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6화 〉 [짐꾼] 분홍빛 장미
나는 조용히 방문을 닫았다.
“그럼 이제… 흐읏…!”
나는 그녀의 말을 도중에 자르고 그녀와 입을 맞췄다.
한 손으로는 허리를, 다른 한 손은 엉덩이를 향해 그녀를 살짝 붙잡았다.
“흐읍… 흐음, 읍….”
그녀는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저번과는 달리 자기 유혹이 잘 먹혔다는 사실에 만족하며 싱긋 웃었다.
“쥬릅… 츄읍….”
유니의 모습을 한 그녀가 내 목에 손을 감고 적극적으로 혀를 나누어 온다.
저번처럼 허접한 느낌이 들지 않는 걸 보니 나름 이를 갈고 온 모양이다.
“…깜짝이야, 그렇게나 하고 싶으셨나요?”
그녀는 긴 입맞춤을 끝내고 살며시 눈웃음을 치며 나를 바라봤다.
“많이 놀라신 것 같네요.”
“저번보다 많이 좋아졌네.”
“후후… 제가 본심을 발휘하면 이 정도는 별 거 아니랍니다.”
그녀는 자기 몸에 손을 올리더니 옷을 하나씩 벗었다.
어차피 저거 다 흑마법으로 만들어낸 가짜 아닌가?
그래도 나름 느낌을 내려고 하는 건지, 속옷만 남기고 다 벗은 루엘라가 나를 바라봤다.
“이번에는 끝까지 하는 거죠?”
“이건 기대해도 되겠지?”
“기대하셔도 좋아요.”
좋아, 이렇게까지 자신감 넘치는 걸 보니 기대해도 되겠지.
나는 발기한 내 자지를 그녀의 배에 문질렀다.
“흐읏… 뭐, 뭐죠? 이상한 짓 하지 말고….”
이 매력을 모르는군.
어째 이번에도 별 거 없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나는 살짝 한숨을 쉬며 그녀에게서 멀어져 옷을 벗었다.
“왜 한숨을 쉬는 거죠?”
루엘라는 자존심이 상했는지 울컥한 얼굴로 그렇게 말했지만 나는 굳이 대답해주지 않았다.
그녀는 살짝 꽁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더니 결국 속옷도 마저 벗어버렸다.
알몸의 유니가 내 앞에 서 있다.
어깨에 새겨진 새빨간 장미가 눈에 들어오지만, 어차피 저건 그녀가 겉모습만 흉내낸 것일 뿐.
나는 그녀의 어깨를 붙들고 침대 위로 눕혔다.
“어머, 생각보다 많이 흥분….”
“잡아.”
내가 그렇게 말하자 자고 있던 그녀들이 번쩍 일어나 루엘라의 양팔을 잡았다.
“…자고 있던 거 아니었나요?”
“주인님이 돌아오셨는데 자고 있을 리가 없잖아.”
세리아는 루엘라를 내려다보며 음흉하게 웃었다.
“후후… 오늘도 교육 시작인가요?”
아린은 그렇게 말하며 루엘라의 팔을 자기 다리 사이에 꽉 끼었다.
“…또 저번처럼 이상한 걸 가르칠 생각인가요?”
“뭐, 그런 것도 있고 혹시 모르니까.”
그 말에 루엘라가 살짝 눈을 가늘게 뜨며 나를 바라봤다.
“무슨 말이죠?”
딱히 별 건 아니다.
그냥 입보지도 삼류니까 왠지 보지도 삼류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을 뿐이다.
“…이상한 상상을 하고 계시는 것 같은데.”
“아냐.”
그리고 한 가지 궁금한 것도 있고.
어깨에 새겨진 유니의 문양.
물론 지금은 루엘라가 겉으로만 따라한 가짜 문양에 지나지 않는다.
그럼 루엘라는?
과연 루엘라에게도 자기 문양이 있을까?
단순하게 생각해보면 그녀는 4백 년 전 용사파티의 마법사였으니 용사와 그녀들에게도 이런 문양이 생겼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세라와 루엘라 둘 다 우리들의 문양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눈치기도 했고.
