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2화 〉 [짐꾼] 전설의 펠라
루엘라는 우리 파티를 몰래 따라올 생각인 것 같았다.
뭐, 설마 사천왕씩이나 되어서 멍청하게 발각되는 실수는 안 할 테니 그 부분은 걱정 안 해도 되겠지.
세리아와 아린에게도 유니의 모습을 한 루엘라와 한 차례 대면시켰다.
얼빠진 듯한 둘의 표정이 참 볼만했는데, 아직 그녀와 어떤 약속을 맺었는지는 말하지 않았다.
딱히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왠지 말하기가 조금 껄끄러웠다.
“그럼… 출발하자.”
용사의 말과 함께 우리는 엘프 도시를 나와 마왕성을 향해 전진하기 시작했다.
마왕성이라.
이 파티의 목적을 생각하면 마왕을 잡으러 가는 것은 당연한 일.
그렇지만 나는 루엘라와 약속했기 때문에 나와 암컷들이 그에게 협력하는 것을 막아야한다.
어떤 식으로 방해를 해야 하는가… 여러모로 골치 아픈 문제다.
“주인님? 왜 그러세요?”
나 대신 짐 일부를 짊어지고 낑낑거리던 아린이 내 안색을 살피며 그렇게 물었다.
“아니, 신경 쓰지 마.”
약속할 때는 정작 아무런 감흥이 없었는데 이러고 있으니 별 생각이 다 든다.
그래, 생각하지 말자.
언제는 생각을 하고 움직였는가?
“무겁냐?”
“아, 아뇨…! 괜찮아요!”
아린에게 넘겨준 짐은 그녀의 짐이다.
아린의 짐 중에서도 머리 관리 도구 같은 불필요한 것들만 그녀에게 짊어지게 시켰다.
“그래?”
괜찮단 말이지.
나는 내가 들고 있는 아린의 나머지 짐들도 모조리 그녀에게 옮겨버렸다.
“흐읏…! 괘, 괜찮아요….”
아린은 다리를 바들바들 떨면서 그렇게 말했다.
“들다보면 익숙해져.”
이제는 자연스러운 자세로 짐을 멘 세리아가 그녀를 바라보며 쿡쿡 웃었다.
“뒤쳐진다, 빨리 가자.”
“네!”
“네에….”
그래도 나름의 오기인지 아니면 의외로 체력이 붙었는지 아린이 도중에 쓰러지거나 하지는 않았다.
잠시 쉬었다가 다시 짐을 들 때면 울상을 짓기도 했지만, 갈수록 얼굴이 들뜨고 흥분하는 걸로 보아 이것도 일종의 체벌로 받아들이는 모양이다.
“…대단하네요, 아린도 참.”
그 모습을 본 세리아는 황당하다는 듯 중얼거렸는데, 내 생각도 그녀와 똑같았다.
“하으, 하악….”
무심코 용사가 아린의 신음에 뒤를 돌아봤다가 흠칫하며 다시 고개를 돌렸다.
“크흐흐….”
“푸흣….”
우리는 그런 용사의 모습을 보면서 슬쩍 비웃음을 흘렸다.
그러자 유니가 우리 쪽을 노려봤지만, 뭐 이런 걸로 화라도 낼 건가?
중간중간 세리아와 아린의 엉덩이를 만지며 의욕을 불어넣다보니 어느새 저녁시간이 찾아왔다.
왠지 용사가 자꾸 할 얘기가 있는 것처럼 나를 힐끔거리길래 나는 그녀들을 불러 유니를 데리고 가라고 전했다.
“유니가 따라올까요?”
“눈치가 있으면 걔도 용사 모습을 봤겠지.”
역시나 유니는 용사의 태도를 보고 눈치 챈 점이 있는지, 같이 호숫가에 들려 식사준비를 하자는 그녀들의 제안을 완강히 거부하지 않았다.
