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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 파티의 짐꾼-178화 (178/236)

〈 178화 〉 [용사] 수도 마지막 날

나는 유니가 빨리 성과를 거둬 수도에서 떠날 날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이렇게 유니와 떨어져 있는 시간이 길수록 점점 불안해졌다.

에르티나와 열심히 훈련 중이라는 사실은 알지만, 그럼에도 혹시나 하는 생각이 자꾸만 머릿속을 떠다닌다.

그리고 그 사실을 생각하면 어김없이 내 하반신은 반응하고 만다.

“읏….”

나는 무시하려고 애쓰면서 눈을 감고 집중했다.

넘실거리는 힘을 통제해 내 팔 끝으로… 그리고 다시 반대편으로….

이렇게 몸 곳곳에 신성력을 두르는 연습을 하면서 그 감각에 더욱 익숙해지도록 노력했다.

이미 어느 정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게 되었지만, 힘이 늘어날수록 신성력의 총량도 늘어나 이를 조절하는 연습을 해야만 했다.

특히 최근 며칠간은 과하다 싶을 만큼 힘이 늘어나 이런 조정 없이는 힘조절에 실패할 것이 분명했다.

힘이 과하게 넘처흐르는 원인은 말할 것도 없다.

유니가 나에게 비밀로 무언가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마 그 무언가는, 내가 생각하는 것과 그리 다르지 않겠지.

“후우… 후우….”

그 생각을 하니 또 흥분될 것 같았다.

유니가 제렌이랑….

벽면에 붙어있던 정액.

요즘 조금씩 늦어지는 귀가.

이 사소한 증거들이 너무나도 선명하게 내 뇌리에 와닿았다.

그녀가 진심으로 외도를 하는 것일까?

아니다. 분명 눈치챘기 때문이다.

내가 그런 것을 좋아한다는 걸.

유니는 나를 위해… 나를 더 강하게 만들기 위해 이 모든 것들을 감내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언제든지 그만두게 만들 수도 있다.

그만해달라고, 진심으로 부탁하면 된다.

그러면 유니는 분명 내 부탁을 들어줄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그러지 못하고 있었다.

마음 속 한편으로 그녀가 계속해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어차피 돌이킬 수 없는 지경까지 가기 전에만 멈추면 된다.

분명… 분명 나라면 가능할 것이다.

유니의 마음이 정말로 기울기 전이라는 애매한 기준이 지금의 상황을 묵인하게 만들었다.

내가 실수하면 정말로 유니마저 뺏겨버릴지 모른다는 그런 불안한 마음이… 그 무엇보다도 나를 흥분되게 했다.

파스슷!

집중이 흐트러진 탓인지 내 몸에 머물던 신성력이 사라져버렸다.

약간의 탈력감마저 느낀 나는 그대로 침대에 털썩 누워 잠시 휴식하기로 했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하지?

이대로 유니의 행동을 못 본 체 해야 하는가?

이미 속으로 지어버린 결론을, 나는 몇 번이고 부정했다.

***

“아무튼 그래서… 언제까지 있을 건지 궁금해하더라구.”

스읏스읏.

유니가 느릿느릿하게 내 다리 사이를 매만졌다.

“흐읏, 흐… 그, 그거야 유니 네가 때가 되면….”

“그거 말인데 음…. 아무래도 스승님의 눈에 찰 때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 같아.”

“그, 그래?”

딱히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은 에르티나가 이정도면 괜찮겠다 싶을 수준이 되었을 때 다시 여행을 재개하곤 했다.

아마 에르티나 본인이 나름대로 정해둔 단계가 있는 것이겠지.

그렇지만 이번에는 쉽게 그 목표까지 도달하지 못한 모양이다.

“그런데 그거… 누가 물어본 거라고?”

유니는 내 질문에 잠시 멈칫하더니 대답했다.

“…아린.”

“그런 거지?”

“응.”

그래, 우연히 아린과 만나서 잠시 대화를 나눈 것이리라.

요즘 아린은 방 밖으로 잘 나오지 않는 것 같지만….

그래도 우연하게 마주쳤겠지.

그래서 그녀에게 제렌의 말을 대신 전해들었을 것이다.

언제 다시 출발할 것이냐는 질문을.

“슬슬… 할게?”

