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5화 〉 [짐꾼] 관음
세리아가 소곤소곤 전해주는 말을 듣고 나는 씩 웃었다.
삼 일.
느리지도 않고 빠르지도 않은 적절한 타이밍이다.
우선 우리는 용사를 눈치채지 못한 척 하면서 태연하게 가게를 빠져나왔다.
우리가 가게를 나오자마자 용사가 재빨리 가게 사이로 쏙 숨는 게 보였다.
설마 저러고 안 들킬 거라 생각하는 건가.
우습지만 최대한 모르는 척을 해줬다.
“멍멍아, 가자… 하아, 또 자위하고 있어?”
세리아는 기둥에 묶인 아린을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아린은 쪼그리고 앉아 몇몇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대놓고 꼬물딱거리며 자기 보지를 위로하고 있었다.
아린은 자위하다가 들켰음에도 태연하게 혀를 내밀고 헥헥거렸다.
“헥… 헤엑…♥ 머, 멍!”
이제는 완전히 익숙해진 모습이었다.
그녀는 개를 흉내내는 사람이 아니라 그냥 개가 되어버렸다.
세리아는 그녀를 한심하다는 듯 바라보며 클리를 발로 툭툭 건드렸다.
“주인님 부끄럽게 뭐하는 짓이야? 출발할 거니까 얼른 따라와.”
가볍게 절정한 아린은 애액으로 작은 웅덩이를 만들고 우리들을 졸졸 따라왔다.
그런 우리의 뒤로 용사도 슬금슬금 따라붙고 있었다.
“…슬슬 따라왔나 보죠?”
“그런 셈이지.”
루엘라는 재밌다는 듯 슬며시 웃었다.
용사가 보기에 그녀는 어떻게 보일까.
묘하게 나와 거리를 두고 있다는 점이 오히려 그녀를 더욱 유니답게 만들어줬다.
처음부터 세리아나 아린처럼 나에게 달라붙어 있었다면 용사는 의심 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약간 거리를 두고 있지만, 그럼에도 평소와는 다른 모습.
유니가 이러고 있을 리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눈앞의 현실을 곧장 부정할 수가 없다.
마치 부나방처럼 환한 빛에 낚여 모닥불로 뛰어드는 꼴이다.
나는 친근한 척 루엘라의 어깨에 손을 척 얹었다.
“뭐, 뭐하는 짓이에요?”
탁!
루엘라는 흠칫 놀라며 내 손을 쳐냈다.
이런 사소한 모습 하나하나가 용사의 머릿속에 자리 잡을 것이다.
그러다보면 문득 깨닫는 것이 있겠지.
며칠 돌아다니며 확인해 둔 빈 골목길로 우리는 들어섰다.
용사는 잘 따라오고 있겠지?
뒤를 돌아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이 다소 아쉽다.
“몸도 섞었는데 고작 이정도 스킨쉽도 못 하나?”
“저희가 무슨 연인 사인줄 아시나요? 불필요한 접촉은….”
종알종알 시끄럽게 떠드는 루엘라의 말을 대충 흘려듣고 나는 용사를 골목으로 유도했다.
이 쯤이면 되겠군.
내가 눈짓하자 세리아와 아린이 길목을 막아섰다.
“하아… 또인가요.”
“오늘은 관객도 있으니까 좀 더 화려하게 부탁해.”
그 말에 루엘라가 살짝 눈썹을 찌푸렸다.
“마치 절 창녀처럼 보고 계신 것 같아서 좀 그러네요.”
“비슷한 상황이잖아?”
“무슨… 흐읍…!”
나는 앙칼지게 반항하는 그녀의 뒤통수를 잡고 곧장 입을 맞췄다.
“흐읍… 읍… 츄릅….”
그녀는 화를 내면서도 익숙하게 혀를 내밀었다.
그녀의 혀를 쪽쪽 빨면서 루엘라를 벽에 밀치자 그녀의 다리가 자연스레 내 다리를 휘감았다.
루엘라 본인도 눈치 채지 못할 무의식적인 행동.
말만 잘하고 섹스는 못하던 마왕 대신 나에게 몸이 이끌리고 있는 것이다.
속으로 웃음을 삼키며 나는 그녀의 성감대를 주물렀다.