그렇다면 그녀들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다고 봐도 좋지 않을까?
어쩌면 사천왕에게도 그러한 문양이 있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지금 몸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나는 그녀의 어깨부터 가슴, 배, 다리를 만지며 만약 그녀에게 문양이 있다면 어디에 있을지 가늠해보기 시작했다.
“설마 이걸 애무라고 하는 건 아니죠?”
“주인님이 바보로 보여?”
일단 이번처럼 왼쪽 쇄골은 아닐 것이다.
평소 모습에서도 본 적이 없으니까.
“흐음….”
“뭘 찾나요?”
역시 잘 모르겠네.
만진다고 형태가 뿅하고 나타나는 것도 아니고, 문외한인 내가 알 턱이 없다.
뭐, 없으면 없는 거지.
나는 잠깐의 의문을 깔끔하게 접고 자지를 그녀의 질 입구에 문질렀다.
“후후… 저번처럼은 되지 않을… 흐윽…!”
여유롭던 그녀의 표정이 잠시 굳었다.
“으읏… 이 여자 생각보다 구멍이 작은… 크읏….”
뿌득!
역시 뻑뻑해서 잘 들어가지는 않는다.
“크읍…! 자, 잠시 애무라도 좀….”
“켜서 못 버티는 거야?”
“주인님 자지가 꽤 크기는 하죠.”
고통에 얼굴을 찡그린 루엘라의 하복부에 순간 무언가가 비쳤다가 사라졌다.
방금… 장미문양 같았는데?
나는 억지로 힘을 주어 자지를 끝까지 그녀의 질 안에 삽입했다.
“카흑… 아프다니까요… 으읏…?”
확실하게 보인다.
그녀의 아랫배에 선명하게 분홍빛으로 물든 장미 문양이 드러났다.
내가 그 부위를 꾹하고 누르자 루엘라의 표정이 굳는다.
“어디를 만지… 어… 어떻게 거길….”
밑을 내려다보고 혼란스러워하는 그녀의 표정을 보니 루엘라도 이게 반응할 줄 몰랐던 것 같다.
기회다.
나는 그녀가 움직일 틈을 주지 않고, 재빨리 다리를 붙잡고 허리를 흔들었다.
“히약♥ 앗, 으읍….”
순간 그녀의 입에서 암컷의 비명소리가 새어나왔다.
루엘라는 황급히 자기 입을 가렸지만, 이미 나온 소리를 주어담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후후….”
“암컷의 비명이네요.”
“이, 이건 그런 게 아니라… 흐윽!”
쩌억! 쩍!
그녀의 질이 억지로 넓어질 때마다 조금씩 접합부에 물기가 돌기 시작한다.
문양과 문양이 공명하고, 새로운 쾌락이 서서히 밑에서부터 차오른다.
“히극… 이, 이럴 리가… 흡… 잠시, 잠시만…!”
그녀는 발버둥을 치기 시작했지만 그럴수록 세리아와 아린은 그녀가 움직이지 못하게 팔을 꾹 눌렀다.
“호윽… 다, 당신… 흑… 무슨 짓을….”
“뭐야, 두렵나? 생각보다 익숙지 않나봐?”
나는 능글맞게 웃으며 그녀를 자극했다.
“당신… 뭘 한 거예요?”
정말로 난 아무 짓도 안 했다.
혹시나 했는데 정말 있었고, 루엘라도 이렇게 나타날 줄 몰랐던 것뿐이다.
“나야 모르지. 나보다는 네가 더 이걸 잘 알지 않나?”
“세, 세대가 다른 문양이 왜 서로….”
“원래 되는 건데 안 해봐서 몰랐던 거 아냐?”
“…크읏.”
아, 사실인가.
하긴 이번 마왕이 저번 마왕을 쓰러뜨리고 난 뒤로 몇 백 년 동안 문양을 가진 사람은 없었을 테니 알 수 없었겠지.
“대, 대체 마왕님은 무슨 생각으로….”
“무서우면 그만둘까?”
내가 씩 웃으며 말하자 루엘라가 얼굴을 찌푸렸다.
