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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 파티의 짐꾼-163화 (163/236)

〈 163화 〉 [용사] 다시 찾은 아세일라

“그럼 갔다 올게.”

“응, 잘 하고 와.”

그리고 다음 날부터 다시 유니의 훈련이 시작되었다.

에르티나의 교육이 다시 시작된 것이다.

문제는 혼자 남은 나였다.

예전 같았으면 아무 것도 모르고 신성력이나 방출하면서 끙끙대고 있었겠지만, 어떤 식으로 힘을 늘려야할지 알게 된 지금은 하루 종일 그러고 있기가 조금 꺼려졌다.

흥분이라.

유니와 함께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한 걸까?

에르티나가 인정했듯이 나름의 성과가 있기는 했다.

나도 어느 날 신성력의 총량이 갑자기 늘어난 것을 느끼기는 했다.

그런데 문제는….

나는 잠시 내 고간을 바라보았다.

생각만으로도 흥분한 것인지 살짝 서버렸다.

“후우….”

문제는 그 갑자기 늘어난 날이 내가 세리아와 아린의 정사를 목격한 날이라는 것이다.

그 때부터 내 마음속에는 약간의 불안이 남았다.

혹시 내가 유니랑 관계를 맺어서 흥분한 게 아니라, 그녀들의 정사를 목격했기 때문에 흥분한 것이라면?

하는 것보다 보는 것에서 더 큰 흥분을 얻다니 변태가 따로 없다.

그렇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자꾸 그런 쪽으로만 결론이 나는 것이다.

침대에 누워 고민하던 나는 이대로 있다가는 자꾸 이상한 쪽으로만 생각이 흐를 것 같아 잠시 밖으로 나왔다.

요즘 며칠간 밖을 산책하는 습관이 들었다.

가만히 앉아 있으면 자꾸 이런 이상한 생각이 들지만, 적어도 산책을 할 때는 그런 쓸데없는 잡생각이 덜 드니까.

나가면서 슬쩍 그들의 방을 살폈는데 조용했다.

최근 며칠 동안 조용한 것을 보면 의아하기도 하지만, 아무리 그들이라고 하루 종일 뒹굴지만은 않겠지.

저들도 나름대로 무언가를 하고 있을 것이다.

숙소 밖으로 나온 나는 잠시 거리를 돌아다녔다.

딱히 목적은 없다.

그냥 마음을 정리할 겸 가벼운 산책을 하는 것뿐이다.

주변 사람들의 복장은 여전히 파격적이지만, 이제는 다소 적응해서 예전만큼 부끄러워하지는 않게 되었다.

물론… 노골적으로 추파를 던지는 사람들에게는 영 익숙해지지가 않지만.

나는 살짝 달아오른 얼굴을 식히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한창 자기 할 일에 바쁠 시간이라 그런지 거리는 한산했다.

보이는 것이라고는 가게를 운영하는 따분한 표정의 가게 주인들과 다른 볼일 때문에 바삐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 그리고 네 발로 앉아있는 사람… 사람?

순간 눈을 의심했다.

“흐읏… 후우… 하앗…♥”

여자 하나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모습으로 목줄을 찬 채 기둥에 묶여 있었다.

마치 사람이 아니라 개를 묶어둔 것 같은 모습이었는데, 그녀는 사람이 아니라 개처럼 쪼그리고 앉아 새빨간 얼굴을 푹 숙이고 있었다.

그러나 자기 몸을 가리기는커녕 대놓고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그녀도 은근히 이 상황을 즐기고 있다는 티가 났다.

“아린….”

그녀는 아린이었다.

짧아진 머리카락을 등 뒤로 늘어뜨리며 새빨갛게 익은 얼굴로 자기 몸을 고스란히 노출하고 있는 여자는, 분명 아린이었다.

주변 사람들은 그런 그녀의 모습이 익숙한지 추잡한 눈길만을 던질 뿐 별로 놀란 듯한 눈치가 아니었다.

“아, 아린…! 여기서 대체….”

“읏….”

내가 당황해 그녀에게 다가가자 아린이 흠칫 놀라며 내 시선을 피했다.

“이, 이게 무슨… 기다려봐, 지금 풀어줄게!”

생각해보면 그녀도 조금만 힘을 주면 풀어낼 수 있을 만큼 느슨한 줄이지만, 당황한 내 머릿속에서는 미처 거기까지는 생각이 미치지 못했다.