“…쮸읍… 츕…♥”
루엘라는 일부러 추잡한 소리를 크게 내며 나에게 달라붙었다.
평소에는 틱틱거리며 애써 거리를 유지하지만 용사라는 명분이 생기니 조금 솔직해진 것이다.
용사도 이럴 땐 쓰기 좋구만.
하나씩 옷을 벗기자 그녀가 몸을 움직이며 내가 벗기기 쉽게 도와줬다.
이 자연스러운 동작.
그녀는 부정하겠지만 그녀의 몸은 서서히 나에게 넘어오고 있었다.
물론 유니의 몸인 채지만.
다리 사이에 손을 넣어 보지를 만지니 벌써부터 축축했다.
“하윽… 흣… 버, 벌써?”
이렇게 젖었으면 슬슬 넣어도 괜찮을 것 같다.
나는 바지를 벗고 곧장 자지를 그녀의 배에 문질렀다.
“햐으윽…♥ 자, 잠깐… 히익…♥”
자지가 점차 내려와 그녀의 클리를 문지르자 루엘라가 움찔움찔거리며 반응했다.
그런 그녀의 반응을 보며 적당히 타이밍을 재던 나는 그대로 구멍 안에 자지를 밀어넣었다.
“하그윽♥”
그녀가 양손으로 내 등을 세게 안았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나는 힘을 줘 밀어올리듯 자지를 깊숙이 질 안쪽까지 쑤셔넣었다.
“흑… 흐극♥”
질척질척한 그녀의 질 내부를 억지로 비집으며 그녀의 잠든 문양을 일깨웠다.
하복부에 분홍색 장미가 떠오른 것을 본 나는 허리를 들썩이며 그녀를 자극하기 시작했다.
“하악… 핫… 흐그읏… 또, 또 문양이….”
이건 어디까지나 내 추측이지만, 아무래도 그녀는 흥분하면 문양이 나오는 것 같았다.
우리랑은 조금 구조가 다른가?
잘 모르겠다.
아무튼 중요한 건 이 문양도 우리랑 똑같이 넣으면 기분좋게 만들어준다는 것이다.
찌걱찌걱!
“하악… 핫… 더, 더 크게 소리를 지를까요…?”
“좋지.”
용사를 자극하려면 더 직접적인 표현이 필요하다.
내가 허락하자 그녀는 목소리를 조금씩 높여나가기 시작했다.
“하응… 크응… 처, 천천히 좀….”
아무래도 내가 좀 상황을 만들어가야겠는데.
나는 용사에게 들리도록 큰 소리로 소리쳤다.
“용사하고 비교하니 어때? 어느 쪽이 더 잘하지?”
“하윽… 읏… 무, 묻지 마세요….”
“묻지 마라고 해야지.”
소곤거리며 말해주자 루엘라의 몸이 흠칫 떨렸다.
“모, 몰라…! 흐읏♥ 더, 더 들어오고 있어엇….”
찌푹찌푹!
“흐긱♥ 흐윽… 학….”
“용사랑 할 땐 이런 신음 낸 적 없지? 솔직히 말해! 절정해본 적도 없잖아!”
“아… 아냐앗…! 흐익… 키흑…♥”
방금 전에는 꽤 진심이 담겨 있었던 거 같은데?
“그런 작은 자지로 만족할 수 있겠어? 섹스 못하는 게 불만이잖아! 아무리 잘 대해줘도 그거 때문에 계속 참고 있었던 거지?”
“다… 닥쳐…! 흐긋… 사, 사람의 가치는 고작 그딴 걸로….”
이거 아무래도 루엘라의 상황이랑 맞아떨어져서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
뭐야, 마왕도 자지 작아?
뭐 굳이 대사 하나하나에 반응했다기보다는 그냥 마왕에게 성적인 아쉬움이 많이 남아서 그런 거겠지.
아무튼 모르는 용사 입장에서는 유니라고 헷갈릴 만하니까 됐다.
“크흐흐… 그런 것 치고는 엉덩이가 들썩이는데? 네 몸은 답을 아는 거 아냐?”
“아냐… 아니야앗… 크흡♥”
루엘라의 몸이 뒤로 꺾이며 부르르 떨린다.
