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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 파티의 짐꾼-138화 (138/236)

〈 138화 〉 [용사] 오직 유니만

“에릭, 괜찮아?”

“…아니.”

유니는 나를 부축하며 숲의 밖으로 걸어 나가고 있었다.

아직 해가 뜨지도 않았는데, 그녀는 환한 대낮처럼 서슴없이 숲을 나아간다.

그러나 그런 사소한 사실 따위는 아무래도 좋았다.

“정말… 정말 미안해.”

“…왜 유니가 사과하는 거야.”

사과는 그녀가 아니라 제렌이 해야지.

세리아나 아린도.

그녀들도 결국 나를 배신… 아니, 이것도 웃긴 말이다.

애초에 그녀들이 내 뭐라도 되는가?

그냥, 그냥 동료였을 뿐이다.

나에게 호감이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그녀들이 나와 연인 관계였던 것도 아니다.

그녀들을 탓할 아무런 자격도 나에게는 없는 것이다.

내가 너무 어리석었다.

가만히 있어도 기회가 여전히 남아있으리라 여겼던 것이다.

그러니 조금 선택을 늦춰도… 그녀들을 계속 기다리게 해도… 괜찮을 줄로만 알았던 것이다.

기다리다 지친 그녀들의 마음이 기우는 것조차 눈치채지 못했다.

어쩌면 알았는데도 내가 신경 쓰고 싶지 않았던 걸지도 모른다.

“다 내 잘못인데.”

“…그건 아냐.”

내 한탄을 유니는 정면에서 부정했다.

“그 남자가 나쁜 짓을 한 거야. 세리아를 협박하고, 아린을 속이고… 교묘하게 옭아매서 빠져나가지 못하게 한 거지.”

“협박하고… 속여?”

그럼… 혹시 지금도 어쩔 수 없이 협력하고 있는 걸까?

아니면 속아서?

“…그랬었지.”

“그렇구나.”

다 과거의 일이었다.

시작은 그러했어도, 지금의 그녀들은 진심으로 그를 따르고 있는 것이다.

표정만 봐도 알 수 있다.

적어도 그는 나처럼 그녀들의 마음을 짓밟진 않겠지.

그런 면에서는 나보다 그가 더 나을지도 모른다.

…나한테는 과분한 애정이었던 것이다.

내가 제대로 받아내지도 못할 만큼.

“고마워.”

애써 부정하고 있었는데, 유니가 전부 진실을 드러내버렸다.

어쩌면 모르는 채 하고 있는 것이 더 나았을까?

그녀들의 표면적인 호의에만 기대, 그들이 제렌에게 몸과 마음을 바치는 현실에게서 눈을 돌리고 행복하게 지내는 편이 더 나았을까?

…모르겠다.

“에릭… 나는, 나는 항상 네 편이니까….”

“응… 믿고 있어.”

이제 남은 건 유니밖에 없다.

그래도 괜찮다.

유니는 항상 내 편이었으니까.

어릴 때도, 모두가 나를 따돌렸을 때 유니만은 내 곁에 남아주었다.

유니가 계속 나를 챙겨줬기에 다른 아이들도 나중에 쭈뼛거리며 하나둘 나에게 사과했던 것이다.

“…모두가 널 미워해도, 나는 항상 네 편이었으니까….”

“…응, 그랬지….”

나는 유니의 따스한 온기에 기대 숙소까지 돌아갔다.

***

똑똑.

유니와 나는 같은 방에 묵었다.

원래는 내 옆자리에 제렌이 자리를 잡았지만, 그녀는 아무 말도 없이 자연스레 방에 들어왔고 나는 그녀가 제렌의 짐을 모조리 밖으로 집어던지는 걸 그대로 지켜봤다.

“…열거야?”

유니는 마음에 안 든다는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내가 열지 않기를 바라는 건가.

그래도 나는 열기로 했다.

혹시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니까.

“아… 에, 에릭 씨….”

찾아온 것은 아린이었다.

내 얼굴을 보자 표정이 살짝 난처하게 변한다.

“…무슨 일이야?”

“저기, 정말 죄송… 해요.”

이 사과에 무슨 의미가 있지?

이미 나 대신 그를 택한 것 아닌가?

