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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 파티의 짐꾼-187화 (187/236)

〈 187화 〉 [짐꾼] 처음

축제가 열렸다.

명목은 수확제라지만, 딱히 농사도 짓지 않는 이 도시에서 열리는 수확제란 주변 마을들의 행사를 따라 적당하게 가져다 붙인 이름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주변 농지에서 축제가 열리는 것은 분명했으므로, 이 도시도 그 영향을 받아 제법 활기찬 분위기로 축제가 벌어지고 있었다.

그런 고로 나는 아침부터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미리 술을 구입했다.

주로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독한 술이나 밍밍한 술이다.

독한 것은 금방 취해 잠들어버리기 때문에 어지간한 애주가가 아니면 잘 마시려들지 않고, 밍밍한 술은 마시는 느낌도 안 들어 사람들이 잘 안 찾는다.

그렇지만 어딘가에는 이런 술을 파는 사람도 있는 법.

나는 그들과 미리 얘기를 해 따로 일정량의 술을 확보해뒀다.

이 술은 오늘 저녁 유니와 에릭을 취하게 하는데 사용할 예정이다.

둘이 얼마나 술에 강할지는 모르겠지만, 이 정도면 잠들지 않고는 못 배기겠지.

적당히 술을 모은 뒤에는 방으로 돌아왔다.

“아, 주인님.”

“웬 술을 그렇게 많이 가져오셨어요?”

다 이유가 있지.

나는 그녀들에게 계획을 설명하고 적당한 타이밍에 그들의 방을 찾아가라고 말했다.

“으음… 잘 될까요?”

“뭐 적당히 취한 상태면 기분 좋을 테니 받아주겠지.”

아니면 말고.

술값이 조금 아깝지만 그럼 내가 마시면 되니까.

나는 그 둘이 돌아올 때까지 잠시 방에서 그녀들과 가볍게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다.

“으음… 첫 인상이요? 글쎄요, 사실 좀 불성실한 분 같다고는 생각했었는데….”

“뭐, 다들 비슷한 생각을 했죠. 잘못 고른 건 아닐까….”

그럴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역시 내 첫인상은 많이 안 좋았던 것 같다.

하긴, 내가 봐도 딱히 성실해 보이는 외모는 아니니까.

“설마 이런 분을 섬기게 될 줄은 몰랐죠.”

“후회하는 거야?”

세리아의 말에 아린이 움찔하고 반응했다.

“서, 설마요. 이상한 소리하지 마요, 세리아.”

“후후….”

둘이 투닥거리는 소리를 듣다보니 방 밖으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아, 돌아왔나보네요.”

에릭과 유니가 돌아왔다.

살짝 확인해보니 둘은 우리처럼 방 안에서 조금 더 마실 생각인지 술을 가지고 방 안에 들어갔다.

“생각보다 잘 되겠네요. 적당하게 시간 좀 살피다가 들어가면 되겠어요.”

우리가 마시는 것보다는 조금 더 천천히 마실 테니, 그것으로 기준을 판단하면 될 것 같다.

가져온 술 중 하나를 동낼 무렵, 나는 슬슬 시간이 됐다고 판단하고 그녀들을 보냈다.

술을 가득 안고 건너편 방으로 넘어가는 그녀들을 보낸 나는 창문을 열어 잠시 환기를 시켰다.

“후우….”

“생각보다는 멀쩡하시네요.”

창문에 몸을 기대며 잠시 술기운을 좇아내고 있었더니 어느새 창가에 앉은 루엘라가 내 바로 옆에서 말을 걸었다.

설마 벽을 타고 기어오른 건 아니겠지.

뭐, 나름의 마법을 썼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녀는 평소 루엘라의 모습을 하고 있었는데, 딱히 취한 모습은 아니었다.

하긴 굳이 인간들 틈에 어울릴 필요도 없나?

“제 몸은 더 이상 취하지 않거든요. 그런 걸 마실 필요도 없죠.”

“흐음, 하지만 굳이 안 마실 필요도 없겠지?”

“…뭐, 그렇죠.”

루엘라에게 술을 한 잔 따라 건네자, 그녀는 잠시 내가 건넨 잔을 바라보더니 입을 열었다.

“옛날 생각나네요.”

그러고 보니 그 때도 술을 마시고 마왕한테 따먹혔다고 했던가.

그 때와 비슷한 일이 지금 벌어지려고 하고 있었다.

“어차피 들킬 거라는 건 알죠?”

“그렇겠지.”

술에 취한 시점에서는 헷갈릴 수 있지만, 술에서 깨고 나면 분명 이상한 점을 눈치 챌 것이다.

그러면 분명 나를 찾아오겠지.

“그러다가 죽으면 어쩌려구요?”

“그럼 뒤지는 거지, 뭐.”

