것과 다름 없다.
“하아… 하앗… 이건… 이건….”
그녀는 밀려드는 쾌락에 저항하면서 어떻게든 정신을 유지하려고 했지만, 그것도 오래가지는 못할 것이다.
나는 묵묵히 그녀의 정신이 무너지기만을 기다렸다.
“흐긋♥ 하앗… 읏, 흐읏….”
유니의 손이 잠시 내 쪽으로 향했다가 다시 바닥에 주저앉았다.
“유니, 저항할 필요 없어요. 솔직하게 받아들이자구요.”
“기분 좋지? 어쩔 수 없어. 주인님과 에릭 사이에는 이 정도의 격차가 있는 거야. 몸으로 느껴보니 확실히 알겠지?”
세리아와 아린은 그녀에게 붙어 조금씩 유니의 정신을 갉아먹었다.
“아냐… 아냐, 에, 에릭은… 그렇지 않… 하그읏…♥”
움찔움찔.
그녀의 엉덩이가 바닥에서 살짝 뜨며 허공에서 파르르 떨렸다.
나는 살짝 들린 그녀의 엉덩이를 양손으로 지탱하며 그 자세로 허리를 흔들었다.
“하긋, 읏, 흐읏… 자, 잠시 쉬었다가… 하윽….”
유니는 멈춰달라며 부탁했지만 나는 들어주지 않았다.
내가 사정할 때까지, 한 순간도 쉬지 않고 그녀의 약점을 공략했다.
민감한 부위를 자지로 누르고, 손으로 문질렀다.
“흐그으읏…♥ 읏, 흐읏…!”
부르릇!
그녀가 너무나도 손쉽게 절정에 도달하며 발버둥을 쳤다.
이럴 줄 알고 미리 양옆에 대기중인 그녀들은 유니가 도망치지 못하게 꾹 눌러 그녀의 움직임을 봉쇄했다.
“하그읏… 그, 그만… 그만해…!”
“후우, 슬슬 간다.”
“읏, 흐읏… 안은 안 돼… 안에다가는…!”
유니가 질내사정만큼은 필사적으로 막으려는 것 같은데, 무시하고 그냥 쌀까?
아니, 어차피 용사에게 보여줘야겠지.
그러면 밖에 싸는 편이 더 나을 것 같다.
나는 사정 직전에 자지를 그녀의 보지에서 빼냈다.
“하그읏… 끄, 끝…? 아, 하읏….”
뷰르륵! 뷰르르륵!
끝난 줄 알고 안심하던 그녀의 몸 위로 내 하얀 정액이 철푸덕 쏟아진다.
“헤븝… 읏, 흐븝….”
내 정액은 그녀의 얼굴과, 가슴과, 배 아래까지 골고루 흔적을 남기며 더럽혔다.
“케흡… 케흑….”
유니는 손바닥으로 얼굴에 뿌려진 정액을 닦으며 기침했다.
순간적으로 놀라 조금 삼켜버린 모양이다.
“흐읏, 흐으… 무슨, 짓을….”
유니는 몸을 반쯤 일으키려고 했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
“또, 또하는 거야…?”
“이제 시작한 거지.”
유니의 표정이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 잠시 스쳤다가, 내가 원래 이런다는 것을 떠올렸는지 입술을 꾹 깨물었다.
“…짐승.”
“많이 들어본 말이군.”
재밌게도 루엘라가 유니 얼굴로 했던 말이기도 하다.
이렇게 진짜에게 들으니 감회가 새롭네.
“자, 그래서 스스로 다리를 벌릴 생각은 없는 거 같은데… 세리아, 유니.”
“네에.”
그녀들은 쪼르르 달려와 유니의 양 다리를 잡고 조금씩 벌렸다.
“읏… 흐읏….”
유니는 그녀들에게 미세한 저항을 보이면서도 자기 가슴에 손을 올리고 힘을 주어 꾸욱 눌렀다.
“크흐흐, 떨리는 가슴이 진정되지 않나보지?”