누구를 택하든 그것은 아린의 자유고, 나와 그녀는 그저 동료였을 뿐 아무런 관계도 아니니 나에게 사과할 필요는 없다.

이건 그저 아린이 마음속 부채를 덜려는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나는 그런 것인 줄로만 알았다.

그래서 아린이 자기 수녀복 밑단을 입에 물고 아무 것도 입지 않은 다리 사이를 보여주었을 때, 나는 잠시 얼어버릴 수밖에 없었다.

“저, 저는… 이미 주인님의 노예에요…! 에릭 씨 곁으로는… 돌아갈 수 없어요….”

파르르.

그녀의 다리가 떨렸다.

다리 사이로 굳게 다문 그녀의 보지가 보인다.

허벅지를 비비적거리는 아린은, 슬쩍 가랑이를 앞으로 내밀며 나한테 그 모습을 과시했다.

흥분한 건가?

나에게 이걸 보여주는 게 그렇게 기쁘다고?

콰앙!

나보다 먼저 행동한 것은 유니였다.

그녀는 머리끝까지 분노가 폭발한 모습으로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아린의 멱살을 잡았다.

“너… 지금 사람 놀려…?”

“흐읏… 케흑, 미, 미안해요… 주, 주인님이 시켜서….”

꽈악.

손에 들어간 힘이 더욱 강해졌다.

나는 다급히 아린의 안색이 창백해지는 것을 보고 급히 그녀를 말렸다.

“유, 유니, 나는 괜찮으니까 놔줘….”

“괜찮아, 에릭. 말리지 마. 사실 비밀이지만 나 이런 거 잘해. 사람 앞에서 예의를 갖추게 만들어주는 거.”

…불현듯 그 말을 듣고 생각나는 것이 있었다.

유니의 아버지는 마을 촌장.

그는 인자하고 다정한 사람이지만, 한 집단의 우두머리는 냉혹해져야만 할 때가 있다.

나는 촌장님이 마을의 규칙을 깬 사람을 추방할 때 보여주었던, 그 차갑고도 잔인한 모습을 기억하고 있었다.

평소에는 그렇게 착하고 인자한 사람이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그 때 처음 알았다.

그리고 유니는, 본래라면 아버지의 뒤를 이었을 사람.

언제부턴가 아들을 낳는 걸 포기하고 그녀에게 이것저것 가르치던 촌장님의 모습이 생각났다.

그리고 그 뒤로 언제부턴가 마을의 아이들이 나한테 사과하던 모습도.

왜 사과했지?

왜 그들은 그렇게 무서워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지?

“한 시간. 한 시간 뒤에 돌아올게.”

“…아, 아냐. 하지마.”

아린을 데리고 문 밖으로 나가려는 그녀의 모습에 나는 섬뜩함을 느끼고 재빨리 제지했다.

유니의 표정에서는 그 때의 촌장님과 똑같은 분위기가 났다.

“…그렇지만 아린 때문에 에릭 네가….”

“나, 난 괜찮아! 정말이야! 아, 아린도 이만 돌아가 줘.”

“켁, 케흑….”

내 필사적인 만류에 결국 유니가 손을 놓았다.

아린은 도망치듯 자기 방으로 돌아갔다.

원래라면 여자 셋이 묵었을 그 방으로.

“…미안. 실망했어?”

유니는 둘만 남자 다시 진정했는지 고개를 푹 숙였다.

실망했냐라.

솔직히 놀라긴 했다.

그녀에게도 이런 면모가 있을 줄은 몰랐다.

“…우리 아빠가, 가르쳐줬어. 사람은… 착하게 살아야하지만, 바보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화를 낼 때는, 화를 내야만 한다고.”

나를 겨냥해서 한 말처럼 들렸다.

화를 낼 때는 화를 내야한다….

내가 못하는 것 아닌가.

나는 그 상황에서도 제렌에게 주먹을 휘두르거나 욕을 하지도 못했다.

그냥 멍청하게 소리만 질렀을 뿐이다.

“…에릭이 나쁜 게 아니야. 에릭은 착한 사람이니까. 익숙하지 않은 것뿐이야. 나도… 나도 연습이 필요했는걸.”