“으, 응.”

유니는 혀를 살짝 내밀어 입술을 핥고는 가볍게 내 귀두에 키스했다.

쪽.

“츄읍… 우음….”

귀두 끝만 물고 혀와 입술로 오물오물거리고 있으니 뭔가 되게 기분이 좋았다.

오늘 처음으로 겪어보는 새로운 유니의 기술.

과연 어디서 이런 것을 배운 걸까.

“우읍… 우음….”

그녀는 잠시 더 우물거리다가 살짝 입을 떼고 나를 바라봤다.

“어때?”

“응, 아주… 아주 좋아.”

“헤헤, 그래? 역시 에릭도 좋아하는구나.”

나도…?

유니의 그 말이 묘하게 걸렸다.

“…왜 그래, 에릭?”

유니는 살짝 눈웃음을 지으며 나를 바라봤다.

나도 좋아한다….

그 말은 다른 남자가 좋아하는 것을 경험으로 배운 뒤에 나한테 하고 있다는 뜻인가?

아니지, 어쩌면 그냥 옆에서 보고 배운 것일지도 모른다.

…그것도 충분히 말이 안 되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으, 으읏….”

유니가, 다른 남자의 자지를…?

그녀의 입에 다른 남자의 것이 닿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흥분했구나, 에릭?”

“윽….”

꾸욱!

그녀가 내 자지를 살짝 세게 쥐었다.

유니의 지적대로 지금의 나는 무척이나 흥분한 상태였다.

“읏, 크읏….”

“방금 내가 한 말에 흥분할 요소가 있었어?”

“후읏, 유니….”

“정말… 정말로….”

유니는 살짝 쓸쓸한 표정을 지으며 내 자지를 훑었다.

“크읏, 읏….”

“에릭… 에릭…….”

사정한다.

이대로는 곧…!

“베에….”

“유, 유니?”

사정하기 직전, 유니가 갑자기 몸을 숙이더니 내 자지 앞에서 입을 열었다.

당황한 나는 잠시 멈추려고 했지만 그녀의 손은 나를 놔주지 않았다.

“으, 으읏…!”

찌익! 찍!

나는 계속되는 자극에 그만 버티지 못하고 사정해버렸다.

그녀의 얼굴에.

“읏… 흐읍….”

벌린 입속으로 정액의 일부가 들어가고, 또 일부는 얼굴 곳곳에 묻었다.

유니는 눈을 질끈 감고 내 정액을 얼굴 전면으로 받았다.

“가, 갑자기 왜 이런….”

“…후읏… 에, 에릭이 좋아할 거 같아서….”

두근두근.

심장이 뛰었다.

이렇게 사정하기 전에 자기 입에 싸라는 듯 벌려주는 그 모습은, 왠지 모르게 세리아와 아린을 생각나게 했다.

여자를 도구처럼 부리는… 그 남자나 할 법한 발상.

“유니… 혹시….”

“……싫었어?”

“윽….”

이미 그녀에게 숨길 수 없을 만큼 심장이 두근거리고 있었다.

유니는 얼굴에 묻은 정액을 치울 생각도 안 하고 내 가슴에 손을 올렸다.

“…그렇구나.”

“아, 아니야, 이건….”

“에릭에게… 한 번 쯤 해주고 싶었어.”

그렇게 말하면… 자꾸 오해할 것만 같다.

“남자들은 다 이런 걸 좋아하나 봐.”

나 말고 무슨 남자를 안다는 거야?

이런 부분까지 다 알 정도로 친한 남자가 또 있는 거야?

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가슴 속에서 약간의 분노와, 감출 수 없을 만큼의 흥분이 새어나오고 있었다.

유니는 그런 나를 보며 쓸쓸한 미소를 지었다.

“…있지, 에릭.”

그녀는 사정하고 쪼그라든 내 자지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우리 그만 출발할까?”

“출… 발?”

“응, 계속 여기에 머무를 수만은 없잖아.”

어차피 연습은 혼자서도 마저 할 수 있다.

그러니 굳이 수도에 더 오래 머무를 필요는 없다는 것이 유니의 설명이었다.

수도에서 출발….

당연히 평생을 여기서 머물 수만은 없다.

출발해야지.

출발해야하는데….

“갈 거라면 내가 가서 그들에게 말하고 올게.”