“…이건 조금 예상 외였지만 상관없어요. 아깐 갑작스러워서 놀랐을 뿐, 제가 고작 인간들의 쾌락 하나를 못 버틸 것 같나요?”
“풋.”
“푸흐흣.”
그녀의 당돌한 말에 세리아와 아린이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다.
“…왜 웃죠?”
“아니, 지금까지 그런 말 하고 버틴 애를 본 적이 없거든.”
세리아가 쿡쿡 웃으면서 남 말 하듯 말하고 있지만, 저거 본인의 얘기다.
“여자가 잠자리에서 남자를 이길 수는 없다구요… 설령 당신이 아무리 힘이 강하다 해도….”
아린은 루엘라의 볼에 손을 올렸다.
루엘라는 아린의 열기를 띤 얼굴을 보고는 당황스러워하는 것 같았다.
“우, 웃기지도 않는 소리를… 제가 당신들보다는 훨씬 경험이 많거든요.”
“그래, 그럼 잘 버텨보라고.”
나는 그렇게 말하며 질 안에 넣은 자지를 살살 움직였다.
“흐읏♥ 어, 어디 해보시죠….”
“좋아, 각오해라.”
그 마왕과 나.
어느 쪽이 더 경험 많은지 한 번 볼까?
***
“흥으읏♥ 하악, 하으읏…!”
파르르!
유니의 몸을 한 루엘라가 몸을 떨었다.
뷰루룩! 부룩!
나는 날뛰는 그녀를 꽉 껴안고 질 안에 몇 번째인지 모를 정액을 쏟아냈다.
“흐으으윽…♥ 대, 대체 몇 번이나….”
그녀를 풀어주자 루엘라가 힘없이 침대에 풀썩 쓰러졌다.
나는 자지를 뽑고 그녀의 배 위에 남은 정액을 더 뿌려주었다.
뷰르릇! 뷰륵!
그녀의 문양이 내 정액에 덮여 빛을 잃었다.
“헤윽, 크흡….”
미세하게 그녀의 몸이 계속 덜덜 떨린다.
“이, 이 몸이… 이 몸이 약한 거예요… 절대 제가 약한 게… 흐익♥”
클리를 꼬집어주자 그녀가 펄쩍 뛰었다.
“그래? 그냥 네가 약한 거 아냐?”
“그, 그럴 리가요…! 저는 당신따위하고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많은 경험을… 흐긱♥”
그렇게 말은 하지만 클리를 살살 꼬집으며 돌리자 신선한 반응이 나오는 걸 보니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아니면 마왕이 그동안 이 년이랑 무미건조한 섹스만 즐겼던가.
“흐극… 이, 이 마법은 상대의 육체를 그대로 가져온다구요… 그,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신체 감도도….”
“호오.”
그 말은 유니도 이렇게 약하다는 뜻 아닌가?
“유니도 생각보다 약하네요.”
“한 번 묶어두고 주인님 맛을 보여주면 바로 넘어오는 거 아닐까요?”
그녀들은 태연하게 유니를 묶어두고 따먹자는 소리를 했다.
뭐, 최악의 경우라면 몰라도 아직 그렇게까지 조급할 필요는 없지.
“어쨌든 좋은 정보를 얻었네. 유니도 삼류보지란 말이지.”
그동안 분명 용사랑도 몇 번 잤을 텐데 아직까지 아무런 신음을 들은 적 없다.
“에릭도 삼류자지니까요.”
세리아가 쿡쿡 웃으며 말하자 아린이 재밌다는 듯 물었다.
“그런가요? 하긴, 저번에도 금방 사정하더니….”
“작고 기술도 형편없지. 주인님하고 비교하는 것 자체가 실례야.”
절정의 여운에 부르르 떨던 루엘라가 그녀들을 보더니 어이없다는 듯 한 마디 했다.
“당신들… 전 연인에게 참 가차 없네요.”
“연인이었던 적 없어.”
“한 때의 치기였죠.”
유니 얼굴로 저러고 있으니 정말 셋을 앉혀둔 것 같다.