“…나도….”

나한테도 가르쳐달라고 부탁하려다가, 잠시 멈칫했다.

“응?”

“…아냐.”

그래도 여전히 나는 화를 내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다.

…바보 같다는 걸 알지만, 그냥 그랬다.

“괜찮아. 에릭 대신 내가 할게.”

유니는 그렇게 말하며 내 머리를 안았다.

“에릭은 지금 이대로만 있어줘. 내가… 내가 다 할 테니까.”

그 품이 너무 따뜻해서, 나는 불필요한 생각을 전부 지우고 그녀에게 매달렸다.

“에릭 곁에는… 나만 있으면 돼.”

“하읍, 흡… 헤읍, 쥬읍….”

유니의 입과 내 입이 맞닿는다.

그녀의 체중이 앞으로 쏠리며 자연스레 나는 뒤로 넘어졌다.

침대 위에 넘어진 나는 유니가 내 위로 올라타자 움찔거렸다.

“앞으로는 방을 나하고만 잡아.”

“…응.”

“이제 매일 이럴 건데, 혹시 싫지는 않지?”

“…응, 나, 나도 좋아….”

그 말에 유니가 기분 좋게 웃었다.

“다행이다. …그동안 참느라 너무 힘들었어.”

그러면서 그녀는 내 이마에 키스했다.

“이제는 참지 않아도 되는 거네.”

유니는 천천히 내 얼굴을 이마에서부터 조금씩 혀로 닦으며 내려왔다.

“헤읍… 휴읍… 이제는, 아무도… 뺏지 못해….”

“읏, 유니….”

그녀는 목덜미를 타고 계속 내려오더니, 내 가슴에서 잠시 멈췄다.

“…후후, 뜨겁게 뛰고 있네. 흥분한 거야?”

“으, 응….”

그녀는 가슴 사이에 한 번 입을 맞추고는 더 밑으로 내려왔다.

배꼽을 지나, 더 밑으로.

“아, 거긴….”

“가만히 있어봐.”

그녀는 내 바지를 내렸다.

자연스레 속옷까지 함께 내린 그녀는 우뚝 솟은 내 자지를 보며 살짝 멈칫했다.

“…이게 에릭….”

“읏, 너, 너무 자세히 보지 마.”

“후후, 귀여워서 좋은걸.”

그러더니 곧장 그녀는 자기 입으로 내 자지를 물어버렸다.

“흐읏…! 유, 유니!”

“후읍… 흡, 쥬읍….”

왠지 모르게 아쉽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그 말이 곧, 유니가 이런 것에 익숙하지 않다는 증거라 오히려 좋았다.

그녀는, 누구에게도 더러워지지 않았다는 뜻이니까.

“흡… 흐읍….”

“읏, 유니….”

그녀는 서툰 솜씨로 내 자지를 입에 물면서 나를 슬쩍 바라보았다.

기분 좋아하는 내 표정을 본 유니는 빙긋 웃으며 혀를 할짝이기 시작했다.

“흡, 흣… 헤읏….”

유니가 나를 위해 자지를 빨아주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함께한 추억만큼, 지금의 심경도 더욱 부풀어 올랐다.

“유니, 나 슬슬….”

“우읍… 으읍, 읍….”

괜찮다는 뜻인가?

나는 저항하지 않고 몰려오는 사정감을 그대로 분출했다.

찌익! 찍!

“흡…! 읏, 흐윽….”

유니는 당황하면서도 애써 정액을 다 삼켰다.

그 맛이 별로였는지 살짝 얼굴을 찌푸렸지만, 내 눈치를 보며 다시 실실 웃었다.

“흐, 흐에… 조, 좋았어?”

“으, 응….”

유니의 기술이 대단하다기 보다는 상황이 흥분된 것이지만, 이건 점차 나아지겠지.

오히려 지금은 그녀의 서툰 기술이 더 좋았다.

내 말에 기분이 좋아진 유니는 그대로 침대 위에 올라와 나를 꼭 껴안았다.

“오늘은 이러고 자자. 괜찮지?”

“응… 나, 나도 좋아.”

유니의 체온이 전신에서 느껴진다.

나는 이불보다 따뜻한 것을 덮으며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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