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1화 〉 [짐꾼] 완전복종
…됐냐? 성공했냐?
“흐윽, 흐으….”
아린은 내 발 밑에서 신음했다.
내가 그녀의 머리에서 발을 떼 바닥에 내려놓자, 아린이 나를 올려다보았다.
“…저, 전부 맞는 말이에요…. 제가, 제가 바보 같았어요…!”
그녀는 바닥에 납작 엎드려 내 발에 입을 맞췄다.
쪽.
“요, 용사님을 위해 포기하려고 했는데….”
쪽.
“그런 제 마음도 모르고 유니랑….”
쪽.
“그, 그게 용사님의 바람이라면… 저도… 저도 욕심을 부리고 싶어요….”
나는 승리의 미소를 띄우며 그녀를 내려다봤다.
“그래서 그 욕심이 뭐지?”
아린은 비굴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들어 말했다.
“저, 저만의… 주인님이요….”
그 말에 나는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면서도 발을 들어 그녀의 목을 쿡 찔렀다.
“다 좋은데 말이야, 왜 내가 너만의 주인이 되어야하지?”
“아… 죄, 죄송해요…! 그, 그냥 제 주인님이 되어주세요…!”
아린이 이마를 바닥에 찧으며 말했다.
“용사는?”
“요, 용사님은… 아니 용사는… 제 주인으로 적합하지 않아요.”
“그럼 그 이유를 들어볼까. 왜 안 되지?”
그 말에 아린은 가볍게 몸을 떨며 말했다.
“용사는… 너무 연약해요. 누구를 지배할 수 있는 인간이 아니에요. 그는, 오히려 유니에게 지배당하는… 인간이에요.”
내가 했던 말이 꽤 충격적으로 다가왔던 모양이다.
딱히 둘의 관계가 수직관계인 건 아니지만, 적어도 오늘 그들이 보였던 태도는 확실히 이상했다.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그냥 용사가 유니에게 미안한 일이 생겨서 눈치를 보는 것 같은데… 마조히스트에 복종 기질까지 있는 그녀의 눈에는 다르게 비쳤나보다.
“그러면서도 저를 잃기 아까워서… 핥고 빨면서 자기 흔적을 남기려고 했어요… 정정당당하지 못한 방법이에요….”
이건 처음 듣는 얘긴데.
아까 아린이 일부러 빼먹은 모양이다.
“자기 흔적을 남기고 싶었던 건가? 귀엽군 그래.”
“네, 네에… 그런 걸로밖에 소유를 주장하지 못하는… 부족한 남자에요….”
아린은 이제 성적 흥분을 느끼며 용사를 매도하고 있었다.
이러다가는 그녀가 매도에 눈을 떠버릴 것 같아, 나는 슬슬 화제를 전환하기로 했다.
“그래서 나는 그 조건에 맞았고? 네가 내 주인이냐? 왜 조건을 하나씩 따지고 앉아있지?”
“죄, 죄송해요!”
“뭐가 죄송하지?”
아린은 그 말에 눈을 꽉 감고 소리쳤다.
“노, 노예 주제에… 주인님을 평가해서 죄송합니다!”
나왔군, 노예 선언.
그녀가 완전히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용사는 뒤늦게나마 그녀의 몰락을 막으려고 애를 썼고, 실제로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뻔 했지만, 오늘의 실책으로 모두 잃어버렸다.
이제 용사에게 남은 것이라고는 허울뿐인 자리와 유니 밖에 없다.
“좋아. 그럼 사죄의 대가를 받아볼까. 아니, 대가도 아니지. 잘못에 대한 처벌을 받아야겠지?”
이제 그녀에게 대가를 요구해서는 안 된다.
당연하게 그녀의 것을 빼앗아야한다.
그것이 아린이 바라는 이상적인 주인의 모습이니까.
“내가 가져갈 건, 너의 순결이다.”
“수, 순결….”
그 말에 아린이 숨을 흡하고 들이마셨다.
“싫은가?”
“아, 아니요….”
어차피 거부권은 없었지만, 아린은 거부하지 않았다.
“내가 움직일 필요는 없겠지? 알아서 나에게 바치도록. 그런데 자리가 더럽군.”
그 말에 아린은 눈치 빠르게 자기 옷을 바닥에 깔았다.
“여, 여기 위에 누워주세요….”
아무래도 저번에 세리아가 자기 옷을 바닥에 깔고 내 옷을 그 위에 올려 보관하던 것에서 영감을 얻은 모양.
나는 그 귀여운 모습에 웃음을 흘리며 그녀의 창녀 같은 신관복 위에 몸을 눕혔다.
“자, 시작해라.”
“네, 네에….”
아린은 떨리는 가슴을 붙잡으며 천천히 일어나 내 위에 올라탔다.
“무, 무겁진 않으신가요?”
“아니, 딱 좋아.”
내 배 위에 사람이 올라탄 이 감각.