내가 매듭을 풀려고 손을 뻗자, 아린의 입에서 믿기 힘든 소리가 나왔다.

“…머, 멍!”

“응…?”

지금, 뭐라고…?

당황하며 아린을 돌아보자, 그녀는 수치심에 눈을 질끈 감으며 나에게 다시 소리쳤다.

“멍멍! 멍… 멍!”

“어?”

충격으로 머리가 굳어버린 나에게 옆에 앉아있던 남자 하나가 끼어들었다.

“형씨, 손대지 마. 주인이 따로 있는 개니까.”

“개, 개라니….”

그녀는 사람이다.

개가 아니다.

“네 발로 걷고, 개의 말을 하는 게 그럼 이제 개지 사람이야?”

“머, 멍…♥”

아린은 그 말에 부끄러워하면서도 슬쩍 자기 팔을 다리 사이에 끼우고 문질렀다.

자위… 하는 거야?

“어, 언제부터….”

“한 삼일 됐나?”

삼 일 전이라면 여기 온 바로 다음 날 아닌가.

그 동안… 이러고 있었단 말이야?

내가 충격에 빠진 얼굴로 그녀를 돌아보자 아린은 부끄러워하며 땅을 손으로 긁었다.

“끼잉, 낑….”

“아, 아린… 대체 왜 그러는 거야….”

“멍, 멍…♥”

머리가 혼란스러웠다.

이걸, 이걸 좋아서 하고 있는 거라고?

“흐흐, 보는 건 좋지만 만지면 안 돼. 그거 때문에 첫 날에 많이들 혼쭐났지.”

“…….”

태연하게 주의사항을 설명하는 주인의 말에 나는 정신이 나갈 것 같았다.

“…가, 같이 온 사람은…?”

“옆 가게에서 물건 좀 보고 있지. 그 가게는 애완견 출입금지거든.”

당혹스러운 말이었다.

나는 목줄을 풀지 말라는 아린의 완강한 저항의사를 보고는 뻗었던 손을 다시 주춤 거두어 주인이 말했던 옆 가게로 시선을 돌렸다.

장신구를 파는 가게였다.

나는 아린을 돌아봤지만, 그녀는 아무런 말도 해주지 않았다.

아니, 사람의 말로 대답해주지 않았다.

“크흥… 흣….”

그녀는 살살 자기 클리를 문지르며 자위를 하고 있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모두 자기만을 바라보고 있는데, 전혀 신경도 쓰지 않는… 아니, 오히려 신경 쓰면서 더욱 흥분하고 있는 것 같았다.

대체 왜….

“흐읏… 읏…♥”

그녀는 실눈을 떠 자신을 욕정한 눈으로 바라보는 남자들을 똑같이 바라보며 클리를 마구 비볐다.

“으, 으읏….”

너무나도 비현실적이라 현실 같지가 않았다.

제렌.

분명 그 남자의 짓이다.

아무리… 아무리 그녀가 이런 걸 좋아한다고는 해도, 이건 너무한 짓 아닌가?

이는 아린을 대등한 사람으로도 취급하지 않는다는 소리다.

내가 분명 이러지 말라고 부탁까지 했는데…!

나는 입술을 꽉 깨물고서는 주인이 있다던 옆 가게로 향했다.

“싸울 생각이라면 그만두는 게 좋아. 거기 주인이 데리고 다니는 마법사가 솜씨가 뛰어나거든.”

“…….”

세리아 얘기겠지.

그녀도 이 상황이 이상하다는 걸 전혀 모른단 말인가?

실망스러웠다.

이런 어처구니없는 짓을 묵인한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실망스럽고 황당했다.

나는 도무지 참지 못하고 무슨 말이라고 하기 위해 옆 가게로 향했는데, 그 안에는 세 사람이 서있었다.

하나는 제렌. 그는 흥미롭다는 눈으로 반지들을 살피고 있었다.

그 옆에 스태프를 쥔 채 호위병처럼 서있는 여자는 세리아다.

그녀는 귀를 가게 바깥으로 향한 채, 혹시 밖에서 큰 소동이 나지는 않았나 주의를 기울이는 중이었다.

언제든지 마법을 쓸 태세를 갖추고 있는 그 모습에 나는 조금 당황하고 말았다.

대체 얼마나 시비가 많이 붙었으면 저러고 있단 말인가?

그러나 그보다 더 당황스러운 것은 제렌 옆에 붙어있는 여자였다.