용사도 은근슬쩍 그녀에게 자리를 비워줄 것을 부탁하니 결국 유니는 경고하듯 나를 매서운 눈으로 한 번 바라보고 그녀들을 따라나섰다.
둘만 남게 되자 용사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결국 나에게 하고 싶었던 말을 꺼냈다.
“그녀들을… 존중해주세요.”
그는 내가 세리아와 아린을 뺏은 것에 대해서는 더 말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그래도 그녀들에게 너무 심한 짓은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용사는 세리아와 아린에게 그녀들이 무슨 대우를 받고 있는지 들은 상태였다.
뭐, 물론 내가 알려주라고 시킨 것이기는 하나 그래도 그가 이런 얘기를 꺼내니 다소 묘한 기분이 들기는 했다.
“생각해보지.”
별로 진심은 아니었다.
솔직하게 말해서 굳이 용사와 입씨름할 필요도 없고, 어차피 용사도 알 것이다.
내가 여기서 한 말을 지키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쯤은.
그래도 그는 내가 대답했다는 사실에 나름 만족하는 것 같았다.
이런 의미도 없는 공허한 대답에 왜 만족하는 건지.
나로서는 이해가 안 간다.
내 대답을 끝으로 그녀들이 돌아왔기 때문에 대화가 더는 이어지지 않았다.
우리는 둘로 나뉘어 서로 분리된 채 식사를 했다.
“주인님, 아 하세요.”
“아린, 주인님은 애가 아니야.”
그렇지만 나는 아린의 말에 따라 순순히 입을 벌렸다.
“후후.”
“큿….”
아린이 나에게 한 입 먹여준 뒤 승리의 미소를 짓자 세리아가 분한 듯 얼굴을 찡그렸다.
“세리아도 고집 그만 부리고 늦기 전에 따라하세요.”
그렇지만 세리아는 묘한 자존심을 부리는 건지 꿋꿋이 자기 식사를 고집했다.
그 모습을 보니 더 놀려주고 싶어 나는 아린이 먹여주는 식사를 열심히 받아먹었다.
“후후… 주인님….”
아린은 발그레한 얼굴로 계속 나에게 어미새처럼 먹이를 먹여주었다.
“읏… 저, 저도….”
“후, 배부르네.”
결국 세리아가 고집을 꺾고 수저를 들어 내 입에 가져다댈 무렵, 나는 그만 먹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아….”
“푸흣.”
노골적으로 실망하는 세리아와 옆에서 그녀를 비웃는 아린.
잠깐이나마 세리아의 원망하는 눈빛이 아린에게 닿았다.
나는 세리아가 우울해지기 전에 낼름 그녀가 내민 수저를 물었다.
“앗….”
세리아는 깜짝 놀라더니 곧 헤실헤실 웃으며 나를 바라봤다.
“주인님….”
세리아는 처음부터 끝까지 내가 자기를 골탕먹였다는 사실도 잊고 내 아량에 감동했다.
얘도 참 똑똑한 애였는데, 나랑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는 점점 그 지능이 수직하락하는 것 같다.
장난스러운 식사를 마치고 용사 쪽을 보니 그들은 둘만의 세계에 빠져드는 중이었다.
이제부터 조금씩 저 둘 사이에 균열을 내야겠지.
나는 그들의 식사가 끝날 시기를 노려 재빨리 불침번 문제를 들고 나왔다.
“두 팀으로 나눠 번갈아 서죠. 그게 좋지 않겠습니까?”
용사는 그제야 불침번에 생각이 미쳤는지 곰곰이 생각하다가 결국에는 찝찝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요.”
뭐, 어차피 또 개인 단위로 나누어봤자 서로 불편하기만 한데 그냥 속 시원하게 둘로 나누는 게 편하지.
물론 내 목적은 그거 하나만이 아니었지만, 용사와 유니 둘 다 거기까지는 생각이 미치지 못한 모양이다.