따뜻함과 약간의 무게가 느껴져 좋다.
“어떻게 하는지는 알지?”
“네에… 책과 꿈으로… 몇 번….”
꿈?
나는 꿈에서 이런 거 시킨 적 없는데.
설마 그 뒤로 개입 없이도 이런 꿈을 꾸었던 건가.
일어나서 자괴감에 사로잡혔을 그녀를 생각하니 실소가 새어나온다.
앞으로는 일어날 때마다 행복하겠지.
아린은 엉덩이를 씰룩거리며 내 자지를 찾고서는, 살짝 몸을 일으켜 내 자지를 자기 구멍에 조준했다.
“한 번에 들어가겠냐?”
“해… 해볼 게요…!”
현실에서 하는 건 처음이라 그런지, 아린은 긴장감에 쉽게 넣지 못하고 계속 망설였다.
그 마음을 완전히 모르는 것도 아니라, 나는 느긋하게 머리 뒤로 팔짱을 꼈다.
“흐읏, 흐읏….”
“셋 셀 테니 동시에 집어넣어. 알겠지?”
아린이 고개를 끄덕인다.
“하나, 둘… 셋!”
쯔억!
“꺄하악…! 아, 아아? 흣, 흐아아앙♥”
단숨에 내려앉은 그녀의 입에서 괴로운 비명이 터져나왔다가, 그것은 잠시 망설임으로 변하더니 결국에는 달콤한 신음소리로 바뀌었다.
다리가 번개라도 맞은 듯 파들거리며 떨린다.
“이, 이거어… 이상해요♥ 꿈보다… 기분 좋아….”
“원래 현실이 꿈보다 더한 법이지. 움직여.”
허리를 한 번 들썩이자 아린이 이상한 신음소리를 내며 몸을 비틀었다.
“이, 이런 상태로… 움직이면 이상해져여….”
“네가 한다며? 잔말 말고 빨리 해.”
“흐윽, 저, 정말로 미쳐버려요….”
아린은 울상을 지었지만, 내 말을 어길 수는 없어 다시 허리를 들었다.
“꺄흐윽…! 흐으, 흐으, 다, 다시 앉아요…?”
“그럼 계속 그러고 있을래?”
“하윽, 하으… 흐읍…!”
아린이 용기를 내어 다시 천천히 내려왔다.
그러나 얼마 가지도 못해 그녀는 몸을 부들부들 떨며 내 가슴에 손을 얹고 숨을 몰아쉬었다.
“하윽, 학… 더, 더는 안 돼에….”
“짜증나게 하는 년이네.”
나는 그녀의 허벅지에 손을 올리고 허리를 튕겨 직접 안으로 넣어주었다.
“꺄학…♥ 아, 아아… 부서져버려….”
“처녀막은 이미 부서졌어.”
“제, 제 믿음이… 부서지고 이써요….”
크크, 믿음이라.
아직도 그런 게 남아있었나?
“그거 좋군. 한 번 박힐 때마다 필요 없는 것들과 작별해라.”
찌꺽!
“햐윽! 제, 제 믿음… 명예… 전부 버릴게요….”
남은 꽃잎 셋 중 하나가 물들었다.
찌꺽!
“하윽…! 여신님… 죄송해요….”
두 개밖에 안 남은 꽃잎 중 하나가 물들었다.
찌꺽!
“……안녕, 용사님……♥”
마지막 남은, 그녀의 붉은 꽃잎이 지고 말았다.
그 말을 마친 그녀는 내 위로 쓰러졌다.
순간 기절한 건가 싶어 당황했지만, 몇 번 찔러주자 금세 또 반응이 왔다.
“하윽… 흑♥ 이, 이제 아무 것도 안 남았어요….”
“알아.”
“그, 그러니 이제… 더 찔러도 아무 것도 안나와요….”
누가 그거 보고 싶다고 박는 줄 아나?
나는 내 위에 포갠 그녀의 머리채를 쥐고 흔들었다.
“비었으면, 멍청한 년아. 다시 채워야할 거 아냐.”
“흐에… 네?”
“이제부턴 한 번 넣어줄 때마다 고맙다고 해라.”
쩌억!
“햐아악…! 가, 감사합니다!‘
쩌억!
“감사합니다! 저, 저를 주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짜악!
“흐읏…! 흐엑… 바, 바보 노예한테 가르쳐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린은 반 쯤 실성한 상태로 연신 나에게 고맙다고 인사했다.
슬슬 첫 사정을 할 시간이라, 나는 그녀에게 아무 예고 없이 정액을 쏟았다.
뷰륵! 뷰르르륵!
“흐윽! 이, 이건… 하아악♥ 하악♥”
“뭔지 알겠냐?”
“주, 주인님의… 아기….”
아린의 보지가 갑자기 수축하기 시작했다.
있는 힘껏 내 자지를 쥐어짜며, 그녀는 정액을 모조리 자기 질 내에 품었다.