“유, 유니가?”

왜, 왜 그걸 유니가 직접….

“가서 얘기만 하고 올 거니까, 금방 올거야.”

“자, 잠깐….”

아직 간다고는 한 마디도….

“가지 말까?”

유니는 살짝 애원하는 듯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에릭이 가지 말라면 안 갈게.”

그녀는 무슨 대답을 듣고 싶은 것일까.

당연히 가지 말라는 대답이겠지.

그들에게 가지 말라고.

차라리 내가 가서 얘기를 하겠다고.

혀끝에서는 그런 대답이 맴돌았으나… 내 입은 단단한 바위라도 된 듯 도무지 움직일 기색이 없었다.

딱딱하게 굳은 입술 뒤로, 내 심장이 거세게 박동하며 온 몸에 피를 순환시켰다.

특히 하반신에 더욱.

“…알았어.”

그녀의 시선은 잠시 밑을 향했다가, 다시 위로 올라와 나를 향했다.

“그럼 갔다 올게.”

“아, 아냐… 나는….”

나는, 나는 아직 대답을…!

유니는 잠시 눈을 감더니 그대로 나를 혼자 방에 내버려두고 문을 닫아버렸다.

쿠웅!

홀로 남은 나는 빳빳하게 서버린 내 흉물을 바라보며 침을 삼켰다.

하필, 하필 이런 상황에서….

방금 전 대사는 너무 노골적이었다.

그녀는… 일부러 내가 흥분하도록 그런 애매한 말을 꺼낸 것이다.

내가 오해하고, 상상하고, 흥분할 수 있도록.

그리고 지금도….

“읏, 으읏….”

나는 침대시트를 꽉 움켜쥐며 몸을 떨었다.

아마도 그 이유가 분노만은 아닐 것이다.

도무지 가라앉을 기미가 없는 내 물건을 바라보며, 나는 유니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

얼마나 걸릴까?

5분? 10분? 아니면… 그보다 더 오래?

덜컹!

“유, 유니…?”

“왜 그렇게 놀라?”

유니는 생각보다 일찍 돌아왔다.

1분? 아니 2, 3분인가?

“얘기만 하고 온다고 그랬잖아.”

“…으, 응.”

그녀는 정말 어디까지나 말을 전달하러 간 것뿐이었다.

가서 용건만 전달하고, 돌아오면 끝인 단순한 일.

그 별 것도 아닌 일을 가지고 나는 흥분했던 것이다.

“…한 번 더 할까?”

“응….”

지금이라면 유니를 만족시킬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잔뜩 흥분한 상태로 유니를 안았고, 그녀는 어딘가 서글픈 미소를 보이면서도 나를 안아주었다.

“에릭, 내 목 뒤를 한 번 만져볼래?”

“목 뒤…?”

무슨 일이지?

나는 그녀의 목 뒤로 손가락을 슬며시 넣어보았다.

“으응… 음….”

그녀는 뭔가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왜 그래?”

“아냐, 그냥 좀 간지러운 것 같아서.”

그게 전부인가?

“그냥… 갑자기 좀 궁금해졌어.”

이상한 말이네.

혹시 이것도 그와 관계가 있는 건가?

자꾸만 별 것도 아닌 사실들이 나를 걱정되기 만든다.

그리고 나는 그런 의심을 할 때마다, 남들보다 더욱 거세게 반응했다.

“괜찮아, 오늘도….”

그녀는 잔뜩 흥분한 나를 보고 어깨 소매를 살짝 내렸다.

꽈득!

“흐읍….”

어깨를 세게 깨문 내 머리를 유니는 신음하며 쓰다듬었다.

“흐읏… 흣… 더, 더 세게 해줘….”

유니는 내 뒷머리를 쓰다듬으면서 그렇게 중얼거렸다.

“…지워지지 않는 흔적이 남도록….”

계속, 계속.

***

그리고 그 다음 날, 우리는 짐을 정리하고 수도를 뒤로 했다.

이제 향할 곳은 마왕성.

그곳까지의 길고도 짧은 여정이… 시작된다.

나는 유니의 어깨에 세게 남은 자국을 보며 슬쩍 시선을 피했다.

그녀의 장미를 내가 만든 푸른 멍이 둘러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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