“그럼 처음은 저희들이 서죠. 두 분은 좋은 시간 보내십쇼. 시간 맞춰 불러드릴 테니.”
나는 그렇게 말하며 둘을 천막 안으로 보내버렸다.
유니는 혹시 나한테 무슨 꿍꿍이가 있나를 고민하는 눈치였지만, 어차피 그녀도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모를 것이다.
혹시 몰라 그녀들에게도 말 안 했으니 몰래 들을 일도 없겠지.
“후후… 에릭한테 잔뜩 들려주면 되나요?”
“그, 그런 거라면 저를 세게….”
그녀들은 내 뜻을 잘못 이해하고 얼굴을 붉히며 나에게 다가왔다.
뭐, 어차피 오늘의 주역은 그들이 아니지만 상관없지.
잠시 여흥을 좀 달래볼까.
***
“하읏, 학, 하앗…♥”
뷰르르륵! 뷰륵!
나는 아린의 질내에 그대로 사정했다.
짜악!
내가 사정을 마치고 엉덩이를 세게 치자 아린은 파르르 떨더니 바닥에 쓰러졌다.
그녀의 다리 사이로 정액이 또 흐물흐물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흐으, 흣… 햐아악!”
꾸욱!
세리아는 그녀의 등을 밟고 내게 다가와 말끔히 자지를 청소했다.
“쮸읍, 츄읍… 휴읍, 쪼옥, 쪽….”
세리아는 아린의 등을 양 발로 밟고 선 채 쪼그리고 앉아 귀두 끝까지 쪽쪽 빨아먹었다.
“계, 계속 할까요…?”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세리아는 무릎으로 기며 다가와 자신의 작은 가슴으로 내 자지를 문질렀다.
“흥읍… 흐읏, 하아….”
가슴 사이에 넣고 끼운다기보다는 가슴을 내 자지에 밀착시켜 문지르는 느낌에 더 가깝지만, 이것도 익숙해지면 나름 적당히 꼴리고 재밌다.
좌우로 세리아가 들썩일 때마다 밑에 깔린 아린이 괴상한 신음을 내지만, 본인이 좋아하는 것 같으니 막지는 않았다.
“헤극, 흑….”
“하으, 하읏….”
잠시 힘을 잃었던 자지에 다시 피가 몰리며 딱딱해지기 시작했다.
“됐어.”
“네에….”
내가 신호하자 세리아는 아쉽다는 듯 내 자지를 한 번 바라보고는 슬쩍 물러났다.
나는 잠시 고개를 들고 주변 상황을 확인했다.
우리 셋이 뒹군 모닥불 근처는 곳곳이 정액으로 더럽혀진 상태였다.
중간중간의 축축한 흙은 아마 그녀들이 흘린 애액일 것이고, 잔뜩 흘린 걸 보니 쉽게 마르지도 않을 것 같다.
“아린, 일어나.”
“흐읍… 허, 허리에 힘이….”
아린이 비틀거리며 쉽사리 일어나지 못하자 결국 세리아가 그녀를 끌어올려주었다.
“하으… 추, 축복을….”
아린은 스스로의 몸에 축복을 걸어 부상을 치유했다.
“근데 아린, 그 축복 어느 정도의 부상까지 치유가 되는 거야?”
세리아의 물음에 아린은 잠시 고민하더니 대답했다.
“팔이 통째로 잘리는 중상이 아니라면 거의 다요?”
“흐음….”
시발, 존나 편한 기술이었네.
어쩐지 교회에 늙은이들이 많더라.
왜 쉽게 안 죽나 했더니 저런 방법으로 몸을 고치고 있었던 건가?
“그럼 더 세게 해도 되겠네?”
“아… 그, 그럼요!”
아린은 살짝 당황한 표정이었으나 잠시 그 모습을 상상하고는 발그레하게 웃었다.
