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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 파티의 짐꾼-139화 (139/236)

〈 139화 〉 [용사] 오직 유니만

아침에 눈을 뜨니 유니가 내 품에 안긴 채 새근새근 잠들어있었다.

그랬지. 나는 어제 유니와 같이 잤던 것이다.

이 사실을 생각하니 괜히 머리에 피가 몰려 얼굴이 빨개졌다.

“으응… 아, 일어났어?”

유니는 몽롱한 눈을 반쯤 뜨며 나를 올려다보았다.

“아, 응… 혹시 깨웠어?”

“아냐, 일어났어.”

유니는 몸을 반쯤 일으켜 기지개를 켜더니 나를 보고 슬쩍 웃었다.

“이러고 있으니까… 부부 같다.”

“읏… 그, 그러게.”

그녀의 말에 나도 얼굴이 달아올라 고개를 슬쩍 돌렸다.

“아, 이제부터 시선 피하지 마.”

그러자 유니는 내 얼굴을 잡고 억지로 자기를 바라보게 돌렸다.

“으, 응….”

“히히, 좋아.”

그녀는 얼굴을 잡은 채 나와 가볍게 입을 맞췄다.

그렇게 잠시 서로를 바라보다, 유니가 조금 주저하며 말을 꺼냈다.

“에릭… 이제 어떻게 할 거야?”

“파티 말이야?”

유지할까, 아니면 해산할까.

솔직한 심정으로는 같이 다니기 힘들 것 같았다.

그녀들을 볼 때마다 생각날 테니까.

“나는… 우리 둘이 다녀도 좋다고 생각하지만… 에릭이 원한다면 다 같이 다녀도 참을 수 있어.”

“…….”

나는 망설였다.

과연 그녀들을 두고 유니와 단 둘이 다니는 게 옳은 선택일까?

즐겁겠지. 아마 행복한 여행이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 둘만으로 마왕을 잡을 수 있을까?

“……미안.”

“괜찮아. 마왕 때문에 그런 거지? 알고 있어.”

유니는 괜찮다는 듯 웃어주고는 몸을 일으켰다.

“나가게?”

“응. 에릭은 여기 있어. 내가 나가서 얘기하고 올게.”

그렇게 말하며 유니는 목걸이를 차고, 옷매무새를 정돈했다.

“에릭은 여기 있어주기만 해도 돼. 그럼 갔다 올게.”

그녀는 나에게 입을 쪽 맞추고는 방을 나섰다.

왠지… 아무 것도 안하고 빈둥거리는 남편이 된 느낌이다.

솔직히 지금 그녀들이나 제렌의 얼굴을 볼 용기가 안 났던 것도 사실이기에, 유니의 제안은 고마웠다.

그렇지만 이러고 있으니 역시 내가 용기를 냈어야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

“…….”

나는 침대에 누운 채 그대로 시선만 돌려 방 안을 살펴보았다.

유니가 가져온 자기 짐.

약간의 옷가지와 자기 몫의 그릇 같은 것들만 담겨있고 그 외에는 딱히 별 거 없었다.

내 짐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

원래 여기에는 더 많은 짐이 있었다.

짐꾼인 그가 짊어진 여러 짐들이 구석에 차곡차곡 쌓여있었다.

그렇지만 지금은 하나도 없다.

전부 유니가 방 밖으로 버렸기 때문이다.

아마 그가 다시 가져갔겠지.

제렌은 지금 어디에 있을 것인가?

아마… 그녀들 방에 있을 것이다.

세리아, 아린, 그리고 제렌이 한 방에 있겠지.

그리고 유니는 그들에게 가는 것이다.

그 사실을 생각하니 갑자기 불안해졌다.

괜찮겠지?

유니를 믿어도 되겠지?

나는 초조하게 유니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렸다.

문밖은 조용하고,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나는 기다렸다.

유니가 다시 돌아올 때까지.

기다린다….

벌컥!

“에릭! 나 돌아왔어.”

마침내 그녀가 돌아왔을 때 나는 깜빡 잠에 들어있었다.

유니는 다시 깬 나를 보자마자 꼭 껴안고는 목에 코를 묻었다.

“흐읍… 후우.”

“유, 유니?”

“앗, 미안. 혹시 싫었어?”

“아니, 그건 아닌데….”

어제 이후로 유니의 스킨십이 노골적으로 변했다.

이런 걸 참고 있었단 말이지….