그녀는… 왠지 모르게 익숙한 뒷모습을 하고 있었는데, 신기하게도 유니의 뒷모습과 똑같았다.

“이런 싸구려가 저에게 어울릴 거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목소리도 유니와 같다.

“참나, 여기까지 날 데리고 온 게 누군데?”

어이가 없다는 듯 제렌이 피식 웃었다.

뭐지? 무슨 상황이지?

“흥… 뭐, 됐어요. 다른 가게로 가보죠.”

“귀찮게 구는구만. 가자, 세리아.”

“네.”

나는 그들이 나를 발견할까봐 급히 숨었다.

잠깐, 내가 숨어야 할 이유가 있나…?

“멍멍아, 가자… 하아, 또 자위하고 있어?”

“헥… 헤엑…♥ 머, 멍!”

세리아는 한숨을 쉬며 그녀의 보지를 발끝으로 툭툭 건드렸다.

“흐읏… 흐극….”

“주인님 부끄럽게 뭐하는 짓이야? 출발할 거니까 얼른 따라와.”

“와, 왕!”

아린은 자기 손으로 매듭을 풀고는 세리아에게 줄 끝을 양손으로 내밀었다.

그녀는 아린이 스스로 바친 목줄을 쥐고서 바삐 그들을 따라갔다.

사이좋게 떠드는 그 둘의 뒤를 따라 걸으며.

“흐읏… 하아….”

아린은 그런 세리아의 뒤를 네발로 기면서 따라가고 있었다.

씰룩거리는 그녀의 엉덩이 사이로 그녀의 양구멍이 훤히 들여다보였다.

왠지 밑의 구멍이 축축한 것처럼 보이는 것은… 내 착각이 아닐 것이다.

“크흐흐… 가장 진귀한 볼거리지.”

“그런데 저 여자 닮지 않았어?”

“에리 말하는 거지? 설마, 그냥 닮은 거겠지.”

나는 주변 남자들의 대화를 더 들을 수가 없어 벌떡 일어났다.

“따라가서 좋은 꼴 못 볼 텐데.”

“또 팔 한 쪽 병신 돼서 돌아오겠구만.”

그들은 나를 킬킬 거리며 비웃었지만, 나는 못 들은 척 뛰쳐나갔다.

이건… 이건 뭔가 이상하다.

어떻게 저런 꼴로 돌아다닐 수 있지?

그리고 제렌 옆에 왜… 왜 유니가…?

그들은 인적이 드문 골목길로 들어섰다.

그 뒤를 따라 나도 들어가려고 했는데, 갑자기 아린과 세리아가 문을 막아섰다.

들킨… 건가?

잠시 당황했지만 들킨 건 아닌 것 같고, 그냥 다른 사람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막고 있는 것 같았다.

“…쮸읍… 츕…♥”

그리고 그 뒤에서 여자가 남자와 뒤엉키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으읏… 유니가 부럽네요. 요즘 맨날 주인님을 독점하기나 하고….”

“아린 네 때는 안 그랬는줄 알아? 받아들여.”

그녀들은 그런 농담을 주고받으며 손을 자기 다리 사이로 슬쩍 집어넣었다.

설마 이런… 이런 야외에서?

“흐응… 흣….”

“하앗… 주인님…♥”

그녀들은 자신들의 주인이 다른 여자와 안전하게 몸을 섞기 위해 보초를 서며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었다.

“쮸읍… 츕….”

뒤에서는 자꾸만 익숙한 목소리의 낯선 신음이 들린다.

“하윽… 여, 여기서? 너무 갑작스럽….”

아무리 들어도 유니의 목소리다.

그렇지만… 유니일 리가 없잖아.

“햐으윽…♥ 자, 잠깐… 히익…♥”

이런 게… 유니라고?

“하그윽♥ 흑… 흐극♥”

단 한 번도 들어본 적 없었던 소리가 들려왔다.

이렇게까지 유니가 흥분하는 소리를 들었던 적이 있던가.

아니, 저게 유니일 리가 없다.

그냥… 유니를 닮았을 뿐인 타인….

이 상황에서 왠지 모를 기시감이 들었다.

그 동안 내가 들었던 낯설고도 낯익은 목소리.

역시 그건… 유니의 목소리였다.

“으윽….”

갑자기 걸음이 불편해졌다.

다리 사이에 불룩 솟아오른 이건 뭐지?

부정하고 싶지만, 아무리 부정해도 현실은 달라지지 않았다.

그래, 나는 유니의 신음을 듣고 흥분해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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