더 아프게 만들어주겠다는데도 기뻐하다니, 볼수록 마조히스트는 무섭다.
지금도 반쯤 도구 취급하고 있는데 진짜로 몸을 완전히 망가뜨리면서 도구처럼 사용해도 기뻐하는 거 아닐까?
어지간한 부상은 축복 한 방이면 다 나으니까.
“자가수복오나홀….”
“네?”
갸웃거리는 아린의 말에 굳이 대답하지 않고 나는 속으로만 이 말을 담아두었다.
“정말 질펀하게 노셨네요.”
“아이씨, 깜짝이야.”
뜬금없이 뒤에서 누군가 말을 걸길래 벌떡 일어났다.
“유… 아니, 루엘라….”
“휴우, 아직도 적응이 안 되네요.”
유니의 모습을 한 루엘라가 그녀들의 말에 쿡쿡 웃으며 우리에게 다가왔다.
“안녕, 세리아! 안녕, 아린!”
유니 흉내를 내며 활기차게 손을 흔드는 그녀를 보고 둘의 표정이 굳었다.
“…하지 마.”
“그런 짓 안 하셨으면 좋겠네요, 별로 안 어울려요.”
잔혹한 그녀들의 대답에 루엘라도 당황했는지 살짝 굳었다.
“…흥.”
세 여자의 기묘한 신경전을 내버려두면 끝이 안 날 것 같아 나는 적당한 타이밍에 개입했다.
“그만. 싸우지 마.”
“하긴, 제 연기도 못 알아보는 덜 떨어진 년들에게 신경 쓸 거 없죠.”
그렇게 말하며 루엘라는 나를 바라보았다.
“아무튼 당신이 약속만 지키면 되니까.”
그 말에 세리아와 아린이 나를 바라봤지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약속….
지금은 얘기할 때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저는 뭘 하면 되죠?”
무엇을 시킬까.
이미 그 점에 대해서는 생각을 마쳤다.
“…빨아.”
그녀를 여기서 용사에게 보여주는 것은 그리 좋은 수단이 아니다.
가짜라는 걸 바로 알 수 있으니까.
따라서 지금은 약간의 의구심만 심어주면 된다.
왠지 밖에서 그 남자의 자지를 빨고 있는 여자의 목소리가 익숙한데….
저 신음소리 들어본 것 같은데….
우선은 이 정도로 흔드는 것이다.
“후후….”
루엘라는 유니의 얼굴로 나를 바라보며 웃었다.
가짜라는 건 알고 있지만, 이렇게 보니 정말 유니가 앞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용사한테 들리도록 하면 되는 거죠?”
루엘라는 눈치가 빨랐다.
그녀는 금방 의도를 눈치 채고는 슬며시 내 자지를 손에 쥐었다.
“그럼… 어디 한 번 용사가 벌떡 뛰쳐나올 만큼 애태워볼까요.”
루엘라는 자신만만하게 말하며 내 자지를 바라봤다.
“…이런 것도 참 오랜만이네요.”
왠지 망설이고 있는 것 같아 살짝 놀려보기로 했다.
“왜, 겁나?”
“겁? 제가요? 흥, 그럴 리가.”
그녀는 내 말에 자극을 받았는지 내 자지를 곧바로 콱 물었다.
“흐읍!”
워낙 공격적이라 순간 물어버린 줄 알았다.
움찔거리며 공격 태세를 갖춘 그녀들을 물리고 나는 어디 그 잘난 사천왕의 펠라를 음미해보기로 했다.
“흐븝… 쥽….”
일단 유니의 모습을 하고 있다는 점에 큰 점수를 줄 수 있다.
그것만으로도 유니를 따먹는 기분이 드니까.
그렇지만 기술 자체는….
“생각보다 못하는 거 같은데.”
“세리아, 면전에 대고 그런 말 하는 거 실례에요.”
둘의 말에 루엘라의 표정이 살짝 일그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