“우, 웃기지 마….”
그렇게 말하는 유니의 얼굴에는 감출 수 없는 흥분이 드러나 있었고, 그녀의 머리카락에는 내 정사의 흔적이 지저분하게 묻어있었다.
“그럼 이제 한 번 더 시작해볼까.”
“…이, 이거면 됐잖아. 이걸로 끝내고 돌아… 흐긋….”
나는 또 이상한 소리를 하려는 그녀에게 자지를 집어넣어 침묵시켰다.
섹스를 하는 여자는 많은 말을 할 필요가 없다.
그녀가 들려줄 목소리는 신음소리 하나면 족하지.
나는 익숙한 그녀의 감촉을 맛보며, 진짜 유니의 반응을 즐겼다.
참으로 재미나게도, 그녀의 반응은 루엘라가 처음에 보여주었던 반응과 놀랍도록 흡사했다.
“흐읏… 읏, 하앗….”
네 번째 사정 쯤 가니 그녀가 슬슬 자기 허리를 나에게 부비적거리기 시작했다.
아마 그녀 본인도 모르는 무의식적인 행동이었을 것이다.
몸이 내가 주는 쾌락을 인정하고, 받아들인 것이다.
그녀의 머리는 여전히 꼿꼿하게 나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지만, 이렇게 몸이 조금씩 넘어오고 있으면 머리 혼자서 버틸 재간이 없다.
이미 유니의 함락은 반환점을 돌았다.
남은 것은 그녀의 정신이 몸을 따라 서서히 나에게 넘어오는 것 뿐.
용사는 이를 다 알면서도 방치할 것이다.
더 강해져야한다는 변명과 함께.
“유니, 한 번 더 간다.”
“바, 밖에… 안은 안 돼….”
유니는 몇 번째인지 모를 절정으로 반쯤 정신이 나간 상태에서도 그렇게 중얼거렸다.
머리카락 몇 가닥이 그녀의 시야를 가리고 있음에도 유니는 손을 뻗어 그것을 치우지 못했다.
힘없이 몸을 축 늘어뜨린 채, 그녀는 내가 자극을 줄 때만 바들거리며 반응을 보였다.
나는 그런 그녀의 보지에서 자지를 다시 빼고는 그녀의 얼굴을 향해 사정했다.
뷰르르릇!
“케흡… 푸흡….”
그녀의 얼굴을 향해 다시 한 번 끈적한 정액이 쏟아졌다.
유니의 얼굴이 새하얗게 뒤덮였지만, 유니는 그것을 치울 생각도 못한 채 누워서 허덕였다.
“하앗, 하아… 흐읏….”
“후우….”
네 번 정도 사정하고 나니 살짝 진정이 된다.
물론 아직 부족하지만, 더 하다가는 유니가 정말로 기절할지도 모르는 노릇이다.
“흐그읏… 읏, 하읏…♥”
건들지도 않았는데 제멋대로 유니의 몸이 부들부들 떨리며 절정한다.
“푸흐흣, 반응이 너무 좋은데요.”
그 모습을 본 아린은 입가를 가리며 웃음을 터뜨렸다.
“이대로 돌아가면 아무리 씻어도 냄새가 안 빠지겠는데?”
“하읏, 읏, 흐읏….”
유니의 손이 꾸물거리는 걸로 봐서는 일어나려는 것 같았지만,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지 그녀는 좀처럼 쉽게 일어나질 못했다.
“거기서 쉬고 있어요, 유니. 우리는 불침번을 서고 올 테니.”
“후후, 만약에 또 하고 싶어지면 찾아와요.”
우리는 그런 그녀를 천막 안에 남겨두고 밖으로 나왔다.
용사는 자고 유니는 우리 천막에서 쓰러져 있는 지금, 온전하게 일어나있는 것은 우리 셋 밖에 없었다.
나는 그녀들을 양옆에 끼고 따스한 모닥불에 앉아 새벽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