“후후… 이러고 있으니 좋다.”

그녀는 한참동안이나 더 그러고 있었다.

“그래서, 잠깐 얘기를 나누고 왔어. 마음만 같아서는 쫓아내고 싶지만, 에릭이 그러고 싶지 않은 거 같으니 일단 같이 다니기로 했고.”

마왕을 잡을 때까지만.

그 때까지만 참자.

“이후 계획 말인데, 세레아가 자꾸 네 의견 없이는 안 된다고….”

“…이제 유니한테 맡긴다고 해줘.”

그 말에 유니가 싱글벙글 웃었다.

“내가 에릭을 대표하는 거야? …기쁜데.”

“으, 응…. 유니만 믿고 있을게.”

유니는 그런 내 모습을 보고 귀엽다고 소리치며 다시 나를 안았다.

“흐읏… 귀여워, 에릭! 아, 이젠 진짜 안 참아도 되는 거지? 그렇지?”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나를 가슴에 부비부비 문질렀다.

“유, 유니, 가, 가슴이….”

“그러라고 하는 거야!”

“으, 으읏….”

나는 그녀에게서 나는 향과 작지만 탄력있는 가슴에 정신이 아찔해졌다.

“앗, 미안. 이야기하던 중이었지.”

“후으….”

달아오른 열을 식히며 나는 유니의 얘기를 마저 들었다.

“아무튼 일단 방침을 몇 개만 정해뒀는데, 하나는 여기서 더 기다리는 거야.”

기다리는 것.

그건 에르티나를 데려간 그녀들의 반응을 조금 더 지켜보는 쪽이기도 했다.

“사천왕이 다시 찾아올 지도 모르고, 우리 모두… 휴식이 좀 필요할 거 같아서.”

“응….”

솔직히 나도 지금 그녀들의 얼굴을 볼 자신이 없으니, 이쪽에 마음이 동했다.

“다른 건, 일단 마왕의 영토를 향해 계속 이동하자는 건데….”

우리의 원래 계획이기도 했다.

그냥 마땅한 목적지가 없으면 항상 이렇게 향하는 것이기도 했고.

“에릭은 어떻게 하고 싶어? 일단 나는 여기서 더 머무르는 편이….”

“나도 그 쪽으로.”

유니는 잠시 멈칫했다.

“에릭, 내 의견을 따라주는 건 고마운데 나는 에릭이 스스로….”

“아냐, 나도 정말 그렇게 생각했어. 며칠만… 더 여기 있자.”

유니는 잠시 내 안색을 살피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그럼 그렇게 할게.”

“다시 말하러 갈 거야?”

“말만 하고 올게.”

그녀는 나를 남겨두고 다시 나갔다.

나는 문을 닫는 그녀를 향해 무심코 손을 뻗었다가, 다시 걷었다.

유니가 없는 방은, 너무나 조용했다.

***

그 뒤로 내 행동반경은 무척이나 짧아졌다.

기본적으로 방에서 나오지 않고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항상 유니가 곁에 있었다.

자연스레 몸을 겹치는 일도 많았고, 당연히 우리는 갈 데까지 가버렸다.

사소한 일이지만 처음으로 유니의 처녀막이 찢어졌을 때, 내 팔에서는 피가 흘렀다.

세리아나 아린과는 최대한 얼굴을 마주하지 않았다.

첫날에는 유니가 식사를 밑에서 받아서 가지고 왔지만, 둘째 날부터는 나도 약간의 용기를 내어 방 밖으로 나갔다.

유니는 계속 여기 있어도 좋다고 말했지만, 그대로 있다가는 평생 좁은 공간에 갇혀 살 것만 같았다.

밑으로 내려가자마자 마주친 것은, 아린이었다.

“아… 에, 에릭 씨….”

“…아린.”

그녀의 머리칼은 짧아져있었다.

허리까지 내려오던 그녀의 금발은 더 이상 가슴 밑으로 내려오지 않았다.

“아, 이건… 그….”

아린은 자기 머리칼을 만지며 부끄러워했다.

“주인님이…♥”

“아린.”

내 곁에 있던 유니가 존재감을 드러내며 차갑게 말했다.

아린은 몸을 움찔 떨더니 잠시 내 눈치를 보곤 곧장 올라가버렸다.

그녀의 손에는 3인분의 식사가 들려있었다.

“…안에서 먹는대. 다들.”