절정한 것이다.
나는 그 타이밍에 맞춰 그녀의 질 안에 가득 사정해주었다.
뷰르륵! 뷰르르륵!
“하그앗…♥ 아, 안에… 흐으윽….”
잠시 자지를 뽑아내니 그녀의 구멍 사이에서 정액이 뚝뚝 흘러 내렸다.
“하악… 학….”
“아직 안 끝났으니 다리 벌려.”
루엘라는 얌전히 벽에 등을 기대 다리를 대각선으로 펼치며 보지를 활짝 벌렸다.
“좋아, 자세 좋네. 가르친 보람이 있어.”
“하악… 하아… 이, 이런 불편한 자세가 뭐가 좋다고….”
이런, 아무래도 뭘 모르는군.
“불편해하니까 좋은 거지.”
나는 그녀의 활짝 개방된 문을 비집고 다시 침입했다.
“흐으읍! 흐읍…♥”
양 손으로 그녀의 엉덩이를 받치고 박아주고 있자니 어느샌가 그녀의 다리가 바닥에서 떨어져 내 몸을 감쌌다.
오직 벽과 엉덩이를 받친 내 손으로만 간신히 떠 있는 모양.
루엘라는 자연스레 자기 팔로 내 목을 감싸며 떨어지지 않게 나와 밀착했다.
“흐읍… 흑… 노, 놓지마….”
“먼저 다리를 뗀 년은 너 아닌가? 끝까지 솔직하지 못하기는.”
“하으… 이, 이러라고 시킨 게 누군데…!”
그녀는 나를 살짝 노려봤지만, 입을 맞추자 곧장 적극적으로 혀를 내밀며 내 혀를 핥고 빨았다.
“쪼옥… 쪽… 당신, 당신 때문이니까… 쮸읍…♥”
“뭐가?”
내 순수한 물음에 그녀는 내 혀를 놓아주고 살짝 풀린 얼굴로 중얼거렸다.
“…모, 몸이 길들여진 거….”
“푸흐흣.”
그건 말이지.
몸이 아니라 정신이 길들여지는 거라고.
“흐긋… 그읍….”
“그럼 그 귀여운 몸에 한 번 더 싸볼까?”
“자, 잠시… 이대로는 또 가버… 하극…!”
그녀는 내 몸에 매달린 채 다시 한 번 절정해버렸다.
절정한 몸에 사정하면 반응이 좋단 말이지.
나는 유니의 민감한 몸에 다시 한 번 정액을 쏟아부으며 루엘라의 머리를 정액으로 침식시켰다.
“햐으윽…♥”
뷰부북! 뷰북!
정사는 루엘라가 허리에 힘을 잃고 털썩 주저앉을 때까지 계속 됐다.
***
“가버렸어요, 에릭.”
“벽에 정액이 살짝 묻어있던데요. 양도 보잘 것 없어서 그냥 내버려둬도 모를 거에요.”
세리아와 아린이 키득키득 웃으며 골목에 들어왔다.
그녀들은 바닥에 엎어진 채 경련하는 유니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자기들끼리 담소를 나누기 시작했다.
“저러고 있으니까 정말 유니 같지 않아?”
“그러게요. 나중에 유니끼리 붙여두고 반응이 보고 싶은 걸요.”
그건 좀 재밌겠군.
머릿속에 좋은 발상을 입력하며 나는 그녀들에게 뒤처리를 명령했다.
“하아… 비켜봐, 루엘라.”
세리아가 발로 그녀를 뒤집으며 정액을 마법으로 청소했다.
“흐긋… 다, 당신 지금 누구를 발로….”
“누구긴, 발정해서 정액이나 찍찍 싸지르는 암컷이지. 정신 차렸으면 일어나.”
루엘라는 비틀거리면서 일어나 벽에 손을 짚었다.
“하아… 하아… 오, 오늘로 이런 짓도 끝이죠?”
용사가 봤으니까 목표는 달성했다고 볼 수 있겠지.
그렇지만.
“아니? 이왕 시작한 거 더 가야지.”
“하아….”
이거 한 번으로 끝내면 너무 아쉽잖아?
내 미소에 루엘라가 절망적인 표정으로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