“흐으, 흐으… 아, 빼, 빼지 마요….”
뽀옥!
그러나 그녀의 애원에도 불구하고 나는 자지를 뽑았다.
그녀의 질에서는 피와 아주 약간의 정액이 흘러나왔다.
“하윽… 하으… 이, 이제 어떡하죠….”
“어쩌긴 뭘 어째. 이미 마음도 굳혔잖아.”
“그, 그러네요….”
나는 슬슬 직접 박고 싶어 몸을 일으켰다.
“일어나, 아직 안 끝났어.”
***
세리아가 건방진 꼬맹이의 목덜미를 잡고 돌아왔을 때, 이미 나는 아린의 질에 네 번 정도 사정한 뒤였다.
맨바닥에 엎어진 채 경련하는 아린을 보고 세리아는 잠시 당황한 듯 했다.
“축하드려요, 주인님. 드디어 끝났군요.”
“뭐, 그렇지. 네 도움이 컸다, 세리아.”
목덜미를 붙잡힌 꼬맹이는 눈앞의 풍경이 이해가 가지 않는 듯 했지만, 잔뜩 쫄아있던 터라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세리아는 일부러 아린의 손가락을 짓밟고 나에게 다가왔다.
“햐으윽!”
“아, 미안. 있는 줄 몰랐네.”
그리고는 나에게 그 꼬맹이를 넘겨주었다.
“잡아왔어요, 건방진 꼬맹이.”
“사, 살려주세요….”
그는 본능적으로 나에게 빌어야한다는 걸 깨달았는지 덜덜 떨면서 나에게 빌었다.
“흐음… 얠 어쩌면 좋을까.”
진짜 죽여 버릴까? 그래도 상관없지만 아린 앞에서 지금 피를 보는 건 조금 자제하고 싶다.
그러고 보니 아린이 있잖아.
“아린, 일어나라.”
“네, 네에….”
그녀는 다리를 오므리지 못하고 엉거주춤한 자세로 일어났다.
“얘 처우는 맡기지. 네가 나라고 생각하고 처벌해라.”
“제, 제가요…?”
“잘하면 한 번 더 박아 줄테니까.”
“흐읏…♥”
아린은 살짝 눈을 감고 절정하더니, 차가운 눈으로 꼬맹이를 바라보았다.
“당신.”
“네, 네에….”
짜악!
아린은 가차 없이 소년의 뺨을 쳐버렸다.
“사과하세요.”
짜악!
“주인님한테 함부로 부딪친 죄.”
짜악!
“주인님의 재물에 손을 댄 죄.”
짜악!
“그리고 허락 없이 주인님의 소유물인 저희의 몸을 바라본 죄.”
아린은 가차 없이 그를 몰아치며 매섭게 말했다.
“전부 사과하세요.”
뭐, 사실 얘 사과가 중요하지는 않다.
나는 대충 꼬마의 사과를 받는 둥 마는 둥하며 둘의 대화를 지켜보았다.
“축하해, 아린… 너도 이제 동료네.”
“세리아… 이런 기분이었군요.”
그녀는 자기 쇄골을 만지작거렸다.
“예쁘지? 너도 이제 붉은 장미에서 벗어난 거야.”
“네… 오히려, 살짝 개운한 느낌이에요.”
아린의 입가에 얕은 미소가 번졌다.
“에릭에게 고마워해야겠네.”
“네?”
“이렇게 널 주인님께 바칠 수 있게 됐잖아.”
“아….”
아린을 날 바라보더니 수줍게 고개를 숙였다.
“그러… 네요.”
그렇게 아린은, 완전히 내 손으로 넘어왔다.
세리아와 아린이 뒷정리를 하는 모습을 나는 여유롭게 지켜보았다.
“저기, 용사… 아니 에릭 씨에게는 뭐라고 말하죠?”
“뭐, 별 소득 없었다고 해야지. 잠든 공주는 아무도 모른다고.”
“역시 그렇겠죠…. 그 쪽 일은 어떻게 해야 할지….”
그러고 보니 원래 목적은 잠든 공주를 찾는 거였지.
뭐, 내 목적은 달성했으니 상관없다.
용사가 알아서 찾겠지.
그렇게 별 생각 없이 앉아있었는데, 꼬맹이가 손을 슬쩍 들었다.
“저, 저기… 그거 저 아는 거 같은데….”
“…너 아직 안 갔냐?”
사과하고 간 줄 알았는데.
신경도 안 써서 있는 줄도 몰랐다.
“…가, 가도 돼요?”
“아니, 이젠 안 되지. 뭘 안다고?”
그의 눈에 살짝 희망이 어렸지만, 세리아가 팔짱을 끼며 그의 길을 막았다.
“듣고 바로 알 정도면 상당히 잘 아나봐? 너 뭐야? 아니, 뭘 알지? 전부 말하기 전까지는 못 돌아가.”