어차피 한 두 번 이런 것도 아니고, 이렇게 진도를 확 나가려면 다소 위험도 감수해야한다.

“자기 몸 하나는 잘 챙길 줄 알았는데.”

“그럴 거면 애초에 이런 짓 시작도 안 했지.”

나를 움직이는 요인은 언제나 하나밖에 없었다.

감정.

나를 깔보는 그년들에게 쓴 맛 한 번 보여주겠다는 생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고, 지금에 와서는 욕구 하나만으로 달려가고 있다.

뭐, 남들은 그렇지 않지만 어쨌든 나는 그렇다.

적어도 그렇지 않았더라면 이렇게까지는 일이 잘 풀리지 않았겠지.

“그것도 운명이죠.”

“운명?”

루엘라는 잠시 말없이 술잔을 바라보다 한 잔 마셨다.

“그렇게 대책 없이 막 살아도 잘 풀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철저하게 계획을 세우고 움직이는데도 예상치 못한 사고로 꼬이는 사람도 있다는 말이에요.”

“뭐, 그렇지.”

내가 맞장구를 치자 그녀는 살짝 쓴웃음을 지었다.

“닮았네요. 당신이랑 그 분.”

“…너네 마왕 말하는 거냐?”

“네.”

제길, 그런 식으로 말하면 기분이 이상하잖아.

그 마왕과 나는 행적이 너무 비슷하다.

용사의 여자들에게 손을 대서 하나씩 뺏어오는 점이 특히나.

왠지 그런 얘기를 의식할 때마다 어쩌면 그게 내 미래가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루엘라는 잠시 나를 바라보다가 술을 단숨에 들이켰다.

제법 도수 높은 술인데, 인간이 아닌 그녀에게는 상관없는 얘기이려나?

“…어떻게 생각해요?”

“뭐를?”

“만약 당신이 마왕이 될 수 있다면… 당신은 자리에 앉을 건가요?”

“흠….”

마왕의 충복인 그녀가 이런 얘기를 하는 것도 좀 우습지만, 술기운에 취해서 그런가 나도 그 사실을 깊이 생각해보지는 않았다.

“잘 모르겠는데.”

마왕이라.

솔직히 꺼림칙한 이름이지만 무언가를 지배하는 위치에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은 꽤나 매력적이다.

인간은 아니지만 모든 마물들을 지배하는 왕이라.

그렇게 생각하면 제법 괜찮은 거 같기도 하고.

“생각보다 왕이라는 자리는 번거롭고 귀찮은 자리에요.”

루엘라는 고민하는 내 기색을 눈치챘는지 그렇게 말했다.

“당신하고는 별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군요.”

“그럴 거면 괜히 묻지나 말지 그랬나.”

“후후, 그러네요.”

그녀는 텅 빈 잔을 잠시 이리저리 돌려보더니 다시 나에게 내밀었다.

“잘 마셨어요. 저는 할 일이 있어서 이만 가봐야겠군요.”

“유니가 따먹히는 순간을 보고 싶지는 않나?”

그 말에 루엘라는 잠시 멈칫하더니 피식 웃고는 말했다.

“질리도록 봤거든요.”

아마 자신이 유니의 모습으로 나에게 따먹히는 모습을 말하는 것이겠지.

그 말대로 이미 나는 유니를 몇 번이고 공략했다.

어디가 약점인지, 무엇에 약하고 어떻게 하면 그녀의 몸이 달아오르는지를 속속들이 알고 있다.

세리아와 아린을 함락시켰을 때와는 조건 자체가 다르다.

이게 과연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이제 곧 알 수 있으리라.

벌컥!

“주인님, 둘 다 잠들었어요.”

문이 열리고 아린이 멀쩡한 얼굴로 찾아와 보고했다.

“세리아는?”

“같이 자고 있어요.”

마지막까지 남은 게 설마 아린일 줄이야.

예상외였기에 그녀를 바라보니 아린이 슬쩍 웃었다.

“저야 뭐 여신의 축복으로 깼죠.”

“쓸데없이 쓸모가 많은 능력이군.”

뭐야, 그럼 나도 쓸 수 있다는 소리잖아?

그건 좀 마음에 드는데.

“후후, 가르쳐드릴까요?”

“다음에.”

지금은 그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으니까.

나는 그녀를 혼자 방에 내버려두고, 마침내 용사와 유니의 방으로 향했다.

세 남녀가 곯아떨어졌을, 그 방으로.

끼익.

문을 조심스레 열어보니 침대에 누운 유니와 테이블에 고개를 박고 엎드려 자는 세리아, 그리고 용사의 모습이 보였다.

왠지 둘이 붙어있으니까 마음에 안 드네.

나는 세리아를 테이블에서 일으켜 깨웠다.

“으음… 주인님…? 아, 마법….”