“그, 그렇구나.”

어쩐지 유니가 순순히 허락했다 싶었다.

우리는 단 둘이서 테이블에 앉아 저녁을 먹었다.

요리는 맛있었지만, 인원이 줄어 그런지 다소 쓸쓸했다.

“그 때도 그랬잖아. 막 아빠가 사람이 적으면 생일이 아니다! 라고 말하고서는 마을 전체에 소집령을… 후후.”

“아, 하하… 그랬지.”

유니와 옛날 얘기를 하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내 생일 날 촌장님이 마을 사람들을 불러 다 같이 축하해줬던 일이나, 어릴 때 둘이 같이 놀던 개울가의 얘기 같은 그런 것들로.

내가 침울해져있는 것을 알았는지 유니는 끊임없이 즐거운 얘기를 했다.

그녀의 노력은 효과가 있어, 나도 중간부터는 입가에 미소를 건 채 그녀와 담소를 나눴다.

그리고는 밤거리를 잠시 거닐었다.

엘프 도시는 인간과 엘프의 건축양식이 뒤섞여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조형미를 자아내곤 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전등인데, 이곳에서는 다른 곳들과는 달리 조명이 굉장히 많았다.

“안에 있는 거 살아있는 벌레래.”

“살아있는데도 엄청 밝네….”

“살아있으니까 밝은 거잖아, 에릭.”

“아, 그렇네.”

이런 실없는 얘기를 하며 시원한 바람을 맞았다.

그리고 방에서는,

“들어와, 에릭….”

“응….”

쥬읍.

나와 그녀의 몸이 하나로 이어지기 시작했다.

이미 축축하게 젖은 그녀의 구멍은 유니의 넓은 포용력처럼 나를 아무런 부담 없이 받아들였고, 나는 그런 유니에게 기대며 열심히 허리를 흔들었다.

“하읏, 하윽… 에릭, 에리익…!”

“흣, 흣….”

유니와 몸을 섞으면서 알아낸 사실인데, 우리 둘이 몸을 섞으면 문양에서 빛이 났다.

무슨 의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문양이 빛이 날 때 우리 모두 기분이 좋아지는 걸 보면 사랑의 힘 뭐 이런 게 아닐까 싶었다.

“하앗, 흣… 하으으윽!”

유니가 부르르 떨면서 가볍게 가버렸다.

유니는 생각보다 자극에 약해 금세 절정해버리고는 했다.

이런 걸로 우월감을 느끼고 싶지는 않지만, 그래도 마치 내가 유니를 이긴 것만 같아 짜릿한 기분이 들었다.

“유니, 나….”

“응, 괜찮아….”

나는 그녀를 미안한 듯 바라봤지만, 유니는 절정으로 풀어진 얼굴을 한 채 고개를 끄덕였다.

속으로 유니에게 한 번 사과한 뒤, 나는 그녀의 가슴을 깨물었다.

“햐윽! 읏, 흐으… 흐읏….”

꽈악!

“흐읍…! 흣….”

내 이빨이 그녀의 살점을 파고든다.

피가 나오지 않을 정도로만. 그러나 확실하게 흔적은 남도록.

나는 그녀의 가슴을 깨물어 내 흔적을 남겼다.

“하악, 하아….”

“미안해, 유니.”

“아냐, 난 좋아… 더, 더 흔적을 남겨줘….”

그녀의 말에 나는 유니의 목을 물었다.

“흐읍… 하으….”

“쮸윽… 쮸읍….”

마치 전설 속의 흡혈귀처럼. 나는 그녀의 목을 물고 빨았다.

“하아악…! 흣, 흐아… 에릭….”

“나 슬슬….”

“응, 좋아.”

유니의 허락을 얻고 나는 열심히 허리를 흔들었다.

“흣, 흑…! 유, 유니….”

찌익! 찍!

“하으읏….”

유니는 내 몸을 자기 쪽으로 꽉 껴안으며 사정의 여운을 즐겼다.

나도 사정한 쾌감으로 몸을 부르르 떨었다.

“에릭 나… 지금 이 상태가 너무 좋아.”

“…나, 나도.”

유니는 자기 볼로 내 머리를 덮었다.

“이대로 잘까?”

“응….”

그리고 우리는 서로 몸을 합친 채 잠이 들었다.

에르티나가 우리 숙소에 찾아온 것은, 그 다음 날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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