“성격들 하고는….”
“기운 차린 거 같으니 한 번 더 할까?”
내 말에 루엘라가 흠칫 놀라며 급하게 말했다.
“자, 잠시 더 쉬었다가….”
그녀의 다급한 반응에 그녀들이 까르르 웃었다.
“고작 그 정도도 못 버텨서 어떻게 하려고 그래요?”
“사천왕의 정신력으로 버텨봐.”
그 말에 루엘라가 찌릿하고 세리아를 노려봤다.
“이런 천박한 짓에 그 이름을 가져다 붙이지 마세요.”
“꼴에 마왕이 준 자리다 이건가?”
미묘한 태도를 보이는 세라나 아예 적개심을 가지고 있는 에르티나와는 달리, 그녀는 마왕에게 상당한 충성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사천왕이라는 쪽팔린 이름을 소중히 여기는 것도 그렇고, 마왕을 위해 스스로 몸을 바치는 것도 그렇고 참 갸륵하기 짝이 없지만 그 마왕이라는 놈은 적어도 섹스는 잘 못했던 모양이다.
“마왕이라고 다 잘하는 건 아닌가보다.”
“쿡쿡… 삼류마왕인가보죠.”
“닥쳐요…!”
루엘라가 진심으로 화를 내자 나는 발로 그녀의 보지를 쿡 찍었다.
“흐깃♥ 하, 하지 마세… 흐윽♥”
꾹. 꾹.
나는 그녀가 짜증을 낼 때마다 발로 클리를 건드리며 보지 안에 발가락을 넣었다.
“크힉♥ 흣♥ 아, 알았으니까 좀…!”
루엘라는 숨을 색색 몰아쉬다가 몸을 일으켰다.
“…돌아가겠어요. 어차피 목적은 달성한 것 같으니….”
루엘라는 벽 너머로 용사가 있는 방을 바라보며 그렇게 말했다.
“뭐야 볼 수 있어?”
“대충은요.”
어떻게 보는 거야?
루엘라는 좋은 생각이 났다는 듯 나를 보고 슬며시 웃으며 말했다.
“용사가 무슨 반응을 보였는지 궁금하세요?”
“뭐 했는데?”
“후후… 글쎄요?”
아니, 이 년이 지금 사람 놀리나?
클리를 두 손가락으로 꾹 누르니까 루엘라가 깜짝 놀라 펄쩍 뛰었다.
“히약♥ 미, 미쳤어요…?”
“알려줘.”
“크흣… 이, 이런 식으로 굴면….”
나는 그녀가 알려줄때까지 계속 보지를 괴롭혔다.
“흐읍… 자, 자위…! 자위했어요! 됐나요?”
오, 그러니까 우리가 하는 소리를 듣고 자위했단 말이지.
“푸흡….”
“유니로는 부족했나보죠?”
그 말에 그녀들이 또 한 차례 웃음을 터뜨렸다.
“…제가 할 소리는 아니지만 당신들도 참….”
어쨌든 재밌는 소리를 들었다.
잘 되고 있구만.
나는 루엘라의 보지를 풀어줬고, 그녀는 나를 매서운 눈으로 바라보며 원래 모습으로 돌아갔다.
후두두둑!
그러자 유니의 몸에 붙어있던 정액들이 한순간에 바닥으로 투두둑 떨어졌다.
마치 세찬 비가 내린 것 같은 소리에 루엘라는 황당한 눈으로 자기 밑에 생긴 정액웅덩이를 바라보았다.
“정말 짐승 같은 남자… 역시 당신 같은 천박한 남자에게는 어울리지 않아요.”
“뭐가?”
“…갈게요.”
그녀는 내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창문 밖으로 훌쩍 뛰어내렸다.
“루엘라도 별 거 없네.”
“결국 그녀도 육체를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군요.”
그녀들은 떠나간 루엘라의 자리를 보며 한 마디씩 했다.
“그래, 그럼 이제 이거 치우고 자자.”
내 말에 둘은 사라진 루엘라의 욕을 하며 열심히 정액웅덩이를 닦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