그녀는 하품을 하며 내가 가져온 자기 스태프로 내 머리를 콩 하고 쳤다.

“앗, 죄, 죄송해요! 잠결에 그만….”

“괜찮으니까 계속해.”

당황한 덕분에 잠에서 깼는지 그녀는 아까보다 침착한 표정으로 나에게 마법을 걸었다.

“이제 됐어요. 아마 유니에게는 주인님이 에릭으로 보일 거예요.”

“흐음, 그래?”

내 모습은 변한 게 없지만, 원래 내가 아니라 상대방에게 작용하는 마법이라니까 그런 거겠지.

이제와서 그녀가 날 속일 이유가 없으므로 나는 세리아를 믿고 머리를 한 번 쓰다듬어줬다.

“흐응….”

“가서 아린이랑 먼저 자고 있어. 조금 늦게 들어갈 거 같으니까.”

“후후… 유니에게도 주인님의 흔적을 잔뜩 새겨주세요.”

세리아는 그렇게 웃으며 우리 방으로 돌아갔다.

“으음… 흐으….”

유니는 침대에 누워 반쯤 풀어헤친 옷을 입고 있었는데, 아마 아린이 눕혀뒀으리라 추측된다.

이런 식으로 가져가게 될 줄이야.

내가 만든 판이기는 하지만 살짝 가슴이 뛰는 것은 막을 수가 없었다.

드디어, 드디어 그녀를 갖는 것이다.

나는 옷을 벗고, 그녀의 곁으로 다가갔다.

“으응… 에릭…?”

중요한 건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것.

나는 술 먹고 그녀 옆에 누운 용사처럼, 자연스럽게 그녀의 옆에 누웠다.

“으응….”

그녀는 나를 잠시 바라보더니 아무 의심 없이 껴안았다.

가슴에 느껴지는 그녀의 체온.

유니가, 나를 안고 있었다.

“흐흐….”

이거 좀 흥분되는군.

나는 살며시 그녀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지금 하려고…? 알았어….”

그녀는 내 품에 더 파고들면서 손으로 내 자지를 주물럭하고 쥐었다.

“으음…?”

뭔가 다르다는 것을 느낀 것일까 그녀가 잠시 의아한 소리를 냈지만 곧 얌전히 내 자지를 쓰다듬었다.

스윽스윽.

손에 익은 그녀의 손짓은 용사가 아니라 나에게 하는 것에 가까웠지만, 판단력이 흐려진 그녀는 그런 것을 알아차릴 수 없었다.

마침내 알몸이 된 그녀의 목 뒤를 나는 세게 주물렀다.

“하으윽…♥ 아흣….”

그녀의 성감대를 자극하면서 나는 손을 뻗어 그녀의 보지를 매만졌다.

처음으로 만지는 그녀의 균열.

사실 뭐 다른 여자와 큰 차이가 있지는 않고, 이미 루엘라로 수십 번이나 만져본 것이지만 그래도 감회가 새로웠다.

새로운 건 새로운 거고, 익숙한 건 익숙한 거지.

나는 루엘라가 가장 흥분했던 때의 반응을 생각하며 그 때와 똑같은 위치로 그녀를 공략했다.

“읏, 하읏… 자, 잠시만… 왜, 왜 이렇게 잘해…?”

“많이 해봤잖아.”

“그, 그치만… 흐읏…♥ 펴, 평소에는 이러지 않았는데….”

유니는 순식간에 달아오른 얼굴로 달콤한 한숨을 내쉬며 나를 바라봤다.

“에릭… 맞지…?”

순간 그 말에 가슴이 철렁했지만 애써 내색하지 않았다.

“내가 무슨 소리지… 미안, 신경 쓰지 마… 하아… 더, 더 문질러 줘…♥”

휴, 놀랐네.

나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그녀의 균열을 마구 자극했다.

“흐긋… 앗, 흐아읏….”

그녀는 다리를 부들부들 떨면서 가볍게 가버렸다.

아마 유니 본인은 겪어본 적도 없는 쾌락일 것이다.

본인도 모르는 성감대를, 나는 이미 다 꿰고 있었다.

“하아, 하아… 왜 애무만으로….”

“이제 넣어도 될까?”

“읏… 자, 잠시만, 지금 넣으면 나….”

이 말은 곧 더 해달라는 것과 다름이 없지.

나는 그녀의 위에 올라타 내 자지를 그녀의 보지 사이로 마구 문질렀다.

“으흣… 잠시만… 나 이대로는….”

“싫어?”

“하앗, 하아… 시, 싫지는 않아…♥”

그래, 그거면 됐지.

나는 속으로 웃음을 삼키며 그녀의 균열 사이로 조금씩 힘을 주어 내 자지를 밀어 넣었다.

“하으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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